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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1 - 작품은 팔려야 한다!?
  • 편집부
  • 등록 2007-02-06 15: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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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전시, 감상의 시대에서 구매의 시대로!

글 서진수 _ 강남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미술시장연구소 소장

모든 작가들의 희망은 전시가 시작되기 전 작품을 선점하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전시 초반에 솔드 아웃을 기록하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요즘에는 경매에 출품하여 자신과 시장의 최고가를 경신하는 희망까지 더해야 할 것이다. 미술품 전시가 그동안 감상의 몫이 컸다면 이제는 구매의 몫이 당연 우세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모든 시장은 재생산되지 못하면 소멸한다. 소멸하면 잊혀진다. 정보 네트워크에서 멀어져 잊혀진 것은 자본의 유입을 얻지 못해 재생산되지 못한다. 물론 재생산에도 액수가 현상유지에 그치는 단순재생산이 있고, 수급이 늘며 정보화가 가세하여 수급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확대재생산이 있다.
최근 미술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미술시장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부문간 격차도 존재한다. 서양화 시장은 성장률이 선두자리를 유지하며 점점 커지고 있고, 환경조형물을 포함한 조각시장의 규모는 덩치가 커진 이후 크기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사진 시장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으며, 비디오 아트도 부침을 겪고 있으나 새로운 작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공예 시장과 서예 시장은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식정보화사회에서 정보가 많은 부문은 발전하고 정보가 적은 부분은 쇠퇴한다. 미술시장이 커지고 있는 지금 시장이 정보화되고 체계화되어야 하는 당위성이 대두되고 있다. 시장 정보에는 양과 질이 존재한다. 미술시장의 양적 정보를 전시의 건수로 보면 2004년 7,413건, 2005년에는 9,049건이 개최되었고, 2006년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화랑의 숫자가 증가하여 전시 건수도 그만큼 비례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가격으로 대변되는 질적인 면에 관한 정보는 아직 체계화되지 못한 실정이다.

솔드 아웃과 낙찰률은 가격조절의 척도
2006년 미술시장에 표출된 키워드를 요약하면, 첫째는 화랑의 기획전시에서 나타난 <솔드 아웃>과 <100만원 전>이고, 둘째는 화랑과 작가의 <아트페어 붐>, 셋째는 <경매 호황>이다. 간단히 계산해 보아도 이 세 가지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 천 건의 전시 가운데 몇 건의 전시나 50%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릴까? 미술협회에 가입해 있는 2만 5천 명의 작가와 등록하지 않은 작가 중에 아트페어에 참가한 작가가 얼마나 될까? 2시간 동안 진행되는 경매에 출품된 140~200여 점의 작품 가운데 작고작가 작품, 고미술품, 해외미술품을 제외하면 생존작가의 작품은 몇 점이나 될까?
사실 단 10점을 전시하고도 솔드 아웃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개인전 외에 아트페어에 참가하여 자신을 알리는 작가의 숫자와 경매에 실제로 작품이 출품되는 작가의 수도 그다지 많지 않다. 전시에서 판매율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 이유는 판매율이 다음 전시회 때 가격을 결정하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40~60% 정도가 팔리면 책정된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고, 60% 이상이 팔리면 다음 전시 때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2006년 미술계 히트상품인 <100만원 전>은 구매 희망자들의 구매력과 희망 지출가격을 제대로 읽은 소비자 중심의 전시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연말연시에 선물전의 형식으로 소품전과 저가전이 있었지만 100만원이라는 공시된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잘 알려진 작가의 소품을 소장할 수 있게 만들고, 그 때 구입한 작품이 100만 원임을 누구나 알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컸다. 화랑관계자들 중에는 100만 원짜리 작품을 구입한 사람이 고가의 작품을 구입하는 고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예술품이 경험재임을 전제로 했을 때 그렇게 단정할 수만도 없다.
소득과 가격은 소비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다. 소득이야 미술시장이 어찌할 수 없지만, 가격은 충분히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미술시장이 고객과 소비자를 더 많이 시장에 불러들일 수 있는 전략은 가격과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가격 공개는 정보화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상행위의 기본이다. 작가가 작품가격을 스스로 말하지 않으면 고객도 물으려 하지 않거나 나름대로 생각하고는 구입을 포기하기 쉽다.

