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호주 멜번의 모나쉬대학교 체류
  • 편집부
  • 등록 2005-11-07 18:40:56
기사수정

호주 멜번의 모나쉬대학교 체류기

글+사진 이헌국 _ 호주 모나쉬대학교 초청방문 교수

지구의 반대편에 살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으나 우리나라는 무더운 여름이고 이곳은 겨울이라서 잦은 겨울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아르헨티나, 뉴질랜드에 이어 남극에서 세 번째로 가까운 큰 섬인 호주대륙은 자연과 천연 그대로가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1803년 발견된 멜번은 19세기 이후 호주의 중화학 공업 중심도시였으나 20세기에 들어서 시드니에 이어 제 2의 도시로서 인구 360만의 문화예술, 교육의 중심 도시로 바뀌었다. 도시명은 1924년 당시 영국총리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으며 도심지를 가로지르는 Yarra강을 중심으로 2400ha에 이르는 공원과 녹지대가 있어 아름다운 숲의 도시 라는 인상을 준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연 2년째 선정된 것이 이와 무관하지 않으며 멜번을 중심으로 한 빅토리아 주 전체 경쟁력은 호주 국내 총 생산량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또 교육도시로서 지난해 더 타임지 세계대학평가 22위의 멜번대학, 33위의 모나쉬대학, 명문 라트로브대학, RMIT, 스윈번 대학, 빅토리아 대학 등이 (호주 전체 대학 수는 42개) 위치해 산학연계, 실용학문 교육을 하고 있어 사회발전에 필요한 실용인재양성에 조화와 기여를 하고 있어 상당히 밝은 미래를 예견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나쉬 대학교의 경우 대학 주변에 모나쉬 과학단지가 조성되어 많은 기업체들의 연구소와 IT, 생명공학 관련 회사들이 대학과 연계되어 기술개발, 연구 생산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빅토리아 주 총 생산량의 20% 이상을 한 대학에서 일구어 내고 있다.

