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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제품의 기능성 개발과 가능성
  • 편집부
  • 등록 2004-03-20 19:3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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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최병건 남서울대학교 환경조형학과 교수 필자는 오래전 대만의 한 도예가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작가는 자신의 작품 한가마 분량을 소성할 때마다 전기 부품용 초소형 애자1)를 제작해 내화판 한 장 만큼 할애 했다. 그런데 그 제품 가격이 상당한 고가여서 작가의 한달 생활을 꾸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고 한다. 물론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길은 없었지만 일화를 듣고 나서 한바탕 웃고 지나친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가끔 그 일화가 머리를 스쳐 지나가곤 하는데 아마 필자에게도 이제 경제적인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나 보다. 이제 한국의 많은 도예가들도 안정되고 높은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고민을 가지고 있다. 상기에 언급한 일화는 기능성 도자제품을 제작해 높은 가격에 판매했다는 것인데 뒤집어보면 순수 작품 판매만으로는 경제운영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마 우리의 현실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현재 많은 도예가들은 식기류의 생산과 판매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제는 시장의 확대 없는 포화 상태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식기 이외의 다른 기능성은 없는 것인가?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비교적 다양한 기능의 아이템을 선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심미적 기능성을 목적으로 한 작품은 그 종류를 헤아릴 수 없었고 실제적 기능성을 목적으로 한 제품 또한 다양하게 양산되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에는 작가의 주관적 해석에 의한 해프닝으로 끝나버린 것이 대다수였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는가? 기능성 개발의 문제점 많은 재료 가운데 도예만큼 개념적 기능(Conceptional)과 실제적 기능(Actual)의 중요성이 동시에 부각되는 영역도 없을 것이다. 아마 다루기 쉬운 물성과 소성이라는 창조적 과정으로 인해 개념적 기능이 더욱 부각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여기서 필자는 개념적 기능을 중시하는 심미적 기능성의 개발은 언급하지 않겠다. 심미적 기능을 중시하는 작품은 많은 도예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사회적, 문화적 기능(Purpose, Role, Requirement, Expectation)을 수행하였으며 그동안 여러 지면을 통하여 많이 소개되어 왔다. 실제적 기능을 중시하는 도자제품은 오랜 역사 속에서 인간과 더불어 발전해 왔으며 이는 작동과 작용(Operation)에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실제적 기능성 개발은 성공적일 때는 높은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게 된다. 현재까지 시도된 새로운 기능성의 도자제품은 장신구, 조명, 의자와 테이블 등 필자가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러나 현재에 들어서 의욕적이었던 개발당시의 분위기와 달리 더 이상 제작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명맥은 유지되고 있으나 더 이상 활성화되지 않고 답보 상태인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기능의 도예작품이 가질 수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첫째, 도자재료의 특성과 새로운 기능이 연계되지 못해서 사용에 불편한 제품을 양산하는 경우다. 그 예로 한때 많이 제작되었던 도제 의자와 테이블은 그 무게로 인해 사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주었다. 둘째, 다른 재료가 선점하고 있는 영역에 진출 시 기존 제품을 이루는 재료와 변별력이 부족한 것이다. 보석과 귀금속을 재료로 한 장신구 분야에서 도자 장신구가 줄 수 있는 매력의 한계점은 분명하다. 셋째, 수공예적인 생산기법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의 저하와 높은 가격을 단일품이나 예술이라는 명목으로 설득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넷째, 제품의 규격화와 수치의 불분명으로 인해 타 재료 부품과의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기능의 아이템 개발에 커다란 제한요소로 나타나기도 한다. 새로운 기능성 개발의 가능성 현재 도예계의 상황을 살펴보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잘 팔린다는 제품의 생산에만 매달려 있다. 제품이 출시된 후 조금이나마 성공하게 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카피된 제품이 시장을 가득 메운다. 도대체 도예가는 새로운 기능성 개발을 위해 연구하고 도전할 수는 없는가? 새로운 기능성의 개발을 통해 시장의 창출과 더불어 정체에 빠져있는 도예계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는 없는가? 최근 몇 년간 서울 리빙디자인 페어와 경향 하우징 페어를 살펴보면 새로운 시장은 충분히 있다. 이 전시는 많은 업체가 새롭게 개발한 결과물과 해외의 새로운 제품이 선보이며 향후 시장의 움직임과 새로운 아이템을 타진하는 좋은 기회이다. 