가격 써붙이기는 소비자에 대한 기본 서비스
서양처럼 가격리스트를 전시장 입구에 비치하는 것도 판매를 위한 한 방법이지만 작품 옆에 붙여놓는 설명 태그에 가격을 써서 작품뿐만 아니라 가격까지 작가와 고객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되어야 한다. 1차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2차 협상으로 들어갈 수 있다. 작가들의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부분이 이 대목이며, 가격 써붙이기는 작가가 소비자에게 해야 할 기본적인 서비스이다.
이제 아트페어가 중요한 대안 미술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화랑들이 엄선한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며 부스그룹전을 벌이고 있다. 물론 작가들을 모아 그룹부스전을 여는 아트페어도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사냥하듯 찾아나서는 것이 아트페어이다. 아트페어는 시장의 법칙이 가장 잘 적용되는 미술시장으로 전시비용의 최소화, 판매의 용이성, 공동 홍보 등의 이점으로 작가들도 선호하는 시장형태이다. 궁극적으로는 세계 미술시장의 70%를 점하는 미국과 영국의 시장을 노크하는 것이 작가의 꿈일 것이다.
2006년은 경매시장도 크게 성장한 해다. 경매가 아니면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등의 어떤 작품이 얼마에 거래되는지 알 수 있는 사람의 수는 극히 적을 것이다. 그리고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지 않는 그들의 작품을 소장자의 자비심이 아니거나 소장 화랑의 특별전이 아니면 볼 수도 없을 것이다. 작품을 구입한 사람이든 일반 관람객이든 경매의 사전 전시는 대가의 걸작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해외경매에 출품되어 선전한 몇몇 작가의 성공스토리는 많은 작가들에게 세계 미술시장에 대한 도전의 기회를 갖도록 독려하고 있다.

미술시장,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2005년부터 시작된 미술시장의 호황으로 2005년 말부터는 아트펀드가 거론되기 시작하였고, 2006년 초에는 미술품 투자 설명회에서 아트펀드에 대한 개념과 국내시장 분석이 발표되었고, 10월에는 실제로 상품이 출시되었다. 미술시장의 호황과 아트펀드의 출현으로 가장 크게 변한 것은 고객들의 미술품 소비 증가와 과학적인 투자분석이다. 고객들도 작품을 사서 감상도 하고 투자수익도 올리겠다는 것이고, 미술품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는 금융기관이 생기면서 크고 작은 펀드 내지는 계 형식의 미술모임이 생겼다. 인터넷에서는 미술투자클럽 등의 카페가 운영되고 있으며, 멤버들의 공개적인 시장정보 교환은 공급자와 유통관계자들에게 시장이 완전히 변화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투자붐이 일면서 언론에서도 시장 관련 기사가 크게 증가하였으며, 경매회사의 정보제공 서비스도 증가하고 있다. 작가의 인기도를 수치로 나타내거나 경매결과를 기초로 한 가격지수 등이 발표되고, 미술시장 잡지에서도 시장조사 결과가 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내용을 보면 서양화, 한국화, 조각, 사진 등이 주류를 이루며, 도예작품과 서예작품에 관한 것은 가뭄에 콩 나듯하다.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단어가 미술시장에도 적용되고 있다. 물론 결론은 적자생존이고, 해법은 변화뿐이다. 

