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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유소성無釉燒成의가마짓기부터 소성까지
  • 편집부
  • 등록 2007-02-20 14: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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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유소성無釉燒成의가마짓기부터 소성까지

정동훈_원광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 교수

한국의 전통가마가 최근 다시 부활되기 시작하여 매우 기쁜 마음으로 이 글을 정리해 본다. 천여 년의 유구한 도자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소성기법은 기름가마, 가스가마, 전기가마 등의 편리한 방법으로 변환하면서 우리의 전통은 소멸되었다. 상대적으로 미국, 일본, 유럽 등지의 소성방법은 오히려 동양권의 전통 장작가마에 매료되었으며 현재 미국에는 약 200여개의 장작가마가 축요되어 있고 오히려 장작가마를 활용하는 도예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필자가 대학에서 도예공부를 시작한 60년대 말에는 주로 장작가마에서 작품을 소성하였다. 여주, 이천 등지의 전승도예가들의 가마에서 작품을 소성하였으며 몇 대학에서 기름가마를 축요한 정도였다. 70년대에 가스가마가 등장하면서 거의 모든 대학들이 가스가마를 축요하였고 전승도예가들도 가스가마를 활용하여 왔으며, 결국 한국의 현대도예는 30여 년 동안 주로 가스가마를 활용하게 되었다. 필자는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여 원광대학교에 재직하기 시작한 1989년부터 지속적으로 소성과 기법이라는 과목을 개설하여 장작가마 기법을 주장해 왔으며 학교 내에 장작가마를 짓고 소성기법을 강의해 왔다.
도예는 흙과 불의 예술이라고 한다. 도예가에게 가마는 마치 어머니와 같은 존재 이상이다. 작품이 탄생되기까지는 마치 산모가 10개월의 산고를 겪는 것과 같이 도예가도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소성과정에서 각고를 겪는 것이다. 
흙과 불을 알지 못하고는 도예가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도예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도 흙과 불의 원리를 깨우치는 일 또한 최대의 관심사이고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믿는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소성과정에 매료되어 있기에 그동안 여러 가지 소성기법을 연구하고 소개해 왔으며 가마짓기와 번조기법이라는 책을 저술하기도 하였으며 특히 장작가마 짓기에 흥미가 많아서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학에 NCECA 행사를 치루면서 장작가를 짓기도 하였고, 국내에서는 도예캠프를 개최할 때마다 장작가마짓기와 소성을 병행하여 왔었다. 

원광대학교 도예과는 지난 봄에 교내에 한국전통장작가마를 축요하였다. 이천의 옹기도공 김봉열 선생을 모시고 무유소성을 위한 장작가마를 짓게 되었다. 가마짓기의 명장이 몇 분 생존해 계시지 않기 때문에 이 글을 통하여 전통가마의 축요부터 소성까지의 전 과정을 글로 정리하고자 한다.