또한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 및 건축과 관련된 수많은 제품을 만날 수 있는 장소이다. 최근 경향을 보면 건축 관련 도자제품의 기능 개선 및 신제품 출시가 눈에 띄게 증가되는 추세이다. 특히 타일은 기존의 업체들이 새로운 디자인 연구에 투자하여 수작업 느낌을 살린 타일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이미 여러 도예가가 디자인 개발에 참가하고 있다. 또한 낱장 판매가 가능한 포인트 타일의 경우는 도예가가 생산해도 충분한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그리고 수제 세면기의 경우도 도예가가 접근할 수 있는 좋은 시장이며 기능성에 좀더 관심을 집중한다면 양산되는 세면대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많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조명관련 제품 또한 투광성 소재를 이용한 제품이 이미 출시된 상태이며 다양한 디자인 개발이 뒷받침된다면 충분한 시장 확보가 가능하다고 사려 된다. 본인은 많은 도예가들이 건축과 인테리어 관련 제품의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분야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도예가의 장점인 수작업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상당히 많다. 시장은 넓고 소비자의 욕구도 다양하다. 다만 충족시켜줄 제품이 없을 뿐이다. 제작기법의 개선 새로운 기능성의 개발은 제작기법의 개선과도 연관되어 있다. 즉 기존의 방식을 탈피한 새로운 제작기법의 개발을 통해 다른 재료의 제작기법과 발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첨단설비에 의해 제작되는 타 제품의 정밀성과 규격화에 손으로 만들어 경쟁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발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개선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규격화된 수치 작업의 필요성이다. 도자재료만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 한다면 그 가능성은 한계가 있다. 그러나 타 재료로 이루어진 부품과 연계된다면 그 개발의 범위가 훨씬 넓어질 수 있다. 이러한 수치작업은 각종 디지털 기기를 통해 가능하며 기존에 생산된 규격화된 부품과의 정확한 결합을 가능케 한다. 둘째, 다양한 중, 저화도 유약과 표면효과의 개발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능성을 갖춘 제품이 그 특성과 무관하게 항상 고화도로 소성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고화도 소성은 소지의 자화로 인한 견고성을 장점으로 가지고 있으나 형태의 제약과 규칙적이지 못한 수축률이 단점이다. 다양한 중, 저화도 유약은 특히 도자 욕실 자재 개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데 외국 도자업체에 의해 점유된 고급 욕실 자재 시장을 되찾아 고부가 가치의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라 할 수 있다. 셋째, 기능에 맞는 다양한 소지의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는 전에 쓸 수 없었던 다양한 유약 재료들이 수입되고 있으며 인터넷 발전으로 인해 주문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이에 맞추어 다양한 온도에 강도를 갖는 소지의 개발과 특성 있는 소지의 개발이 필요하다. 이제 한 가지 소지를 가지고 다양한 기능성의 제품들에게 똑같이 사용하는 것은 탈피해야 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시도와 노력 현재 도자제품은 그 고유의 시장을 이미 타 재료에게 잠식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줄어가는 시장을 기존의 도예가와 새롭게 진출하는 도예가들이 상호간에 같은 목적의 제품을 생산하며 극한 게임을 치루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시장은 축소되며 결국 많은 도예가들이 경제적 난관에 부딪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발상의 전환을 가져와야 할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 새로운 기능성 제품을 창출하는 것이야 말로 부가가치를 높이며 도예의 정체성을 탈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끊임없는 연구와 실험을 필요로 하며 적절한 시장조사를 통한 기능성 제품의 타당성 확인 또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에만 안주하지 말며 보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여야 한다. 대학은 끊임없는 연구와 시장성 실험을 통해 학생들에게 비전을 제시하여야 하며 업체 또한 투자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계속된다면 합리적이고 보다 기능적인 새로운 도자제품을 통해서 화려했던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시대를 다시 한번 재현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1)애자(碍子,insulator) 송전선이나 전기기기의 나선(裸線) 부분을 절연하고 동시에 기계적으로 유지 또는 지지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자기(磁器)로 만든 것 필자약력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미술대학원 도예전공 졸 개인전 1회 (2002 Molecule, 서울 갤러리블루) 단체전 15회 연구과제, 욕조 및 세면기 디자인, (주)동방 2001건축도자제안전 참여 2001세계도자기엑스포 행복만들기 참여 현, 남서울대학교 환경조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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