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산업 집적화에 따른
전문인력 수급현황과 과제
박상엽 강원TP 세라믹 신소재산업 클러스터 사업단장
서론
현재 국가나 기업에서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은 인력수급에 관한 것이다. 이는 국가나 기업이나 결국은 어떠한 인재가 활동하는 가에 따라 국가와 기업의 흥망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최근 흥미 있는 사실은 노동력을 지닌 젊은 인력 층에서는 일할 자리가 없다고 하는데, 정작 이러한 인력을 고용하는 기업들에게서는 인력수급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점이다.
물론 이는 고용시장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자주 발생하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정작은 고용 인력 계층별 수요에 대한 국가나 기업적인 예측이나 대비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초 고령화 사회로의 접근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전문 인력 수급을 위한 인재육성은 정말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국가적으로 시스템 및 부품으로 부터 소재 중심으로 산업구조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기업과 연구소 측면의 전문인력 수급을 원활하게 유도해서 연구된 결과가 바로 실용화에 이르는 선순환 구도를 유도해야만 소재중심의 산업구조 패러다임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세라믹산업 집적화 현황
세라믹산업은 반월, 시화 등의 수도권을 포함한 산업집적지를 제외한다면 <그림1>과 같이 자발적인 집적화가 이루어진 대경권(대구 중심)과 인위적인 집적화를 이루고 있는 강원권(강릉 중심)과 호남권(목포 중심)에 기업집적화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경권은 기존의 섬유산업의 보조적인 성격으로 (주)맥테크와 같이 구조재료를 생산하는 업체에서 출발하여 40여개 이상의 기업이 자발적인 집적화를 이루어 왔다. 대경권 세라믹 기업의 매출규모와 고용규모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세라믹산업의 영세성으로 인하여 그 속도는 매우 느리다. 대구지역의 기업 중에는 (주)쌍용머트리얼이 빠른 발전 속도를 나타내는 선도기업이라 할 수 있다.
강원권역은 인위적으로 형성된 대표적인 세라믹산업 집적지로서 <그림 2>와 같이 강릉과학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하여 2009년도 기준으로 59개 기업들이 집적화되어 있으며, 최근 (주)포스코 등의 강릉유치를 통해 관련기업군의 가속화는 매우 빨리 진행될 예정이다.
기업군들의 업종을 분류해 본다면 원료와 SoP(System on Packaging) 관련 전자부품소재 제조업체가 가장 많으며, 일부는 산화물계 구조세라믹과 관련되거나 또는 치과용 바이오세라믹업체로 구성되어져 있다.
한편, 호남권역은 목포 삽진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하여 비산화물계 대형 구조세라믹산업을 중심으로 20개의 특화기업 군을 육성하기 위해 2009년도에 센터건립을 완공하여 현재 시험제작에 필요한 장비들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프라들은 인근의 대불공단과 대양공단의 세라믹 관련 업체들의 집적화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세라믹산업 집적화에 따른 전문인력 수급현황
<그림 3>은 세라믹 신소재산업 기반조사(2007년) 시에 기업들에게 정부가 산업정책수립 시에 중점분야를 문의한 것에 대한 결과로 전문인력 양성 및 인력수급에 대한 지원을 요구한다는 답변이 신기술 개발지원 다음으로 중요한 항목이었다. 이러한 사항은 현재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생각하며, 아직까지 국내 세라믹산업 전반에 걸친 전문인력 수급현황에 대한 자료는 아직 조사가 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강릉권역에 세라믹기업 집적화시에 기업에서 요구하였던 전문인력 수급현황에 대한 자료를 참고로 하여 살펴본다면 국내 세라믹산업계에서 요구되는 전문인력 수급현황과 어느 정도는 일치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4>는 강릉권역에 집적화되는 기업 수에 따른 고용인력 증가 예상을 나타낸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 수가 증가하면서 고용인력이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낸다. 강릉권역의 기업은 크게 나누어 창업보육형 기업과 시험생산형 기업, 및 양산화형 기업으로 나눌 수가 있으며, 창업보육형 및 시험생산형 기업의 경우에는 주로 연구개발 인력의 수요가 높고 양산형 기업의 경우에는 생산직 고용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그림 5>는 강릉권역에 집적화되는 기업들의 요구에 따른 고용직종별 증가 예상을 나타낸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생산인력에 대한 고용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마케팅을 비롯한 행정지원 인력의 경우에는 초기에는 소폭 감소하지만 차츰 기업의 생산이 증가될수록 그 중요성은 감소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이한 사항으로는 연구에 대한 인력은 대략 10% 선으로 일정하다는 것이다. 이는 아직까지는 자체 연구개발에 의한 생산 보다는 OEM이나 ODM 등 외주 받은 소재의 제조에 의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강릉권역에 있는 업체들의 경우 모기업이 수도권에서 영업과 연구개발을 진행하기 때문에 주로 생산에 대한 고용인력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6>은 강릉권역에 집적화되는 기업들의 요구에 따른 학력별 고용증가 예상을 나타낸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학력은 대학졸업자로서 이는 생산과 연구개발 및 마케팅 등에 골고루 투입시킬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생산인력에 국한된 전문대 졸업자와 연구개발에 국한된 석·박사 졸업자의 경우에는 생산인력 선호도에 비해 각각 1/6 정도로 기업에서 요구하는 고용인력의 시급성 면에서는 다소 약한 것을 알 수 있다.
