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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산업, 세라믹 발전의 핵심키워드
  • 편집부
  • 등록 2009-02-05 18: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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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실패경험, 원료 = 수입 불문률
화학기업은 세라믹원료산업으로 변신 중


부품소재육성과 자원외교를 부르짖는 이명박정부의 출범과 맞물려 부품소재용 세라믹원료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한 번 고조되고 있다. 원료산업은 부품소재산업의 기본 인프라. 세라믹산업이 부품소재산업 중에서도 금속, 고분자에 비해 대일 의존도가 높고 산업구조가 취약한 것도 바로 원료산업의 부재가 큰 원인을 해 왔다. 포스코라는 탄탄한 인프라가 없이 대한민국의 조선, 자동차 산업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었듯 세라믹산업의 발전을 원한다면 관련 인프라부터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 천연자원이 부족하긴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고도의 정제기술과 해외자원 확보로 세라믹원료산업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며, 이를 통해 부품소재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일본이다. 원료산업의 기반 없이 부품소재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한지, 그리고 이명박정부의 자원외교가 품위 높은 보그사이트나 지르코늄, 희토류 같은 광물의 채굴권을 확보했을 때 이에 대한 활용방안은 무엇인지도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이다.


국내 최초로 폴리실리콘 양산에 성공한 동양제철화학(주)의 공장 전경

 

 90년대 실패경험으로 원료수입, 소재개발 방식 정착
물론 국내 세라믹원료산업의 기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태양광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무기실리콘, 특히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 분야에 동양제철화학, KCC 등 대기업들의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으며, 한국화학으로 출발한 KC(주)가 연 7만 5천톤 규모의 알루미나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다수 세라믹산업 종사자들의 뇌리에 부품소재용 세라믹원료산업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아니 거의 외면에 가까울 정도로 부정적인 반응들이 주를 이룬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원료산업 진출에 대한 역사는 19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1990년 4월 유동기업(주)이 알루미나를 개발에 성공, 대기업들도 앞 다퉈 원료산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수익성 있는 사업화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정부 차원의 투자가 요구됐고 1991년 노태우 대통령 당시 경제장관대책회의를 통해 수산화알루미늄(알루미나 전단계) 공장을 준공하기로 결정했다. 1995년 공장을 준공하고 생산에 돌입했지만 지속적인 투자 지연으로 채산성을 맞추지 못해 결국 민간에 매각되고 만다. 세라믹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탄생했지만 결과적으로 원료산업 진출 의지에 쐬기를 박고 만 것. 이로 인해 산업구조와 연구개발 역시 원료를 수입해 고부가가치 소재를 개발하는 쪽으로 선회하게 된다. 즉 원료산업으로 인한 아픈 기억과 상처가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외면으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KC주식회사, 연간 7만5천톤 알루미나 생산
그렇다면 1995년 준공된 공기업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전남 영암군 대불공단에 위치한 이 공장은 최소 2기라인은 가동을 해야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사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후속 투자가 지연되다 적자 상태로 1998년 IMF와 함께 매각절차에 돌입. 연이은 유찰에 헐값으로 민간에 매각됐다.
한국화학(주)라는 사명으로 민영화된 이 기업은 이후 뚜렷한 행보 없이 세라믹업계에서 잊혀졌다. 그러나 2003년 KC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하며 서서히 생산라인을 정비한 후 현재 연간 7만5천톤 규모의 알루미나와 17만톤 규모의 수산화알루미늄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초미분 수산화알루미늄 개발에 성공하며 다시 한 번 주목받기 시작했고, 현재 일부 제품은 일본으로 역수출까지 할 정도로 기술력과 사업성을 확보했다. 이렇듯 대표적인 세라믹원료인 알루미나 생산 기업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세라믹업계의 뇌리에는 원료산업의 존재를 부정하려는 경향이 남아있는 것이다. 그만큼 원료산업에 대한 깊은 상처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MB, 세라믹산업의 구세주 될까?
그러나 이제는 원료산업에 대한 세라믹계의 오랜 아픔을 걷어내고 업계가 보다 공격적으로 이에 대해 논의를 할 때가 되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오는 20일 이명박 대통령 방일에 맞춰 대일무역역조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세라믹, 특히 원료산업과 관련된 모종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91년 당시 공사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원료분야 전문가는 “일본 의 세라믹원료산업은 거의 독과점 수준이다. 특히 LCD나 2차전지에 사용되는 세라믹분말들은 경쟁자가 없을 정도다. 그만큼 국가 경쟁력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원료산업 기술을 일본이 호락호락 넘겨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교세라나 무라다 같은 기업을 한국에 유치하는 것은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세라믹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근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최고의 정제기술. 가져올 수만 있다면 분명 이 기술을 손에 넣어야 하지 않을까? 일본에서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것은 무언인지에 대한 정부차원의 정보수집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지만, 어떻게 일본의 정제기술을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은 그리 쉽지 않은 상황. 퇴역 기술자를 초빙하던지, 기업을 유치하던지, 아니면 아예 기업을 인수하던지, 故 정주영 회장이 거북선이 그려진 지폐 한 장으로 조선소를 세웠듯 ‘MB라면 무언가 기발한 발상으로 세라믹산업에 활로를 열어주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그저 현실이 되길 바랄뿐이다.
 