교육 내용의 변화와 셀프 매니지먼트
유아교육과에서도 유치원 경영에 관한 교육을 받는다. 그러나 미술과, 조각과, 서예과, 도예과에서는 예술(art)만 가르치지 작품 파는 기술(art)은 거의 가르치지 않는다. 그렇다고 서양처럼 작품 파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가이드북 - Carole Katchen, “How to Get Started Selling Your Art”; Zella Jackson, “The Art of Selling Art” 등도 없는 실정이다. 작가들 스스로 경제와 경영을 더 배워 사는 법을 익혀야 한다. 우리의 현실에서는 전속작가제가 너무나 미약하여 작가 스스로 자신을 경영해야 한다.    
미술시장에 봄이 와도 축적된 씨앗이 없는 사람은 씨를 뿌릴 수 없다. 농경시대에는 씨뿌리는 법만 배우면 되었지만, 산업사회에서는 수확한 곡식을 파는 법까지 배워야 한다. 그리고 정보사회에서는 농부 자신과 농산물을 정보화하는 법까지 알아야 한다. 교육기관에서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예비 작가들의 교육 커리큘럼을 새로 짜야 한다.
서예시장과 도예시장의 발전을 위해 함께 자문해보자. 서예가들은 현대인의 가옥구조 변화에 맞춰 어떤 고심을 해야 하는가? 도예가들은 그릇의 무게 감량과 형태의 현대화를 위해 어떤 고심을 해야 하는가? 여기에 회화와 조각 시장을 얼마나 벤치마킹하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예술원 회원으로 아트페어 참가에 적극적이고 열심히 가격표와 판매표식을 붙이며 일반인에게 도예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에 정성을 쏟는 원로도예가 권순형 선생의 활동이 늘 귀감이 된다는 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필자 서진수는 [문화경제의 이해] 저자이면서 [고구려벽화에 나타난 고구려의 사회경제], [한국의 미술품 경매시장에 관한 연구-서예시장을 중심으로] 등 논문을 발표하고 세계 에스페란토 협회 한국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강남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이며 미술시장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다.

고영훈, 도자기 그림
아트페어에는 흥미로운 작품 구매를 원하는관람객이 많이 찾는다
 서울옥션 104회 경매

 

