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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 도예전
  • 편집부
  • 등록 2005-02-13 00: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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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 - 2004.12.8 통인옥션갤러리 분청사기의 현대성을 위한 모색 글 김진아 _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소연구원 “무작위의 작위”, “파격의 미” 등을 특징으로 하고 있는 분청사기에 대한 재조명은, 1970년대부터 대학은 물론 많은 작가들에 의해 이루어진 이래,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인화문 분청의 현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이정도 역시 20여년 동안 일관되게 분청작업을 해 온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도 항아리를 비롯해 접시, 합 등 전통적인 분청사기의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분장기법을 이용하여 현대성을 모색한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정도의 작품은 분청사기의 다양한 조형적 특징 중에서도 단순하고 단아한 형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윤용이 교수가 ‘질박하고 거칠며, 장식 없는 소박한 분청사기의 간결한 형태야말로 분청자 작품의 매력 중에 하나’라고 말한 것처럼, 자유로우면서도 간결한 형태는 그에게 있어서도 고혹적인 조형요소이다. 뿐만 아니라 단순·단아한 형태의 항아리와 접시는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위한 매개체로서 작은 원형의 인화문과 거침없는 선조線彫가 아로새겨지는 바탕이 되기도 한다. 그는 기형에 대한 감정을 최소화하고 그 위에 얹어지는 문양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형태를 잡아간다. 이는 기술적으로는 숙련되었으나 작품 자체에 대한 욕심이 없는 조선시대 도공들의 제작태도와도 일치하는 것으로서 다작의 경험에서만 우러나올 수 있는 것이다. 소박하고 간결한 형태가 작품의 전통적인 부분이라고 한다면, 일정한 밀도로 기형 전체를 덮고 있는 인화문과 그 위에 조각되어 있는 선각線刻들은 현대적인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화문인 경우, 도장의 문양이나 찍히는 위치, 넓이에 따라 작품의 느낌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변화의 폭이 좁고 단조롭게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정도는 인화문과 동시에 선조線彫의 드로잉을 병용함으로써 실험적이고 표현적인 제스처Gesture를 시도하고 있다. 감정의 표현을 극도로 제한한 인화문 위에 새겨진 자유스러운 선각은 미니멀한 표면의 고요함을 깨는 파격적인 행위인 것이다. 분청사기의 현대성이란 전통성을 근간으로 하면서도 실험적이고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는 자세에서 발현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분청사기의 형태적인 재현보다는 소박하고 자유분방한 정신적인 면에 기저를 두고 현대성을 모색하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정도가 시도한 다양한 분장기법들이 사각 합盒 등 몇몇의 기器를 제외하고는, 모두 물레로 성형된 기물 위에서 쓰였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통적인 제작기법에 충실한 형태가 오히려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무작위의 아름다움을 흐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통이란 역사적 생명력을 가진 것으로서 과거보다 현재에 의미와 효용이 있다. 이정도가 오랜 기간 분청사기를 고집해온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과거의 것으로부터 이끌어낸 보편성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조형을 이루어내는 것이 현재를 위한, 더 나아가 미래를 위한 일임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그의 작품들이 전통과 현대의 가교역할을 하며 관객들 앞에서 더 자유롭고 표현적인 모습으로 다시 서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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