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로 세라믹 증식재료
유인근 국가핵융합연구소 책임연구원
박지연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1. 서 론
세라믹 재료는 1970-80년대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합금, 플라스틱 등에 밀려 산업자체가 존폐의 위기에 처한 경우도 있었지만, 안전성과 내구성이 증명되면서 생활 및 여러 산업 분야에서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금속, 세라믹, 고분자 및 바이오 등의 신소재 개발이 주류를 이루면서 세라믹 신소재 및 기능성 소재 등이 많은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원유 1배럴의 가격이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들은 자국의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한국은 전체 에너지원의 90% 이상을 외국에서 수입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비량에서도 세계 10위 이내에 해당하는 에너지 과소비 국가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로서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는 것이 국가의 안전과 존망에 관련된 절박한 문제라 할 수 있다. 현재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수소, 태양열, 지열, 풍력, 파력, 조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범정부적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현재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추세로 보면 향후 수 십 년이 경과하여도 신재생 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앞에서 열거한 신재생에너지원 이외에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청정에너지원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청정에너지원으로는 안정성이 뛰어나고, 환경 친화적인 핵융합 발전 방식에 대한 연구개발의 필요성이 제기 되고 있다.
핵융합은 가벼운 입자를 고온에서 반응시키는 것으로 부산물로 초고속 중성자가 방출된다. 핵융합은 일부 연료를 자급하는 구조로 삼중수소 증식재료는 리튬계 세라믹이 사용될 예정이며, 리튬계 세라믹 중에서도 삼중수소 증식 및 고온 열물성 특성이 우수한 Li4SiO4, Li2TiO3, Li2O, LiAlO2, Li2ZrO3 등이 후보재로 연구되고 있다.
1.1 기술개요
물리학적인 의미의 핵융합(核融合, nuclear fusion)은 두 개의 원자핵이 반응에 의해 하나의 무거운 원자핵을 형성하는 현상이다. 즉, 높은 온도와 높은 압력 하에서 가벼운 두 개의 원소가 반응하여 하나의 무거운 핵으로 변할 때 질량 결손에 의해서 많은 양의 에너지가 방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은 반응으로는 중수소(Deuterium: D)와 삼중수소(Tritium: T) 반응이며 식 (1)에 그 반응식을 나타내었다.
D + T → He + n + 17.58 MeV (1)
이 식에서 n은 중성자를 나타낸다.
핵융합은 태양뿐 아니라 모든 별에서 나오는 에너지원이다. 태양 에너지는 플라즈마 상태에서 수소끼리 결합하여 헬륨으로 변하는 핵융합반응의 결과이다. 핵융합 발전은 가벼운 원자핵이 융합하여 보다 무거운 원자핵이 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방출해내는 방법으로 청정하고 무한한 에너지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위에서와 같이 핵융합의 연료로는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사용될 예정이다. 중수소는 바다물의 0.01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연료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삼중수소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로 리튬(Lithium: Li)에 중성자를 반응시켜 인위적으로 생산해야하는 물질이다. 아래 (2), (3)식에는 6Li 및 7Li과 중성자 반응의 결과를 나타내었다.
6Li + n → 4He + T + 4.8 MeV (2)
7Li + n → 4He + T + n - 2.5 MeV (3)
위의 반응을 위한 중성자는 (1)식의 중수소와 삼중수소간의 핵융합 반응으로부터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핵융합 반응과 동시에 삼중수소를 증식시킬 수 있게 된다. 그림 1에는 보다 쉬운 이해를 위해 반응도를 나타내었다.
리튬은 헬륨 다음으로 가벼운 원소이며, 중성자 차폐성능이 우수하고 중성자와 반응하여 또 하나의 중성자를 생산할 수 있는 물질이다. 지각에 중량비로 65ppm이 존재하며, 바닷물 속에도 0.17g/㎥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핵융합 발전을 위한 리튬의 수급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리튬은 실온에서 산소와 반응하지 않지만, 200℃로 가열하면 강한 백색 불꽃을 내며 연소한다. 또한 수소 속에서도 연소하여 수소화리튬(LiH)이 되고, 질소와는 고온에서 화합하여 질소화리튬(Li3N)이 된다. 특히, 실온에서 물과 반응하여 수소를 발생하기 때문에 취급하는데 대단히 어려운 물질이다. 따라서 핵융합에서는 고온 열물성 특성이 우수한 Li4SiO4, Li2TiO3, Li2O, LiAlO2, Li2ZrO3 등의 세라믹 기능성 재료를 제조해서 사용할 예정이다.