작품가격의 결정요인

글 정현주 _ 쌈지길 큐레이터

공예의 본질은 쓰임이다.
여기서 말하는 공예란 미술학적 분류에 의한 공예工藝가 아닌 공공의 수요를 위한 예술을 의미하는 공예公藝를 말하고자 함이다. 작가의 개인적인 예술세계 정립을 위한 과정 중에 창작된 순수 예술품이라 하더라도 본문이 말 하고자 하는 미술품의 가격 결정 측면의 고찰과 결합하게 되는 순간 그것은 공예公藝의 절대 가치 기준과 병립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즉, 미술품의 가격을 결정짓는데 있어 수요자의 상황과 현 시각 시장 경제의 규모를 큰 틀로 삼아야 하는 만큼 해당 작품은 ‘쓰여지는 예술’로 변모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 ‘쓰임用’이라는 것에 있어 근본적이고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전통에 관한 인식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현실적 수용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곧 실제적인 작품의 구매로 이어지는 중요한 계기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작품의 매매 동기 유발과는 별도로 예술적 차원의 접근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써, ‘문화적 토대 없이 현재의 창작이 있을 수 없다’는 대명제를 시사한다고도 볼 수 있다.
한편, 최근의 인사동은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모습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수요와 공급의 자본주의적 시장원리가 형성된다. 이 자본주의 시장원리를 배제하고는 작품의 가격 결정 요인을 설명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체계적으로 정립된 작품 거래 시장의 절대적 분석지수는 형성되어있지 않지만 자율 경쟁 체제의 한도 내에서 다양한 궤적을 그려 왔다.
그중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대두되는 것이 ‘수요’와 ‘공급’의 논리인데, 미술품 거래에 있어서도 ‘소장 희망자’와 ‘작품 제작자’가 만나는 지점에서 합리적인 가격이 결정된다. 그렇다고 잘 팔리고 비싼 작품이 예술적으로도 훌륭한 작품이라는 것은 분명 아니다. 단지 이것은 유통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해당 작품에 한하여 시장 경제성의 우월의 위치를 점한다는 뜻이며, 예술적 우열은 또 다른 맥락에서의 전문가적 접근이 필요하다. 따라서 시장 유통의 특수성을 고려한 작품 가격의 산정은 무엇보다도 소비자층의 보다 현실화된 피드백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전시를 기획하는 과정에도 이러한 맥락에서 작품가격이 정해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작가나 화랑측이 정한 작품가격은 객관성과 신뢰도를 잃어 실제 시장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야기시키곤 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전시가격과 유통가격의 괴리가 심하다. 전시할 때 부르는 가격은 매우 고가인데 비해 막상 시장에서 팔리는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다. 지난해 일본의 신진작가 <요코하마다 도예전>을 진행하면서 국내 여타의 젊은 작가의 전시와 비교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그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을 절감했다. 생활 속에서 당연하게 쓰이는 일본인들의 수공예품들에 대한 인식과 그것에 반한 우리의 문화 인지도는 작가들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전체가 개선해야 될 중요한 문제이다. 물론 작품을 공급하는 작가들은 기본적으로 끊임없는 실험과 변신을 시도해야한다.
그 변신이 시장의 수요와 함께하는 것이 되면 상업적이라거나 작가정신의 변질이라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작품의 내면에 스며있는 작가적 창조성과 수공예적 정신이 대중과 함께 호흡한다는 측면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실제적인 측면을 더한다면, 시장이 수용하지 않는 변화는 작가의 생업은 물론 때로는 생존의 기반마저 위협하는 것이 현실인 점을 간과 할 수 없음을 들 수 있다. 모든 미술품이 예술성과 상품성의 양면을 지니듯 작가들의 작품 활동도 예술적으로는 자기표현이면서 경제적으로는 생업을 위한 생산 활동이다.
“팔기위해 그린다”고 말한 피카소는 미술시장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는 자기에게 도움을 준 수집가나 미술상들에게 그들의 초상화를 그려서 보답할 만큼 시장에 민감한 화가였다고 한다. 이렇듯 작가들의 상업적인 동기를 배제한 채 미술시장은 결코 성립될 수 없다
