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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s 전시리뷰
  • 편집부
  • 등록 2007-06-13 16: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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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만물의 순환­반복되는 일상­공존
박연우 PARK.YOUN.WOO
글  이용욱 경기대학교 교수, 예술철학박사

 

지난달 공예갤러리 나눔에서 열렸던 박연우의 도예전4. 11 - 4. 17 : 공예갤러리 나눔은 그의 첫 번째 개인전이었음에도 자신의 컬러를 분명히 보여준 전시였다. 윤회라는 테마로 조형적으로는 원형의 도자들이 선보였다. 박연우가 작가노트에서 밝히고 있듯이 원이라는 형태를 통하여 세상의 근원과 이치를 탐색하고자 하는 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원은 불가佛家에서는 윤회이고 도가道家에서는 만물의 순환이며 현대인에게는 반복되는 일상들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결코 어제가 아니며, 늘 새로운 내일일 것이다. 박연우의 작품을 보면 모든 형태가 원형으로, 철학적으로는 다양한 원의 개념을 포함하나 궁극적으로는 이 시대에 서있는 자신의 삶을 표현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원형의 도자작품에 그려진 문양이나 상단부에 배치한 오리나 나무, 집들의 상형象形들이 그것을 반증한다.
대부분 유약은 침착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시도하였는데 그가 추구하는 소박하고 과장되지 않은 생활에 대한 반영일 것이다. 도자표면 장식은 주로 은은한 부조기법으로 꽃이나 식물, 집들을 음각하였는데 언제나 새롭게 반복되는 일상의 순환을 의미한다.
형태의 기조는 원형이나 약간의 사선으로 파내어 원형을 조금 깨트리거나, 항아리 주둥이를 만들어 붙이거나 오리나 집을 붙여놓거나 하면서 다양한 원형의 도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므로 단순해질 수 있는 원형의 형태를 계획적으로, 여러 개의 또 다른 원의 모습을 창조해 내고 있다.
원형의 형태 상단부에 장식된 한 쌍의 오리나, 예쁜 집과 나무는 박연우가 추구하는 조화로운 삶이며 생활의 근본이다. 전체적으로 박연우의 도자작품은 모두 한 쌍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조화로운 삶일 수도 있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모든 다른 문화와의 평화로운 공존을 희망하기도 한다.
모든 문화는 끝없이 반복되면서 늘 새로운 현재를 만들어 왔고, 남자와 여자는 늘 같이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왔다. 이 시대의 우리들은 한 채의 집에서 언제나 동일한 일상을 살고 있으나 그것은 훌륭한 문명의 기초이며 미래의 불씨인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모두 순환의 이치로 생성되고 소멸되지만 오늘의 또 다른 반복은 새로운 생성인 것이다
박연우의 작품은 윤회라는 제목을 달고 있으나 그가 발언하는 윤회는 이 시대의 현실적 윤회라는 것이 독특한 점으로, 박연우는 삶의 근원을 원형의 도자형태를 통하여 자신의 방식대로 재창조하고 있다.


茶ㆍ花 그리고 器
김순희 KIM.SOON.HEE
글  이점찬 경일대학교 공예디자인학과 교수

 