1.2 최근 기술동향
핵융합은 수소폭탄 개발을 응용한 기술로 1950년대 러시아를 중심으로 시작되었으며, 그 후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2007년 11월 한국, 유럽, 미국, 일본, 인도, 러시아, 중국 등 7개국이 공동 참여하는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국제 핵융합 실험로) 기구가 공식 출범하면서 핵융합연구는 한층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핵융합로 재료적인 측면에서는 구조재료, 대면재료, 기능성재료(삼중수소 증식, 중성자 증배, 중성자 반사 등), 자석재료, 플라즈마 용기재료, 중성자 차단재료 등이 많이 연구 개발되고 있다. 기능성재료인 삼중수소 증식재료의 연구개발도 러시아, 미국,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오래 전부터 연구가 진행되어 오고 있다. 현재 각 나라마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리튬계 증식재료를 개발하고 있으며, 유럽은 Li4SiO4, 일본은 Li2TiO3의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도 리튬계 증식재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상당히 진전된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말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되었으며, 최근에는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Li4SiO4 및 Li2TiO3 페블(Pebble) 물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핵융합장치에서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가 블랑켓(Blanket)이다. 블랑켓의 역할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에너지 변환 및 삼중수소 생산, 중성자 조사에 대한 차폐체 역할과 플라즈마에 대한 물리적 경계 등이다. 그림 2에는 핵융합 장치의 단면 개략도를 나타내었다.
핵융합로의 블랑켓은 증식재의 형태에 따라 크게 고체형과 액체형 두 가지로 나누어지고, 액체형의 경우는 금속 리튬(녹는점 180℃)과 리튬 용융염을 사용하며 이는 삼중수소 증식 및 냉각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고체형의 경우는 삼중수소 증식을 위해서 리튬 세라믹을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냉각시스템이 설계되어야 한다.
현재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리튬계 세라믹스는 삼중수소 방출, 열 및 기계적 특성, 화학적 안정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을 가진 재료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중성자 조사거동에 대한 결과들도 많이 보고되고 있으며, 장시간 중성자 조사에 의해 크기 및 색깔 등의 물리 화학적인 변형이 관찰된다 [1].
이러한 현상은 중성자와의 반응에 의해 Li이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궁극적으로 리튬계 세라믹스를 개발하는 목적은 핵융합장치의 블랑켓에 장착해서 삼중수소를 증식하는 것이지만 증식재의 합성과 제조방법, 시험과 평가기술개발, 방사선 조사 거동 분석기술, 삼중수소 생성 및 효율최적화 등에 관한 연구가 확립되어야 안정된 핵융합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라믹스 증식재는 대량생산을 기초로 하여 그 제조방법이 고려되어야 하고, 삼중수소 방출거동이 좋은 재료로 선택되어져야 한다. 또한 대량 생산 시 리튬계 산화물 세라믹스가 지닌 수화특성을 고려하여 제조방법이 정해져야 한다. 증식재는 페블 형태이며 페블의 경우, 블랑켓의 복잡한 형상에 따라 쉽게 적용이 가능하고, 형태학적으로 열적응력 완화가 쉽고 방사선 조사에 따른 균열 및 팽윤(Swelling)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설계관점에서 페블의 크기는 압력강하, 열전달 및 충진도에 따라 결정되며, 열 및 조사특성도 결정인자로 작용한다. TBR(Tritium Breeding Ratio) 관점에서는 구형의 밀도가 이론밀도가 되어야 하며, 베드(Bed) 제작 시에는 smear 밀도가 최대가 되어야 한다.
국제적으로는 1992년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연구자들이 모여 Ceramic Breeder Blanket Interactions(CBBI)라는 심포지움을 만들어 리튬계 증식재료의 연구개발 과정과 결과를 매년 보고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9월 미국 포트랜드에서 개최된다. 최근에는 보다 효율적인 증식재 개발을 위해서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올 10월에 개최되는 ICFRM-15(15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Fusion Reactor Materials)에서 ITER에 참여하고 있는 7개국의 주 증식재료 제조방법, 성분 및 특성분석과 시험결과를 정리해서 발표할 예정이다.
