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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연 도예전 -즐거운 상상
  • 편집부
  • 등록 2003-07-15 14:50:27
  • 수정 2016-04-11 09: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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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연 도예전 2002. 10. 23 ~ 10. 28 경인미술관 제2전시실 즐거운 상상 글/김진아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소 연구원 작가 강경연은 이제 결혼 5년째에 접어드는 30대의 젊은 작가이다. 그녀는 아내, 딸, 며느리 등의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역할을 수행하기 이전에 ‘강경연'이라는 자신의 존재를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자의식이 투철한 여성 작가이다. 강경연의 작품에는 그녀의 주변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모든 삶이 숨겨져 있다. 여자이기에 느끼고 겪어야 했던 불합리한 성역할의 차이부터 여자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과 기쁨까지 일상의 모든 것을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어서 오히려 어떤 이는 그녀의 작품에서 아무 것도 읽어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선 3회의 개인전을 거치면서 변화해 간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표정을 통해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신명나게 풀어나가고 있다. 강경연은 주로 여성의 인체를 표현한다. 인체는 사람의 감정이나 사상을 표현하기에 가장 용이하며 또한 작가들이 많이 선택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의 등장인물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변화의 주체이며, 자신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장소인 도시를 배경으로 서 있는 당당한 커리어우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19세기 프랑스의 화가 보나르의 그림에는 끊임없이 고양이가 등장하는데 그가 그린 고양이들은 인물의 고독을 상징하기도 하고 때로는 평화로운 오후를 더욱 따뜻하게 해주는 존재로 묘사되어 있다. 그녀의 작품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고양이 또한 등장인물과 동일시되기도 하고 동반자의 역할을 하기도 하면서 도시 이곳 저곳에서 또 다른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도시는 작가에게 있어서 살아온 배경이자 생활의 터전이며 등장인물인 여성과 고양이의 모습을 부각시키는데 사용되었다. 별이 총총 떠 있는 밤의 도시는 쓸쓸한 고독의 이미지도 갖고있지만 바쁘고 활기찬 여성의 이미지와 더불어 꿈나라에서 일어나는 듯한 모습들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도시들은 전시대의 드로잉으로 이어지면서 고양이와 여자의 활동 범위는 물론, 의미의 확장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세상을 볼 때 종종 기준을 내민다. 겉으로 보여지는 극히 적은 정보를 통해 사람을 평가하고 선입견을 만들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세간에서는 강경연을 페미니스트 작가라 부른다. 표면적으로 보면 그녀의 이야기들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삶을 통해서 한번쯤 느낄 수 있었던 성차(性差)에 의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사람들이 쉽게 내린 결론일 수도 있다. 그녀는 사회에서 원하는 딸, 며느리 또는 아내로서의 역할을 모두 충족시키는 슈퍼우먼이 되기를 거부한다. 그 모든 역할을 다 해내면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가 남녀의 성차에 의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그것들은 '여성의 삶에 있어서 결여되어 있는 본질적인 자유' 에 대한 문제이지 사회적인 성차별이나 억압에 관련된 이야기들은 아니다. 즉, 작가가 만드는 작품이 여자의 이야기를 하고는 있지만 여타의 페미니스트처럼 투쟁적이고 사회 비판적인 내용은 아니라는 것이다. 작가는 아주 작은 변화가 자신을 둘러싼 모든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근간이 된다고 믿고 있었다. 따라서 그녀는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아주 조금씩이라도 항상 변화하길 원한다고 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하여 자신의 변화를 표현하였고 관객들에게도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었다. 그녀는 10여 년의 기간을 아주 조금씩 변화해왔다. 특히 일본에서의 작가연수 시절 자신을 구속하는 모든 환경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아를 찾는 과정을 거침으로서 조그마한 변화가 자신의 삶을 얼마나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를 깨달았을 것이다. 그 결과 지금 그녀는 한 인간으로서 주변사람들과 잘 융화되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즐거운 상상"을 통해 지속적인 변화를 꿈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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