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기술과 고온 에너지소자
김 형 철_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고온에너지재료연구센터 선임연구원
김 병 국_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고온에너지재료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센터장
1. 서 론
고갈되어 가는 화석연료와 증가하는 환경규제는 지금 현재 인류가 겪고 있는 심각한 에너지 위기와 미래 에너지 기술에 대한 불안을 대변하는 현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에너지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 변환 및 저장 소자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 고효율, 청정의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많은 에너지 소자들은 대부분 세라믹 소재 기반의 고온 작동 시스템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음은 아주 흥미로운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로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 (solid oxide fuel cells, SOFC), 세라믹 전해셀 (ceramic electrolysis cells), 열전소자 (thermoelectric devices), 그리고 세라믹 멤브레인 소자 (ceramic membrane device)를 고려해 볼 수 있으며, 모두 무기물 소재 기반의 전기화학, 고체 물리학, 이온공학의 원리를 활용한 고온 에너지 변환 및 저장 소자라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세라믹 소재 기반 고온 에너지 소자들은 기반 소재가 가지는 열-기계적 물성의 특수성, 공정의 어려움, 그리고 고온 운전에서 나타나는 낮은 소자 신뢰성 및 복잡한 반응 기구 등의 기술적 어려움들이 그 실용화를 가로막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3차원 프린팅 (3-dimensional printing) 기술은 이와 같은 고온 에너지 소자의 실용화에 나타나는 기술적 난제들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줄 수 있는 공정기술의 하나로 최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수년간 3차원 프린팅은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 (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 ICT)과 융합으로 시제품 (prototype) 생산이나 소량 맞춤형 주문 생산의 대중화를 통해 새로운 산업의 형태 창출이라는 목표에 집중해 오고 있었다1-4.
하지만 기존 제조공정으로는 구현할 수 없었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제품의 생산과 성능 향상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정체에 빠진 기존 산업이나 신기술의 개발에 큰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실시간 설계 및 생산 특성을 통해 기존 전자, 자동차, 항공 산업이 재도약을 꿈꾸는 것이나 인공 뼈, 관절, 장기의 제작과 같이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의료 및 교육 산업의 제품들은 이러한 3차원 프린팅 기술의 잠재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1-4.
또한 세라믹 소재는 다양한 분야에서 차세대 기능성 소재로 주목 받고 있고, 3차원 프린팅 기술에 접목 가능한 스마트 세라믹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은 그 가능성을 더욱 극대화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세라믹 3차원 프린팅 기술에 대응하는 스마트 소재 및 혁신적인 공정기술의 개발은 세계적인 3차원 세라믹 프린팅 수요를 미래 원천기술의 선점과 이익 창출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 차세대 글로벌 성장 동력으로 예상된다.
본 3차원 세라믹 프린팅 심층 기술동향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3차원 세라믹 프린팅 기술이 가지는 특징과 기술 개발 동향을 간단히 살펴보고, 현재 개발중인 다양한 고온 에너지 소자의 연구 개발에의 응용 가능성을 타진해 보도록 하겠다. 덧붙여 기존 세라믹 산업이 앞으로 3차원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여 차세대 에너지 기술분야에 기술적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접근법도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2. 고온 에너지 소자의 이해
세라믹 기반 고온 에너지 변환기술은 전세계적으로 서서히 각광받기 시작하는 차세대 에너지 기술이다. 특히 ‘고효율’, ‘청정’ 이라는 핵심어로 대표되는 고온 에너지 변환기술은 여러 가지 항목에서 저온형 기술과 차별화 되고 있다.
고온형 변환기술은 주로 높은 에너지 변환 효율과 다양한 에너지원의 사용, 귀금속 원소의 불필요함, 그리고 대용량 에너지원으로의 확장성과 같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온 운전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재료의 제한성, 공정 비용의 상승, 그리고 소자 신뢰성 문제가 경쟁기술에 뒤져 있다.
