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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시장 정책지원 제도의 필요성
  • 편집부
  • 등록 2004-04-21 23: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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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은영 _ (재)한국공예문화진흥원 기획연구부 팀장 한국인은 뛰어난 손기술을 바탕으로 역사적으로도 우수한 도예문화의 전통을 이룩했다. 그러나 세계시장에서 우리의 공예산업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중국이나 태국 등에게 도예시장이 점점 더 잠식되어 가고 있다. 이는 지금 까지 고려청자, 분청, 조선백자 등 지나온 역사의 우수성에 대한 충만한 자부심으로 옛것의 홍보에 더 주력했지 21C 국제사회에 맞는 새로운 감각의 도예(공예)상품의 개발과 도예문화 환경의 개선에는 적절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기에 비롯된 것이 아닌가하는 조심스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우리 도예계의 현실에 대해 ‘도예시장의 발전에 필요한 연구·개발의 부족’, ‘기본 인프라의 취약과 영세한 도예업체의 난립’, ‘기능인력 수급 불안정’ 등 도예시장을 악순환 시키는 요인들에 대해 참 오랫동안 되내여 온 것 같다. 이 같은 현실의 도예시장에서 ‘정책제도’라는 행정적지원은 하나의 해결책으로써 한국의 공예산업을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는 토양을 구축하는데 필수적인 것으로 그 필요성은 날로 강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도예시장에서의 정책이란 무엇인가. 도예(공예)시장의 정책제도를 사전적 의미로 정의한다면 ‘도예시장의 발전을 추구·실현하기 위해 불가결한 것으로 규범의 복합체이며 그 내용과 형식은 정리되어 공권력을 수반하는 법률에서부터 약속과 같은 습속과 관습 등의 광범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책제도는 무조건적으로 우리의 도예시장에 소금과 빛의 역할만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어떠한 문화와 산업에 있어서의 ‘정책의 힘’은 지금보다 더욱 앞선 선진 문화와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는 반면 과거 역사의 퇴색과 현재의 문화와 산업을 후퇴 혹은 파괴시키는 힘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한 단적인 예를 우리나라 공예정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공예와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는 부서가 70년 이래 10번 이상이나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는 공예문화관련 정책제도의 실현에 있어 지속성과 일관성 있는 지원이 결여되었음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며, 결국 우리나라의 공예문화산업의 발전을 저해한 요소 중 하나로 짐작해 볼 수 있다. 21C는 전 세계가 ‘지식문화산업’에 주력하는 시대다. 우리나라 또한 국가차원에서 문화산업과 관련하여 여러 정책들을 수립하고 국내외에 다양한 국제적 문화행사를 개최하여 우리나라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데 많은 지원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지리적 여건과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 인적자원에 대한 고부가가치 상품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과거 ‘도자기 왕국’의 명성을 회복이라도 하려는 듯 도예시장의 경우 타 공예분야에 비하여 ‘세계도자엑스포’, ‘목포도자기축제’ 등 국제적인 크고 작은 행사가 개최돼 국가적 차원에서 큰 혜택을 받고 있지 않은가 싶다. 그러나 이와 같은 각 시도의 대규모 행사들에 대해 무조건적인 환영보다는 실속 없는 관료주의적 대규모 겉치레의 인습이 잔재하는 겉만 화려한 잔치가 되지 않도록 운영하려는 관련 공무원과 실무담당자들의 노력이 매우 절실하고 중요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도예를 비롯하여 공예에 관한 정책제도와 그 필요성이 현대에 들어서 대두된 것일까. 여러 서적과 연구논문 등에 의하면 고려와 조선의 공예정책이 엄연히 달랐으며, 특히 조선 초기는 시대적 과제와 역할을 위해 조정에서 새로운 정책의 수립과 개선방안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통해 공예의 현안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등 과거 어느 때보다도 공예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시기였다고 한다. 