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막재료연구센터 센터장 / 책임연구원
1. 서론
국민소득 4만 불 시대를 견인할 우리나라의 소재 산업은 국제 경쟁력과 더불어 인프라 및 기술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지만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저가격을 경쟁력으로 하는 물량 중심의 소재공정 기술은 중국 등 후발개도국에 추격당하고 기술적으로 앞서있는 선진국으로부터는 선진기술에 대한 견제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원천기술 습득을 통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고부가가치의 신소재 산업으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소재산업은 원천소재 창출을 목적으로 NT, ET, IT 기술 등을 포함하는 융합기술 위주로 변화하여야 하며 기술선진국이 그러하듯이 조립 위주의 제품 기술에서 부품 및 원천 소재기술 중심으로 산업구조의 개혁이 요구된다. 즉, 완제품 조립 산업에서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혁신주도형 질적 성장, 생산자 중심의 대량생산에 의한 범용재료산업에서 수요자 중심의 다품종 생산에 의한 주문형 재료산업으로의 변환이 요구된다.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신성장 동력산업 가운데 지능형 홈 네트워크, 디지털 디스플레이, 텔레메틱스, 차세대 반도체 등 전기전자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지능형 자동차, 로봇 등에서도 전기전자 소재, 부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핵심 산업이 고부가 가치화되고 보다 많은 고용창출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단위 소재 및 부품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세계 파인세라믹스 시장은 2002년 887억 달러에서 매년 약 13%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여 2010년에는 2,43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약 50%가 전자세라믹스에 의한 것이다. 현재 일본과 미국의 전자세라믹스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50%, 30%로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약 8% 정도로 반도체와 같은 다른 전자소재 및 부품분야와는 달리 일본과의 격차가 매우 심각한 편이다. 그러나 고무적인 것은 일본의 전자세라믹스 시장 성장률은 6% 정도에 불과하나 한국의 성장률은 연간 14%에 달해 향후 신성장 동력산업분야에서의 세라믹스 기술의 발전을 꾀한다면 향후 10년 이내에 세계 시장의 약 15%를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필자는 전자세라믹 분야에 연구업무를 종사하고 있는 자로써 금속, 섬유, 세라믹 등 전체 소재산업에 비해 세라믹분야의 시장이 작다(크게는 10분의 1)는 정책 입안자나, 산업관련자들의 분석을 보면 매우 안타까울 뿐만 아니라 우리 세라미스트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 동력산업에서 세라믹스가 어떤 기능으로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시장 분석이 아닌 기능위주로 작성하기로 한다.
2. 신성장 동력산업에서의 전자세라믹스
일반적으로 전자세라믹스는 절연, 유전, 압전, 자성, 전도성, 광기능 그리고 반도성 소재로 나눌 수 있으며 전자세라믹스는 정보통신, 에너지, 환경, 자동차, 차세대 전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하는 부품으로 적용될 것이다. 이는 세라믹스 소재는 금속, 반도체 등에 비해 가혹환경에서도 내구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을 뿐 만 아니라 저렴한 가격과 단순한 제조공정 등으로 인하여 핵심부품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 1은 신성장 동력산업내 전자세라믹스가 활용될 수 있는 분야를 나타낸 것이다. 전자세라믹스는 디스플레이, 지능형 로봇, 미래형 자동차 등 신성장 동력산업 각 분야에서 핵심적인 기능의 요소부품이어서 고성능화, 초소형화, 플렉서블 등 전체 산업군의 메가트랜드를 좌우하기 때문에 세라믹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신성장 동력산업 중에 차세대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 및 차세대 이동통신 등의 분야에서 전자세라믹의 주요 기능과 역할을 재조명하면서 세라믹스의 중요성을 알아보기로 하겠다.