1.3 개발의 필요성
정부에서도 분담금 1조원 이상이 소요되는 ITER 사업 참여를 결정한 것은 핵융합기술이 미래 에너지원 확보 차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국제 핵융합 시험로 사업인 ITER는 국제적 공조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이후에 이어질 DEMO 및 핵융합 발전은 순수 우리 기술로 완성해야 한다. ITER 사업의 핵심은 건설 및 운영사업이며, R&D 사업은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핵융합을 우리 기술로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수많은 기술개발을 통해 스스로 자립하지 않으면 안된다.
리튬계 산화물인 Li4SiO4, Li2TiO3 등은 핵융합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서 반드시 확보해야할 대표적인 삼중수소 증식재료이다. 리튬계 산화물 페블 개발은 제조, 시험 및 보완제조 등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먼저 Li4SiO4 및 Li2TiO3 각 물질에 대한 분말의 합성이 선행되어야 하며, 다음은 분말을 이용한 페블의 제조다. 리튬계 산화물인 Li4SiO4 및 Li2TiO3은 핵융합로의 블랑켓(blanket)에 페블형태로 제작되어 장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페블에 대한 열·기계적 물성, 화학적 특성 평가 및 중성자 조사 시험이다. 이 실험의 결과에 따라 리튬 산화물에 대한 여러 가지 보완 제조가 뒤따라야 한다. 그 외에도 구조재와의 양립성 평가, 삼중수소 거동평가와 재생기술, 구형 충진 기술개발 등이 확립되어야 한다.
2. 본론
2.1 국내외 기술개발 현황
2.1.1 국외 기술개발 현황
리튬계 세라믹 증식재료 연구는 러시아, 미국, 유럽, 일본 등의 핵융합 선진국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유럽과 일본은 상당히 가시적인 결과를 보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2-3]. 유럽과 일본은 Li4SiO4 및 Li2TiO3 페블을 TBM과 DEMO에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도 연구소 및 대학을 중심으로 Li4SiO4 및 Li2TiO3 페블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4]. 표 1에는 여러 가지 삼중수소 증식재료의 주요 특성을 비교해 놓았다 [5].
리튬계 세라믹 증식재료를 핵융합 장치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열 및 기계적 특성과 조사 특성이 우수해야한다. 증식재들의 열전도도 온도 의존성은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감소하며, Li2O가 가장 좋고 Li2ZrO3가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6] . 그리고 페블의 강도는 출발분말의 크기, 기공율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유럽, 일본, 중국 등을 중심으로 중성자 조사 결과가 많이 소개되고 있으며, 물리학적인 변화보다는 색깔 및 조성 등의 화학적인 변화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3]. 뿐만 아니라 증식재는 구조재 내부에 장착되기 때문에 RAFMs(reduced activation ferritic-martensitic steel)와의 양립성이 실제 이용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부식생성물로는 Li5FeO4와 Li2CrO2가 알려져 있으며, 구조재와 증식재 간의 상호반응에는 계의 산소분압과 습도가 크게 영향을 미친다.
결과에 의하면 Li2TiO3, Li2ZrO3, Li2O의 순서로 양립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7]. 증식재의 조사 거동은 삼중수소의 생성 및 방출, 헬륨 생성, 파편화, 팽윤 및 입성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증식재에 대한 삼중수소의 용해도가 크면 삼중수소 회수율이 낮아지고 증식재 내부에 삼중수소가 축적되기 때문에 증식재의 물성도 나빠지고 팽윤 등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헬륨의 잔류량은 Li2O가 가장 많으며, 이는 팽윤현상으로 나타난다.
증식재가 지녀야할 특성은 물질의 특성과 깊은 연관성을 갖지만, 재료자체의 물리적 특성인 증식재의 밀도, 입자크기, 기공형상 및 크기, 크기분포와 같은 미세구조와 순도 등도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물리적 특성은 제조공정에 크게 의존하므로 적절한 공정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기공율, 기공형상, 입자크기는 기계적 특성, 열전도도 및 삼중수소 회수 등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미세구조와 순도의 조절은 출발물질인 원료분말의 특성과 일차적으로 연관되며, 성형과 소결기술에 의해 이차적으로 조절될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특성을 얻기 위해서는 증식재를 제조할 때 최적의 제조공정을 적용하여만 최대의 특성을 나타내는 증식재를 제조할 수 있다.