1) 장작가마 축요에 따른 토목공사
장작가마는 먼저 경사진 사면이 있어야 한다. 원광대학교는 평야지대이고 도예관 근방에는 경사진 언덕이 없어서 경사면을 먼저 만들어야 했다. 약 40-45도 경사진 언덕을 조성해야 했기에 흙과 잡석을 옮겨와 다짐을 하면서 커다란 돌로 가마주변에 축대를 쌓아서 기초 토목공사를 하였다. 물론 토목공사를 시행하기에 앞서 가마의 용도와 디자인 그리고 가마의 크기를 먼저 정하고 그 도면에 의하여 토목공사의 넓이를 정해야 한다.
가마는 무유소성을 주로 하면서 유약소성도 겸하기 위해 가마의 구조를 전통옹기가마 형식을 취했다. 가마 내부는 봉우리 가마와 같은 구조로 계단식 바닥을 설치하고 봉통에서 주로 소성을 하면서 필요에 따라 창불을 넣을 수 있도록 구상했다. 가마 내부의 크기는 1.5m x 6m로 정했다. 이 정도의 크기는 20~30명의 한 학년 학생들의 작업물을 소성하기에 적합한 크기이다. 그러나 개인 도예공방에서 이 정도의 크기를 유지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다. 최소한 10여명의 도예가들이 모여서 함께 소성작업을 할 수 있다면 가능한 크기이며 열효율 면에서 가장 적당한 크기의 가마라고 생각한다. 너무 작으면 연료비가 많이 들고 너무 크면 작품을 채워 넣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2) 재료구입
장작 가마를 축요하기 위해서는 먼저 예산을 세워서 그 예산에 맞추어 재료를 구입하여야 한다. 너무 많은 재료를 구입하면 손실이고 너무 적은 양이면 축요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다. 먼저 가장 중요한 내화벽돌 준비이다. 전통 방식으로는 흙벽돌을 직접 만들어 건조하여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많은 인력이 투여되어야 하고 벽돌 건조를 위한 공간이 필요할 것이다.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가마는 학생들과 함께 흙벽돌을 직접 만들어 축요했었다. 고온용 조형작업토에다가 굵은 샤모트를 20% 추가시켜 토련기에서 만들어진 점토를 제토회사에서 기증해 주어서 아주 손쉽게 벽돌을 만들 수 있었다. 20x20x30cm의 점토덩어리의 포장을 제거하고 바로 건조에 들어갔다. 아치를 틀기 위한 아치 벽돌은 면을 약간씩 연장으로 두드려 주어서 건조하였고 가마의 천장에 사용할 망숭이는 점토를 콘모양으로 자르면서 손으로  망숭이 모양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미네소타는 겨울에 매우 추운 곳이지만 도예실에는 완벽한 난방시설이 되어 있어 불과 2주 사이에 벽돌이 완전건조 되었기에 쌓아 놓았다가 3월 중순에 축요한 것이다 이 방법을 사용한다면 한국에서도 제토회사와 상의하여 흙벽돌로 가마를 축요할 수 있다. 흙벽돌은 보온과 단열이 잘되며 경비도 절감할 수 있다.
원광대학교 가마는 중국제 내화벽돌을 구입하였다. 4000장의 고온용(SK32) 내화벽돌과 500장의 아취벽돌 그리고 고온용 몰타르, 아치를 틀기 위한 합판과 각목 그리고 기타 연장 등이다.

3) 가마 벽 쌓기
가마 기초토목공사가 완료되고 벽돌 등의 재료가 구입된 이후 먼저 가마 벽을 쌓기 위한 밑그림을 완성하여야 한다. 정확한 도면에 의해서 밑그림을 그리고 줄을 띄우고 경사도를 확정하여 다지기를 한 가마바닥의 기초를 잡아야 한다. 바닥을 다지는 일까지는 포크래인을 사용하여 다짐을 완벽하게 해놓고 벽쌓기 위한 기초는 삽으로 파내거나 포크래인으로 기초를 잡고 다시 삽으로 일일이 손질하여 완성한다. 벽이 쌓이는 부분에 다시 줄기초를 시멘트를 사용하여 단단히 굳히고 (실제 가마바닥 보다 20~30cm 낮게) 첫줄의 벽돌은 시멘트를 사용해 줄기초와 벽돌이 단단하게 고정되도록 한다. 가마의 벽을 쌓는 기법 중 봉통부분부터 벽돌이 수직으로 평을 이루게 하면서 쌓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것은 가마의 전체적인 하중을 견디게 함이다. 그러나 작은 가마의 경우는 바닥을 경사지게 기초한 이후 그 경사면에 맞추어 전체적으로 함께 쌓아 올려 간다. 이 경우 결국 가마의 아취를 틀기는 편리하지만 가마 중량이 전체적으로 앞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가마벽 쌓기에 사용되는 몰타르는 물론 고온용 도자기 가마용을 사용하여야 한다. 벽돌과 벽돌 사이의 몰탈 사용은 가능한 작게 사용하여 벽돌사이의 균열을 방지해야 한다.  
가마의 측면에 가마재임을 위한 출입구를 미리 계산하여 남겨놓아야 하고 이 위치는 봉통이 끝나는 시점에서 가마의 내부길이의 1/3 지점에 출입구를 놓아 가마재임이 용이하게 한다. 출입구는 사람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배치하여 출입구가 너무 크면 열손실이 많고 너무 작으면 가마재임이 어렵다.

