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기술 발전의 주역 ①
이시무 KCC 유리연구소 소장
“친환경 유리 개발로 환경 파수꾼 노릇 겸할 것”
20여년간 유리 기술연구에만 온힘을 쏟아온 이시무 소장. 긴 세월동안 오직 유리 기술연구만을 해왔지만 이 소장의 유리연구 욕심은 끝이 없어 보인다.
이 소장은 “20년 전 우리 회사에게 유리 기술을 전수했었던 프랑스의 생고뱅 그룹과 당당하게 어깨를 겨루며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유리 기술연구가 상당 수준으로 발전한 것은 이 소장과 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을 흘리며 노력한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이 소장에 따르면, 최근 판유리 연구가 건축자재, 자동차, 식기유리, 전구, 형광등, 시험용기, 불연 단열재용 유리섬유, 광학유리, 보강섬유 유리, 브라운관 TV, 디스플레이용 유리 등으로 적용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기술 연구를 심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유리 기술연구는 상용되는 용도에 따라 단점을 극복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유리관련 산업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시무 소장은 “이러한 흐름에 따라 최근 판유리 업계는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재료인 유리의 단점들을 보완한 제품들을 활발하게 선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서 건물에 있어 에너지 손실이 컸던 유리의 단점을 극복한 로이유리(Low-Emissivity Glass, 저방사형유리), 광촉매 코팅으로 평생 청소가 필요없는 자정유리(Self-Cleaning Glass), 차음유리, 방화유리, 자동차유리 원판으로 쓰이는 Solar유리 및 PRIVACY유리, 무결점 유리인 디스플레이용 기판유리 LCD, PDP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세계적 수준의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시무 박사는 “KCC는 최근 로이유리라는 신개념 유리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여 에너지 절약과 동시에 환경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KCC에서 집중 개발한 로이유리는 일반 판유리 표면에 전기전도성이 우수한 금속이나 금속산화물 박막을 입힌 특수유리로서 여름에는 열에너지가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 냉방효과를 높여 주고, 겨울에는 실내 열이 외부로 나가는 것을 차단해 난방효과를 극대화해 준다. 따라서 로이유리를 사용하면 일반유리를 사용할 때 보다 연간 약 50%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에너지 낭비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도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어 환경친화적인 역할까지 겸한다고 이 소장은 설명했다. 이 소장은 “기존의 로이유리는 내구성이 약해 유통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단열성능도 떨어져 오히려 에너지 손실을 증가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여 세계적인 수준을 갖춘 로이유리를 출시하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우리나라에서는 겨우 2%만이 로이유리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독일 90%, 스위스 70%, 오스트리아 70%, 네덜란드 50% 이상 로이유리를 사용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볼 때 너무나도 작은 수치에 불과한데 그 이유는 그동안 국내에서 로이유리를 양산할 수 있는 설비가 부족했을 뿐 아니라 로이유리에 대한 수요도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소장은 “향후 로이유리를 모든 건물에 시공하여 제품 보편화를 통한 시장 확대를 꾀하고 동시에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환경까지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KCC는 잠재된 로이유리 시장 확대를 위해 로이유리 양산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고, 4종의 로이유리, 6종의 로이반사 복합기능성 유리를 생산하고 있다. 향후 반사율, 투과율, 색상 등에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제품 개발에 앞장설 계획이다.
이외에도 KCC는 국내에서는 미미하지만 조금씩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자정유리의 성능 개선을 통해 단점을 극복하는 등 자체기술로 저가에 대량 공급할 수 있는 양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왔던 자동차용 Solar유리 및 PRIVACY유리의 국산화가 가능해지면서 수입 대체효과와 동시에 자동차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이시무 소장은 밝혔다. 디스플레이용 유리의 경우 기존의 판유리 조성을 변형하여 유리온도에 따른 물리적 특성을 변화시킨 조성을 사용하는 등 품질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KCC도 이 수준에 걸맞는 생산기술 및 설비 향상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한다. 최근 디스플레이용 유리의 수요 증가추세에 따라 PDP용 고 변형점 유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이 소장은 밝혔다.
친환경 유리 연구에 매료된 이시무 소장은 “유리는 자연의 재료를 녹여 만든 것으로 전량 재활용이 가능한 환경 친화적인 재료이다”며 “최근 인체에 전혀 해가 없는 유리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플라스틱 등 유해물질 대체상품으로 다시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라고 덧붙였다.
“좀더 나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그날까지 유리연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투명한 유리만큼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유리박사 이시무 소장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윤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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