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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스웨덴 도예계의 경향과 도예가들(1)
  • 편집부
  • 등록 2004-06-18 12: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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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힐드의 도조 Eva Hild’s Ceramic Sculptures 글 김정아 _ 스웨덴리포터 사진 에바 힐드 제공 1. 현대 스웨덴 도예계의 경향 지난 수년간 스웨덴 도예계는 도예계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 분야와 언론, 비평가들에게도 인정된 실력 있는 젊은 도예가들에 의해 눈에 뜨일 만큼 확실한 변화를 가져왔다. 이 젊은 도예가들은 이미 자신의 도예세계를 확고히 자리잡아 작업이 정형화된 나이든 세대의 도예가 들과는 달리, 다양한 작업의 형태와 실험적인 방법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탄없는 자세로 기존의 전통적이며 보수적인 스웨덴 도예계에 신선한 활력과 함께 도예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스웨덴 공예계에서 그 유래를 찾기 힘들만큼 지난 몇 년간 도예분야가 다른 모든 공예분야를 밀어내고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상 이러한 젊은 도예가 들의 야심과 열망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젊은 세대의 열풍은 최근에 HDK 도예과(고텐버그의 욧데보리 대학교 공예·디자인 대학 도예과)와 쿤스트확(Konstfack, 스톡홀름의 공예·디자인 대학)을 졸업한 석사 도예가 들을 중심으로 주로 예술성이 강조된 도자 조각이나 실험도자 쪽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HDK 출신 신세대 여성 도예가들의 작업은 스웨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도예계에도 끊임없이 소개되고 있어, 전통적으로 스톡홀름을 중심으로 했던 공예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지난 몇 년간 해외 도예계와 해외 도예 잡지에 소개되고 있는 스웨덴 도예가들은 거의 모두 HDK 출신의 도조 또는 조형도자 작가들이며, 몇 년째 스웨덴을 대표하여 대형 해외 박람회나 세계 도예전시회에 작품이 선출 또는 초대되는 작가들도 대부분 이러한 도예가들이 지배적으로 중견 도예가 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있다. 비록 이러한 신진 도예가들의 조형적인 도자 작업이 열풍을 타고 있다 하더라도 전체적인 비율로 보면 아직까지는 스웨덴 도예계의 전통, 즉 기능적인 도자를 중심으로 하는 작업이 우세하지만, 현재 스웨덴의 HDK와 쿤스트확의 도예과 재학생들 중 20~30%정도만 기능적인 도자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앞으로 조형도자의 영역과 도예인구 층은 상당 기간동안 확장될 조짐을 보인다. 최근 다른 서유럽 권의 도예흐름이 강력하게 기능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예술성이 강조된 도예가 새삼스럽게 스웨덴 도예계에 유행하고 있는 것은 지난 10년간의 스웨덴 대학도예교육, 특히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진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교수진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HDK와 쿤스트확의 전임 교수진의 절반 이상이 예술 도자를 하고 있는 작가들이라는 점과, 특히 HDK 도예과의 경우 북유럽에서는 유일하게 공예도자 중심 도예교육을 하고 있는 곳으로 야외 소성(장작 가마, 소금가마, 라쿠 기타 다양한 야외소성)과 특수 작업이 가능한 특수 부속 시설을 시 외곽지역에 따로 가지고 있다는 점만 보아도 교육과정의 상당한 양이 예술 도자 작업에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전역의 대학 도예과들이 디자인 중심교육을 진행해가고 있는 점과 스웨덴이 전통적으로 기능적인 도자와 산업도자 디자인으로 뿌리를 내렸다는 점에서 이러한 최근의 흐름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평가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각 대학 미술관 공예협회들의 공개 세미나와 언론 등을 중심으로 수년에 걸친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인 유행인지 또는 기존의 스웨덴 도예전통과 어떻게 접목 시켜갈 것인가 또는 이러한 흐름이 전통적 스웨덴 도예의 방향을 바꾸게 될 새로운 시대적 전환점인지, 이러한 도예의 흐름이 오늘날의 스웨덴 사회에 어떤 역할과 공헌을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토론으로 연결되어 가고 있다. 