이와 같이 특장점이 다양한 고온형 에너지 변환기술은 전세계에 걸쳐 미래 에너지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고온 운전이라는 원천적인 기술적 어려움과 재료적 한계로 인해 아직 연구개발 초기 단계에서 기술적 성숙도를 높이고 있는 단계이다. 본 단락에서는 주요 고온형 에너지 변환소자의 원리와 특징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자 3차원 프린팅 기술에의 응용 가능성을 타진 하고자 한다.
2.1.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
지금까지 다양한 소재와 서로 다른 작동원리를 가진 여러 가지 연료전지가 개발되고 연구되고 있지만, 본 보고서가 다루는 세라믹 기반 고온 에너지 소자라는 영역에서는 주로 SOFC가 그 핵심 범주에 있다고 할 수 있다. SOFC는 이름 그대로 고체상 산화물을 그 구성요소로 하여 제작된 연료전지를 통칭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이트리아 안정화 지르코니아 (yttria-stabilized zirconia, YSZ)라는 고성능 산소이온 전도물질을 전해질로 사용하고, 니켈 (nickel) 과 YSZ를 연료극 그리고 란타늄 코발타이트 (lanthanum cobalitite)계와 같은 페롭스카이트 (perovskite) 산화물을 공기극으로 사용하여 구성한다.
사용되는 대부분의 구성원소가 세라믹계 산화물인 만큼 대부분의 공정이 일반적인 세라믹 공정들 (분말 분쇄 및 과립화, 가압성형, 스크린 인쇄, 소결)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다양한 조성과 미세구조 제어를 활용하여 셀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솔-겔 (sol-gel) 또는 진공기반 박막공정, 정전분무 (electrospray)와 같은 신공정들도 다각도로 SOFC 기술에 편입되고 있다.
2.2. 세라믹 전해셀
고온형 세라믹기반 전해셀은 앞서 설명한 SOFC와 거의 동일한 구조로 셀을 구성한다. 연료전지 반응이 전기분해 반응의 역반응임을 고려하면 동일한 SOFC 셀을 역반응으로 운전하는 경우 (즉, 전기와 수증기를 공급) 전기분해 반응이 활성화되는 전해셀이 탄생하게 된다.
고온형 세라믹 전해셀은 사용되는 연료가스에 따라서 수증기 전해 (steam-electrolysis), 이산화탄소 전해 (CO2-electrolysis) 또는 수증기 및 이산화탄소 즉, 동시-전기분해 (co-electrolysis)로 구분하기도 한다.
2.3. 열전 소자
열전소자는 제벡효과 (Seebeck effect)라 불리는 현상을 활용하여 열 에너지 (온도 차이)를 전기 에너지로 직접 변환하는 에너지 변환 소자를 통칭한다. 각 단위 셀은 아래에 도식화된 그림 2와 같이 서로 다른 타입의 반도체 조합으로 구성된다.
이 두 가지 반도체 물질로 이루어진 열전 소자는 온도 차이가 있는 두 영역에 놓여 있고 이것은 전자와 같은 하전입자의 흐름을 일으켜서 전위차를 발생 시키게 된다. 즉, 열이 반도체에 유입되면 셀 내부 전자의 에너지 준위가 올라가고 높은 에너지 준위의 전자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그림과 같이 전자는 n-타입 반도체를 통하여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흐르고 회로의 한쪽 끝에서 전자들은 셀로 다시 들어가고 p-타입 반도체의 정공을 만난다. 이와 같은 원리를 가진 열전소자는 가격이 비싸고 변환효율이 낮아 산업 전반에 걸친 폭넓은 응용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하지만 높은 신뢰성, 열에너지 직접 회수, 무진동 소자, 정밀한 온도 제어 및 쉬운 소형화이라는 특별한 장점들로 인해 제한적이지만 특수한 응용 분야 (예를 들어 자동차 폐열 회수, 마이크로 냉각장치, 우주용 방사성원소 발전기 등) 에서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열전소자용 재료는 Bi2Te3와 PbTe, SiGe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런 재료들은 모두 유독성 소재가 포함되어 있고, 고온 산화 환경에 취약하고 낮은 열전변환효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고효율 세라믹 재료에 기반을 둔 열전소자를 개발하고자 하는 다양한 연구가 시도 되고 있다.