Li2O는 다른 재료에 비해 높은 리튬원자 밀도와 열전도도 및 삼중수소 증식율을 나타내지만 낮은 삼중수소 용해도를 가진다. 그리고 리튬은 증기압이 높기 때문에 블랑켓에서 차가운 쪽으로 리튬원소의 이동이 쉽게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LiAlO2는 높은 융점과 우수한 조사특성을 갖지만, 삼중수소 방출특성이 나쁘다는 단점이 있다. Li4SiO4는 Li2O와 유사한 특성을 나타내지만, 삼중수소 확산율이 좋으며 화학적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열팽창 계수의 이방성 때문에 조사에 의해 쉽게 파손되어진다는 것이다. Li2ZrO3는 안정성 및 삼중수소 방출특성이 우수하지만, 조사 후 열 방출 시 지르코늄이 여기되는 단점이 있다 [8].
Li2TiO3는 결정학적으로 NaCl의 구조를 가지며 1200℃ 부근에서 가역적인 monoclinic-cubic 상전이가 일어난다. 분말합성은 TiO2와 Li2CO3를 혼합하고 800℃이상에서 4시간 반응시키면 단일 Li2TiO3와 미량의 TiO2가 얻어진다 [8]. 이 분말을 사출법 [9], 졸-겔법 등으로 합성할 수 있다 [10]. Li2TiO3 분말의 합성에서 출발물질이 가져야 할 물성은 모든 출발물질인 반응물은 증류수에 용해되어야 하며, 염의 음이온은 외부 열에 의해서 쉽게 분해되어야 한다. 따라서 가장 적합한 형태는 무기염인 질산염 또는 유기염인 아세트산염이다
. 따라서 Li2TiO3 분말 제조 시 TiCl4 용액을 수용액에 희석시킨 후 질산에 녹여서 TiO(NO3)2 용액을 제조하여 사용한다. 표 2에는 외국 여러 기관들의 페블 제조방법에 따른 특성을 나타내었다.
2.1.2 국내 기술개발 현황
ITER에 참여하고 있는 각 나라마다 시험용 증식 모듈 TBM(Test Blanket Module)을 제작하여 부착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고체형(국가핵융합연구소)과 액체형(한국원자력연구원) 모듈을 동시에 연구하고 있으며, 고체형의 경우 Li4SiO4 페블을 사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11]. 따라서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는 Li4SiO4 페블을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Li2TiO3 페블도 특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말경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중심으로 몇몇 대학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리튬계 세라믹 증식재료의 연구개발을 시작하였다. 그 당시는 우리나라의 핵융합 연구가 초기단계였기 때문에 연구비 확보도 대단히 어려운 시기였다. 그 때 개발된 것이 Li2TiO3 분말합성과 Sol-gel법에 의한 페블 제조였다 [12]. 최근에는 국가핵융합연구소와 목포대학 등 몇몇 기관에서 리튬계 세라믹 증식재료의 연구개발을 재개했으며 Li2TiO3 및 Li4SiO4 분말합성은 완료했다. 그림 3에는 분말의 합성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먼저 LiNO3와 SiO2 및 5% PVA를 각각 증류수에 녹여 혼합 후 120℃에서 천천히 증발시켰다. 이렇게 준비된 분말은 약 900℃에서 1시간 동안 하소를 한 후, 1000℃에서 소결을 거쳐 얻어졌다 [13]. 그림 4 (a)에는 이렇게 해서 합성된 Li4SiO4 분말을 (b), (c), (d)에는 이 분말을 이용한 페블 제조과정을 나타내었다. 페블 제조는 재현성 및 대량생산이 고려되어야 하며, 현재 슬러리 액적법, drop rolling법, 동결건조법, Sol-gel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2.2 시장현황 및 전망
아직 리튬 세라믹 증식재료의 시장은 형성되어 있지 않다. 그렇지만 연구용으로 개발 중인 소재를 조금씩 거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핵융합 연구개발이 지속된다면 리튬계 세라믹의 연구개발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핵융합의 핵심 연료인 삼중수소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로 삼중수소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리튬계의 물질이 필요하다. 앞에서 언급된 것과 같이 리튬은 반응성이 아주 높은 물질로 다루기가 대단히 어려우며, 비교적 안정된 산화물 형태로 합성해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향후 핵융합이 상용화되면 리튬 세라믹의 수요는 매년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블랑켓 1개에 장착되는 리튬 증식재의 양은 대략 150∼200kg 정도로 추정된다. 그리고 ITER 규모 토카막 1기에는 약 400개의 블랑켓이 장착되기 때문에 그 수요량은 대단하고 할 수 있다. 증식재료의 수명은 아직 명확하게 정의된 것이 없지만 대략 3∼5년 정도로 추정된다. 따라서 최적화된 여러 종류의 증식재료가 개발되면, 그 이후에는 대량생산을 위한 연구와 설비가 뒤따라야한다. 앞에서 언급된 것과 같이 증식재료는 중성자와 반응하여 삼중수소를 생산하게 되는데, 생산된 삼중수소는 페블 증식재료에서 쉽게 빠져 나올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페블의 열린 기공(open porosity)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열린 기공의 비를 5∼25% 내외로 제어할 수 있는 제조방법이 확립되어야 한다. 열린 기공의 비는 출발입자의 크기, 페블제조 방법, 소결온도 등에 의해서 결정된다. 뿐만 아니라 페블은 우수한 열 및 기계적 특성도 갖추어야하기 때문에 제조 조건을 확립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개발된 페블은 구조재료와의 양립성 및 중성자 조사시험을 거쳐 보완제조가 이루어지고, 최종적으로는 핵융합로에 장착되어 활용될 것이다.
