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스 건자재
시멘트 업체, 수익성 악화로 가격조정 단행
올해 3월 수도권 시멘트 가격 55,000원~59,000원으로 조정, 톤당 8천원꼴 인상
최근 유연탄 수입가격 급등으로 제조원가 제반 상승, 2002년 가격수준 되어야 적자 면해
시멘트 업체들은 올해 3월초 ‘가격 정상화’의 의지를 담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최근 시멘트 업계는 수년간 시멘트 제조 및 판매원가의 구성요소인 유연탄의 대폭적인 상승과 철도운임 인상, 유류비 상승에 따른 물류비 증가 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시멘트 단가는 지속적으로 하락되어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이다. 2002년 9월 톤당 6,3000원으로 형성되어 있던 시멘트 가격은 출혈경쟁이 시작된 2003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하여 2006년에는 톤당 46000원~48000원 사이에 거래되었다. 시멘트 업체들은 이 가격으로는 더 이상 영업이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올해 3월, 수도권의 시멘트 가격을 톤당 55000원~59000원으로 인상했다.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 성신양회가 지난 3월부터 톤당 45000원~48000원대의 시멘트 가격을 톤당 55000원~5만6000원대로 인상하였으며 아세아시멘트 역시 톤당 4만6000원 하던 벌크시멘트 가격을 5만5000원 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일시멘트는 4월 5일부터 46,000~48,000원에서 54,000원~56,000원으로 가격을 조정했으며 현대시멘트는 5만4000~5만5000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한일 시멘트 관계자는 “원가구조 및 경영상황과 인근 국가(중국, 일본)로부터 수입되는 시멘트 가격 등을 감안하여 가격을 조정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도권 시멘트 가격은 평균 55000원으로 이에 대해 한 시멘트 업계의 관계자는 “톤당 8천원 꼴로 12-13% 인상된 가격이지만 실제로 2006년의 연간 평균 가격을 감안하면 현재 가격은 5% 인상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시멘트 가격이 인상되긴 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2002년의 가격인 톤당 62000원 수준이 되어야만 겨우 적자를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유연탄 값이 19% 폭등하는 등 제조원가 부담이 나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시멘트는 연료의 85%를 유연탄으로 충당하며 연료비는 시멘트 원가의 50%를 차지한다고 한다. 2006년 톤당 65불 수준의 유연탄 가격은 2007년 현재 85불 수준(CIF 기준)에 이르렀다. 고유가로 인한 유류비 급등까지 겹치면서 시멘트 업체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시멘트 업계의 가격 인상에 대해 레미콘 업계와 건설업계는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수도권의 레미콘업체들이 톤당 8천원 인상된 가격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자 주요 시멘트 업체들이 공급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하였다.
가격 인상을 두고 지난달 대립했던 시멘트 업체와 레미콘 업체의 갈등은 시멘트 공급이 재개됨에 따라 일단 봉합되었지만 적정 시멘트 가격에 대한 이견이 남아있는 상태다.
건설업계 또한 시멘트 가격 상승이 건축비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이유로 가격 인상을 꺼리고 있다. 레미콘 업계와 건설업계의 반응에 대해 개별 시멘트 업체들은 가격 인상은 현재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설득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업체들에게 시멘트 가격 인상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시멘트 가격을 제대로 받아야지만 건설사에 레미콘 단가 인상을 시도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 인상으로 건축비가 인상된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며 “실제로 철근 콘크리트 건축물에 들어가는 레미콘은 총 건축비에 9%에 불과하며 10% 시멘트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총 건축비의 1% 미만의 증가 요인이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영업 정상화’를 목표로 현재의 가격으로 조정한 만큼 건설업계와 레미콘 업계를 설득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레미콘공업협회의 관계자는 “레미콘 공급은 건설현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이견이 남아있는 시멘트 가격에 대해 조속히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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