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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권 456호 2026. 05 | 기고 ]

김대환 교수의 문화재 기행 (62)_백자 귀룡모양 필세 연적
  • 관리자
  • 등록 2026-04-30 14: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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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교수의 문화재 기행 62]


조선 왕실의 기품이 깃든 서예 도구

백자 귀룡모양 필세 연적 

白磁龜龍形筆洗硯滴 


글_김대환 동곡뮤지엄 관장·문화유산 평론가


사진1. 「백자 귀룡모양 필세 연적」 조선시대⎜높이17cm, 바닥지름 가로10.5x세로11cm


이 유물은 조선 후기 왕실 분원 관요에서 만들어진 백자 필세겸용 연적으로, 귀룡龜龍을 형상화한 몸통 등갑에 꽃 모양의 받침대 위에 항아리를 얹은 독특한 형태를 지닌 작품이다. 귀룡은 거북이의 몸통과 용의 머리를 합한 상상적 신수神獸로, 장수와 불변을 상징하는 거북이와 권위, 영험, 수호의 뜻을 지닌 용의 속성이 결합된 길상적인 상상의 존재이다. 조선 후기 관요 백자 가운데에서도 형상 조형물이 결합된 실용 문방용품은 흔치 않으며, 특히 귀룡을 조형의 중심으로 삼은 연적 및 필세는 유일하여 매우 주목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진1) 


유물의 전체 구성은 안정감 있고 균형감 있게 계획되었고 넓고 편평한 귀룡의 등갑 위에 기다란 받침대 위에 물을 담는 항아리가 올려져 있다. 속이 빈 귀룡의 몸통에는 입속과 꼬리 부분에 두 개의 구멍이 나 있어서 연적의 기능을 하게 하였고 항아리에는 물을 담아서 붓을 세척 하도록 했는데, 실용성과 기능성, 예술성을 중시한 왕실 사기장의 장인정신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장식물이 아닌 실질적인 사용을 전제로 한 공예적 지혜의 산물이다. 사진4, 5)


유약은 관요 백자에서 특징적으로 보이는 유백색 광택과 은은한 청백색을 띠는 유색이 몸통에 고르게 퍼져 있다. 과도하지 않은 광택과 자연스러운 빙렬은 시대성과 사용성을 동시에 나타내며, 굽바닥의 소성 흔적과 태토의 특성은 관요 백자의 전형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사진6)


몸통의 조형 또한 섬세하게 처리되었다. 용의 머리는 입을 벌리고 생동감 있는 표정을 묘사했으며, 목과 다리 부분에 새겨진 무늬는 근육과 주름을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등갑에는 규칙적인 육각무늬가 새겨져 있으며, 이는 거북등의 상징성과 더불어 조형적 장식성을 강조한다. 기둥 모양의 꽃받침 위에 올려진 항아리 또한 자연스러우며 마당에 놓여 진 관솔대를 연상하게 한다. 사진7, 8)


귀룡 모양의 선택 또한 의미심장하다. 귀龜는 불사不死와 장생長生을, 용龍은 호법護法과 권위權威를 상징하므로 이 유물은 사용자의 학문적 위상과 장구한 문운文運, 길상을 기원하는 상징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왕실의 문방 문화 속에서 문방구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정신적, 상징적 존재로 여겨졌음을 잘 보여준다.


조선 후기 광주 분원 관요는 왕실과 국가기관에 납품할 최고급 백자를 제작하던 관요로서, 이곳에서 제작된 작품은 재료의 선택, 태토 정련, 소성 기법, 조형 완성도에 등급을 두어 높은 수준을 유지하였다. 이 유물은 전반적인 제작 완성도, 유약의 질감, 조형 감각에서 최고의 등급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생각된다. 또한 연적과 필세, 장식 조형을 결합한 복합 기능 문방구라는 점에서 조선 후기 백자의 다양성과 조형 실험정신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다. 


보존 상태 역시 매우 우수한데, 표면 유약의 자연스러운 노화 흔적 외에 파손이나 복원이 없다. 몸통의 형태가 온전하게 유지되며 당시 제작 기법과 미감, 사용 문화를 오늘날까지 생생히 전해준다. 


이 특수한 모양의 「백자 귀룡모양 필세 연적」은 기능성과 상징성, 관요 제작의 기술력이 동원된 높은 예술성과 조형 미감을 겸비한 조선 후기 문방공예의 뛰어난 사례라 할 수 있다. 귀룡이라는 상징적 존재와 왕실 백자의 정제된 미감이 결합된 이 유물은 조선 후기 왕실의 문방 생활사와 조형미를 이해하는데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하 생략

<본 기사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 2026년 5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e-북, PDF 전체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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