2.4. 세라믹 멤브레인 소자
일반적인 멤브레인 기술은 가스나 액체에 포함된 어떤 성분을 선택적 투과성의 막을 활용하여 서로 다른 농도의 농축액과 투과액으로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세라믹 기반 멤브레인 소자는 알루미나 (Al2O3), 타이타니아 (TiO2), 지르코니아 (ZrO2)와 같은 무기물로 이뤄진 인공의 멤브레인을 사용하여 주로 가스 분리 공정과 같이 서로 다른 비율을 가진 물질의 전달 현상 (농축액과 투과액)에 많이 활용된다.
또한 높은 이온전도도를 가진 세라믹 물질을 기반으로 산소이온이나 프로톤 (proton) 전달 특성을 활용하여 가스의 분리와 정제에 활용하기도 한다.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다음과 같다.
적절한 운전 조건 (즉, 온도, 압력 및 전기화학적 포텐셜)하에서 이온형태의 원소 성분은 아주 치밀하고 불투과성의 세라믹 멤브레인에 침투될 수 있으므로 초고순도의 투과 및 분리를 통한 가스 정제가 가능한 것이다. 이와 같은 세라믹기반 멤브레인 소자는 아주 우수한 선택적 분리 및 정제 성능 (> 99%)을 달성할 수 있음이 널리 알려져 있어 현재 전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3. 세라믹 3차원 프린팅 기술
3.1. 기술 개요
3차원 프린팅 기술은 수평의 얇은 층으로 나뉜 디지털 디자인 데이터를 사용하여 레이어 (layer)를 적층하는 방식으로 3차원 물체를 만들어내는 공정을 통칭한다. 다른 이름으로 적층 가공 (additive manufacturing) 또는 쾌속 조형 (rapid prototyping) 이라고 불리기도 한다1-4.
1980년대 초에 최초로 3차원 프린팅 기술이 개발된 이래로 2000년 초반까지 주로 제품의 모형이나 견본 제작용으로 사용되어 왔었지만, ICT와 융합된 제조업이라는 트렌드 속에서 다양한 시장에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더욱이 주요 3차원 프린팅 기술의 특허권이 2015년 전후로 만료가 예정되어 있어 학문적, 산업적 관심은 그 어느 때 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세라믹 분야에 범위를 좁혀서 살펴보면, 다른 소재 분야에 비해 이 분야의 3차원 프린팅 기술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기술적 성숙도나 산업적 활성화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접근 가능한 세라믹기반 3차원 프린팅 기술은 공정적 접근법에 따라 크게 세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현재 주류 세라믹 3차원 프린팅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선택적 레이저 소결법 (selective laser sintering, SLS) 과 융합 증착 모델링 (fused deposition modeling, FDM), 리소그래피 기반 세라믹 제조법 (lithography-based ceramic manufacturing, LCM) 방식에 집중하여 기술하도록 하겠다. 각 기술의 원리와 공정 별 특징 및 역사를 표 1에 간략하게 정리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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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 2014년 7월호를 참조바랍니다.정기구독 회원은 지난호 보기에서 PDF파일을 보실 수 있습니다.>
참고 문헌
1. 한병준, 김영철, 허정은 (편집위원), “3차 산업혁명, 3D 프린터 기술 현황과 시사점” 한국연구재단 Research Front 4 (2013).
2. 장웅성, 이상훈, 정창용, “3D 프린팅 제조 혁명에 대한 한국 금속 산업의 대응전략” KEIT PD Issue Report 13-6, 31-58 (2013).
