任大淳 공학박사 / 고려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
1. 세라믹 내마모재료 개발의 필요성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부품들은 장시간 사용하면 파손되어 못쓰게 된다. 내구성을 결정짓는 파손은 두 재료의 상대적 운동에 의해 마모가 일어나든가 부식과 같이 화학적 반응, 기계적 충격에 의해 파괴가 대부분의 주원인이다[1]. 특별히 마모에 의한 기계부품의 손상이나 마찰에 의한 에너지 소비는 20세기 들어 구동 부품의 증가와 함께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게 되었다. 마모나 마찰에 의한 손실은 막대하여 국민총생산(GNP)의 약 6%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2]. 경제적 손실을 줄이고 부품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품의 설계도 중요하지만 내마모 특성이 우수하며 저마찰을 나타나는 재료로 대치하거나 코팅하는 방법과, 효과적인 윤활을 해주는 방법 등이 사용된다. 따라서 산업분야의 발전과 더불어 다양한 분야, 다양한 조건에서 견딜 수 있는 내마모, 저마찰 재료 개발의 필요성이 요구되어 왔다.
세라믹 재료는 고분자 재료나 금속재료에 비해 구조적으로 단단하고 강하여 잠재적으로 내마모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으며 화학적, 열적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성질을 갖고 있어 부식 환경이나 고온에서의 내마모 특성은 타 재료에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우수하다. 각 재료 조합별 마모 및 마찰 거동의 일반적 경향을 그림 1에 나타냈다[3]. 세라믹/세라믹 혹은 세라믹/금속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마찰계수와 마모율을 나타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메카니칼 씰, 노즐, 베아링, 금형 등의 산업용 부품과 인공관절, 치아와 같은 생체 부품에 세라믹 재료가 사용되고 있다. 이들의 시장도 점차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구조용 세라믹 시장의 응용 분야별 점유율을 그림 2에 나타냈다. 그림에서 보이는 대로 전체 구조용 세라믹 시장에서 43%가 내마모 부품, 생체 세라믹스 20%, 세라믹 공구 17%씩 차지함을 알 수 있다[4]. 실제로 세라믹 생체분야에 사용되는 세라믹 고관절과 세라믹 공구의 응용을 위해서는 내마모 특성 유지가 주된 요구 사항임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구조용 세라믹 응용 분야에서 세라믹 내마모 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이와 같이 구조용 세라믹스 시장에서의 비중과 부품의 내구성을 결정짓는 결정적 특성의 인식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어 세라믹 내마모 재료 개발의 필요성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또한 산업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시장이 형성되는 생체산업, 전자기 산업, 마이크로 기계부품 산업과 같은 분야에서 내마모 재료 개발의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2. 연구 개발 동향 및 시장현황
세라믹스 내마모 재료 개발 연구 산업이 고도화됨에 따라 가혹한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부품을 요구하고 있어 점차로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내마모 세라믹스 시장도 그에 따라 점차 확대되고 있다. 내마모 세라믹스가 사용되는 분야별로 기술의 개요, 개발동향과 시장현황을 알아보고자 한다.
가. 산업용기계부품분야
마모와 마찰 현상은 움직임을 동반한 장비나 장치, 생산품의 질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산업용 기계부품분야에서의 내마모 재료개발의 중요성은 널리 인식되고 있다. 특히 시간과 단가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중요부품의 마모가 내구성을 결정하므로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때로는 세라믹 내마모 부품의 가격이 고가이나 효율성 증대 효과를 감안하면 경제적일 수 있어 세라믹 부품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5]. 그러나 이와 같은 세라믹 내마모 부품의 사용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그것은 아직도 잘 깨어지기 쉬운 취성(brittleness)의 문제, 신뢰성의 문제, 금속에 비해 제조상의 어려운 문제 등이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 개발의 노력이 활발하다. 현재에는 단일상의 세라믹스를 이용한 부품이 많이 사용되나 세라믹 복합재료 혹은 세라믹 코팅의 형태로도 사용된다. 약 1μm직경, 100μm 내외의 세라믹 위스커(whiskers)를 이용하여 내마모 특성을 향상시켜 베어링, 롤러와 같은 내마모부품 및 세라믹 공구 등에 이용하기 위한 연구개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6]. 내마모 세라믹스의 산업용 기계부품 응용 분야는 세라믹 공구를 비롯해 베어링, 메카니칼 씰, 금형, 와이어 가이드, 노즐 등이다. 그림 3은 세라믹스로 제조된 세라믹 메카니칼 씰 부품의 예를 보여준다.
미국과 유럽의 예를 보면 전체 구조 세라믹에서 내마모 응용 부품 사장이 약 45%를 차지한다. 그러나 전체 시장에서 세라믹이 차지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으나 앞으로의 잠재적 시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세라믹 내마모 부품의 시장 현황을 표 1에 나타냈다.
