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3.24 - 2004.5.24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아트밸리 내 한향림갤러리
글+사진 김태완 _ 본지 기자
1950년대 이전 근대도기와 한국현대도예작품이 한곳에서 동시에 전시된다.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아트벨리 내에 위치한 한향림갤러리에서 오는 5월 24일까지 ‘한국근대도기전’과 ‘현대도예특별전’이 열린다. 이 전시는 새로운 발상과 공동체적방법으로 침체되고 있는 한국도자예술의 가치를 높이고자 기획된 것으로 갤러리 개관을 기념해 열리는 첫 기획전시이다.
도기 - 투박하고 넉넉한 배부른 천덕꾸러기
도기와 옹기는 꾸미지 않은 장인의 손길을 통해 만들어져 바람과 불길이 자연스럽게 들어가 번조된 숨쉬는 그릇이다. 투박함 넉넉함으로 곳간과 부엌을 지켰던 지킴이가 1960년대 이후 플라스틱이 등장하고 초가집과 장독대가 없어지면서 천덕꾸러기가 되어 사라지게 됐다.
1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근대도기전’에서는 이젠 보기 힘든 배부른 항아리가 세련된 스타일의 전시공간에서 숨을 쉬고 있다. 1900년~1950년대까지의 도기로 제주도 물허벅을 비롯해 경상도의 물두멍, 전라도의 씨앗통, 충청도 장독, 경기도 나락저장독 등 보기드믄 총 5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50여점의 도기는 갤러리대표인 한향림씨의 남편인 도예애호가 이정호씨가 도기에 대한 잊혀진 정체성을 찾자는 생각으로 지난 10여 년간 전국을 돌며 직접 수집한 작품이다.
현대도예 - 흙의 표현 한계와 새로운 해석
2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현대도예특별전’은 흙이라는 동일한 재료를 사용했지만 전통적이고 고정된 선입관을 없앤 현대도예작품 20여점으로 채워져 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 모두는 대학 도예전공 출신으로 현재 국내에서 활발한 활동 중인 젊은 도예가 19명이다. 이화여대 출신의 한영실, 유화열, 민지희는 인물도조작품을 선보였으며 국민대 출신의 김상만, 허상욱, 박중원은 현대화된 분청작품, 홍익대 출신의 신이철, 조한기, 이헌정은 도예장르를 확대 해석한 오브제작품, 숙명여대 출신의 여경란, 윤정선, 최지민은 여성성을 담은 오브제작품, 서울산업대 출신의 이정석, 김동회, 이한원은 라쿠기법에 의한 즉흥적 작품, 단국대 출신의 장영필, 이동하, 임헌자는 전통물레성형을 이용한 현대화한 작품 등으로 모든 작품이 흙을 통해 표현가능한 기발한 착상과 독특한 재질, 색채를 뽐낸다.
전시장에서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이지만 기억에서 사라져가는 그릇의 향수와 전통적이고 고정된 선입관을 깬 진보적인 도자오브제를 통한 감흥을 동시에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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