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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의 특성과 활용
  • 편집부
  • 등록 2004-07-24 01: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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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세용 _ 도예가 우리나라는 불과 몇 세기 전만 해도 도자 선진국이었다. 자기를 제조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과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베트남이 자기에 가까운 도자기를 제조하는 정도였으며 현재 도자 선진국이라 하는 구미 각국은 실제로 자기를 제조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나 동양도자기에 매료된 이들은 각국에 왕립 도자기 연구소를 설립하여 연금술사(이들은 사실 화학자의 전신이라 할 수 있다)를 통하여 동양 도자기를 재현하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였고, 그 결과 본차이나와 같은 자기를 개발하게 되었다. 일본의 경우도 우리나라에서 납치해간 도공들을 중인 이상의 대우를 해주며 자기 개발에 혼신을 다했으며 지금도 조그만 현단위에도 도자기 연구소가 있을 정도로 국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고려청자나 조선 백자와 같은 독특한 아름다움은 도공에 대한 천대와 같은 내적 요인과 임진왜란에 의한 조선 요장 황폐화와 도공의 납치 및 한일합방 이후 일본의 조선백자 말살 정책 등 외적요인에 의해 과거의 유물로만 남고, 그 전통과 제작 방법은 거의 단절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아직도 옹기는 그 당시의 제작 방법과 전통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음식문화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발효식품이 주인 우리나라 음식문화는 저장, 발효의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이러한 기능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저장고로서 옹기는 절대적 역할을 담당했다. 옹기의 특징은 바로 그 저장력에 있다. 우리나라 음식은 대부분 발효 음식이다. 그 음식을 저장하는 그릇은 음식의 발효를 도와주는 기능을 가져야 했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용기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사용되어 온 옹기이다. 옹기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여기에서 언급하지는 않겠다. 다만 옹기는 모양이나 색상이 현대 콘크리트 문화와는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거 공간이 밀폐공간인 아파트로 변하고 김치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의 개발로 인하여 주로 저장 용기로 활용되어 왔던 옹기는 점차 우리의 주위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옹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놀랄만한 뛰어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옹기는 일차적으로 점토 내에 함유되어 있는 모래나 기타 굵은 입자들로 인해 기벽에 미세한 기공을 형성하게 되고, 이 기공은 glass phase가 형성되지 않은 까닭에 모세관을 통해 기물 내부와 밖이 통하게 된다. 이러한 기공은 보온 효과를 하기도 하고 내부와의 원활한 공기유통으로 인하여 순환작용을 하게 되며, 적당한 산소를 공급하기 때문에 산패를 방지할 수 있다. 즉, 그릇내의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간장이나 된장을 담가 놓은 항아리의 외부에 소금이 하얗게 배어 나온 것으로 증명된다. 즉, 삼투압 작용에 의해 간장이나 된장의 적절한 염분 이상의 것들은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꽃을 꽂아 놓은 화병을 옹기로 했을 경우 그 보존 기간이 오래간다든가 또는 유리와 옹기에 물고기를 넣고 밀폐한 다음 관찰한 결과 유리용기의 물고기는 2~3일 후에 죽었지만 옹기 속의 물고기는 살아있었다는 실험들을 살펴 볼 때, 옹기의 미세 기공에 의한 작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작용은 용기 내에 용존 산소 실험 결과에서도 옹기의 것이 유리병이나 기타 유약이 완전히 발라진 도자기보다 훨씬 많았던 것으로 실험한 결과도 있다. 또 하나의 옹기의 특성은 원적외선이 다량 방출된다는 것이다. 