아직 리튬 세라믹 증식재료의 정확한 사용 시점을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상용 핵융합로가 가동된다면 국내에만도 많은 수량의 증식재료가 필요하게 되고, 전 세계적으로는 매년 수백∼수천 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3. 결론
3.1 기술력 향상을 위한 제언
위에서 언급된 것과 같이 아직 시장은 형성되지 않았지만 핵융합 발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리튬계 세라믹 페블 개발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세라믹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리튬계 세라믹의 물성 및 페블 특성연구가 조금 더 심도 있게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최근의 국내 세라믹 연구경향을 보면 응용위주의 연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유럽, 일본, 중국 등과는 달리 소재개발에 대해서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리튬계 세라믹 소재 및 페블 개발도 연구개발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아직까지 국가에서 책정해 놓은 핵융합로 소재개발 R&D 비용은 거의 없으며, 리튬계 세라믹 소재 개발에 필요한 R&D 예산 또한 거의 없는 실정이다.
세라믹 및 핵융합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소재개발에 더욱 많은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어 기술력 향상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그래서 향후 펼쳐지게 될 거대 리튬계 세라믹 시장을 한국이 선점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3.2 세라믹 산업 발전에 대한 기여
리튬은 반응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취급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물질이다. 주로 휴대폰이나 차량용 배터리에 사용되고 있지만 위험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안정된 형태의 리튬 산화물은 리튬을 필요로 하는 여러 산업분야에 안정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리튬계 세라믹 페블의 활용은 아직 미래의 일이기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 연구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세라믹 산업과 연계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DEMO로가 만들어지고 상용 핵융합로가 가동되기 시작하면 리튬계 세라믹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확한 시기는 불확실 하지만 시장이 형성되기 전 충분한 기술개발을 통해서 리튬계 세라믹의 특성제어 및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해 두어야할 것이다.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고온, 고압, 초고진공, 초저온 등에 필요한 신소재의 요구는 더욱 확산될 것이며, 기능성 세라믹 소재의 연구개발 또한 한층 가속화될 것이다. 핵융합로 기능성 재료로 개발되고 있는 리튬계 세라믹의 연구개발은 향후 타 세라믹 기능소재의 연구개발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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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여러 가지 리튬세라믹 증식재의 특성비교
표 2. 각 나라의 연구기관과 증식재료의 제조 방법
그림 1. D-T 핵융합 반응의 모식도
그림 2. 핵융합장치의 단면 개략도
그림 3. Li4SiO4 분말합성 과정
그림 4. 합성된 Li4SiO4 분말 및 페블제조 과정
공동기획:
유인근
- 일본 나고야대학 박사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후연수원
-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 현재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한국사업단 책임연구원
박지연
-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요업공학과 학사
- 한국과학기술원 재료공학과 석사
- 한국과학기술원 재료공학과 박사
- 일본금속재료연구소 STA fellow
-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 본 사이트는 일부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 2011년 7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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