공예품에 대해서 각기 뚜렷이 변별되는 제작 형식상의 지침을 국가에서 세우고 법제화 하였을 뿐 아니라, 이를 정책적 차원에서 중요하게 다루었기 때문에 공예가 어느 때보다 체계적인 시정(施政)의 목표로 크게 부각되었던 시기였다 한다.1) <참고 1> 조선초기의 공예정책 2) ○ 국가주도의 공예품 제작시설 - 제작시설은 관리조직에 의해 운영되었고, 공조산하의 각종 공예 관련 관청을 확대 개편하여 업무의 소관별로 제작활동을 분업(分業)케 함. - 공예정책의 범위는 포괄적인 원칙을 제시하는데 그치지 않았으며 형태와 문양, 색채 및 재료선택 등에 이르기까지 전 제작과정에 걸쳐 깊이 개입하였으며, 공예활동을 위한 빈틈없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에 부심함. ○ 유교적 세계관에 의한 상반된 이원적 시정(二元的 施政) - 왕실과 중국에 보내는 특수한 용도의 공예품은 의례(儀禮)의 중요성을 인정하여 일정수준 이상의 공예품을 얻기 위해 엄격한 규범을 제정 정교하게 제작함. - 일상용 공예품의 경우 사치의 폐풍을 경계한 질박한 것을 강조하여 절용주의적(節用主義的) 경향을 보임. ※ 조선시대 공예품의 정책적 핵심 - 왕권의 명분과 통치 질서를 확고히 수립하려는데 본래의 목적이 있었음.2) 성종실록, 성종16년(1485) 윤 4월 19일 참조 - 신분에 따라 공예품에 대해 차등을 두었으며, 공예품의 품질 및 형식기준에 공예품에 대한 정책이 모아짐. 이후 일제 강점기에는 타 산업과 문화와 마찬가지로 공예문화 또한 관(官)의 주도로 한국문화 말살정책에 인해 소멸에 가까워 졌다. 그러나 8.15 이후 우리 공예계는 전승수공예 중심의 공예문화를 기계생산체제로 수용하게 되었고, 여러 행정적 제도를 개혁하려 노력해 나갔다. 1970년대에는 전통, 전승공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하여 각종 문화재 발굴 작업을 병행하면서 인간문화재, 중요무형문화재 같은 공식적인 명칭이 부여되었던 시기로, 이 때에는 전통미술에 대한 서적도 비교적 활발히 출판되어 관광지의 토속민예품 정도로 인식되어졌던 민속공예품이 학계와 문화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게 된다. 이러한 70년대 전통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증대는 미비하지만 전승공예 관련 행정적제도 수립의 계기마련이 되었으며, 생산업체에서도 한국공예의 전통적 표현양식과 기술을 통한 공예품의 산업화 움직임이 일기 시작하게 된다. 그 후 80년대에는 기타 일상용품의 상설판매로 공예제품을 디자인과 제작, 유통을 동시에 병행해 나가는 체제로 자리 잡아 가기 시작하였다. 특히 이 시기는 문화공보부3)의 국전이 문예진흥원으로 이관된 때로 본격적인 민전시대가 열린 때이다. 이밖에 민관의 여러 노력의 결실로 회복되는 기미를 보인 우리 공예계는 90년대 한국경제의 전반적인 침체 현상과 경제위기를 맞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그러나 다행히 21C 들어 전 세계적으로 문화산업의 중요성이 날로 증대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지식 집약적 고부가가치 산업인 공예문화산업에 대해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어 공예산업에 대한 행정적 지원과 민간의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어 가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공예문화산업 발전을 위해 공예산업 관련 부처의 일원화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산업자원부와 문화관광부가 우리나라 공예산업의 대표적 정책기관으로써 성격을 조금씩 달리하여 다양한 정책과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4) 2004년 2월 ‘새 예술정책 시안’이 발표되었다. 큰 골자 중 눈에 띄는 것은 ‘순수미술 중심에서 벗어나 디자인·공예·건축 등 응용미술 분야에 대한 지원이 확대 된다.’는 점이다. 그간 우리 공예계는 계속되는 여러 문제점5) 에 대한 지적과 더불어 정부정책의 혼선과 공예산업육성정책의 미비로 변화된 세계 공예시장에의 적응과 공략에 있어 매우 어려움이 컸다. 이러한 때에 이번 시안은 공예분야에 있어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간 도자를 포함한 공예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오긴 하였지만, 대중들의 여가시간의 활용차원 혹은 내외국인 관광을 위한 일부분으로 그 범위가 전부인양 한정되어 취급되어진 경향이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도예문화를 비롯하여 공예산업의 발전에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도예를 비롯하여 공예는 ‘문화적 가치의 소산’이며, 그 소중함을 배제한 예술정책은 또 다시 우리 도예계를 도태시키지나 않을까 노파심이 인다.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유통정책 또한 단순히 일반 상품의 시장논리에 맞추어 제도화되는 것이 아닌, 선진사례들을 분석하여 우리나라의 현실에 최적화한 도예시장의 산업구조와 정책제도가 자리 잡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또한 공예정책의 필요성과 파급효과의 중요성은 정책 실무담당자의 행정적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획일적 분배와 일관성 없는 정책은 공예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것을 우리 공예계는 수차례 경함한바 있으며, 그렇기에 집중적 지속적으로 지원할 제도적 장치의 마련과 실무담당자의 의지가 매우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도예산업은 이제 단순히 작가나 생산업체 개개인의 작업환경의 