원적외선이란 국제 조명 위원회(C.I.E) 에서는 파장 3.0 ~1,000㎛ 범위로 정하고 있으나 공업적으로 주로 사용되는 원적외선은 2.5~30㎛ 파장역으로 공량자 에너지로 환산하면 4~0.5eV 정도의 미약한 에너지로서 화학 작용은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음식을 보관하기 위한 방법으로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특이한 효소를 사용한다든가 또는 특정 약품을 이용한다던가하는 방법들이 연구되어 왔으나 근래에 와서는 식품 내부의 침투력이 우수한 원적외선 복사체의 원리를 이용하여 음식의 질 하락을 연장시키는 물리적인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도자기 그릇에 식품을 적용시킨 결과 식품내의 수분의 결합력이 견고해져서 자유수의 함량을 감소시킴으로서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시키고 또한 식품 내에 존재하는 효소작용을 저해하여 식품의 저장성 및 숙성효과가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원적외선 램프에 세라믹을 도포하여 식품에 조사,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시키고 음식물 내의 효소 작용을 저해하여 식품의 저장성 및 숙성 효과가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었으며, 실제로 산업에서도 응용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황토를 첨가한 생활도자기에 김치를 넣고 실험한 결과 젖산의 생성속도가 늦어 선도 유지에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비타민C 함량 분해의 속도도 감소하며, 숙성 효과가 지연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원적외선을 방사하는 물질을 이용하면 음식물을 저장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에 착안하여 PVC 등에 이러한 물질을 충진재로 사용하거나 혹은 도포 처리한 플라스틱 용기가 사용된 바 있었으나 아직까지 그 효과가 검증된 바는 없다. 아래 그림은 필자가 요업기술원에 재직할 당시 이러한 용기가 미치는 음식물의 변질에 대한 실험한 결과이다. 그림에 사용된 용기는 원적외선 방출물질 처리를 한 불투명 플라스틱과 유리 및 도자기 제품이었다. 시료로서 배추를 똑같은 부위를 절취해 넣고 같은 재질로 뚜껑을 덮은 다음 실온에서 시료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다음과 같은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유리의 경우 6일이 지나자 배추가 마르면서 썩기 시작하였고 플라스틱은 10일이 경과한 후부터 썩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도자기의 경우 20일이 지나서야 약간 썩기 시작하였는데, 그 진행 속도가 상당히 느렸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도자기의 경우 30일이 지났어도 가장자리 부분만 약간 썩었을 뿐 배추 원질에는 전혀 이상이 없고 다른 용기의 경우 완전히 썩어있음을 알 수 있다. 기공이 없는 자기의 경우에도 이러한 효과가 나타난 것은 이른바 세라믹 제품의 원적외선 방출 효과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세라믹 제품의 원적외선 방사율은 여타 재료에 비해 상당히 높다. 이는 도자기 소지가 소결되면서 생성되는 주 결정상이 mullite와 quartz로서 각각의 원적외선 방사율이 0.92, 0.84로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유리의 경우 투명한 관계로 광에너지가 내부에서 열에너지로 변하면서 부패를 촉진한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옹기의 경우에는 사용 점토 자체에 Fe2O3와 MnO2 등의 전이 원소 산화물을 함유하고 있는 관계로 원적외선 방사율이 대략 0.92이상으로 다른 도자기보다도 높다. 일반적으로 음식물의 저장은 부패와 변질의 원인 인자인 미생물과 효소 작용을 억제하는 데 있으며, 그 방법으로는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건조 염장 훈화 외에도 냉장 가스저장 상온저장 등이 있으나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냉장고를 이용한 방법이다. 그러나 냉장고를 이용하는 방법도 미생물의 증식, 과채류의 호흡작용 및 효소의 공격을 충분히 억제하지 못하므로 음식물을 장기간 보관할 때 미생물의 증식에 의한 식품의 부패, 효소 및 호흡 작용 등에 의한 변질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식품의 대부분이 발효 식품인 관계로 변질되기 쉽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음식물 저장 방법의 개발이야말로 우리나라 고유 식품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김치를 예를 들어 설명하기로 하자. 김치는 숙성, 발효의 과정을 거쳐서야 제 맛을 내는 전통 발효 식품이다. 이러한 발효 식품은 미생물과 효소에 의한 작용이기 때문에 주위의 온도나 습도, 주변 공기의 산소 함유량 등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일례로 김치 주변의 온도가 급변한다던가 또는 지나치게 높다던가 또는 김치 저장고 안에 CO2가스의 함량이 많다던가 하면 김치는 젖산 생성 속도가 빨라지고 미생물의 번식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어 신맛이 강해지고 김치가 상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가능한 한 김치를 맛있게 숙성시키기 위해서는 얼지 않을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고 온도 변화가 급작스럽지 않은 것이 좋다. 