미술작품 특히, 질적으로 천차만별인 공예작품의 가격을 누구나 수용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합리적이게 산정 할 수 있는 ‘마술적 공식’은 어디에도 없다. 그나마 임의 설정된 대략의 가이드라인조차도 관계자의 상황에 따라 다변적인 것이 현실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 우리나라에는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작가들이 의외로 많다. 사실 작가나 구매자 입장에서 볼 때 전시장에서 제값을 주고 사는 것보다는 작업실에서의 직접 구매를 통한 거래는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결국 대 실失로 귀결된다. 소비자들에게 작품을 유통하는 공예샵과 전시를 기획하는 화랑에서 시장형성의 틀을 기초로 마련한 작품가격은 너무 비싸다는 고정관념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러한 음성적 관념은 화랑과 소비자 모두가 한 호흡으로 개선시켜 종국에는 ‘고객의 저변확대를 위한 효율적 접근’과 ‘현실적 수위의 작품 매매 시장 형성’으로 승화 시켜야함은 말할 나위도 없는 절대의 과제이다. 그러므로 잠재고객을 개발하고 시장규모를 향상시켜야 한다.
현대 소비사회에서 미술품은 더 이상 사치가 아니며 생활의 반려임을 인식해야한다. 그러자면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부터 샐러리맨, 주부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격, 다양한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전시와 다양한 공급루트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실적이고 체계화된 해결방안의 모색이 절실하다. 작품을 판매하고 홍보하는 전문인의 차별화된 역할 수행과 철저한 관리체계가 이루어질 때 미술시장의 개선과 더불어 나아가 대중문화 확산의 폭을 넓힐 뿐 아니라 국제적 문화외교에 있어서도 큰 부가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동기가 다르면 방법도 달라야한다.
작품의 가치는 그 작품의 혁신성에 있는데 그 혁신을 이루기 위해 작가는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거쳐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내어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자본주의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은 시장성에 있다. 그러므로 그 시장성이 대변하는 결과는 어떤 비평가나 미술사가의 비평보다 지극히 현실적이며 혹독하기 마련이다. 이 결과는 실제 소비자에 의해 마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신진작가들의 작품이 대규모의 실수요층을 갖기 시작한 것은 고객층의 기호, 취향이 젊은 세대의 그것으로 맞추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대중적 문화 확산 기류에 부합하여 복합 공예전문쇼핑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쌈지길의 대표적 공예샵으로 금속공예가 김승희(국민대 교수)가 이끄는 ‘소연’ 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곳은 장신구를 중심으로 한 공예품 전문 매장이다. 전통적 기법을 응용한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실험적인 작품을 연구해온 김승희 교수는 이런 시장성을 파악하고 그에 상응하는 상품개발을 하는데 철저한 연구를 아끼지 않는다. 우선 타켓층을 임의 형성하여 컨셉을 정하고 거기에 맞는 작품을 디자인하고 수정하는 과정의 작업으로 3개월여 만에 작품이 완성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젊은 고객은 물론 중년의 기호까지도 아우르는 가격과 재료선정, 그리고 거기에 걸맞는 디자인으로 완성된 각종의 작품들을 완성하는데 주요 기반을 이루며 판매전략 또한 자동으로 구축시킨다. 
미국의 경우 매매 담당자들에게 공예품이나 미술시장의 마케팅적 요소와 작품가격을 결정하는 정확한 수치에 의해 산출된 근거에 대해 전문적인 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이러한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김승희 교수는 그에 준하는 기준에 가깝게 가격을 결정하고, 그에 따른 기대만큼의 좋은 성과로 그의 작업을 종결한다. 이것은 소비자들의 평가를 통한 검증과 오랜 기간 시장의 원리를 분석함으로써 얻은 결과이다. 물론 그 밑바탕은 작품개발과 끊임없는 연구를 통한 것임이 자명하다. 또한, 젊은 공예가들을 양성하는 교육자로서 현실적 문제와 작가로서의 길을 여는 공예문화 발전의 역할자로써도 일익을 담당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공예 전문 쇼핑몰 ‘쌈지길’은 문화예술의 쉼터로써의 역할 뿐만 아니라 작가와 작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실수요자를 잇는 가교가 되어 그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보다 다채로운 기획과 작가와 소비자를 연계할 수 있는 효율적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는데 노력을 기울이고자한다.

