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근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한국사업단 시스템기술부
김광표 국가핵융합연구소 KSTAR운영사업단 장치운영기술부
1. 서론
세라믹스는 무기물질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산화물(Oxide), 탄화물(Carbide), 질화물(Nitride) 등의 재료를 뜻한다. 이러한 재료는 일반적으로 금속재료, 유기재료에 비하여 내식성, 내열성, 내마모성 등이 우수하며 기계적, 전자기적, 생체적, 광학적, 친환경적 특성을 갖는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시멘트나 유리, 벽돌, 단열재료, 도자기 등의 생활 재료에서부터 반도체, 초전도, 전기절연 애자, 항공우주 반사 및 기능성 제품, 방탄 및 방사선 차폐재료, 핵융합 증식·증배·반사 및 구조재료 등 그 용도는 매우 넓고 다양하다.
진공은 공간의 기체압력이 대기압보다 낮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진공을 응용하기 위해서는 지상에 인위적인 진공을 발생시키고 제어해야 한다. 이러한 진공기술은 크게 발생기술, 재료기술, 가공 및 부품기술, 제어 및 평가기술로 나눌 수 있다. 진공은 단열효과, 청정효과, 증발과 승화작용, 반응 억제 등의 여러 가지 특성을 가진다. 이러한 특성을 응용해서 반도체 등의 첨단산업, 우주항공, 신소재, 핵융합 등의 미래산업, 물질분석 및 응용장비, 의약, 화학, 식품 등의 응용과 브라운관, 보온병, 전구 등의 생활용품에 적용하고 있다. 기체분자의 밀도에 따라 저진공에서 극고진공으로 구분하며, 진공도에 따른 응용분야를 표 1에 나타내었다.
본 장에서는 세라믹 재료가 진공에 응용되고 있는 현황과 가공 및 부품기술의 연구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그 산업적 전망에 대해서 고찰한다.
2. 진공용 세라믹 재료기술
1) 구조재료
진공시스템에 적용되기 위한 재료로는 구조재료와 기능성 재료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구조재료는 기계적 강도, 기체의 투과성, 증기압 및 기체방출 특성, 사용 조건(온도조건, 화학반응, 방사선, 자장의 유무 등)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대표적인 세라믹 구조재료로는 유리를 들 수 있다. 진공에서 많은 경우 윈도우로 사용되며, 고순도 석영은 6eV, 초고순도 석영은 9eV의 광학적 밴드갭을 가진다(1eV = 1.239μm). 윈도우로 사용되는 내열강화유리(borosilicate)는 350∼2500nm의 빛을 투과시킬 수 있다. 따라서 열응력이나 외부가스에 대한 특별한 규제가 필요 없는 일반 윈도우는 내열강화유리 제품을 사용한다. 열응력이 고려되어야 하는 경우(700N/mm2 이상)는 일반적으로 석영이나 사파이어 재질의 윈도우를 사용한다. 팽창이 문제가 될 수 있는 특수한 경우(초고온 또는 초저온 등)에는 결정화된 것을 사용하기도 한다. 결정화는 결정상 중에 미결정을 석출한 팽창계수 약 0의 유리로 우주선의 반사경 등에 사용되기도 한다[1].
유리의 가스 투과율은 초고진공시스템을 실현시키기 위한 중요 특성값 중의 하나이다. 수소, 헬륨 등의 가스투과까지도 제한해야 하는 경우 SiO2, Al2O3에 Na2O, CaO 등을 넣어서 기밀성을 높이기도 하고 Al2O3, B2O3 등과 같은 이온반경이 작은 성분을 넣어서 가스의 투과를 억제시키는 재료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2].
2) 부품 및 기능재료
대표적인 부품 및 기능재료로는 탄화물, 질화물, 붕화물, 탄소 및 산화물 세라믹스와 비산화물 세라믹스로 나눌 수 있다.
