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5일 열린 한국세라믹학회 신년하례식에서 양송 남기동 대한요업총협회 명예회장은 2003년에 이어 1억원을 양송기금으로 기부했다. 이번 기부로 양송기금은 총 3억원이 되었다. 양송(陽松)이라는 호가 말해주듯 남기동 회장은 소나무처럼 푸른 우리나라 세라믹스 산학계의 큰 어른이다. 지난 1946년 상공부 요업과장을 맡은 이후 50여년이 넘게 우리나라 세라믹스 산업과 세라믹스 교육을 위해 헌신해 온 남기동 회장으로부터 그 동안 걸어온 길에 대한 소회와 근황, 기부현황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남기동 회장은 1943년 경성제국대학 응용화학부를 졸업했으며 93년에는 인하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50여년간 국내세라믹스 산업발전과 교육위해 헌신… 산학계 큰 어른
쌍용양회·동양시멘트에서 공장건립, 한양대 요업과 국내처음 창설
- 회장님은 국내 세라믹 산학계를 두루 거치신 유일한 분입니다. 그 동안의 활동과 이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당시에는 내 위로 선배가 없어 세라믹과 관련된 일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세라믹산업과 연을 맺게 된 것은 46년 상공부 요업과장을 맡으면서인데 54년 UN에 국내 시멘트공장을 건설해달라는 진정서를 낸 이후 문경에 대한양회 공장을 건립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시멘트산업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또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강사를 지내면서 세라믹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어 60년에 국내 처음으로 한양대학교에 요업과를 창설했습니다. 당시 일본과 미국에는 이미 요업관련 학과가 있었고 우리나라는 한양대가 처음이었던 것이죠. 나는 지금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요업과를 만든 것을 매우 뜻깊은 일로 여기고 있습니다. 한양대 요업과를 만들었던 그 해에 한국요업학회 회장으로 취임하여 학회활동을 했고 62년에는 동양최대 규모의 쌍용양회 공장을 건립했습니다. 이후 16년간 쌍용양회에 재직했으며 75년에는 한국화학공학회 회장을, 77년에는 대한화학회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3개 학회 회장을 지낸 후 78년부터는 동양시멘트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며 다시 시멘트산업계로 돌아가게 되었으니 세라믹스 산학계를 두루 거치게 된 것입니다. 또 89년에는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대통령의 요청으로 인도네시아에 시멘트공장 2개를 건립하는 등 시멘트산업과는 매우 큰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 22년간 대한요업총협회 회장을 지내셨습니다.
82년부터 대한요업총협회에서 회장직을 맡아오다가 지난 2001년 전병식 회장이 취임하면서 나는 명예회장으로 물러났습니다. 협회 회장을 하면서 84년부터 한일뉴세라믹스세미나를 추진하여 현재까지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한일뉴세라믹스세미나는 지난해 20회를 맞이하는 등 한일 양국의 세라믹연구와 연구원들의 교류의 장으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요업학회·화학회·화공학회 등 3개 학회에서 회장 역임
세라믹학회에 양송기금 3억원 기부… 우수 연구논문 발표자에게 시상
- 세라믹학회에 총 3억원의 양송기금을 기부하셨습니다. 어떤 뜻이 있으셨습니까?
양송기금은 세라믹관련 대학원생의 우수연구 논문 발표자에게 시상하는 기금입니다. 세라믹 관련 우수한 젊은 연구원들을 양성하고 싶은 것입니다. 나는 양송기금의 운영에 일체 간여하지 않으며 시상식에도 참가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실 현재 학회가 있는 방배동 사무실을 구입할 때도 당시 4천만원의 비용 중 2천만원을 내가 부담했습니다. 이것은 모두 학회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학회가 잘 되어야 세라믹업계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그동안 세라믹 산학계에 헌신해 오시면서 아쉬웠던 일이 있으시다면?
하고자 했던 것을 대부분 다 이루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히 아쉬운 점은 없습니다만 대한요업총협회의 활성화가 좀 부진한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하지만 현재 여러 가지 일들을 추진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후학들에게 “한우물 파라”고 이르고 싶어… 전문가 되어야
어려움 극복하기위해 세라믹연구계 실용화연구 더욱 주력해야
- 후학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은?
한우물만 파라는 것입니다. 나는 50여년간 한번도 요업을 떠난 적이 없습니다. 유혹도 있었지만 뿌리칠 수 있었던 것은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최근 국내 세라믹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주신다면?
세라믹업계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국내 산업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 세라믹연구계는 실용화 연구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지나치게 학술적으로만 나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본만 해도 돈되는 연구를 많이 하고 있는데 우리도 실용화 연구를 더욱 많이 해야 세라믹업계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근황은 어떠신가요?
요즘엔 요업총협회에 거의 매일 나오고 있고 세라믹학회에도 나갑니다. 항상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즐거운 마음, 남을 도와주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어 건강도 좋은 편입니다. 슬하에 6남매를 두고 있는데 모두 제 할 일들을 잘하고 있고 건강합니다.
朴美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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