필자 정현주는 1973년 서울생으로 단국대학교 도예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도예학과 연구조교로 활동 중 풍경갤러리 초대전 외 그룹전 및 2인전에 다수 참여하며 작가로 활동했다. 2004년에는 공예전문 갤러리 ‘숨’에서 전시기획 했고, 현재 쌈지길 큐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도예가의 작품제작 윤리

글 박순관 _ 도예가

도예와 타 예술과의 차이
작가 스스로 자신의 작품 가격을 스스로 책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작품 유통을 위한 전문 업체 혹은 갤러리가 그 역할을 대신해주는 것이겠지만 국내 실정에는 도예 전문 화랑이나 전문 도예평론가가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 기준을 설정하기란 쉽지 않다.
도예 분야는 여타 미술에 비해 재료나 기술의 다양함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작품을 비평하거나 가격을 정하기에 다소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림에서 쓰이는 미술재료와는 달리 요업분야의 재료들은 겉으로 보이는 형태, 색상, 질감들이 불의 온도, 소성 분위기에 따라서 그 색깔이 천차만별로 변한다. 따라서 실패율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도예가로 인정받으려면 상당한 시간과 경험을 필요로 한다. 도자예술은 공예로부터 시작한 분야이다. 순수예술 분야에 비해 예술계 안에서  차지하고 있는 입지나 가격책정에 있어 오랜 기간 차이가 있어 왔음을 부정할 수 없다. 또한 대중들의 도예에 대한 인식도마저 낮은 것도 사실이다.
성공과 실패율을 염두에 두고 여타 미술과 비교를 한다면 결코 낮게 평가되어서는 안되는 것이 도자예술이다. 단지 도예분야의 재료와 소성, 제작 기술과 같은 복잡한 특성을 알거나 인지하지 못하고 겉으로만 보이는 색깔의 표현 정도만 가지고 작품에 대한 질의 높낮이를 판단하거나 값을 정하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예작품의 경우 가격을 작가 스스로 매기는 일이 많은 편이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 가격에 관여를 할 경우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수시로 들쑥날쑥한 가격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 화랑의 경영 상태는 좋지 않다고 한다. 화랑과 작가간의 작품 판매에 대한 수익배분을 5 : 5 비율로 나눈다고 했을 때 작가의 작업장에서 직접 판매되는 가격과 화랑, 아니면 전문샵에서 판매되는 가격에 차이가 있어 시장 질서를 어지럽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미술시장 특히 국내 도예시장은 결코 넓지 않기에 빠른 시간 안에 비교되어 말썽을 일으킬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고가이냐 저가이냐?
컬렉터들은 작품의 가격이 들쭉날쭉한 경우를 기피한다. 언제 어디서나 같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소장하고 있거나 소장하고 싶은 작품가격이 오르는 것을 희망한다. 그들의 입장에는 데뷔한지 오래지 않은 작가의 작품이 너무 고가 전략으로 선보여지는 것도 불안한 일이다. 나중에 판매가 잘 되지 않는 사정이 생겨서 때와 장소에 따라 가격의 변화가 생긴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흔한 예로 수공예 다도구나 생활식기를 소량 만들어 판매해온 작가들이 한때 도매점이나 공예품 체인점 등에 납품하였다가 정식 화랑의 초대전 의뢰를 받아 작품가격 책정에 어려움을 맞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작품의 가격이 낮은 것만이 좋은가? 그렇지는 않다. 구매자가 실제로 좋아하고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선물용이거나 소장용이라면 좋지 않다. 작품가격이 낮은 작가의 경우는 판매수익에 민감한 상업 화랑에서도 주시하는 작가가 되지 못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장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품가가 점차 높아져야 하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작품과 아울러서 작가의 인품이나 작가의 삶에 대한 흥미진진한 변화가 사후 작품가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작가로서는 탐탁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물론 이것은 인위적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다만 작가의 삶이 긍정적으로 극적인 흥미로움은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부정적인 측면이 많다면 컬렉터들은 작가를 싫어해 외면하게 되고 자연히 그 작가의 작품까지도 기피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부정적 측면이 극대화 된다면 남에게 쉽게 작품을 양도하거나 파괴해버리는 경우까지도 발생할 것이다. 작가로서 올바른 삶과 인간적인 끈끈한 정을 지니고 작품 생활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하는 근간이 되는 것이다.

예술가와 후원인의 인연
예술가 중에는 인간적인 친분으로 평생을 후원하는 후견인을 두는 경우가 있다. 후원인은 그저 그 작가를 좋아하고 작품을 좋아해서 아무 조건 없이 작품을 구입해 준다. 작가에게는 그것이 평생에 큰 도움이다. 후원인의 도움은 작가로서 열심히 작업해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갚으면 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환경학자인 김형국 교수가 지은 ‘그사람 장욱진’에서 저자는 삶에 있어서 한 사람의 작가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18년 동안 화가 장욱진과 친분을 쌓아가며 작품을 모으고 늘 화가 곁에서 관심과 함께 도우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작가들에게 실로 부럽고 귀감이 되는 삶이다. 혹 기이한 행동과 괴팍한 성격으로 삶을 영위하는 도예가들도 적지는 않다. 그러나 좋은 인격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도예가로서의 삶이 더 돋보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좋은 작품은 숨겨둬 보자
필자도 한때는 생활이 급해서 무조건 작품이 팔리는 것에 행복했다. 자신이 만든 작품을 모두 선보여 한 점도 남기지 않고 팔게 되는 것은 작가로서 가장 행복한 꿈일 것이다. 그럼에도 작가로서 자신의 좋은 작품은 팔리지 않게끔 해 별도로 소장 해두어야 필요가 있다. 혹여라도 유명 미술관에서 초대전을 받았을 경우나 소장요청을 받았을 경우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에 더 좋은 작품 또 만들면 되지’라는 생각은 갖지 않는 것이 좋다. 절대 똑같은 도예작품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 작가의 최고의 작품이 한사람의 소유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곳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큰 영광일 것이다.