(1) 탄화물
탄화물은 일반적으로 강한 공유결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응집에너지가 크고 고융점, 고경도의 특성을 가지며 화학적으로도 안정하다. 진공과 연관된 용도로 SiC(SiCf/SiC 복합체)가 핵융합로 구조·대면재료의 후보재료로 연구 개발되고 있으며[3], 고온특성과 화학적 안정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히터, 개스킷 등 여러 제품으로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TiC, ZrC의 단결정은 전자방사재료로 연구 개발되고 있다. 표 2에는 주요 탄화물의 성질을 나타내었다.
TiC는 수소 플라즈마와의 반응성이 낮고, 낮은 원자번호의 물질이기 때문에 플라즈마에 끼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핵융합로의 대면재료 후보재료로 고려되고 있지만 제조가 까다롭고 고가이기 때문에 대규모의 연구는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2) 질화물
질화물도 일반적으로 고융점 재료이다. 진공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질화물로는 BN, TiN, AlN 등이 있으며 BN은 도가니, 윤활재료로 사용된다. 표 3에 대표적 질화물의 성질을 나타내었다.
BN은 정밀한 기계가공이 가능하고 고저항, 고내전압의 특성을 가진다. 열팽창계수가 낮기 때문에 열충격에도 강하지만 기계적 강도가 약한 것이 단점이다. 화학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금속과 쉽게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진공 도가니로 많이 사용한다. TiN은 고경도 물질로 내마모성이 좋기 때문에 공구로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황금 장식용 재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가공이 어렵기 때문에 코팅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CVD, sputtering법 등을 사용한다. AlN는 내열성, 내식성, 열전도성, 절연성, 기계적 강도 등의 특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진공구조 재료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3) 보론화물
진공 중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보론화물은 LaB6이다. LaB6는 고휘도 전자선 소스로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텅스텐(W)과 비교하면 휘도와 수명이 10배 이상이다. 융점은 3000K이고 열전자 방출이 일어나는 조건인 1800K에서의 일함수는 약 2.4eV(W은 약 4.5eV)이다. 단결정의 성장은 floating zone법 등으로 가능하다.
(4) 탄소
탄소 및 흑연은 많이 사용하는 재질이다. 진공용도로서 고순도 흑연이 전자관의 전극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고융점, 저증기압, 도전성, 열전도도 등의 특성이 우수하다. 또 플라즈마에 대한 안정성과 가스방출 특성 등이 우수하기 때문에 핵융합로 제1벽 후보재료(플라즈마 대면재료)로 연구 개발되고 있다[4]. 가열상태에서는 기체와 반응을 하며, H2와는 1500℃ 이상에서 CH4 등의 탄화수소 가스를 생성한다. 500℃ 이상에서 산화하며 CO, CO2 등을 생성한다. 500℃에서 20시간 정도 가열하면 H2O는 방출되지 않으며 CO, H2 등이 방출된다.
3. 진공용 세라믹 가공 및 부품기술
세라믹은 크게 산화물 및 비산화물 세라믹스로 구분할 수 있으며, 제조상 특징으로는 분말원료에 소결첨가제를 혼합한 후 상압 또는 고압 분위기에서 고온 소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경우 석출 불순물이나 소결첨가제 등에 의한 입계를 가진 다결정체를 나타낸다. 그렇지만 세라믹스는 그 특징인 내열성, 고온강도 외에도 원료의 성분 조절 및 입계의 제어에 의해 압전성, 자성, 유전성, 내마모성, 전도성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재료로 개발이 가능하다. 진공기술의 분야에서는 전기절연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가스방출량이 비교적 적기 때문에 진공부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많은 연구개발이 진행 중에 있다[5].
