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데코레이션 홍종숙 테이블데코레이터
글 서희영 본지 기자
도자기 협찬 이은범 도예공방
테이블 세팅을 담당하는 홍종숙씨가 이번 호 ‘봄빛 가득한 테이블세팅’을 위해 특별히 이은범 도예가의 청자를 사용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충북음성의 이은범 도예가는 기찻길 옆 아담한 농가에서 작업하고 있다. 검붉은 흙마당 음지엔 녹지 않은 눈이 그대로 남아있지만 해가 드는 곳에는 벌써 작은 풀들이 돋아나 있다. 이번 테이블 세팅을 위해 청자 그릇을 협찬해 준 이은범 도예가는 홍익대학교 도예과와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두 번의 개인전과 각종 상차림전에 참여했다.
백자소지에 청자유약을 시유한 이은범의 그릇은 파릇파릇한 새싹처럼 여린 연두빛이다. 연두빛 청자 그릇을 이용해 봄의 정취가 가득한 테이블을 꾸며 보았다. 해가 잘 들지 않는 부엌식탁보다 봄 햇살이 쏟아지는 거실 베란다 앞에서 더욱 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마당이 있다면 조금 번거롭더라도 기꺼이 봄 햇살이 따사로운 그곳에 특별한 식탁을 준비해보자. 치커리, 봄동, 겨자채, 당귀 잎 등의 푸성귀만으로 충분한 봄날의 만찬이 될 것이다. 여건이 된다면 장작불을 피워 조촐한 바비큐파티라도 열어보자. 봄기운에 들썩이던 가족들에게 베푸는 작은 이벤트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그림이다.
파릇파릇한 봄을 담은 청자 상차림
테이블은 전체적으로 연두색 계열로 매치했다. 특히 센터피스는 긴 사각 접시 위에 노란색 파브리카와 푸른 피망을 세우고 노란 튜울립을 꽂았다. 푸른색과 어우러진 노란색이 봄나들이를 나가는 어린 병아리처럼 사랑스럽다. 짙은 초록테이블보 위에 식물문양이 있는 상아색 테이블보를 덧씌우고 개인매트는 투명 아크릴로 준비했다. 냅킨에도 푸른 잎을 둘러 더 싱그러워 보인다. 이은범 도예가의 그릇은 단아한 청자빛도 좋지만 정형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지러진 모양새가 매력이다.
테이블세팅은 4인 양식을 기준으로 선보이는 데 응용하기에 따라 일품요리세팅으로도, 한식으로도 변형이 가능하다. 그릇의 수가 많은 한식에는 센터피스가 번거로울 수 있으니 테이블 한쪽에 장식하는 것이 좋다. 천장에 꽃장식을 매달아 늘어뜨릴 수 있는 행잉 바스켓이나 리스(wreath), 플라워 볼 등을 사용할 수도 있다.
풋마늘 생채
풋마늘 생채를 오목한 접시에 소복하게 담아보았다. 물잔에 꽂은 노란 꽃으로 테이블세팅과 통일감을 주었으며 젓가락 받침과 젓가락이 단정하다. 특별한 상차림은 번잡하고 화려한 상차림이 아니고 정성이 담긴 상차림이다. 평범한 음식도 상추 한 장 깻잎 한 장 깔아놓고 담음으로서 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훨씬 정성스러워 보인다. 청자에 초록잎을 깔고 푸른나물을 담는 것은 자칫 지루한 매치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한다.
테이블데코레이터 약력
서울산업대학교 도예학과,
동 대학원 졸업
숙명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 테이블데코레이션과정 수료
현, 대불대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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