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M의 기대주 세라믹!
10대 소재 중 고유 2개 + 융합 2개
지경부, 과제기획전담팀 공개로 혁신의지 표명
세라믹이 드디어 일을 냈다. 대한민국 소재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WPM프로그램에서 최대 기대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 지식경제부(장관 최경환)는 세계시장 선점 10대 소재(WPM) 및 20대 핵심 부품소재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지식경제부는 이번 선정을 위해 ‘10. 1월부터 3월까지 WPM 기획위원회(위원장 : POSTECH 백성기 총장) 등 심의를 통해 WPM 10대 소재 및 20대 핵심 부품소재를 도출했으며, 부품소재발전위원회(위원장: 지식경제부 장관)의 심의·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했다.
WPM에서 세라믹은 핵심소재
이중 세라믹은 20대 핵심부품소재에서는 선전하지 못했지만 소재당 1천억원이 투입되는 WPM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최대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규모의 논리에 밀려 소재분야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세라믹이 2개의 고유영역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번 WPM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만큼 세라믹에 대한 정책의 이해도와 관심이 고조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 금속, 고분자(섬유), 세라믹 3대 소재별 고유영역의 선정비율은 2 : 3 : 2로 섬유를 따로 분리해도 2(금속) : 2(고분자) : 2(세라믹) : 1(섬유)의 황금비율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이는 타 소재관련 사업과 비교해도 이번 WPM에서 세라믹이 얼마나 중요한 소재로 인식되고 있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 더욱이 나노복합소재(금속융합), 이차전지용 전극소재(화학), 2개 소재는 세라믹 없이는 논의 자체가 불가능한 분야.
세라믹소재산업 발전의 전기마련
이번 사업이 기존의 소재 관련 R&D사업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 중 하나는 바로 기업주도형이라는 점. 이는 과제선정과 기획에서 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책임과 투자도 병행됨을 말한다. 즉, 전체 사업비 중 민간부담금의 비율이 최소한 산업원천기술개발 사업(대기업 1/2, 중소기업 1/4)을 넘어설 전망. 이로 인해 굴지의 대기업이 즐비한 타 소재산업과 달리 중소기업 기준으로도 수백억원에 이르는 민간부담금을 감당할 기업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또한 존재 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세라믹관련 기업은 물론 타 소재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들까지 가세하며 사업단 구성을 위한 물밑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기업의 세라믹소재산업 진출 기폭제
결국 이번 WPM이 대기업들의 세라믹소재산업 진출을 촉진하는 기폭제로 작용하며 중소기업 위주의 취약한 산업구조 개편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단, 철저한 사업화의지가 전제되었을 경우. 그동안 장기적인 사업전략이 아닌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세라믹분야의 유망기업을 인수해 불과 1∼2년 만에 사업을 백지화하며 공중분해한 선례들이 있어 왔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세라믹소재산업 진출을 반기면서도 사업단 선정이 지나치게 대기업 위주로 논의되는 것을 염려하는 이들이 정책의 세심한 주의와관심을 요구하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지경부, 투명성 확보위해 과제기획전담팀 전격 공개
그러나 이런 세간의 이런 걱정을 불식시키려고나 한 듯 지경부는 과제기획전담팀 명단공개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어느 사업이건 비공개로 진행될 때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법. 때문에 지경부는 애초에 문제가 될 소지 자체를 없애고자 사업공고에 앞서 세부과제의 밑그림을 그리는 과제기획팀을 전격 공개하며 이번 WPM의 차별화된 혁신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세라믹소재의 선전에 힘입어 화두는 줄곧 WPM으로 집중됐다. 누가 과제기획전담팀에 선정됐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주된 논의 대상. 하지만 지식경제부가 WPM 홈페이지(http://wpm.keit.re.kr)를 통해 과제기획전담팀 명단을 공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열되던 열기는 이내 차분히 가라앉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기획팀 명단을 공개할 정도라면 지경부가 이번 WPM을 얼마나 투명하게 추진해 나갈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 설마 공개했겠느냐는 반문도 있었지만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22일 과제기획전담팀 전원의 이름과 소속을 전격 공개했다.