꿈은 이루어진다. IMF때는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돌 반지를 들고 긴 행렬을 기다리고, 월드컵 때는 대~한 민국을 외치며 우승을 향한 꿈을 온 국민 모두가 열망했듯이 꿈은 국가나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견딜 수 있는 시련과 함께 이루어짐을 우리 모두가 체험하였다. 흔히 ‘피그말리온 효과‘라고도 이야기하는 ‘자기 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 즉 강한 희망은 현실이 된다는 이론이다. 지금 우리나라에 ‘자기 충족적 예언’이 필요한 곳이 너무나 많다.
경일대학교에서 도예를 전공한 작가 김순희는 많은 학생들 중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학생이었다. 남학생들도 하기 어려운 거친 작업 과정도 즐겁게 소화해 냈으며 늘 실기실 불을 마지막까지 밝혔던 학생으로 분명 열심히 노력하는 작가가 되리라고 믿었던 ’자기 충족적 예언‘에 가장 가까이 다가온 졸업생 중 한명이다. 그의 고향은 지붕이 없는 박물관이라고 이야기하는 천년 고도 경주이다. 전설과 신화가 천년을 이어온 땅 그 곳에서 그는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 곳에서 그는 무슨 꿈을 꾸었을까? 꿈을 이루기 위해 본교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슬립 캐스팅 기법을 응용한 조형성이 강한 작품 위주로 작업해 왔다. 졸업 후 개인 작업과 함께 대학 강의와 문화센터강의를 통해 공예의 본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아마도 그가 느낀 공예의 본질은 쓰임을 잃으면 아름다움도 빛을 잃는다는 생각을 강하게 느낀 것을 이번에 전시될 작품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이번 개인전4. 11 - 4. 17 : 한국공예문화진흥원에서는 차와 관련된 차 도구 위주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차를 알기 위해서 틈틈이 다도를 배우고 바람직한 차 문화의 보급과 생활화를 위해 몸으로 직접 체득하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작품은 전통적인 생활도구인 맷돌, 절구, 다듬이 등을 모티브로 하여 현대 차 문화에 어울리는 차도구로 변모시킨 것들이다. 또한 사찰문 양식에서 볼 수 있는 꽃 살 문양과 민화에서 볼 수 있는 화문을 부조나 투각, 채색 등 다양한 기법을 응용하여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모색하였다. 그 뿐아니라 장작 가마에 의한 식염번조 방법을 선택하여 자연성과 우연적인 표면 질감의 극대화를 통해 원초적 자연으로 돌아가고픈 인간의 내재된 소망을 담아내였다 .
그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자연적인 소재의 선택과 전통의 변용 및 재해석, 실생활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분명한 목적을 가진 다구와 관련된 작품 40여점을 잔잔히 보여주었다. 이는 경주에서 보낸 유년시절의 잠재된 기억들이 모태신앙과 같이 시, 공을 초월하여 자연스럽게 그의 작품 속에 녹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 창밖으로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다. 비가 만물을 소생시키듯 이번 개인전이 우리 모두의 마음에 봄의 향기를 전해주길 기대해 본다.   


성실함의 아름다움
박재국 PARK.JAE.KOOK
글  이세용 도예가

 

공예는 순수 예술과 다른 속성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이 쓰임이라는 것이다. 즉, 순수예술이 순수하게 미를 추구하는 것인데 반해 공예는 쓰임까지 수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예의 속성 때문에 공예작가는 순수 예술가들과 달리 또 다른 덕목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순수 예술이 작가 자신의 사고나 내적 충동을 표현하기 위해 적당한 재료를 선택하고 선택된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순전히 작가에게 달려있다. 피아노를 도끼로 부수거나 바이올린을 개처럼 끌고 다니거나 혹은 죽은 물고기를 포르말린 액에 담가 놓던가 하는 것은 작가의 의도만 고려된 것이지 공예처럼 사용자를 배려한 것은 아니다. 물론 순수 예술도 과거를 보면 사용자를 위해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작곡을 하거나 했던 것은 사실이다. 아무튼 공예는 이러한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가장 큰 덕목이라 할 수 있고 그러한 덕목의 근간을 성실성이라고 하는 것도 그다지 억지가 아닐 것이다.
도예가 박재국은 그런 점에서 본다면 가장 뛰어난 공예가 중의 하나이다. 그는 굉장히 성실한 작가이다. 아직 젊은 그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자세임이 분명하다. 작업을 대하는 태도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는 늘 진지하고 성실하다. 내 작업실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그의 작업장은 늘 분주한 움직임으로 활기차다. 물레 칸에서, 그림 그리는 칸에서 가마 칸에서 그는 늘 바쁘다.
그 성실함이 때로는 그의 작업을 조금은 진부하게 여기게 할 수도 있으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탄탄하게 내공을 쌓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사실 그의 초기 작품과 이번에 선보인 작품을 비교하면 많은 변화는 아니지만 천천히 변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색의 소멸과 문양의 단순화이다. 다른 작가였다면 알록달록하던 작업에서 색을 지우고자 했을 경우 한 번에 색을 싹 없애버렸거나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아주 천천히 색을 지워가고 있고 문양도 천천히 생략하고 있다. 그의 성품이다. 그러한 그의 성품이 어쩌면 공예가로 살아가기에는 아주 좋은 장점일 수가 있을 것이다.
다만 그의 작업에 선배로서 한 가지 충고 아닌 도움말을 한다면 언어의 다변화이다. 물론 그가 시골에서 자라면서 보아왔던 것들이 그 언어의 밑둥을 이루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지금 눈을 뜨고 살고 있는 현재의 언어도 중요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이번 그의 작업에서 두 아이와 함께 제작한 자동차 작품이 유난히 눈에 띄는 이유도 그 까닭이다.