이번 호부터 다루게 될 도예가들은 스웨덴의 도예계 전체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작가들이라기보다는 연령이나 경력에 관계없이 현재의 현대 스웨덴 도예계의 경향을 대표하거나 가장 최근의 흐름을 소개하는데 적합한 작가들을 중심으로 전개한다. 이번 호에서는 스웨덴의 젊은 세대 도조의 선두주자이며 공예계의 스타로 불리는 여성 도예가 에바 힐드의 작업을 소개한다. 2. 에바 힐드의 도조 현대 스웨덴 도예계에서 진정한 도조작가이자 신세대 도예의 상징으로 인정되고 있는 에바 힐드는 다른 신세대 도조작가들이 경쟁할 수 없을만한 최고의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스웨덴 도예를 잠에서 깨웠다고 하는 그녀의 도조들은 작품을 통한 예술적 전달성과 작품의 물리적 에너지가 두드러지게 강조되어지는 점, 작가 내면의 감정을 표현주의적으로 출현·증명해낸다는 점, 점토만이 가진 가소성의 효과를 최대화하여 응용하는 재료를 다루는 효율성과 기술 등으로 주목되고 있다. 에바 힐드의 도조 대부분은 백색 석기질 점토(White stoneware clay)를 주재료로 하며 작품의 성격상 형태 변형과 크랙방지를 위해 다른 요업재료를 첨가하여 수축률을 줄이고 있다. 유약을 시유하지 않는 대신 백색 고령토 분말을 완전 건조된 기물표면에 분무하여 입혀주고 보통 섭씨 1230~1250℃에서 48시간이상 소성한다. 그녀가 제작하는 모든 도조는 코일링 기법으로 성형되며 성형이 완성된 작품은 작품전면이 크리스털의 표면처럼 흠집 없이 매끄럽고 두께가 3~4mm에 불과할 때까지 다듬고 샌딩하는 작업을 되풀이하여 그녀가 한 개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3~6개월에 걸리고 있다. 작가인 에바는 이렇게 인내성이 요구되는 작업에 대해 오히려 자신의 성급한 성격에 잘 어울리는 작업이라고 하고 있다. 눈부시게 희고 우유의 표면같이 매끄러우며 물결의 모양처럼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휘어진 형태,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무게감을 가진 에바 힐드의 도조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조각들이 큰소리로 마구 외쳐대는 것 같은 물리적 강박감과 심리적 폭력성, 또는 지나치게 고요한 침묵이 느껴지게 한다. 작가 자신이 내면의 감정과 자신의 일상 경험과 여기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반영해냈다고 주장하고 있는 그녀의 도조들은 작가가 작업의 형태성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그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표현주의적이라기보다는 형태주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제작된 그녀의 도조들은 작품의 내·외부가 따로 없이 내면과 외부세계의 경계선이 완전히 사라진 물리적. 정신적 혼연의 세계 또는 내면과 외부세계가 보다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의 에바 힐드의 도조는 1998년 그녀가 HDK에서 막 석사학위를 취득한 졸업 작품이 그해 스웨덴에서 열린 세계 도자학술대회의 표지작품으로 소개되고, 이어 일본의 세계도자박물관과 미국 뉴욕의 디자인 박물관, 스웨덴의 국립박물관과 여러 미술관 등에서 그녀의 작품을 사들이기 시작하며 하룻밤 사이 대중 언론 매체에 스타로 소개된 초창기 도조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당시의 도조는 내·외부의 경계선이 뚜렷할 뿐만 아니라 각 작품의 외부에 한 개의 작은 구멍을 뚫어 내면의 터질 것 같은 감정을 표출하려하던 표현성이 유난히 강한 도조 등이었으나, 이후 서서히 그녀의 도조는 내면과 외부세계의 경계선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해가듯 두 세계의 경계선이 사라져갔다. 에바 힐드는 HDK 도예과에 입학한 뒤 학사학위를 받을 때까지는 도조작업에 열중한 학생이 아니었다. 필자가 HDK 도예과의 석사과정에 유학을 온 1991년에 학사과정 신입생으로 같은 과에 입학한 에바는 예술적 감수성과 표현력이 뛰어난 학생이었는데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 당시에도 석기질 점토 사용을 즐겼다. 지금의 도조와는 완전히 다른 그 당시의 작업들은 장식이 많고 예술성이 돋보이는 기능적인 도자제품들을 물레로 성형하고 화려한 색채의 앙고배를 채색한 뒤 시유하지 않고 무유상태로 그냥 번조하거나 투명유를 시유하곤 했다. 에바가 도조작업에 열중하기 시작한 것은 1994년 그녀가 학사학위를 마친 후 첫아이를 가지며 공백기를 거쳐 1996년 다시 석사과정에 입학한 뒤부터다. 석사과정 초기의 다양한 실험적 작업을 거쳐 석사학위 졸업 작품을 시작하던 해부터 도조의 틀이 명확해졌다. 그녀의 학사과정 당시의 작업은 1993년 에바가 HDK 도예과의 학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시절 콘크리트회사의 커미션에 의해 신 재료를 실험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콘크리트 접시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 접시들은 작업의 재료만이 달라졌을 뿐 당시 그녀가 열중하고 있던 기능적이며 장식적인 도자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현재 스웨덴 외뢰브로(Orebro)지방의 여러 학교에 설치되어 있으며 재료는 유리섬유질이 혼합된 콘크리트 (Fibre composite concrete)에 특수페인트로 표면장식을 하였는데 작가는 얇고도 강한 재료의 성격과 특수 페인트의 자유로운 색상을 실험하고자 했다고 말하고 있다. 