3. 자동차산업에서의 전자세라믹스
자동차 산업에 적용 가능한 전자세라믹스는 대표적으로 센서 및 액츄에이터를 들 수 있다. 그림 2는 자동차의 각 부분에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세라믹 부품을 나타낸 것이다. 자동차 실린더 블록에 장착되어 엔진의 노킹을 감지하는 노킹센서는 압전세라믹을 이용하여, 외부에서 진동이나 압력이 세라믹소자에 가해지면 기준전압보다 높은 전압을 발생하여 출력 및 연비를 최적이 되도록 점화시기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온습도, NOx 및 산소 등을 감지하는 가스센서는 자동차 실내공조 및 배기가스의 농도측정 등을 위해 이미 자동차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세라믹 소자이며, 자동차 부품은 대부분 고신뢰성 및 고내구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세라믹 소재가 연료시스템, 브레이킹 시스템, 제어시스템 계통에 적용을 위한 연구개발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압전 인젝터의 경우는 솔레노이드 타입에 비해 초고압으로 연료를 분사시킴으로써 연료소모의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큰 출력향상을 가져옴에 따라 친환경 경유 차량에 적용되기 시작하였으며 전 차량에 확대하여 적용할 계획이다.
차량 경량화와 저소비 전력은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카의 필수적인 선결 요건이다.
그 예로 일본의 도요타 등의 선진 자동차 사는 고속·저토크의 특성을 갖는 전기식 모터 대신에 저속·고토크의 특성을 갖고, 압전 세라믹의 기계적 진동을 이용한 초음파모터로 대체하려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거나 이미 대체한 품목도 있다. 전기식 모터의 실제적용은 감속기와 레귤레이터의 채택에 의해 가능하기 때문에 파워시트의 경우 초음파모터를 대체할 경우 약 30% 중량의 감소를 가져와 연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그 외 초음파모터의 무소음, 가능한 양방향 구동, 간단한 구조 등의 장점으로 인해 액티브 헤드 레스트, 사이드미러, 어댑티브 헤드라이트에 적용되어 안정성과 원가절감을 동시에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 된다. 이와 같이 전자세라믹스 대부분이 자동차의 기능향상이나 지능화 등을 목적으로 채택하는 중요한 부품이다.
4. 반도체 산업에서의 전자세라믹스
한국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11%로서 한국의 국부 창출에 큰 역할을 하는 분야이다(표1 참조). 반도체 산업에 적용되는 세라믹스는 단일 아이템이 아니고, 메모리 소자의 다층 박막 소재의 일부분 혹은 화합물 반도체 LED 소자의 패키징 소재 등으로 다른 소재와의 융합 형태이다. 반도체 메모리 소자에 융합된 고유전율 유전체 게이트 산화물 박막 소재, 소자 간 절연 특성을 개선해 주는 Interlevel dielectric (ILD), 정보 저장용 Storage capacitor 세라믹스 박막소재, 세라믹스 기판소재인 Silicon on Insulator(SOI) 웨이퍼가 있다.
메모리 반도체의 소재는 크게 DRAM 소자에 융합된 세라믹스 박막, 강유전체 메모리 사용 세라믹스 소재, 저항 변화 메모리 세라믹스 소재 및 기판 재료로 분류할 수 있다.
DRAM 메모리 반도체 소자용 세라믹소재는 게이트 산화물, 스토리지 캐패시터, 소자 간 절연체 등에 이용되며 고유전율 유전체 박막 소재로는 SiO2, HfO2, Si3N4, Ta2O5, (Ba,Sr)TiO3, (Pb,La)(Zr,Ti)O3, Pb(Mg,Nb)O3 /PbTiO3 등이 사용된다.
강유전체 메모리는 강유전체 소재의 자발 분극을 이용하여 전압 인가에 따라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전기를 제거하여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이다. 주로 사용되는 소재로는 자발 분극 값이 큰 Pb(Zr,Ti)O3, SrBi2Ta2O9이다.
저항 변화 메모리는 인가전압에 따라 저항 값이 급격히 변하는 현상을 이용하여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전계를 제거하여도 정보가 살아있는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이다.