3. 김봉진, “3D 프린팅 기술의 발전과 광주의 정책 대응 전략” FOCUS 광주, 13-19, 1-25 (2013).
4. 조은정, “제조업 공정혁신의 기폭제 3D 프린팅 산업” KIET 산업경제, 14-3, 36-45 (2014).
5. 웹사이트, http://www.me.utexas.edu/news/2012/0712_sls_history.php
6. 웹사이트, http://newsoffice.mit.edu/2011/3d-printing-0914
7. A. Winkel, R. Meszaros, S. Reinsch, R. Muller, N. Travitzky, T. Fey, P. Greil, and L. Wondraczek, “Sintering of 3D-Printed Glass/Hap Composites” J. Am. Ceram. Soc., 95, 3387-3393 (2012).
8. A.J. Pascall, F. Qian, G. Wang, M.A. Worsley, Y. Li, and J.D. Kuntz, “Light-Directed Electrophoretic Deposition: A New Additive Manufacturing Technique for Arbitrarily Patterned 3D Composites” Adv. Mater., 26, 2252-2256 (2014).
9. 웹사이트, http://www.engineering.com/3DPrinting/3DPrintingArticles/ArticleID/6696/USC-Researchers-Speed-Up-Multi-Material-Printing.aspx
10. 웹사이트, http://www.fabbaloo.com/blog/2012/12/5/the-cerafab-7500-3d-printer.html
11. J. Bauer, S. Hengsbach, I. Tesari, R. Schwaiger, and O. Kraft, “High-Strength Cellular Ceramic Composites with 3D Microarchitecture”, Proc. Natl. Acad. Sci., DOI: 10.1073/pnas.1315147111 (2014).
12. 웹사이트, http://www.3ders.org/articles/ 20121101-3d-printed-ceramic-bricks-developed-for-large-scale-construction.html
13. 웹사이트, http://www.lithoz.com/en/
김형철 박사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기계공학과 석사
미국 University of Michigan 기계공학과 박사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고온에너지재료연구센터 선임연구원
김병국 박사
서울대학교 무기재료공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무기재료공학과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무기재료공학과 박사
미국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 Post-Doc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고온에너지재료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센터장
그림 1. 고체산화물 셀의 기본 개념도. (a)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 (b) 세라믹 전해셀.
그림 2. 에너지 변환 열전소자의 작동원리. (a) 발전 모드. (b) 가열/냉각 모드.
표 1. 세라믹 소재를 위한 주요 3차원 프린팅 기술5
그림 3. 고온 에너지 소자 구현을 위한 새로운 기술적 난제들에 도전하는 3차원 프린팅 기술. (a) 세라믹 기반 경사형 기공 구조의 가능성을 제안한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 기술진6. (b) 치밀화 과정의 형상 치수 제어 기술7. (c) 전기영동법을 활용한 금속과 세라믹으로 이루어진 이종 소재 소자의 구현8. (d) 이종 수지상 소재의 복합 조성을 통해 구현한 광학 특성 변화9. (e) SOFC 소자의 단면 전자 현미경 사진.
그림 4. 국외에서 수행된 세라믹 3차원 프린팅 기술의 여러 사례들. (a) LCM 공정으로 제작된 알루미나 (Al2O3) 소재의 마이크로트러스 (microtruss)10. (b) 3차원 레이저 리소그래피 방식으로 제조한 나노스케일 마이크로트러스 구조11. (c) FDM 공정으로 제작중인 세라믹 3차원 구조체12.
그림 5. 오스트리아 LITHOZ 사에서 출시한 세라믹 3차원 프린팅 장비인 CeraFab 750013.
그림 6. 국내에서 수행된 세라믹 기반 프린팅 주요 성과물. (a) 한국세라믹기술원에서 Al2O3, BaTiO3로 형성한 부품소자. (b) 서울대 연구팀의 세라믹 적층형 3차원 구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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