4) 아치 쌓기
전통 가마짓기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치쌓기 이다. 가마의 형상이 유선형이고 또한 아치의 형상도 일정하지 않고 유선형을 따라서 곡면을 잡아야 하기에 가장 어려운 과정이다. 일단 벽 쌓기가 끝나면 벽면의 내부에 나무기둥으로 기초를 만들고 합판을 얇게 톱질하여 각 곡면의 상태로 나무틀을 만들어준다. 이 나무틀 모양에 의하여 아치모양이 나오기 때문에 경사도와 곡면의 형태를 완벽하게 나무로 틀을 짜주어야 한다.
나무틀이 완성되면 아치벽돌을 사용하여 가마의 입구부분 즉 봉통부분부터 아치를 틀어준다. 밑 부분에서 완벽한 수직상태의 아치를 틀어주어야 하며 그 경사에 맞추어 점차 윗부분으로 올라가면서 한 단씩 아치를 돌려준다. 이때 아치벽돌의 경사도를 정확하게 맞추어서 벽돌 사이에 빈공간이 없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아치벽돌은 대부분 두 가지 경사로를 가지고 있어 평면벽돌과 아치벽돌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내부의 곡면이 벽돌사이가 벌어지지 않아야 하며 윗면 벽돌 사이의 공간에는 벽돌이나 상판 조각을 활용하여 쐐기를 박아서 벽돌이 흔들리거나 공간이 있어서는 안된다.

5) 굴뚝 쌓기
필자의 경우는 굴뚝과 아치 쌓기를 함께 병행하여 완성하였으나 김봉열 선생은 아치 쌓기를 완전히 마무리 한 이후 굴뚝 쌓기를 별도로 공사하였다.
장작가마는 굴뚝의 넓이와 높이가 매우 중요하다. 굴뚝이 너무 낮으면 열기를 빨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온도 상승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고온으로 잘 올라가지 않는다. 또한 너무 높으면 열기를 너무 많이 빨아내기 때문에 가마 내부의 온도가 상승하지 못하고 많은 열기가 굴뚝으로 배출된다. 장작가마는 경사도 자체가 굴뚝 역할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온도가 상승되지만 굴뚝의 길이와 넓이는 장작가마소성의 성패가 달려있다. 물론 굴뚝의 밑 부분에 공구멍을 내어주어 가마의 온도를 조절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중간부분에 댐퍼를 설치해 여차한 경우에는 댐퍼로도 조절해야 한다. 굴뚝 밑 부분의 공기구멍은 가마내부에서 나오는 경사도 보다 30cm정도 낮게 설치하여 불이 잘 빠져 나가도록 해야 한다.
굴뚝부분은 위로 향할수록 조금씩 구멍을 작게 하는 피라미드 형상으로 쌓아 올려야 한다. 열기를 잘 빨아 올리기도 하고 비바람에 견디기도 좋게 하기 위해서 이다. 가스가마에서의 굴뚝의 높이는 가마내부 높이의 두 배 반 정도로 하면 적당하다. 그러나 장작가마에서는 가마의 크기에 따라 굴뚝의 높이가 좌우된다. 길이가 작은 가마의 경우에는 굴뚝의 높이를 높여 주어야 하며 가마가 길 경우는 굴뚝의 높이를 얕게 해도 된다. 즉 작은 길이의 가마는 굴뚝에서 불을 빨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굴뚝이 짧으면 온도가 상승되지 않는다.
굴뚝은 외부로 돌출되어있고 비바람에 견디어야 하기 때문에 몰타르에 시멘트를 혼합하여 사용한다. 별도로 비바람에 견딜 수 있도록 가마지붕을 덮는다면 상관없겠지만 대부분의 굴뚝은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 시멘트와 혼합하여 단단하게 마무리 하여야 한다.

