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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폐막
  • 편집부
  • 등록 2006-02-09 13: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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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폐막

52만명 방문 에듀테인먼트형 현장체험 학습장 활용 높이 평가
시장한계 노출·홍보비 과다·정체성 모호 도마 위

2005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24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지난 10월 23일 막을 내렸다. 조직위측은 적극적인 홍보로 지난 여느 때보다도 많은 관람객 수를 자랑하며 만족스러운 자체평가를 내리고 있다. <유혹>을 주제로 지난 9월 30일부터 청주예술의 전당 일원을 중심으로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국립청주박물관 등 3곳의 행사장에서 분산 개최됐다. 이번 비엔날레는 국제초대작가전의 미주 커미셔너 데이빗 맥퍼든씨로 부터 ‘공예분야의 베니스 비엔날레’라는 극찬을 듣기도 했다. 또한 2007년 비엔날레를 위한 상설관의 실험으로서 제2행사장 마련과 기획전<21세기 공예의 모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이다. 세 군데로 나뉜 행사장의 연계부족과 기반시설확충이 반복적으로 지적됐지만 전시장을 돌아본 관람객의 호응은 주목할 만했다.

역대 최다관객기록
세계 각국 대표단, 미술계 유명 인사 방문
24일간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은 모두 52만여 명으로, 지난 2003년 32만명(18일간)보다 20만명 정도 증가했다. 또 2001년 26만명(17일간), 1999년 46만명(32일간)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직위원회는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공예의 흐름을 가늠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으나 드러난 성과에 만족하기에 앞서, 개선 과제에 대한 지적도 다양하게 드러났다.
행사기간 동안 세계 각국의 대표단과 미술계 거장들이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개막식에는 미국 밸링햄시장, 일본 돗토리시장, 인도네시아 중부자바주 대표단, 중국 북경·심양·무한시 대표단, 몰도바공화국 엘도빈시장 등 해외 주요 도시의 대표단이 방문해 행사장을 관람하고 양 지역의 교류활동을 논의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 공예디자인미술관 수석큐레이터, 독일 뮌헨 공예협회장, 일본 오사카공예협회 임직원, 뉴질랜드와 네덜란드의 도시정책 담당관, 유네스코 문화정책 자문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미카엘 한센씨 등 미술관계 전문가들이 방문으며, 이밖에 외국인 관람객이 4만여명이 다녀갔다. 국가별 방문객은 중국과 일본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영국 독일 러시아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등이다. 이는 국내외를 아우르는 적극적인 마케팅과 세계유일의 공예비엔날레라는 점에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진다. 특히 조직위원회 측은 올해 행사를 위해 영화배우 이영애와 영화감독 박찬욱, 탤런트 김석훈을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하고 행사장에서 드라마 촬영을 하는 등 전방위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한 것이 관람객 동원에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10개의 테마 전시관 구성으로 다양한 전시
전시관은 국제공예공모전관, 초대작가전관, 기획전관 등 모두 10개의 테마관으로 구성됐다. 각 전시관마다 디지털 영상상영공간과 휴식공간을 마련해 관람객의 편의를 도모하기도 했다.

국제초대작가전
국제초대작가전은 <유혹에 대한 120개의 정의>라는 다소 방만한 주제설정으로 60개국의 우수한 120점의 작품이 특별한 테마 없이 진열돼 전시자체의 테마와 색이 모호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국내초대작가 선정기준의 모호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미주 지역 커미셔너로 활동한 데이빗 맥퍼든 미국 현대디자인미술관 부관장은 “2005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미술속의 공예라는 인식을 타파하고 별도의 장르를 개척하는 면을 보여주는 행사라며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베니스 비엔날레와 어깨를 견줄만하다”고 극찬하는 한편, “전시공간에 대한 정보는 물론 다른 커미셔너와의 소통이 없었다. 이후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면 보다 역동적인 전시공간이 연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문제점을 꼬집기도 했다. 국제초대작가전관 국제 공예 흐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해외 커미셔너들간의 네트워크가 더욱 강화돼야 할 것이다.