주로 사용되는 세라믹스 소재로는 Cr doped SrZrO3, TiO2, NiO, MnO2 등이다.
이와 같이 반도체 산업에서의 세라믹스 소재는 특징적으로 다층 박막 소자에 다른 소재와 융합된 형태로 사용되나 세라믹 소재의 단독 특성 및 공정기술이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5. 이동통신 분야에서의 전자세라믹스
영상통화가 가능한 3 세대 이동 통신 시스템의 출현으로 이동 통신 시스템은 비약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화면이나 벽에 빔을 주사하여 입체 영상까지 구현이 가능한 3.5 내지 4 세대 이동 통신 시스템의 출현이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동 통신 시스템의 필수적인 마이크로파 소자의 소형화 및 고성능화에 대한 기대가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으며, 다양한 주파수 대역에 알맞은 마이크로파 수동 소자의 역할 및 개발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로파 수동 소자는 저항, 캐패시터, 인덕터 등의 단위 수동 소자와 필터, 듀플렉서, 안테나 등의 주파수 여과와 관련된 소자들을 일컫는 것으로 이동 통신 시스템에 있어 필수적인 소자이다. 특히, 필터, 듀플렉서, 안테나의 경우 손실이 적고, 마이크로파 특성이 우수한 유전체로 구현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소재 및 설계 기술의 중요성이 매우 높다.
6. 결언
필자가 2000년경에 회전형 초음파모터를 개발하여 산업화하였을 때 국내의 굴지의 반도체 회사에서 고장이 난 반도체 제조장비 중의 정밀위치제어 부분을 통째로 가져온 적이 있다. 5억 정도의 고가의 제조장비를 주로 일본에서 수입하는데 정밀위치제어 부분이 자주 망가져 A/S를 받을 때 통째로 보내 수리를 받아왔으며 그 비용은 3∼5천만원이 든다고 하였다. 위치제어를 위한 액츄에이터가 고장의 원인이 되어 개발 된 모터를 교체하여 수리를 해 준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는 일본의 제조사에서 약 5백만원 정도의 A/S 비용을 받는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는 국내에서의 첨단 부품을 개발하는 것은 수출 등의 직접적인 효과보다도 이와 같은 간접적인 효과를 가져 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렇듯 전체 장비 시스템에서의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시장적인 측면에서보다 기능적인 면에서 매우 크지만 괄시를 받고 있고 부품을 구성하는 핵심소재도 부품에 비해 천대받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러나 현 정부에서는 소재산업은 전방산업(부품·완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평가되어 소재개발에 대한 계획수립 및 장·단기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대일시장 선점형 Global Leading 소재 상용화, 대일무역역조 개선을 통한 소재산업의 부가가치 극대화 및 지속발전가능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통해 2018년 세계 4대 소재강국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차제에 전자 및 구조, 바이오세라믹스 등의 소재에 대한 원천기술 획득으로 지금이 우리나라 세라미스트들의 역량을 발휘할 적기라고 생각한다.
그림 1. 신성장 동력산업과 전자세라믹스의 활용
그림 2 자동차용 세라믹 센서
표 1. 국가별 시장 점유율 (2006년) (억불, %)
구 분 계 미국 일본 EU 한국 기타
반도체 계 2,627 1,256 582 325 303 161
점유율 (%) 100 47.8 22.2 12.4 11.5 6.1
- 메모리 608 125 93 75 251 64
점유율 (%) 100 20.6 15.3 12.3 41.3 10.5
- 비메모리 2,018 1,130 489 250 52 97
점유율 (%) 100 56.0 24.2 12.4 2.6 4.8
[Gartner, 2007]
윤석진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 공학사
연세대학교 대학원 공학석사
연세대학교 대학원 공학박사
미국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Post Doc.
한원마이크로웨이브 사외이사
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영년직
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막재료연구센터 센터장/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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