소산물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나 21C의 지식산업사회를 지향하는 국가차원의 정책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사회의 중요한 문화산업으로 도예시장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방향으로 육성되기 위해서는 정책수립 이전에 분명 어려운 일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교육계 그리고 기업체가 서로 유기적·통합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여 정책을 수립해 나가려는 노력이야말로 우리나라 공예가 낙관적인 길로 가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공예문화산업의 성공적인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결국 모두가 문화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연구와 협력을 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참고 2> 우리나라의 공예문화 육성정책 요약 산업자원부의 육성정책 쪾 중소기업청 - 생산현장의 모든 공예업체에 대한 물리적·행정적 지원 - 원료에 대한 공동구매, 전시·수출 진흥사업 및 상품개발 - 공예품 생산업체 지정, 전국공예품 상설전시장 운영, 공예품 홍보물 발매 - 신규상품개발 지원금 지급 및 공예품 경진대회 개최 쪾 서울지방 중소기업청 - 민속공예 품질인증위원회의 공예품 인증제도의 업무 - 민속공예품의 전승 유지 및 품질향상 도모는 물론 판매촉진을 위해 제정 7) 쪾 『중소기업진흥 및 제품 구매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 - 제4장 중소기업의 경영기반 확충 중 : 민속공예산업에 대한 지원에서 중소기업자의 경영안정을 위하여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경영안정을 위한 소요자금, 제품의 판로확보, 제품개발, 품질향상 및 개발 전(前) 제품의 상품화와 같이 공예품 상품개발에 대한 직접적 지원의 길을 열어 두고 있다. 문화관광부의 육성정책 쪾 문화의 상품화를 위한 개발 및 유통을 위한 지원 - 문화산업비젼21 수립 - 디자인, 캐릭터, 도자기, 전통공예품 등 문화상품 진흥에 관한 종합계획 수립 및 시행 - 문화상품 관련 인력양성, 기술 등의 개발활동, 유통개선 및 관련단체의 지원 - 문화상품 개발 및 보급을 위한 조사 및 연구와 기반확충 및 제도의 정비 - 문화상품 관련 남북교류·해외진출 및 국제교류에 관한 사항 쪾 전통, 전승공예의 육성과 기술보존에 많은 비중을 두어 지원 - 전통공예 및 무형문화재 보호, 개발정책 - 무형문화재 지정과 해제,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인정 및 보호관리 - 전승자 육성, 문화재의 보급선양, 기록유지 쪾 『문화적 유산의 계승과 발전을 위한 정부의 문화재보호정책』 - 1962년 문화재 보호법 제정 -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를 지정 - 1971년 ‘전국민예품경진대회’ 개최 - 1973년의 ‘인간문화재공예작품전’ 개최 - 1999년 문화재관리국을 문화재청으로 승격 - 2004년 1급청 문화재청에서 차관청으로 승격 1) 최공호, 조선시대의 공예정책과 그 이념, 한국미술사학회, 1922 2) 최공호, 조선시대의 공예정책과 그 이념, 한국미술사학회, 1922 3) 한국의 문화관련 업무는 1948년 공보처를 그 효시로 하며, 1960년 공보처가 폐지되고 대통령 직속의 공보처가 설치되어 1969년 문화공보부가 발족되었다. 그 후 1990년 문화부가 신설, 1993년 문화체육부가 발족되었으며 1998년에 문화관광부가 발족되었다. 4) 중앙정부 및 지자체의 공예관련산업 육성제도 현황, www.koreacraft.org(청주공예포털사이트) 5) 대학의 산업공예교육 부재, 공예품 생산업체의 영세성과 공예품은 무조건 한국적이여야 한다는 획일적 사고와 고정관념, 유통 및 A/S 부재 등 7)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청 고시 제1998-24”(중소기업청, 1998.9.1) 왼쪽 한국공예문화진흥원 2003 세미나전경 _ 한국공예문화진흥원은 매년 초 문화관광부 공예문화산업 관계자,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하여 교육계, 기업체 등과 함께 세미나를 개최. 공예문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책수립에 반영이 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안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 오른쪽 도예분야는 타 공예분야에 비해 국가적 혜택이 큰 편이다. 사진은 2003 제2회 세계도자기엑스포 국제공모전 한국공예문화진흥원 본관 _ 한국공예문화진흥원은 국내외 공예품 전시, 유통사업은 물론 아카데미, 공방교실운영, 세미나, 상품 개발 등 공예문화산업 전반에 걸친 사업을 수행하는 문화관광부 관광개발과 산하기관이다. 필자약력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예미술학과 도자전공 졸업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대학 생활문화디자인학과 도자전공 졸업 현 (재)한국공예문화진흥원 기획연구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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