국제공모전

<숨김과 드러남>을 주제로 43개국 1천21점이 접수된 국제공예공모전에서 엄선된 2백35점의 공모 작품이 전시됐다. 이번전시에는 세계적인 규모의 전시에서 용납하기 어려운 사항들도 지적됐다. 전시에 있어 가장기본적인 작품캡션의 글씨크기와 위치 등이 부적절해 작품제목과 작가명을 알아보기 어려웠으며, 동선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한 곳도 있었다. 이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상설전시장이 아닌 사설체육관과 계단을 오르내리는 예술의전당 갤러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로 상설관 설립의 시급성을 상기시켰다. 
 
기획전
기획전<21세기 공예의 모험>은 최범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제2전시장에서 열렸다. 이 전시는 미래 지향적인 공예가치를 다양한 작품과 미디어(일본 오크빌리지, 독일 발도르프학교,한국 반쪽이공방 등 50여개 단체 및 작가참여)로 연출했다. 이는 이 시대에 공예의 매력은 무엇이며 공예가 가져야 할 방향과 참다운 가치는 무엇인가 하는 담론을 제시한 공간으로 호평을 받았다.
3개의 테마로 구성된 전시장에는 첫 번째 《하이터치의 미학》을 테마로,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맛볼 수 있는 감각적이고 디자인이 뛰어난 작품을 소개했다. 두번째 테마인 《공예, 그 오래된 미래》에서는 지속 가능한 문화로서의 공예를 소개하고 있다.21세기의 화두인 생태주의를 통해 공예의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재활용으로서의 ‘공예, 공동체로서의 공예’,자작과 조립의 문화로서의 공예를 세계각국의 사례를 들고 있다. 마지막으로 《웰 메이드를 넘어서 웰빙으로》에서는 대안교육과 치유로서의 공예의 가치를 소개했다.본 기획전은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데 그치던 기존의 관행을 과감히 탈피하고 매력적인 작품과 함께 향기 음향미디어 퍼포먼스 영상 등 오감기법을 통한 연출이 돋보였다.

<생활공예전>은 청주지역 생활공예교실 회원 500여명이 참여해 실생활 공간을 각종 공예품으로 연출해 방문객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공예품의 활용예를 제시한 생활공간으로 설정한 전시는 일반인들에게 보다 쉽고 아름답게 공예작품을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뿐만아니라 공예비엔날레가 작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공예를 사랑해 직접 배우고 만들어 활용하는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로 발전하고 생활공예의 저변확대에 기여하는 자리가 됐다.

국제산업교류관과 크라프트페어관
국제산업교류관은 영국 독일 프랑스 인도네시아 중국 등 9개국 11개관으로 구성된 국제공예산업교류전에서 세계 각국의 전통공예품을 직접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중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일부 국가관은 행사 초반에 상품이 매진되는 등 관람객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한국공예문화진흥원, 한국공예가협회 등 국내 50여개 공예단체와 우수 공예업체 등이 참여해 생활공예품을 선보이고 판매한 크라프트페어관은 연일 장사진을 이루었다. 크라프트페어관과 국제산업교류전관에서 판매된 수익금은 20억원에 달하는 성과를 이뤘으나 공예흐름을 읽는 장으로서가 아닌 관광 상품을 파는 시장 정도로 인식되는 한계를 노출시켰다.

어린이비엔날레관
전국에서 처음으로 <선물>을 주제로 전국어린이공예비엔날레를 개최해 어린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행사기간동안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수상작이 전시됐다.

올해 비엔날레는 청주예술의전당과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국립청주박물관으로 행사장을 분산시킨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내에 마련된 제2행사장은 상설관 조성을 위한 실험으로 관심이 모아졌다. 제2전시장은 연초제조창으로 사용됐던 창고 부지를 전시장으로 활용해 국내 전시문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폐건물을 이용해 문화공간으로 꾸미는 사례가 많이 있으나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것으로 향후 폐건물을 방치하거나 철거하지 않고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행사장인 청주예술의 전당과 제2전시장 사이에 셔틀버스가 운행됐다.

