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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세원 ‘with Balloon’전 2004.4.21 - 2004.4.27 가나아트스페이스
  • 편집부
  • 등록 2004-05-16 23: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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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자에 담긴 실험의지 글 윤두현 _ 자유기고가 흔히 후기구조주의자로 잘 알려진 질 들뢰즈는 현대사유의 목적이 기본적으로 ‘시뮬라크르(simulacre)’라는 개념, 즉 순간적인 것, 자기동일성이 없는 것 등 우연적인 사건의 중요성을 드러내는 데 있다고 본다. 더불어 이 같은 현대사유의 흐름은 예술에 있어서 기존의 재현 혹은 모방의 개념이 파기되고 우연성이 현대미술의 핵심적 요소의 하나로 자리잡게 되는 점과도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 본격적인 봄의 도래와 함께 4월 21일부터 일주일 동안 인사동의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민세원의 ‘with Balloon’전은 그 같은 우연성에 주목하고자 하는 전시다. 특히 미국에서 유학하며 그곳의 자유주의적이고 다원주의적인 작품경향에서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작가는 귀국 후 한국에서 처음 갖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연적인 효과에 의해서 빚어지는 선의 심미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내고자 한다. 작가는 이장주입기법(Slip Casting)을 작업방식으로 한다. 먼저 풍선에 석고를 주입한 후 순간적인 손놀림을 이용해 주전자의 구성요소인 주구 손잡이 뚜껑 몸체 등의 다양한 형태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틀에 주로 백토를 사용하고 밀양백토를 일부 첨가한 이장으로 주입 성형한 후 1,090도 정도의 온도로 번조한다. 유약은 러스터유(Lustre Glaze), 동유(Bronze Glaze) 등을 사용하였으며 분무기나, 붓을 이용해 표면에 칠했다. 한편 주전자의 이미지를 조형적으로 형상화 시킨 각각의 작품들은 다소 기형적이면서 불완전해 보이는 형태와 유색으로 인해 보는 이로 하여금 생경한 느낌을 자아내게 한다. 무엇보다 칠하다 만 것 같으며, 그나마도 바랜 듯한 청색과 금색의 유색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라는 당혹감마저 들게 하는 것이다. 마치 여기서 느껴지는 당혹감이란 외모지상주의에 경도된 한 남자가 안티미인대회에 나온 여성들을 보고 느끼는 당혹감과 흡사할 것 같다. 결국 실험적 시도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이 당혹감이 작품의 매력으로 쉽게 수긍되지 않는 것은 작가의 우연성의 미에 대한 인식이 피상적인 측면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이는 주전자라는 이미지 틀 안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우연적인 혹은 자연적인 선의 아름다움이 오히려 주관적인 미의식으로 오인될 수 있는 한 원인이 되는 것이다. 작가의 시도가 어떤 관습적인 틀을 극복하고자 하는 경우 그것이 무모함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과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철저한 사유를 통한 논리적 당위성이 앞으로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실험적인 시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성공적인 혁명의 첫발을 내딛은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제 시작인만큼 현재로선 다음 발걸음을 위해 부디 건투하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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