낮은 온도에서는 Henry’s law에 의해 CO2가 김치 국물 속으로 녹아 들어가 김치의 시원한 맛을 더해주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열 효과가 좋은 재료일수록 김치를 맛있게 숙성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밀폐된 용기의 경우 산소 공급이 차단되기 때문에 CO2 함량이 높아져 팽창하게 되어 용기가 파손될 수 있는 위험도 많고 또한 김치는 염장을 한 야채이지만 상당한 수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야채 조직과 물간의 결합력이 김치 원재료인 야채의 원질 유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원재료와 수분의 결합력이 떨어지게 되면 자유수가 증가하게 되고 이 자유수에 의해 김치 재료인 야채 고유의 아삭아삭하고 탄력있는 원질을 상실하게 된다. 원적외선으로 처리된 물은 17NMR 스펙트럼으로 조사해 보면 처리하지 않은 물에 비하여 스펙트럼 신호의 폭이 훨씬 좁아진다. 실험 결과로는 일반수가 153.0Hz일 때 원적외선 처리수의 신호의 폭은 84.4Hz였다고 한다. 이 신호의 선 폭은 NMR의 관측에 이용되는 에너지를 흡수한 원자핵이 이 에너지를 방출하기까지의 시간(완화 시간)에 역비례한다. 측정 대상 물질의 분자운동이 활발해지면 완화시간은 길어지기 때문에 결국 신호의 선 폭이 좁아지는 것은 분자가 활발하게 운동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렇게 활발한 분자 운동을 한다는 의미는 물의 분자군집의 크기가 작다는 의미이며 이는 야채의 섬유소 내에 깊숙이 관여하게 되어 자유수의 생성을 억제해 섬유소 특유의 아삭한 맛을 그대로 나타낼 수 있다. 이렇듯 옹기는 대단한 기능을 보유한 우리나라 고유의 도자기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현대 주거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외관 때문에 자꾸 우리 주위에서 외면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옹기 특유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미려한 외관을 갖는 옹기의 개발이 절실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백자나 청자 분청과 같은 일반적인 자기소지에 기공성을 부여하고 원적외선 방사율이 높은 물질을 첨가함으로서 가능하다. 기공 형성제로는 일반적으로 톱밥이나 왕겨 등을 사용하는데, 이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본인이 연구한 바에 의하면 기공의 수나 크기를 제어할 수 있는 재료로 Al powder가 가장 양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참고로 본인이 요업 기술원에 있을 당시 연구 개발한 소지 data를 공개하면 다음과 같다. 표) 기공성 소지 Data 사용원료 D 카올린 M 점토 중국점토 M 활석 A 도석 Al powder 태토 시작품용소지 30 5 20 10 35 5 연구 결과 이 소지의 특성은 기공률에서 20.1%로 옹기와 유사했으나 꺽임강도는 훨씬 높아 54.1MPa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며, 기공 형성제로 Al 분말을 사용한 결과 기공의 크기나 분포가 일정하였고 비중이 다른 원료와 흡사하여 가라앉거나 부유하지 않고 잘 혼합이 되었으며 Al 분말이 연소 후에 Al2O3로 산화, 소지의 결합에 관여하여 mullite 결정 생성을 촉진, 강도 증진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었다. 또한, 연구 결과 소지의 주결정상은 mullite, α-quartz 및 cristobalite였으며, Al분말이 증가할수록 mullite 결정 피이크가 높아짐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원적외선 방사율은 Al이 증가할수록 약간씩 높아졌며, 옹기의 평균 원적외선 방사율이 0.921인데 반하여 선정된 소지의 경우 0.925로 약간 큰 수치를 보였다. 색상도 일반적인 청자 색상 수준이기 때문에 청자나 분청 자기로 개발할 수 있었다. 백자의 경우 원적외선 방사율은 조금 떨어지나 함철 원료를 교체함으로 충분히 기공성 백색 도자기를 얻을 수 있었다. 도예가는 일반적인 예술가들과는 또 다른 책임이 있다. 일반적인 예술가들이 감상자에게 시각적이던 청각적이던 간에 즐거움을 주는 것으로 그 의무를 다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식생활에 밀접한 관계를 갖는 식기를 제조하는 도예가들은 구매자들에게 건강도 가져다 줘야할 책임도 있다할 것이다. 필자약력 경희대학교 도예과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5회 및 단체전 다수 출품 성글라라수녀원 도벽 제작 독일 Handwerksmesse Koblenz(Messe Am Rhein) 출품 2002한일도작가전, 호문화랑. 일본 동경 요업기술원 책임연구원 명지전문대학 공예과 겸임 교수 경희대학교 디자인대학원 박사과정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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