에바 힐드는 도조작업이외에도 상당히 많은 공공 커미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중 대표적인 작업으로는 스웨덴 코폼시 광장 벽에 설치된 작품과 보로스(Boras)시로부터 커미션을 받아 제작한 타일작품이다. 2003년에 코폼시의 커미션으로 제작된 광장 조각 벽은 전형적인 콘크리트 벽 대신에 조각으로 구성된 벽으로 작품 크기는 각각 지름 40 cm이며 47개의 조각으로 구성된 벽의 길이는 총 150m이다. 조각의 형태는 이 지역의 전통과 역사를 중심으로 디자인하였다. 코폼(Koppom)시가 있는 베름란드(Varmland)지방은 노르웨이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곳으로 대부분이 삼림으로 뒤덮여 그사이를 많은 계곡이 흐르고 있으며 이 지방의 도시들은 각종 목재와 금속 공업의 중심지로 잘 알려져 있다. 코폼은 전통적으로 금속공업(특히 나사못 공장이 많다)는 점과 유명한 베름란드의 숲에 둘러싸여 있는 도시로, 조각의 형태는 나사못과 나무(크리스마스트리에 사용하는 침엽수)를 추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에바 힐드가 2001년에 스웨덴 보로스(Boras)시로부터 커미션을 받아 제작한 타일작품은 이 도시외곽에 있는 교회의 장례식 예배를 보는 홀의 벽에 설치되어 있다. 각각의 타일은 스웨덴의 국교가 루터 복음이라는 점에서 기독교의 전통을 상징하는데 중점을 두었으나, 다른 종교를 가진 이 지역의 주민들을 위해 기독교 정신이외에도 다른 종교의 신앙과 관련된 상징적 문양들을 새겨 넣었다. 이 문양들은 매우 정교하고 묘사적인 것과 아주 추상적으로 요약된 것들을 혼합하고 있다. 재료는 백색 자기질 점토(White porcelain clay)를 사용하였으며 타일의 표면은 부조법으로 조각하였다. 에바 힐드의 최근 작품들은 3월 31일부터 5월 23일 까지 고텐버그(Gothenburg)에 있는 스웨덴의 국립 현대 공예·디자인 미술관(The Rohsska Museum)의 초청으로 전시되고 있으며, 이외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에 걸친 세계순회전 “Scandinavian Design beyond the Myth”에 초대되어 전시되고 있다. 또한 올해 열릴 독일 세라믹 비엔날레와 핀란드의 세라믹 2004에도 초대되었다. 도예가 에바 힐드의 작업에 대해서는 올해 4월에 출판된 “Ceramics Art and Perception, International, Issue 55, pp98-102”에도 소개되어있다. 3. 에바 힐드 에바 힐드는 1966년생으로 HDK 도예과에 입학하기 전 대학에서 물리치료를 전공하고 물리치료사로 일하던 중, 도예에 매력을 느껴 작업을 시작했다. 그녀는 현재 9살, 5살, 9개월 된 세 명의 딸을 가진 어머니이자, 전업 작가로 매일 아침 8시 반에 일을 시작하여 오후 4시에 작업을 마친다. 스웨덴의 육아휴가법에 따라 첫아이와 둘째가 태어나던 해에 각각 육아 공백기를 가졌으며, 현재 9개월이 된 막내가 한살이 될 때까지 월 수 금요일에만 작업을 하고 있다. HDK 재학시절 건축디자인과에 재학 중이던 남편과 결혼하였고, 1998년 이후 다 쓰러져가던 시골의 구 우체국건물을 구입해 남편과 몇 년에 걸쳐 수리를 하고 현재는 전면 유리벽으로 된 그녀의 초대형 개인 작업실과 남편의 건축디자인사무실, 살림집을 복합한 건물로 개조해 살고 있다. 2000년 이후 7번의 개인전과 수도 없이 많은 스웨덴 국내와 세계 도자전시회에 작품을 소개하고 있으며, 1997년 이후 단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달 월급으로 지불되는 정부 예술인 지원금을 수여받고 있다. 에바의 작품들은 스웨덴, 미국, 일본 등의 많은 박물관, 미술관, 공공기관 등에 영구 전시, 보존되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본인의 작업실에서 작업 중인 에바 현재 스웨덴 현대 공예·디자인 미술관에서 전시중인 에바 힐드(Eva Hild)의 작품들 1 재료 : 백색 석기질 점토(White stoneware clay)70×80×90cm, 2003 2 재료 : 백색 석기질 점토(White stoneware clay)각각 70×80×90cm, 2003 3 재료 : 백색 석기질 점토(White stoneware clay)각각 80×90×90cm 필자약력 이화여대 및 동대학원 도예과 졸업 스웨덴 국립 욧데보리대학교 대학원 석사(MFA) 핀란드 헬싱키산업미술대학교 대학원 박사(Doctor of Art) 개인전 2회(스웨덴), 국제학술대회 논문발표 3회 핀란드 UIAH 도자연구소 전임연구원 및 도예과 전임강사 역임 현재, 스웨덴 욧데보리대학교 전임강사(공예학부) 및 전임연구원(디자인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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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erazin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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