시대에 맞는 작가란
도예가들이 작품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는 우선 대중에게 도예에 대한 상식을 널리 알리고 도예만이 가진 아름다움의 감상법이나 용기의 씀씀이에 대해 올바로 전파하는 데에 힘써야 할 것이다. 더욱이 미술관 큐레이터나 컬렉터를 만났을 때 도예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예술에 대한 높은 안목으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설득할 줄 아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예술 전반에 걸친 상식을 갖추는 것에 게을리 해선 안 된다. 
순수예술로서의 도예나 혹은 다도구, 화기, 식기와 같은 실용 용기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통해 작가 스스로 직접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사용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구매자들에게 작품이 어떻게 쓰이는지 어떻게 어울리는지를 쉽게 가늠토록 해 그들의 구매욕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활식기 도예가의 경우는 스스로 자신의 그릇들을 실생활에 사용하면서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
작가의 작품 철학이나 용도에 대한 확고한 의식을 갖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고가에 구매한 환경도예 작품이 겨울에 동파가 된다거나, 실내에 들여놓은 도자기가 물이 샌다거나 혹은 겉으로 보기에 좋은 작품이 굽처리를 매끈하게 마무리를 하지 못하여 식탁이나 탁자의 표면을 긁어서 화를 불러일으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전에 자신의 작품에 사용된 재료나 소성방법, 사용법, 주의점 등에 대하여 미리 설명해주는 것이 판매 이후의 문제소지를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텔레비전의 쇼핑몰을 통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판매되는 일이 유통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도예가들도 판매 방법에 대한 인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예술 작품이 일반 상품과 같이 쉽게 팔리게 되진 않지만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상품에 대한 친절하고도 상세한 설명을 원하고 모든 제품에 대한 확실한 A/S제도를 요구한다. 간혹 전시장에서 작품구매에 관심을 갖는 젊은이들을 보면 작업실을 직접 방문하거나 작가를 직접 만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기도 한다. 그들은 영상과 이미지를 통한 만남을 더 현실적으로 느끼는 세대이다. 어쩌면 그들은 빠르게 변화하며 형성되어 가는 시대를 함께 살면서 언제나 고상하고 특별한 것만을 내세우는 작가보다는 함께 변화할 수 있는 작가의 작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작가는 직업인이다. 그래서 작품은 팔려야 한다고 본다. 기왕 공모전에 출품하면 큰 상을 받아야 보람도 느끼고 계속해서 작품을 만들 용기가 나듯이, 작가는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홀로 즐거워할 것이 아니라 작품을 남들과 함께 공유해야 할 의무도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창작의 시간과 노동에 품을 들였으니 판매를 해야 한다. 작품의 판매가 잘 될수록, 고가에 팔릴수록 즐거움은 늘어난다.
그러나 작가의 입장에서 작품은 잘 팔린다고 무한정 많이 만들어 낸다거나 똑같이 만들 수도 없으며 특히 남의 손을 빌릴 수는 없다. 또한 뚜렷한 기준 없이 단지 판매가 잘 된다고 고가 전략을 내세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작품은 질과 양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는 것이다. 따라서 작가는 작품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언제나 새로운 작품, 좋은 작품 만들기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필자 박순관은 단국대학교 도예학과를 졸업하고 ’99 국제 장작가마 컨퍼런스(미국, 아이오와 대학교)를 비롯해 ’02 국제 아오모리 장작가마 워크샵(일본, 아오모리시), ’04 국제 장작가마 컨퍼런스(미국, 코 칼리지), ’05 국제 장작가마 워크샵(경기도비엔날레, 광주행사장) 등에 참가하며 수레질 작가로 30년간 활동해 오고 있다. 개인전은 총 11회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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