그렇다면 이날 공개된 명단을 통해 어떤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을까? 우선은 소재별로 주도적으로 참여할 대기업의 면면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이번 전담팀에 포함이 되었다고 사업을 수행하리라는 보장도 또 포함되지 않았다고 사업단에 합류하지 말란 법은 분명 없다. 더욱이 지식경제부가 명단을 공개하면서까지 투명한 사업진행 의지를 천명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논란은 무의미한 상황. 하지만 WPM이라는 대형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타당성과 사업화의지가 선행되어야함은 당연지사다. 때문에 이번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일단 기업의 사업의지와 타당성면에서는 기본적인 자격을 갖춘 기업으로 해석해도 무방한 상황. 만일 문제가 있다면 현 시점에서라도 공개적인 검증을 통해 걸러내겠다는 의지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세라믹분과 SiC, 사파이어 대기업 즐비
그렇다면 이번 과제기획전담팀에 세라믹으로 분류된 SiC와 사파이어 단결정에서는 어떤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을까? 가장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았던 SiC는 대기업으로 SKC, 포스코, 삼성정밀화학, 현대모비스, LG이노텍, OCI 그리고 중소기업으로 이노쎄라와 금강쿼츠가 이름을 올렸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바로 포스코와 현대모비스. 철강기업에서 소재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포스코지만 SiC 관련해서는 일체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아왔기 때문. 현대모비스 역시 SiC 전력반도체의 주 수요처 중 한곳이 자동차산업이라고는 하지만 자동차 부품에서 전력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에서 봤을 때는 설득력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 대신 LG이노텍의 경우 지난해부터 SiC 웨이퍼에 대한 사업화의지를 강력히 피력해온 상황에서 이번 WPM에서도 가장 적극성을 보인 기업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만큼 주관기업의 물망에도 가장 많이 거론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SKC의 경우는 SiC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SKC솔믹스가 아닌 SKC 본사가 전면에 나서면서 화학, 필름, 파인세라믹을 3대 축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최신원 회장의 의지가 비단 SKC솔믹스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관측마저 제기되는 상황. 즉, 이번 WPM을 통해 SKC의 본격적인 세라믹분야의 투자가 예상되는 대목으로 SiC와 관련해서는 잉곳성장과 관련된 분야의 집중적인 투자가 기대되고 있다. 다음은 삼성정밀화학과 OCI. 삼성정밀화학은 MLCC의 기초소재인 티탄산바륨을 통해 고순도 분말생산의 노하우를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지만 무기보다는 유기재료에 강점을 띤 반면, OCI는 폴리실리콘을 필두로 전통적인 무기화학을 기본으로 성장한 기업이라는 점이 차이점으로 부각된다. 구체적인 정보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고순도 분말 제조와 관련한 참여가 예상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노쎄라와 금강쿼츠. 이노쎄라는 국내에 몇 안되는 SiC전문기업으로 발열체와 관련해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 인사들의 함구령 속에 컨소시엄 구성 가시화
명단이 공개된 관련기업은 물론 대학이나 연구기관 인사들도 WPM과 관련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계를 통해 조금씩 유통되고 있는 극히 일부만의 정보라도 지면을 통해 소개하는 이유는 바로 이어질 사업단 구성을 위한 컨소시움 구성이 물밑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 오래전부터 연구모임 등이 존재해왔던 SiC의 경우 사업단 구성과 관련된 혼란스런 정보가 유통될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LED용 사파이어 단결정의 경우는 어느 기업도 장담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그만큼 사파이어는 넘어야 할 과정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우선 비아이이엠티, 네페스, KCC, 사파이어테크놀로지, 크리스탈온, 일진디스플레이, 아즈텍, 와이에스썸텍, 실트론, LG이노텍, 삼성코닝정밀유리 등 11개 기업. 현재로서는 이중 어느 기업도 우의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 이중 사파이어테크놀로지, 크리스탈온, 일진디스플레이 3개 업체는 그나마 사파이어 웨이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기업으로 분류되고 있는 실정이다. KCC는 알루미나 관련 사업을 오랫동안 지속해온 경험이 강점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삼성코닝정밀유리는 GaN의 경험을 살려 투자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이노텍은 SiC에 이어 사파이어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으며, 같은 LG계열의 실트론은 실리콘 잉곳생산의 오랜 노하우로 도전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밖에 비아이엠티, 네페스, 아즈텍, 와이에스썸텍 등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언급되지 않고 있다.