(1) 산화물 세라믹스
표 4에는 주요 산화물 세라믹스의 특성을 나타내었으며, 제시된 값은 제조 방법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알루미나 세라믹스는 진공에서 전류도입 단자의 절연재료로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결정입계는 소결 첨가제로 혼입된 SiO2, CaO, MgO 등이 비정질로 존재하며, 이러한 소결 첨가제의 양을 적게 해서 순도를 높이면 절연성이 우수해진다. 알루미나 단결정인 사파이어는 알루미나 보다 전기적 특성 등이 보다 우수하지만 가공이 까다로운 단점이 있다. 그 외에도 SiO2계 세라믹스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가공이 용이하기 때문에 진공로 내부의 절연재료로서 사용되어 오고 있지만 고온 특성은 알루미나에 비해 좋지 않은 편이다. 또 일반적으로 기공율이 높고 가스방출량이 많기 때문에 초고진공에서는 알루미나를 많이 사용해 오고 있다[6].
전기절연성과 방열성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열전도율이 높은 베릴리아(BeO)를 사용하면 되지만 인체에 해를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절연체 이외에도 고체 전해질 특성을 가지고 있는 지르코니아계 세라믹스, 높은 투자율을 가진 페라이트계 세라믹스, 압전성을 가진 납-지르코늄-티타늄 복합산화물(PZT) 세라믹스 등이 있다.
(2) 비산화물 세라믹스
고온 고강도, 고내식성, 고내마모성 등이 특징인 비산화물계 세라믹스는 진공증착용 도가니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기능성 재료로서 사용 가능성이 높은 물질이라 할 수 있다. 표 5에는 주요 비산화물 세라믹스의 특성을 나타내었다. 질화규소는 고온 기계적 강도가 높고 열팽창 계수가 낮은 것이 특징이다. 질화알루미나는 알루미나와 유사한 전기적 성질을 가지지만 높은 열전도도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탄화붕소는 반도체로서 진공 중의 마이크로파 흡수체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 BeO를 첨가하면 고저항, 고열전도율을 가지는 재료가 된다. 질화붕소 세라믹 중에서도 육방정구조를 가지는 것은 기계가공성이 우수하며, 입방정구조를 가지는 것은 대단히 높은 기계적 강도와 열전도도를 가진다[7].
4. 대표적인 진공부품 및 장치
앞 절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현재까지 세라믹을 진공에 적용한 것은 대부분 전기절연체나 윈도우 등이다. 그림 1에는 대표적인 세라믹 진공부품을 나타내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동축형의 전류도입단자, 다핀형의 전류도입단자, beam positioning monitors, 절연플랜지, 윈도우(또는 RF 윈도우) 등이다.
특수한 경우 세라믹으로 진공용기, 진공펌프 등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지만 제작기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렇게 흔치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도 세라믹스의 단점인 약한 취성, 제작 및 가공성이 개선된다면 많은 분야에서 활용 가능할 것이다.
그림 2는 일본의 (주)교세라에서 알루미나로 제작한 초고진공용기이다. 절연 및 순수 자장에 의한 영향을 시험하고 평가하기 위하여 활용하는 진공용기로 유사한 것이 포항가속기에도 여러 개가 부착되어 있다. 그 외에도 전기 절연용도로 사용하기 위하여 제작된 것들이 많이 있다. 핵융합장치에서 진공펌프, 중성입자 빔장치, 진단장치 등의 전기적인 절연을 위해서 세라믹 절연체를 만들어 부탁하기도 하고, 초고압 전자현미경용의 절연을 위한 절연체 등으로 개발하여 부착하기도 한다.
미쯔비시에서는 강자장속에서도 운전가능하고 삼중수소 배기 및 중성자 조사에 의한 방사화에도 비교적 잘 견딜 수 있는 세라믹 터보분자펌프(TMP)를 만들어 시험에 성공하기도 했다[8]. 현재 TMP의 초고속용 베어링은 대부분 세라믹을 사용하며, 금속 베어링보다 수명이 더 길고 안정하기 때문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화학약품을 많이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용 TMP의 경우 rotor(회전자)와 stator(고정자)에 세라믹을 코팅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5. 향후 산업적 응용전망
미국은 차세대 핵융합장치의 여러 가지 모델을 제시하였으며, 그 중에서 ARIES-AT 모델은 SiC 복합재료를 이용해서 블랑켓을 만드는 것으로 되어 있다[9]. 세라믹 구조재료의 경우 금속과 비교하면 화학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고온에서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효율이 높은 장치를 구현할 수 있다. 미국뿐만이 아니라 유럽, 일본, 중국 등도 세라믹 구조재료 개발에 많은 연구비를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라믹 재료는 화학적 안정성과 고온강도, 내열성, 내식성, 열전도성, 절연성, 기계적 강도 등 재료로서 여러 가지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보다 집적화 되고 고기능화 되는 진공산업, 자동차, 우주항공, 선박, 기계 등과 신소재, 전기, 반도체 및 전자산업 등의 여러 첨단 산업분야에 폭넓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학문 및 산업적으로도 보다 극한(극저온, 초고온, 강자장, 방사화 등) 조건을 요구하는 분야가 많아지면서 재료의 선정과 제조 등이 많은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10].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후보재료가 세라믹재료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하겠다.