6) 불벽막기
장작 가마의 봉통부분에 불벽을 쌓아주어야 한다. 이 불벽은 봉통에서 예열을 할 동안 불길을 두 갈래로 나누어 주는 역할을 하게 되며 결국 장작가마는 가마벽이 달구어져 소성을 마무리하기 때문에 봉통의 안쪽에 쌓아지는 불벽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필자가 장작 가마를 배울 때에 불 대장께서 말씀하시기를 “불은 물과 같은 것이야” 라고 가르치신 이치를 깨닫기까지는 10여년이 걸렸다. 이 말뜻은 결국 물이 흐를 때 장애물이 있으면 물은 장애물을 피하여 돌아서 간다는 뜻이었고 가마 속에 기물을 재임할 때에 물이 흐르듯이 불도 흐르기 때문에 대부분 장작가마의 중심부분에 기물을 치밀하게 재임하고 가마의 벽 부분에 여유 공간을 주어서 불이 가마의 벽을 타고 상승하도록 해야 한다는 말뜻이다. 즉 봉통의 불벽은 이렇게 가마내부의 열기를 가마의 벽으로 분리하는 역할을 하며 또한 기물에 직접 열이 가하거나 재가 앉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불벽을 쌓을 때에 봉통의 안쪽 끝부분에 위치하고 약쪽 벽면과 아치부분을 약 20-25 cm 정도의 공간을 남겨놓아야 한다.  즉 중간 부분만 피라미드 형상으로 안정감 있게 벽돌을 쌓으면 된다.  불 때는 중간에 불벽이 넘어지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단하게 쌓아 올려야 한다. 벽돌 사이를 약 2-3 cm 정도 공간을 남겨놓아도 좋다. 그 정도의 공간은 불이 뒤로 넘어가기에 별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7) 가마재임
무유소성의 가마재임은 다른 장작가마와는 다르다. 즉 재를 날려서 녹여야 하는 고온소성이고 재가 녹아서 기물과 상판이 붙어버리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판위에 알루미나를 깔고 기물을 재임하는 방법이 있고 또 한 가지는 소금유 소성시와 같이 알루미나와 백토를 반반 섞어서 만든 개떡(도짐, Stilt)을 고여서 기물을 상판과 분리하는 방법이 있다. 즉 기물이 상판으로부터 2-3mm 분리되어야 한다. 분리되지 않을 경우 기물이 상판에 붙어서 결국 작품을 못 쓰게 되기 때문이다. 가마재임에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개떡을 기물의 바닥에 세군데 붙여서 재임해야 한다. 재임직전에 개떡에 물을 묻혀서 붙이고 즉시 상판에 올려놓으면 된다. 
무유소성의 가마재임은 불길이 고르게 번지도록 하기 위하여 기물과 기물사이에 공간이 필요하다. 기물을 너무 촘촘히 재임하게 되면 기물이 서로 닿는 부분의 유약 효과가 적게 되고 불길이 잘 돌지 않아 기물의 뒷부분에 유약형성이 잘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러 이런 효과를 내기 위하여 기물을 촘촘히 재임하기도 한다. 또는 기물을 누여서 재임해 옆 부분에 재유효과를 형성시켜 그 자체가 회화적인 다양한 재유효과를 표현할 수도 있다.
 
장작가마의 무유소성은 기물이 놓여진 위치, 즉 가마의 윗부분과 아래 부분 또는 같은 지점이라도 상판의 윗부분과 아래 부분 등의 변화가 다양하다. 따라서 가마의 성격에 따라 가마재임을 다르게 해야 한다. 즉 소성온도가 낮은 청자토나 분청토는 가마의 윗부분에 재임하고 백자토는 중간 부분에,  조합토나 산청토 같이 소성온도가 높은 점토는 가마의 아래쪽에 재임하는 방법이 좋은 소성결과를 얻을 수 있다. 

8) 소성
장작가마의 소성은 천천히 해야 한다. 특히 무유소성은 초벌구이를 하지 않고 막재벌을 하기도 하기 때문에 결국 초벌구이 때처럼 그저 천천히 한다고만 생각하면 된다. 예열단계에서 봉통의 입구 밖에서 예열을 시작하고 2~3시간 피움불 연기로 가마내부를 말린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연기가 가마로 빨려 들어가 연기로 일차 예열을 하고 점차 봉통의 안쪽으로 전진하면 된다.
봉통의 길이가 1.5m 정도 되는 이 가마의 경우는 2~3시간정도 봉통 밖에서 피움불로 예열을 하고 1시간에 10cm 정도 불길을 안으로 전진시키면 약 15시간 정도에 봉통 전체에 불길이 퍼지게 된다.
2~3시간의 피움 불 이후 장작을 봉통 안으로 전진시키면서 점차 장작을 서로 가로질러서 갈름불(장작을 ×자 형식으로 넣는 방법)로 벽면을 타고 들어가도록 넣어준다. 20여 시간의 예열 이후에는 가능한 장작을 양쪽의 벽면에 넣는 것이 좋다. 즉 불길이 가마의 벽면을 타고 들어가게 하는 것이 가마의 온도를 고르게 하게 때문이다. 20여 시간의 예열이 진행되면 800~900도 정도로 온도가 상승된다. 이때부터는 장작을 많이 넣어주어도 기물에 큰 영향은 없다. 그러나 너무 많은 양을 넣게 되면 불완전 연소가 되기 때문에 연기가 많이 나고 공기를 오염시켜 연료의 손실이 온다. 즉 무유소성은 환원소성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24시간 정도 소성하게 되면 봉통에 숯이 많이 쌓여서 더 이상 장작을 넣기가 어렵다. 물론 소나무를 잘 말려서 소성할 경우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건축자재등의 폐자재를 사용할 경우 봉통의 숯을 제거하고 재를 날려서 기물에 앉게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약 15cm 지름의 두툼한 쇠파이프에 구멍을 뚫어서 1마력정도의 팬(Fan)을 연결해 바람을 넣어 온도를 상승시키기도 한다.
이 가마는 팬을 설치함으로써 시간을 절약하고 연료도 절약하며 재를 날려주어 좋은 무유소성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학교 건설 현장에서 구해온 건축 자재를 주 연료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팬의 사용은 필연적이었으며 오히려 이 팬의 사용으로 재미있는 무유효과를 볼 수 있었다.

