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데코레이션 홍종숙 _ 테이블데코레이터
글+사진 서희영 기자
도자기 협찬 문지영 _ 도예가
오는 4월 21일은 음력 3월 3일 곧 삼짇날이다. 봄을 즐기며 한해의 액운을 떨치고자 했던 삼짇날의 뜻을 담은 상차림으로 나른한 봄을 이겨보자.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오고 봄나비들이 하늘거리며 만개한 꽃잎을 돌아다니느라 분주한 이때에 식탁에도 화사한 봄꽃의 생기를 담아보자.
도자기를 제공해준 문지영 도예가는 단국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서민적인 느낌의 투박한 백자를 꾸준히 작업하고 있다. 개인전 3회 단체전 30여회의 전시 경력을 갖고 있으며 현재 예담 도예공방을 운영하면서 서울 강남 논현동 세라믹요의 전속작가로 활동 중이다.
삼짇날이란? 삼짇날(음력 3월 3일)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날 정도로 알고 있지만, 옛날에는 봄의 큰 명절이었다. 이 날은 제비뿐만 아니라 나비나 새도 돌아온다는데 흰나비를 보면 그 해에 상복을 입게 되어 좋지 않고, 노랑나비나 호랑나비를 보면 운수가 좋다는 말이 전해온다.
이날 선비들은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들어가 몸을 깨끗이 씻고 들에 나가 새 움이 트는 푸른 풀을 밟아 대지의 새 생명에 접촉하고 굽이굽이 흐르는 물가에서 시를 지으며 즐겼다. 고구려 시대에는 이 날이 되면 낙랑벌에서 사냥대회를 열었으며 신라 때에는 재액(재난과 나쁜 운수)을 털어 버리는 의식을 치렀다. 또 고려 때에는 답청(踏靑)을 하였고 궁중의 뒤뜰에 여러 관리들이 모여 굽이굽이 휘어져 흐르는 물가에 둘러 앉아 상류에서 임금이 띄운 술잔이 자기 앞에 흘러오기 전에 시를 짓고 잔을 들어 마시는 곡수연(굽어 흐르는 물에서의 한 놀이)이 매우 성하였다고 전해진다.
삼짇날 상차림 선비들이 시를 지어 읊으며 답청했다는 삼짇날의 의미를 글씨가 쓰여진 한지로 표현했다. 푸른 이끼사이로 올라온 진달래 가지에 노란나비를 앉혀 올 한 해 좋은 일만 생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식탁을 장식했다. 꽃분홍 식탁보위에 문지영 도예가의 투박한 백자접시와 면을 쳐낸 합이 오롯하다. 사각접시는 앞접시로도 좋고 초밥접시로도 어울릴 듯하다. 여린 진달래색 비단 테이블보 위에 연두색 냅킨이 봄빛을 담아내기에 충분하다.
탕평채 1725년 경 조선시대 영조가 당쟁을 뿌리 뽑기 위해 탕평책(蕩平策)을 실시하였는데, 이것을 논하는 자리의 상에 처음 올랐던 음식이라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요즘 시국에도 영조시대의 탕평책에 준하는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지…
탕평채는 청포묵에 고기, 미나리, 숙주나물, 김을 넣고 초장으로 무친 것으로 주로 봄에 먹는다.
오미자화채 봄에 먹는 오미자 화채는 화면이라고 하며 진달래 꽃술에 녹말옷을 입혀 데친 실백을 띄워 마셨다. 사진은 꽃잎을 띄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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