감사의 글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 ITER 연구개발 사업 및 KSTAR 연구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이에 감사드립니다.
참고문헌
[1] J.H. Park, H.M. Kim and H.S. Lee, A study on the microstructural control of LAS ceramics (Ⅰ): Influence of Li2O·4B2O3 frit addition on the microstructure and thermal expansion of β-eucryptite ceramics, J. Kor. Ceram. Soc., Vol. 28(5), 415 (1991).
[2] W.-F. Du, K. Kuraoka, T. Akai and T. Yazawa, Study of Al2O3 effect on structural change and phase separation in Na2O-
B2O3-SiO2 glass by NMR, J. Materials Science, Vol. 35(19),
4865 (2000).
[3] Y. Katoh, L.L. Snead, C.H. Henager Jr., A. Hasegawa, A. Kohyama, B. Riccardi and H. Hegeman, Current status and critical issues for development of SiC composites for fusion applications, J. Nuclear Materials, Vol. 367-370, Part 1, 659 (2007).
[4] Y. Ferro, F. Marinelli, A. Allouche and C. Brosset, Density functional study of chemical erosion mechanisms in carbon and boron-doped carbon as plasma facing material in tokamaks, J. Nuclear Materials, Vol. 321, Issues 2-3, 294 (2003).
[5] Y. Suetsugu, K. Kanazawa, K. Shibata, N. Ohuchi, H. Hisamatsu and M. Shirai, R&D status of vacuum components for the upgrade of KEKB, Proceedings of the Particle Accelerator Conference 2005, 3256 (2005).
[6] J.R.J. Bennett and R.J. Elsey, Glass jointed alumina vacuum chambers, Nuclear Science, Vol. 28, Issue 3, Part 2, 3336 (1981).
[7] 은광용, 박종구, 입방정질화붕소의 제조기술 및 개발동향, 요업재료의 과학과 기술, 8권 2호, 122 (1993).
[8] 村上義夫, 日本機械學會誌, 92, 637 (1989).
[9] F. Najmabadi, The ARIES Team, A. Abdou, L. Bromberg, T. Brown, V.C. Chan et al., The ARIES-AT advanced tokamak, Advanced technology fusion power plant, Fusion Engineering and Design, Vol. 80, Issues 1-4, 3 (2006).
[10] P. Vladimirov and A. M쉝lang, Comparison of material irradiation conditions for fusion, spallation, stripping and fission neutron sources, J. Nuclear Materials, Vol. 329-333, Part 1, 233 (2004).
표 1. 진공도에 따른 여러 응용분야
표 2. 주요 탄화물의 성질
표 3. 대표적 질화물의 성질
표 4. 주요 산화물 세라믹스의 특성
표 5. 주요 비산화물 세라믹스의 특성
그림 1. 대표적인 세라믹 진공부품((주)교세라의 호의에 의함)
그림 2. 세라믹으로 제작한 진공용기((주)교세라의 호의에 의함)
유인근
일본 나고야대학 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후연수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현재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한국사업단 시스템기술부
김광표
한밭대학교 기계설계공학과 석사
현재 국가핵융합연구소 KSTAR운영사업단 장치운영기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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