아주 맑은 가을날에 실시한 1차 소성에서는 36시간의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오히려 너무 온도가 잘 올라가는 것이 문제가 됐다. 1300도 즈음에서 10여 시간을 끌어줌으로써 무유소성의 효과를 추구하였으며, 2차 소성 시에는 마지막 날에 비가 하루 종일 오는 날 소성하게 돼 결국 52시간이 소요되었고 1260도 즈음에서 20시간 정도를 끌어주게 되었다. 3차 소성은 맑은 가을날에 실행 하였고, 1, 2차 소성 시 봉통부분이 과열된 현상을 가져왔기에 3차 소성에서는 온도를 내려서 시간을 끌어줌으로써 재가 유약이 되는 과정을 겪음으로써 50여 시간의 소성시간이 소요되었다.
1차 소성은 1300정도에서 끌어주게 되어 가마의 중간 부분까지는 재유가 잘 형성되었으나 봉통부분은 과열되어 상판에 늘어 붙는 기물이 생기게 됐다. 그리고 창불을 때지 않았기 때문에 가마의 맨 뒷부분은 미처 재유가 형성되지 않았다. 2차소성 시에는 1차소성의 경험으로 온도를 1260~1270도 즈음에서 20여 시간을 끌어주게 되어 역시 가마의 중간부분은 정확한 온도를 조절하였으나 팬을 사용하여 열을 올렸던 이유로 봉통부분의 상판 두 줄은 기물이 과열된 상태였다. 3차소성 시에는 오히려 온도를 내려서 1250도 즈음에서 끌어줌으로써 유약도 잘 형성되어 완벽한 소성이 됐다. 창불로 가마의 뒷부분을 1250도에서 끌어줌으로써 대체적으로 가마전체가 고르게 소성이 된 것이다.
장작가마에서의 공구멍 조절은 매우 중요하다. 날씨가 좋은날 즉 고기압인 날에는 공구멍을 약간 열어놓아야 한다. 불이 너무 빨리 빨려나가기 때문이다. 저기압 인 날씨, 즉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구름이 많은 날에는 공구멍을 닫아서 오히려 불이 굴뚝으로 잘 나가도록 해야 한다. 또한 중간 부분의 댐퍼로는 맑은 날에 온도가 너무 빨리 상승될 경우를 막아 온도상승 속도를 천천히 해야 하며 저기압인 날에는 댐퍼를 열어 열기가 잘 상승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장작가마는 몇 차례의 시험가마를 소성하는 것으로써 가마의 성격을 파악하게 되고 각기 성격에 맞는 점토의 조합이나 재임 그리고 불 때는 시간 등을 조절함으로써 효과적인 소성을 할 수 있다.
필자는 장작가마의 매력때문에 도예작업을 지속할 수 있다고 과감하게 말한다. 만약 장작가마의 매력이 없이 가스가마나 전기가마 만을 사용한다면 이미 필자는 도예가의 길을 접고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도예가들은 장작가마의 불길에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아름다운 불꽃의 색상은 이 세상의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도예는 흙과 불의 예술이다. 특히 불은 우리들에게는 필연적인 도구이자 매력인 것이다. 도예공부를 하는 후학들이 부디 장작가마의 매력에 빠져보기를 권하면서, 필자는 보다 효과적인 장작가마 짓기와 장작가마 소성에 대하여 꾸준히 연구해 갈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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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erazin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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