 석유자원 고갈 후 석유화학의 미래는?
그렇다면 일본의 도움 없이는 부품소재용 세라믹원료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한 것일까? 그렇지만은 않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들어 세라믹원료산업에 대한 태동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KC주식회사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화학원료를 생산하는 공장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만으로도 세라믹원료 공정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며 “석유자원 고갈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많은 기업들이 점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세라믹원료시장에 대한 사업성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뜸 한다. 시장성만 확보된다면 얼마든지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 이러한 시장성 때문에 주목받고 있는 원료가 바로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이다.
현재 동양제철화학과 KCC가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삼성석유화학과 웅진그룹이 사업진출을 발표한 상태. 또 하루가 다르게 이에 대한 진출 움직임이 언론에 흘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폴리실리콘은 대표적인 세라믹제품인 실리콘 잉곳의 기본 원료. 더욱이 KCC를 중심으로 지난 2005년 발족한 한국실리콘화학산업연구조합(www.korasi.or.kr)의 12개 회원사는 세라믹원료산업에 있어서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유기실리콘과 순도 99.9% 미만의 실리카 위주의 생산에 치중해온 국내 실리콘산업이 최근 폴리실리콘 등 무기실리콘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 업체들이 생산해온 실리카의 순도가 부품소재용으로 사용되기에는 다소 미흡한 99.9% 미만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구조용 세라믹부품의 경우 99.9% 미만의 실리카를 활용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어 향후 시장변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마그네사이트, 규석, 보그사이트 광산
한편 북한 광산자원이 세라믹원료산업의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내화물의 주요 원료로 사용되는 마그네사이트의 전 세계 매장량의 절반에 가까운 광량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은 고품위 규석광산과 알루미나 생산의 대표적인 광물인 보그사이트 광산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 자원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경동의 한 관계자는 “북한 측으로부터 제공받은 샘플을 확인한 결과 규석은 품위가 상당히 높은 편이나 보그사이트는 노천에서 직접 캔 샘플이어서 품위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며 “갱도 안에서 채취한 샘플이어야 사업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겠지만 품위와 경제성이 있는 광맥이라면 알루미나 생산에 직접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사업성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최근 들어 베트남의 풍부한 희토류 광산에 대한 대기업의 광산 확보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지질자원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L기업 등에서 베트남의 희토류 광물을 활용한 형광체용 세라믹원료산업에 대한 사업성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광물의 품위보다는 시장성 여부로 고심 중인 것” 같다고 귀뜸 한다.

 원료산업, 의지가 더 큰 과제
그렇다면 원료산업의 발전이 세라믹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원료 배합이 아닌 원료 생산단계에서부터 원하는 물성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다는 점은 치열한 기술개발 전쟁에서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근본적인 선순환 고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신소재공학부에 입학한 학생들이 포스코, 삼성석유화학 같은 대기업이 즐비한 전공과목 대신 미래 가치만 놓고 선뜻 세라믹 전공을 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세계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일본 세라믹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지원이 절실하다. 그러나 원료산업을 배제한 산업규모로 전담부서를 논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할 수 있다. 세라믹산업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의 핵심키워드로 원료산업이 거론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세라믹산업의 경계. 그것은 법이나 학문적인 구분이 아닌 세라믹계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있는 것이 아닐까? 원료산업의 발전 역시 자원과 자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스스로의 의지가 더 중요한 과제일지도 모를 일이다.
안광석 기자 dora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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