감성적 시각EMOTIONAL VIEW
명지혜 MYUNG.JI.HYE
글  민은주 A&A Research Center 연구원

 

미술의 본질은 대화에 있다. 말을 하는 사람과 그 말을 듣는 사람이 존재하며, 상호의 소통을 목적으로 한다. 미술의 다양한 기능과 역할 중에서도 글이나 숫자, 언어와 같이 타인과 소통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써의 역할은,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미술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기능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미술이 다른 언어도구와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언어는 뜻을 전달하는 도구이지만 미술은 감성을 전달하는 도구라는 점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현대미술이 복잡하고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 쉽게 말해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담론미술이 사회문제, 환경문제, 성정체성 등 사고해야 할 많은 내용을 담아내려는 반면, 미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역할, 즉 ‘감성의 전달’을 배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말을 하는 사람은 있는데 그 말을 이해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곧, 상호소통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명지혜 도예전4. 11 - 4. 17 : 통인화랑 <감성적 시각Emotional View>은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느끼는 일상의 감성들을 대화의 소재로 삼았다. 일상에서 관찰하는 자연과 사물들이 개개인마다 다르게 보이는 것은, 눈으로 보는 시각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시각의 차이라는 것이다. 눈으로 보는 시각은, 고정된 사물을 모두 같은 모양으로 인식하지만, 마음으로 보는 시각은 개인의 환경, 경험과 기억, 존재의식 그리고 고유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인식한다.  작가는 그의 작업을 통해, 고정된 형태를 깨뜨리고 변형시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동시에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각각 다른 감성의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 하였다. 그래서 그의 작업들은 보는 이에 따라서 ‘자유’를 느낄 수도 ‘구속’을 예감할 수도 있으며, ‘흐름’을 읽을 수도, ‘고정’을 찾아 낼 수도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 본인은 감성적 시각을 통해 무엇을 보았는가’ 그리고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명지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새’를 주제로 한 일련의 작품들을 선보였는데, 새가 가지고 있는 함축적인 일차적 의미­비상과 자유를 넘어, 그의 개인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새의 이미지를 강조하였다. ‘새의 비상’은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으로, 새와 공간 사이에 보이지 않는 선line을 이루고 있으며, 그 선은 새가 지나간 흔적을 가진 공간과 그 흔적을 관찰하는 사람, 곧 작가에게 향하고, 또한 전시라는 공간과 시간을 통해 관객에로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보이지 않은 선line은 작가의 감성적 시각으로 관찰된 선, 그것은 곧 ‘관계’를 의미한다.
또한 작품을 잘 살펴보면 그의 작업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무언가’가 보이는 듯하다. 무언가를 오려낸 것 같은, 무언가를 붙였다 떼낸 것 같은, 흙 속을 파고 들었다가 사라진, 그래서 작품에는 남아있지 않지만, 표현하기 위하여 무언가 존재했던 것 같은 것, 그것은 곧 ‘흔적’을 의미한다.
작가는 그의 일상 속에서 ‘관계’와 ‘흔적’을 본다. 그리고 눈으로 보지 못하는 ‘관계’와 ‘흔적’을 시각미술로 표현하고 있으며, 이렇게 형태가 분명한 작품을 통해 또한 보이지 않는 것들을 표현하고 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과정(사물의 인식, 작품의 제작, 전시 진행)을 통해 작가의 <감성정인 시각Emotional view>이 관객에게 전해 졌기 때문이다. 미술의 본질은 대화에 있다. 뜻을 전하는 대화가 아니라 ‘감성’을 전하는 대화로 말이다. 이러한 의미로 명지혜의 Emotional View는 분명 소통하고 있다.

 

 

< 본 사이트에는 일부자료가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07년 5월호 참조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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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erazin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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