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에서 만난, 결코 평범하지 않은 챔피언들
세라믹산업 신성장 골프대회, 대호단양C.C에서 개최
내년부터 우수집필상 시상식과 병행, 6월경 개최
인정승천(人定勝天). 중국 명나라 시대 문인 홍자성이 쓴 채근담에 나오는 문구다. 상황에 따라 해석은 조금씩 다르지만, 주로 사람이 힘을 모으면 하늘을 이길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그만큼 사람의 의지가 중요하고, 또 이를 어떻게 하나로 모으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지난달 6일. 세라믹산업 신성장 골프대회가 개최된 대호단양C.C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세라믹계가 하나 되어 하늘의 심술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도예계 포함 세라믹 전체의 축제
세라믹산업육성을 위한 의지를 결집하고 지역별, 분야별 소통과 융합을 위한 교류의 장을 조성하고자 마련된 제1회 세라믹산업 신성장골프대회가 지난달 6일 대호단양C.C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세라믹코리아와 월간도예가 주최하고 강원TP 신소재산업클러스터사업단, 대경파인세라믹협의회, 대한도자기타일공업협동조합, 한국세라믹기술협의회, 한국세라믹총협회,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유리공업협동조합, 한국점토벽돌협동조합, 한국파인세라믹협회, 강릉세라믹벨리협의회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세라믹산업과 도예계 등 관련 인사 80여명이 참여한 이번 골프대회는 모처럼 세라믹계 전 분야의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 신페리어 방식으로 우승(정찬옥)과 준우승자(배선삼), 장타상(우주화), 니어리스트(이영자)를 가리고 72타를 기록한 써모테크 김석경 대표가 메달리스트를 차지했지만 진정한 승패는 이미 하늘과의 싸움에서 판가름 난 상태였다.
우중 경기에도 72타 메달리스트
대회가 개최되기 며칠 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기상예보대로라면 오전 중에 그쳤어야 하는 상황. 하지만 대회 개시 때 까지 부슬비를 흩날리던 하늘은 경기개시 30분이 지났을 무렵 거의 장대비를 쏟아내고 있었다.
입동(立冬)을 하루 앞 둔 11월의 빗줄기는 경기중단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들기 충분한 상황. 대한민국 세라믹산업의 융합과 성장을 기원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가 하늘의 심술로 중단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아직은 때가 아니란 응답일까?’ 시상식과 간담회 준비를 하던 스탭들은 그저 원망스런 눈빛으로 하늘을 주시할 뿐이었다.
거세지는 빗방울에 참가자들은 어느새 전동카트와 그늘집으로 몸을 피하고, 필드위는 쏟아지는 빗줄기와 정적만이 가득했다.
거세지는 빗방울에 대회중단 위기
행사 중단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할 무렵. 다행히 빗줄기는 잦아들기 시작했고, 참가자들은 하나 둘, 경기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전반 9홀 이후 경기를 중단하는 참가자가 나오는 것은 당연시되는 분위기. 그러나 단 한명의 중도포기 없이 대회는 마무리 됐고, 잦아든 빗줄기를 대신해 야간조명이 그린위를 가득 채우기 시작하자 흠뻑 젖은 참가자들이 하나 둘 클럽하우스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문제는 시상식과 간친회. 싸늘한 빗줄기속에서 18홀을 마친 참가자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오슬오슬 떨고 있는 참가자의 모습에서 대한민국 세라믹산업의 신성장을 외치는 구호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마추어 골프대회 치고도 빈약한 상품밖에는 준비하지 못한 주최측으로서는 그저 하늘이 원망스러울 뿐인 상황. 대한민국 세라믹계가 하나되어 가는데 일조하기 위하여 함께 모여 격려하고, 또 서로를 위해 박수칠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만들어보고자 했던 취지는 물거품이 되고 마는 것일까? 하지만, 시상식장은 그야말로 환호와 박수로 가득 했다.
궂은 날씨에도 산업육성 의지는 활활
무엇일까? 도대체 그 무엇이 궂은 날씨와 어설픈 진행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들썩이게 만들었을까? 그 무엇이 비에 흠뻑 젖어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던 이들을 개선장군처럼 당당한 승리자로 만들었을까? 불과 한 시간 만에 그들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 이제서야 그들을 진정한 승리자로 볼 수 있게 만들었을까?
시상식 당시 기자는 문뜩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가 떠올랐다. 혹시나 실수를 하지는 않을까 조바심 속에 김연아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들었던 생각 때문이다. ‘어쩌면 저 선수. 평범한 챔피언이 아닌 피겨 역사에 남을 위대한 선수일지 모르겠다. 그런 그가 올림픽 결승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경기를 망친다고? 천만에…’
단양의 하늘은 그저 그들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
어쩌면 부실한 행사준비에 대한 죄책감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수없는 난관과 고비를 버텨내고 한발씩 전진해온 그들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었음에 대한 부끄러움이 맞을 터… 철강, 조선, 반도체에 이어 또 하나의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그들이 비에 좀 젖었다고 의기소침 할 거라는 걱정을 하다니…
2012년 11월 6일, 단양의 하늘이 그처럼 많은 비를 뿌려야 했던 이유가 어쩌면… 결코 평범하지 않은 챔피언들의 진가를 드러내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안광석 기자 doraz@naver.com
티업에 앞서 기념사진 한 컷
행사장 내부전경
다양한 행운권 추첨
클럽하우스 로비에 마련된 도예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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