모나쉬 대학교는 빅토리아 주 공립학교로서 1958년 John Monash경에 의해 설립되어 그가 죽자 모나쉬시에 기증되어 1990년에 대학합병과 개혁을 하여 현재는 멜번 주변에 6개 캠퍼스와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 영국, 이태리 등에 캠퍼스를 두고 10개 단과대학 6만여 명의 재학생이 다니고 있는 거대한 대학이다.
특히 의학, 약학, 생명과학, IT공학, 경영·경제학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모나쉬 과학 센터를 중심으로 세계 33위 대학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중 예술·디자인 대학은 Caulfield캠퍼스에 있다. 역사에 비해 호주에서 가장 큰 대학으로 이 분야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날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John Redmond학장을 중심으로 많은 산학 연계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편제는 크게 순수미술과 디자인 분야로 구분되며 디자인은 산업, 실내건축, 시각전달, 창작예술, 멀티미디어, 디지털예술, 예술·디자인 전공으로 나눠지며 순수미술은 세라믹, 그라스, 메탈 쥬얼리, 회화, 사진, 판화, 조각 직조, 드로잉 전공이 개설되어 전공 선택은 학생이 자유롭게 선택 할 수 있다.
학위과정은 9개의 학사학위 과정, 6개의 오너스 학위(Honours Degree : 석사 예비과정)에 이어 논문 석사과정, 비논문 석사과정, 철학박사과정이 일관되게 별도의 대학원 조직이 없이 단과대학, 학과, 전공스튜디오에 의해 운영 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영국 교육제도의 영향으로 학사학위 취득 후 오너스 학위 과정인데 대부분의 전공은 3년에 6학기 144학점을 취득하면 졸업을 하게 되는데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반드시 이 과정을 거쳐 1년 48학점을 이수하고 논문과 작품을 제출하여 통과를 하여야 입학이 가능하다. 단, 산업디자인과 실내건축디자인 분야는 4년 192학점을 취득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대개의 전공은 3년 안에 대학을 졸업을 하여 취업을 하게 된다. 이때 학생들은 3년 내내 열심히 공부하지 않을 수 없으며 교육내용 또한 학생 스스로 준비하고 과제를 제출해야 하므로 과로에 지쳐 병원에 입원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
교과목 담당 강사는 학생들에게 강의내용의 범위나 과제물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무한정으로 설정하여 요구하고 있으며 학습의 결과나 실기제작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강사가 학생에게 단지 하는 말은 “집에 가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라”라고 해주는 것이 유일한 충고라고 한다. 이 대학 도자기 스튜디오는 1975년에 개설되어 80년대 후반까지는 호주에서 가장 큰 도예과였으나 이제는 시대의 요구와 변화에 따라 많이 축소되었다. 한때는 30명의 풀타임 강사가 있었으나 이제는 두 사람이 담당하는 것을 보아 아쉬운 생각이 든다.
교육과정과 내용을 살펴보면 순수미술학과 8개 전공이 같은 과정의 틀 속에 운영되고 있으며 아주 간결하다. 과목당 대개 6학점 12시간인데 4시간은 강의 및 실기지도이고 8시간은 학생이 주중에 스스로 연구하고 실기실에서 작품을 제작해야 한다. 이에 대한 검증은 수업시간 출석확인으로 이루어진다. 각 실기실 입구에 출입기록부가 비치되어 있어 입실과 퇴실시간을 기록하게 되어 있어 담당교수가 매주 확인한다. 또 3학년(졸업반)의 경우 전공실기 5(1학기), 6(2학기)은 각각 12학점 24시간인데 8시간은 수업지도, 16시간은 개인연구 및 작품제작시간으로 두 명의 교수가 나눠서 강의를 맡고 지도해 최대한 능동적인 연구와 수업이 되도록 하고 있다.
이수과정 구분은 기초 4과목 24학점, 이론 4과목 24학점, 전공실기 9과목 66학점, 선택 5~10과목 30학점으로 되어 있으며 참고로 한 과목의 교육목표를 소개하면 1학년 2학기 「“세라믹연습과 이론 1-A” 과목의 범위는 동시대의 창조적인 경험의 의미를 세라믹의 실기와 이론을 통하여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것이다. 또 세라믹의 원리 속에서 지각을 향상시키거나 기초적인 단계의 능력을 성취하는 의미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두면서 원리를 지속적으로 탐구하여 기술적인 바탕과 개념적인 느낌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지도록 하는데 있다.」이와 같이 강도 높은 교육을 통하여 전문 인력을 양성시키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포드자동차와 산업디자인, 세라믹디자인이 공동으로 자동차 디자인 원형 모델링 제작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미래와 좌표설정에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필자가 이곳에 온 이후 새롭고 낯선 문화적 충돌을 느끼면서 주어진 여건과 환경 속에 적응하려 노력해온 시간들은 작가로서 새로운 변화와 창의적인 모색에 필수적인 관계라 볼 수 있겠다. 교직에 몸담은 이래로 오랜만에 오로지 작품세계에만 몰두할 수 있었고 스스로를 꾸밈없이 되돌아보면서 지난시간의 궤적 속에 나의 흔적이 어떻게 어디로 가는 것인지… 예술가로서의 길은 늘 고독하고 외로운 것이지만 보이지 않는 미래의 시간을 찾아가는 일이야말로 실로 행복하고 흐뭇하지 않을 수 없다. 도예가 지니는 다양한 속성과 예술성을 이해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형상을 찾으려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지니는 공통되는 원형일 것이다.
머무는 시간 속에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자연, 환경, 인간과의 만남은 바로 새로움을 찾으려는 매개체가 되어 그 형상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이어져 소중한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자신과의 만남을 통해서 언제나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느끼듯이, 또 다른 만남을 위해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기다리는 것이다.
플라톤은 “자기가 이 세상에 태어난 세 가지 행복을 얘기하면서 첫째는 자유민주주의 시민으로 태어난 것과, 두 번째는 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행복과 세 번째는 소크라테스와의 만남을 가장 행복하게 생각 한다.”라고 했듯이 인간사회형성에 있어 만남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가를 일깨워주는 말로서 교환교수 기간 동안 갖게된 필자의 작품전에 담긴 <만남>이라는 주제는 미래의 또 다른 만남을 예견하고 준비하는 과정으로 남기고 싶다.
전시는 많은 교민들과 소속대학 교수들의 격려와 축하 속에 전시회가 시작되었고 오픈 환영사를 한 모나쉬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부학장 Bernard Hoffert 교수는 “실물이 아니고 사진만 보고도 그의 작품을 대하는 순간 We have to grab him(당장 잡아오자)라는 얘기를 했을 정도로 이 교수의 작품에 감명을 받았다. 이렇게 권위 있는 예술가와 함께 했던 지난 1년이 정말 짧게 느껴진다.”라는 말에 스스로 과분해하고 송구스럽게 생각되었다.
그동안 호주에 머물며 다른 세계를 보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사고방식과 새로운 사회를 보는 눈을 접목시키며 생활했던 시간과의 만남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도움을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이 글을 맺는다.


필자약력
이학박사
경희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교수
호주 멜번 모나쉬대학교 초청방문교수 

 

기사를 사용하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www.cerazine.net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monthly_cera
세로형 미코
03미코하이테크 large
02이삭이앤씨 large
오리엔트
미노
삼원종합기계
진산아이티
케이텍
해륭
대호CC_240905
01지난호보기
월간도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