현장학습체험장으로 학생관람 인기몰이
이번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많은 학생관람객의 현장학습체험장과 기관단체의 벤치마킹장으로 각광받았다. 이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지난 2003년 한국능률협회컨설팅으로부터 우수도시마케팅 사례로 선정된 것과 다양한 공예체험과 공연이벤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형edutainment 축제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현장학습 체험장으로 활용한 사례는 모두 320여개교에 14만여명에 달한다. 또한 ‘문화를 통한 계층간 벽을 허문다’는 취지로 소년소녀가장 장애인단체 등 전국의 소외계층에게 무료 관람을 지원하는 <사랑의 입장권 보내기 운동>을 펼친 것도 한몫했다.
한편 아이들과 함께 체험학습장을 방문한 성인 관람객들의 불만은 값비싼 입장료와 체험행사 비용에 있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입장료(8,000원) 외에 모든 체험행사에 비용을 다시 지불해야 했던 점과 입구와 가장 가까운 국제산업교류전에서 선보인 몇몇 관광상품수준의 공예품 판매와 시장 같은 분위기가 불만으로 접수됐다. 행사장을 찾아 처음 들어선 국제산업교류전에서 받은 인상으로 행사전반이 상업적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된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세미나와 학술회의

9월 28일과 29일 양일간 유네스코와 공동으로 개최한 국제공예심포지엄은 <세계화 시대의 공예와 지역의 전략>이라는 주제로 12개국의 공예문화 전문가들이 참여, 각국의 전통문화를 육성하고 공예산업을 21세기 전략산업으로 집중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10월 7일 고인쇄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공예산업발전을 위한 전국 공예인 워크숍>에는 행사관계자와 공예관련인사 170명이 참석했다. 이 세미나는 한국공예문화진흥원 김내수 전략기획팀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공예산업 현황진단 및 발전방향(서진환 서울산업대학교 금속공예디자인과 교수)》과 《공예문화 현황진단 및 발전방향(이장열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사무국장)》,《우수문화관광상품 마케팅 전략 및 해외진출 성공사례(서동호 디자인마인, 센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등에 관한 주제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문제점 개선 위한 방안 필요
8년을 지나온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연륜 만큼 기대감도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비엔날레 성공은 곧 입장객 숫자라는 고전적 등식을 성립하며 ‘대중 끌어안기’에 집중,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됐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내용과 형식 모두를 만족시키는 국제 행사로 거듭나기 위해선 가시적인 성과와 맞물려 미해결 과제를 꼼꼼히 따져 보완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예술총감독과 예술감독의 역할이 불분명한데다 총감독의 미진한 참여로 예산낭비 지적이 제기된 것도 개선점으로 꼽힌다. 예산 분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총 50억의 예산 중 시설비 15억, 전시 기획비 6억, 행사비 3억, 운영비 3억, 인건비 6억, 홍보비 3억 8000만원, 사전홍보비 1억원, 기타 1억 5천만원 등 홍보예산이 전체예산의 20%를 차지했다. 이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드라마 ‘비밀남녀’ 제작에 3억3000만원이 지원되면서 홍보비 과다 책정 논란이 고개를 들었다. 전국홍보의 계기를 마련하고, 드라마 비밀남녀에 주인공들이 청주 촬영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방송됐다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실제 개막식 등의 주요행사에서 드라마촬영이 진행돼 혼선을 빚기도 했다.
세미나와 워크숍, 학술대회를 비롯해 도슨트 운영, 미디어와의 결합을 꾀한 전시 디스플레이를 올 행사의 두드러진 특색으로 내세웠지만, 내실은 국제초대작가전관의 e-book서비스와 영상서비스를 제외하곤 특별히 주목할 만한 내용이 없었다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본적으로 주차공간이 협소해 방문객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으며, 전산 처리되지 않는 주차요금 징수방법, 영수증 미발급 등의 불만을 낳았다. 인근지역 숙박시설 음식점 등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행사 기간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영상설비시설을 갖춘 전시관을 시급히 마련하고 공예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중장기적 계획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상설관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온 만큼 이번 제2행사장의 시도가 매우 고무적으로 비쳐진다.

비엔날레가 단순히 2년에 한번 치러지는 행사가 아닌 공예 관련 단체와 공예작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축, 작가지원은 물론 공예산업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 여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세계의 대표문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예술계와 시민 모두가 협력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서희영 기자 rikki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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