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자기인 포셀린 페인팅은
남성들의 직업이다.
글+사진 박희성_선포셀린 아카데미 원장, 한국포셀린협회 회장
포셀린 페인팅은 이제 미래 산업이다
필자는 포셀린페인팅을 연구하면서 천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지만 세계시장에서 과연 얼마나 우리나라 도자기를 알고 있을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종주국으로 역수출 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도 고가의 유럽명품 생활도자기와 저가의 중국산 도자기 틈새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 너무 안타깝다.
이웃나라 일본은 도자기로 인해 경제대국의 토양이 되었다
한 예로 일본은 유럽문화원에서 비디오 홍보를 통해 자신들의 문화를 알리고 있다. 내용은 어느 늙은 도공의 도자기 제작 과정을 담은 것이었다. 주인공인 도공은 이른 봄에 일본식 정원에서 한 송이 꽃씨를 파조한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가꾸면서 꽃이 만개할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는 목욕재계를 하고 정원에 함초롬이 피어 있는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을 도자기에 그려 넣는다. 도자기는 가마에서 구워지고 꽃은 도자기를 통해 아름답게 재탄생 한다. 비디오 속의 도공은 다도에 따라 끽차를 하고, 참선으로 극기하면서 도인의 경지에 이른 듯 한 모습으로 도자기를 빚어낸다. 가히 감동적이다.
일본은 자신의 문화를 알리고자 할 때 훌륭한 도예가들을 앞세우곤 한다. 백금을 만들어낸 일본은 유럽인들에게 최고의 문화 민족으로 여겨져 왔다. 아직까지도 유럽의 유명 도자기 공장들이 이마리 패턴, 혹은 가키에몬 시리즈 등을 최고급 품목으로 제조해 내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잡혀간 일본최초로 자기질 백자를 제작한 조선인 도공 이참평을 기념하는 도산신사에서 제를 올리고 찬양하면서 해마다 아리타 축제를 하고 있기도 하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우리나라의 생활도자기 특히 ‘본차이나’는 어느 유럽의 명품도자기보다 우수하지만 디자인면이나 전사지면에서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고유의 고집스러운 장인정신 마저도 결여되어 있는 것 같아 포셀린 페인팅을 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한다. 불경기일수록 “명품으로 인정받은 제품의 문양에 대한 로열티는 크게 변화가 없다”는 말처럼 값비싼 명품을 선호한다. 지금부터라도 정부, 기업, 교육계가 유기적으로 연결, 통합적 시스템으로 미래산업으로 준비해야 한다.
필자가 우리나라에 포셀린 페인팅을 보급할 당시만 해도 취미공예로 30대 후반의 안정적인 삶에서 뭔가 고급스러운 장식도자를 갖고 싶어하는 층이 배움의 전부였다. 여러 경로를 통해 포셀린 페인팅이 명품도자기라는 것이 서서히 알려지면서 배우는 층도 20대 후반 미술전공자들에게 어필되어 가고 있다. 특히 도예전공자들의 경우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해도 포셀린 페인팅이란 용어조차 모르는 현실에 과연 학교에서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친것인가? 라는 의문이 생긴다. 이제부터라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미래산업으로 발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포셀린 페인팅에 대한 인식은 여성들의 직업이라는 생각과 소규모 공방운영 형태가 전부이지만 필자는 “남성들의 직업이다.” 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유럽의 명품도자기 브랜드를 이끌어가는 작가들은 남성들이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제품으로의 명품도자기와 장식미술품으로써의 도자기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명품도자기제품은 남성들이, 장식미술품의 아카데미 형식은 여성들이 움직여 서로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세계적인 협회에서 개최하는 전시회나 세미나는 주로 여성들의 주관으로 이루어지며, 페어나 축제 같은 대규모 행사는 자국의 산업을 알리는 목적이 더 크고 새로운 신제품의 출시와 홍보는 기업과 남성들의 주도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당부하고 싶은 말은 남성들이여! 포셀린 페인팅에 도전하십시오!라고 자신 있게 전하고 싶다. 포셀린은 남성들의 직업이다.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포셀린페인팅 보급이 뒤쳐져 있다. 그러나 우리만의 특유한 섬세함과 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더 쉽고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성들이 유리하다는 것은 그들만의 강인함, 추진력, 우리민족 특유의 섬세함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미래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면 세계 속에 한국 포셀린페인팅을 보급할 수 있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어느 지인의 말처럼, 배운 지식을 혼자만 안고 가는 것은 죄며, 기성세대는 사회에 환원해 줘야할 의무가 있다는 말을 항상 가슴속에 새기면서 우리나라에도 시작은 늦었지만 명품생활도자기를 만들 수 있도록 인재 양성에 힘쓰고, 한국적 포셀린페인팅를 연구 발전시켜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리는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
후발주자인 미국은 장식미술로써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협회전 및 세미나를 개최해 자국의 선생들을 홍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 아메리칸기법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낸 것이다.
다음호에는 ‘아메리칸기법과 드레스덴기법이란 무엇인가?’, ‘본차이나와 차이나의 차이점’, ‘제품과 작품의 차별화 및 유통’에 대해 알아보자.
다음호에 계속
필자 박희성은 세종대학교를 졸업하고 포셀린페인팅과 포크아트 아티스트로 활동해왔으며 현재 한국포셀린협회 회장과 선포셀린아카데미 원장, 선포셀린(www.sunporcelain.com, 02.546.7544) 대표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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