세라믹산업 집적화에 따른 전문인력 수급과제
위에서 나타낸 간단한 통계자료가 세라믹산업 전반을 나타내고 있지는 않지만,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 위주의 국내 세라믹기업의 경우에는 자체연구개발을 통한 제품출시나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품질개선 보다는 아직까지는 단순한 산업생산의 속도를 빨리하거나 또는 숙련된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형태는 요즘과 같이 숙련된 고용인력 확보가 어려운 현실에서는 매우 위험한 것으로 중국과 인도 등이 숙련된 노동력으로 세라믹 소재산업을 잠식하기 시작한다면 세라믹산업기반은 급속히 흔들릴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아직도 기업의 경우에는 자체 연구개발에 대한 자본 투여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대부분의 기술들을 연구소나 대학교와의 공동연구에 의존하여 수급하는 경우가 많다고 판단된다.
이는 일본의 경우에 기업은 작던 크던지 자체 연구인력을 반드시 확보하여 자체적인 기술자립화를 꾀하는 것을 고려할 때, 기술적 우위에 있는 일본기업과 노동력의 우위에 있는 중국기업 사이에 끼어 있는 너트 크랙커(Nut Cracker) 상태의 국내 기업들의 경우에는 해가 가면 갈수록 기업경쟁력이 쇠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이다.
현재 국내의 경우 대학에서 세라믹관련 전문인력 배출은 2009년도 기준으로 석·박사 졸업생 364명과 학부졸업생 1,384명이다. 이 정도로 배출되는 세라믹관련 전문인력들이 모두 세라믹관련 기업이나 연구소로 고용된다면, 아마도 전문인력 수급 불균형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들 졸업생 중에서 세라믹관련 중소기업으로 고용되는 비율은 아마도 20%에 훨씬 못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세라믹관련 중소기업이 주로 숙련된 생산인력을 중점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고, 한편으로는 연구개발 인력을 요구하면서도 정작은 이들에 대한 대우나 요구가 생산을 활성화 시키고자 하는 보조수단으로서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국내 세라믹관련 중소기업들의 고용인력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향후 세라믹관련 전문인력의 졸업생 수는 현재 배출되는 것에 비해서 급속하게 감소하여 구인난이 곧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라믹산업 집적화에 따른 전문인력 수급방안
따라서,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에서는 하루 빨리 고용인력 구조에 대한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즉, 기업의 인력 구조를 생산인력 중심에서 연구개발 인력 중심으로 획기적인 전환을 해야 한다.
물론 연구개발 중심으로의 인력구조 개편이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주로 하는 것이지만, 앞으로는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지적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ies) 확보 및 거래나 글로벌 사업화 등에 대한 부분에 눈을 돌려야 하기 때문에 연구개발 인력의 확보는 기업의 생존력 확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국가나 대학에 숙련된 고용인력을 맹목적으로 요구할 것이 아니라 대학의 석박사 인력양성 사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또는 기업 스스로 필요한 인력을 만드는 방법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된다. 결과적으로 전문인력 수급이라는 문제는 어느 누가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가 기업환경을 개선해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육성하는것 만이 최선의 해결방안이라고 생각된다.
그림 1. 국내 세라믹산업 집적권역
그림 2. 강릉권 세라믹산업 집적화 현황
그림 3. 정부의 산업정책수립 중점분야
그림 4. 강릉권 세라믹산업 기업집적 현황
그림 5. 기업에 요구되는 직종별 전문인력
그림 6. 기업에 요구되는 학력별 전문인력
박상엽
한국과학기술원 재료공학 박사
독일 Max-Planck 연구소 초빙연구원
현재 강릉원주대학교 세라믹공학과 교수
현재 강원TP 세라믹 신소재산업 클러스터 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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