나. 생체부품분야
생체 재료란 인간의 수명 연장이나 사고 질병으로 인해 잃어버린 기능의 보완을 위해 생체의 일부분을 대체하기 위한 인공적인 재료를 말한다. 그중에서 세라믹 생체재료는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내구성이나 내화학성이 우수하여 생체재료의 유력한 후보로 간주되고 있다. 특히 인공고관절, 인공 치아는 높은 강도와 함께 내마모 특성을 요하고 있어 이와 같은 특성을 나타내는 세라믹 재료의 응용이 연구 되고 있다. 인공고관절의 전 세계적으로 시술되는 건수는 매년 약 200,000건에 이른다.[11] 그림 4는 인공고관절의 개략적 그림이다. 인공고관절의 현재 평균 수명은 약 10에서 15년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베아링 볼모양의 금속 혹은 세라믹 골두(femeral head)와 접촉하며 골반에 삽입되는 폴리에틸렌 컵(cup)의 미끄럼 마찰시에 생기는 마모 부스러기에 의한 골 소실(osteolysis)에 의한 인공고관절의 이탈이 주요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12].
수명연장의 문제와 더불어 환자들은 30년 이상 견딜 수 있는 인공고관절을 요하는 추세에 있어 지금의 것 보다 내마모 특성이 우수한 재료의 출현을 바라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접근 방법의 하나가 세라믹 골두/세라믹 컵 형태의 고관절 개발이다. 세라믹 고관절의 10여년의 장기간 동안의 신뢰성 연구 결과 약 90%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14]. 현재 개발된 세라믹스를 이용한 이와 같은 인공고관절 개발시 내구성에 문제가 있어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세라믹 재료 개발의 요구가 있으므로 이와 관련된 연구가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다.
치아의 충진제로 세라믹 재료가 사용된다. 충진제의 요건은 지지 핀이나 치아에 강하게 결합해야 하는 특성과 함께 내마모 특성이 요구된다[15]. 현재까지 알루미나, 지르코니아 등의 재료가 사용되었으며 세라믹/고분자 복합재도 개발되어 사용된다. 그림 5는 독일에서 개발된 소결전의 상태로부터 환자의 치아대로 가공 후 소결하여 제조된 세라믹 치아를 보여준다[16]. 이와 같은 세라믹 치아 개발에 있어 내마모 특성의 평가는 필수적이며 산학 공동 연구결과의 산물이다.
현재 생체세라믹스는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표 2에 나타낸 대로 전 세계 바이오 세라믹 소재만도 수십조에 달하며 향후 성장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이다.
다. 코팅분야
내마모 코팅은 마찰과 마모를 줄이기 위한 코팅을 말한다. 이와 같은 내마모 코팅은 충분한 기계적 강도를 갖고 있어 미끄럼(sliding), 구름(rolling) 혹은 충격(impact)의 형태로 상대 재와 접촉에서 견딜 수 있어 마찰과 마모에 대한 제어가 가능해야 한다[19]. 따라서 이러한 기능을 수행 할 수 있는 세라믹 재료가 코팅 재료로 흔히 사용된다. 세라믹 코팅을 통해 이와 같이 마모, 마찰의 제어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어 산업 분야에서의 응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코팅의 두께와 응용 분야에 따라 코팅 방법이 선택되는데 흔히 mm 두께의 코팅에는 열과 프라즈마 용사법(thermal and plasma spraying)이 사용된다.
그림 6은 플라즈마 용사법에 의해 세라믹 코팅된 디젤 엔진의 실린더 내벽을 보여준다[20]. 얇은 두께의 코팅에는 진공증착법(vacuum-based deposition method)이 사용된다. 절삭공구(cutting tool), 다이 (dies), 몰드(moulds) 등의 코팅에 진공증착법이 흔히 사용된다. 이와 같은 부품에 세라믹 코팅시 내마모 특성이 현저히 증가하여 내구성이 현저히 증가, 생산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몰드에 코팅시에 5배 이상의 수명 증가효과가 있는 것이 보고되었다[21]. 절삭공구에 세라믹 코팅시 수명 향상은 물론 고속 가공이 가능해져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2]. 지금까지의 연구는 코팅 방법의 개발과 코팅 재료개발로 구분되어 진행되고 있는 추세이다. 산업적 요구에 따라 코팅 기술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으나 어떻게 하여 세라믹 코팅이 마모, 마찰 제어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응용 분야별 코팅 물질과 코팅 변수의 최적화에 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응용분야의 다양화와 고기능화에 따라 산업적으로 이러한 분야의 요구가 늘어나고 있어 연구 개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3. 결론
구조용 세라믹스 분야는 과거 20~30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그중에서도 내마모 관련 응용분야의 시장 규모면에서 큰 성장을 보였고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컸다. 한 예로 세라믹 베아링이 향상된 기능으로 여러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본론에서는 이와 같이 성장해왔고 앞으로 새로운 산업 창출에 기대할 수 있는 내마모재료의 기술개요와 개발현황을 알아보았다. 내마모 구조세라믹스의 지속적인 성장은 산업의 수요 증대와 함께 꾸준한 연구 개발의 결과이다. 앞으로의 꾸준한 연구 개발을 통해 경쟁을 하는 타 재료와의 가격 경쟁의 문제와 신뢰성의 문제 등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한 선진 외국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체계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부분의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이 분야의 연구개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더욱 더 중요하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관련 연구 인력의 효율적인 관리와 산학연의 체계적인 연구 체제의 확립을 통해 이러한 문제에 대응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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