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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촉감을 인간의 팔로 그대로 전달한다
  • 이광호
  • 등록 2025-05-08 09:5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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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촉감을 인간의 팔로 그대로 전달한다


- GIST-MIT, 차세대 햅틱 시스템 ‘TelePulse’ 개발

- 생체 역학 기반 정밀 햅틱 기술 선보여

- 원격 산업·수술·재활 등 실용성 입증


TelePulse 시스템 개요. 원격 로봇팔의 작업 힘을 생체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계산하고, EMS로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양방향 원격 조작 시스템이다. (자료제공: GIST)


TelePulse EMS 장치 구성. (a) 세 개의 TENS 7000 기기를 허리에 장착하여 다채널 근육 자극을 구현함. (b) 총 6쌍의 전극 패드가 팔의 다양한 근육에 부착되어 정밀한 전기 자극을 제공함. (자료제공: GIST)


로봇이 받는 물리적 힘을 사람의 팔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신개념 햅틱(Haptic) 시스템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가상현실(VR) 환경에서 사용자가 로봇의 움직임이나 외부 환경의 물리적 변화를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게 함으로써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또한 시각이나 청각에 제약이 있는 사용자에게도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수 있어 주목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AI융합학과 김승준 교수 연구팀이 미국 MIT 연구팀과 공동으로 원격 로봇과 인간을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차세대 햅틱 피드백 시스템 ‘TelePulse’를 개발했다고 5월 7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VR 환경에서 사용자가 원격 로봇 팔을 조작할 때, 로봇이 접촉한 물리적 힘을 팔에 정확히 전달한다. 이를 위해 전기 근육 자극(Electrical Muscle Stimulation, EMS) 기술과 생체 역학 시뮬레이션(Biomechanical Simulation)을 결합했다.


물체를 누르거나 잡을 때 발생하는 미묘한 힘의 차이를 실시간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용자는 단순한 진동이나 표면 자극을 넘어, 실제로 근육이 수축하는 수준의 생생한 햅틱 피드백을 경험할 수 있다.


EMS는 인체의 ‘생체 액추에이터(Actuator)’인 근육에 전기 신호를 전달해 직접 수축을 유도하는 기술로, 별도의 모터나 기계 장치 없이도 직관적이고 강력한 햅틱 피드백을 제공한다.


기존의 EMS 기반 햅틱 시스템은 대개 정해진 강도에 비례해 근육을 자극하는 데 머물렀으나 TelePulse는 사용자의 신체 조건, 자세, 관절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어떤 근육을 얼마만큼 자극해야 하는지를 정밀하게 계산해 최적화된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물리치료 및 재활 연구 분야에서 활용되는 생체 역학 시뮬레이션 툴인 ‘OpenSim’을 도입해, 사용자 맞춤형 관절 토크 계산과 자극 강도 조절을 실시간으로 수행하도록 하여 보다 섬세하고 현실감 있는 햅틱 경험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실용성 검증을 위해 연구팀은 TelePulse를 산업 현장을 가상으로 구현한 드릴링(구멍 뚫기)과 샌딩(연마)과 같은 원격 산업 작업의 시뮬레이션한 실험에 적용했다. 그 결과, TelePulse를 사용한 참가자들은 힘 조절 정확도와 작업 일관성 면에서 유의미한 향상을 보였다.


샌딩(sanding) 작업에서는 나선형 경로를 따라 표면을 연마하면서 일정한 압력을 유지해야 했는데, TelePulse를 사용한 참가자들은 연속적인 힘 조절이 요구되는 이 과제에서 평균 절대 오차(MAE)를 약 22% 감소시키며, 정밀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드릴링(drilling) 작업에서는 일정한 두께의 나무판을 뚫는 정교한 힘 조절이 필요했는데, TelePulse 사용자는 비사용자 대비 정확도가 약 30% 높았고, 과도한 힘으로 인한 실패율도 크게 낮았다.


실험 종료 후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참가자들은 TelePulse가 단순한 기계적 진동 자극을 넘어 “로봇과 감각을 공유하는 느낌”이라는 강한 몰입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실제로 몰입감(presence) 척도 점수도 평균 15%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TelePulse는 복잡한 기계식 햅틱 장치와 달리, 착용이 간편하고 가벼운 구조로 설계되어 높은 이동성과 활용성을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원격 로봇 조작뿐 아니라 원격 수술, 재난 구조, 우주 탐사 등 다양한 고난이도 원격 작업 환경에서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 자극 기술의 실시간 정밀 제어라는 기술적 진보를 이룬 이번 연구 성과는 인간-로봇 상호작용의 몰입도와 정밀도를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인터페이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김승준 교수는 “TelePulse는 로봇이 받는 물리적 자극을 인간의 신체로 실시간 전달하는 기술로, 단순한 기계적 조작을 넘어 사람과 로봇이 ‘감각’을 공유하는 시대를 여는 기술”이라며 “향후 원격 협업, 정밀 작업, 훈련, 재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혁신성과 실용성을 모두 인정받아, HCI(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대회인 ACM CHI 2025(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에 채택됐다. 특히 전체 논문 중 상위 1%에 해당하는 논문에 수여되는 ‘Best Paper Award’를 수상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5월 1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된 CHI 2025 학회에서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GIST와 미국 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 간의 공동연구 결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 하에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대학ICT연구센터(ITRC) 사업, 한국연구재단(NRF) 연구지원 사업, 그리고 GIST-MIT 공동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GIST 김승준 교수를 비롯해 황석현, 강성준, 오정석 연구원을 포함한 총 4명의 GIST 소속 연구진과 MIT의 다니엘라 러스(Daniela Rus) 교수, 보이체흐 마투식(Wojciech Matusik) 교수, 그리고 2명의 MIT 연구원이 참여하였으며, 양 기관은 VR 환경에서의 실감형 상호작용 기술과 다감각 인터페이스 개발 등 인간 중심 차세대 인터페이스 분야의 핵심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오고 있다.


[Ceramic Korea (세라믹뉴스)=이광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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