사파이어 단결정은 뚜렷한 우세기업 부재
사파이어 단결정처럼 뚜렷히 부각되는 기업이 없는 분야에서는 결국 어느 기업이 더 강력한 컨소시움을 구성하는냐에 따라 판세가 결정될 전망. 이로인해 기업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iC가 초고순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사파이어 단결정은 대구경 잉곳개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잉곳 생산을 위한 고순도 알루미나 분말의 자립화 없이는 절름발이 신세가 되고 말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과제기획전담팀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한 한국알루미나는 지난달 준공식을 개최하며 99.8%의 순도의 알루미나 양산을 개시한 기업. 사파이어 단결정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소 99.999%의 순도의 알루미나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제 막 99.8% 순도의 알루미나를 생산하는 기업은 애시 당초 WPM과는 인연이 없는 기업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알루미나 관계자에 따르면 설계당시부터 99.999%의 순도를 염두에 두고 생산설비를 구축했다는 것. 단 현재 기술력과 시장규모를 보고 처음부터 초고순도 알루미나를 생산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지만 10년 후 시장을 보고 투자하는 WPM의 일정상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는 것이 한국알루미나의 답변이다.
10년 후 경쟁력을 생각하는 밑그림 주문
문제는 과제기획시 알루미나 분말이 포함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 한국알루미나는 지난달 2일 준공식에 맞춰 설비를 시험 가동하는 과정에서 WPM 수요조사는 물론 과제기획전담팀 모집에도 일체 참여하지 못했다는 것. 이로인해 한국알루미나가 99.999%의 알루미나까지 염두에 둔 설비를 구축했다는 것을 아는 이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현 시점에서 명단에 포함되지도 않은 특정기업을 지칭하는 것은 어찌보면 편향된 논리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WPM의 성패여부는 비단 몇몇 기업의 문제만이 아닌 대한민국 세라믹소재산업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 때문에 10년 후 배출될 세계적인 소재기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과제기획전담팀에 가능하다면 광물 원료에서 출발해, 세계 어느 기업과 경쟁해도 뒤처지지 않는 세계적인 기업의 청사진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내부의 교통정리는 시급한 화두
그리고 이번 과제기획전담팀 명단 공개를 통해 공론화가 필요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바로 대기업 내부의 교통정리. 이번 WPM이 소재산업의 일대혁신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관련 대기업 역시 회사의 명운을 걸고 이번 프로젝트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10대 소재별로 참여한 면면을 보면 아무리 대기업이라고 해도 이렇게 많은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을 피할 수 없다. 우선 그룹차원이 아닌 개별기업의 WPM 추진 대상 소재수를 살펴보면 현대자동차가 6개 소재로 가장 많았고, 이어 포스코가 4개 소재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또 삼성전자, LG화학, LG이노텍, 효성이 각각 3개 소재분과의 기획위원에 참여. 이밖에 2개 소재에 중복으로 참여의사를 밝힌 기업은 삼성코닝정밀유리, 제일모직, KCC, SKC, 일진소재,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6곳. 이를 다시 그룹별로 분류하면 대기업의 참여는 실로 놀라운 상황. 동일 분과에 같은 그룹의 계열사가 함께 참여하는 경우를 감안해 그룹별 과제기획전담위원 배출 현황을 분석해보았다.
LG 8개, 삼성과 현대자동차 각각 7개 분과 참여
우선 LG그룹이 10명으로 선두, 이어 삼성그룹이 9명, 현대자동차그룹이 8명, 포스코 4명, 이밖에 효성, 코오롱, 일진, SK가 그룹별로 3명씩, KCC와 한화그룹이 2명씩의 기획위원을 배출했다. 이로인해 LG그룹은 10대 소재 중 총 8개, 삼성과 현대자동차는 각각 7개 소재에 기획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그만큼 대기업의 준비가 철저했다 치더라도 이 많은 사업을 모두 추진하기란 불가능한 것이 자명한 이치. 결국 주관기업으로 선정된 이후에라도 그룹차원의 역할분담에 따라 사업화의지는 퇴색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때문에 각 기업 나아가 그룹차원의 확실한 사업화의지를 전제로 한 사업단 선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로인해 중소기업의 참여를 높이고 사업화 가능성을 전제로 한 선정기준 마련에 정책의 세심한 주의와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안광석 기자 doraz@naver.com
세계 시장 선점 10대 소재(WPM)선정 결과
□ 분과명 : WPM 3분과
□ 핵심소재명 : 에너지 절감/변환용 다기능성 나노복합소재
□ 분과명 : WPM 6분과
□ 핵심소재명 : 고에너지 이차전지용 전극(양극, 음극) 소재
□ 분과명 : WPM 8분과
□ 핵심소재명 : 초고순도 SiC 소재
□ 분과명 : WPM 9분과
□ 핵심소재명 : LED용 사파이어 단결정 소재
< 더 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 2010년 5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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