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UM비움
산업디자이너 은병수 대표 운영
한국적 디자인의 공예상품으로 세계시장 공략
한국의 전통미를 살린 디자인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공예업체가 있다. 2001년 미국 뉴욕의 맨하튼 거리에 처음 문을 연 ‘비움’은 우리 전통 조각보와 칠기 도자기 옹기 발우 등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비움의 대표 은병수(47)씨는 서울대 미대에서 산업디자인과와 미국 프랫인스티튜트 대학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 디자이너를 거쳐 자신의 디자인 사무실을 운영하며 산업디자인 전반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그러던 중 해외의 디자인전시에 초대돼 슬라이드를 요청했을 때 비로소 자신의 디자인이 세계무대에서 돋보일 수 있으려면 한국적인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절실히 느꼈다. 그리고 90년대부터 한국전통 공예품과 문화재에 관한 연구와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3년여간의 준비기간을 통해 ‘비움’이 탄생했다.
서울 삼청동 전통가옥에 ‘비움갤러리’
다양한 공예 디자인상품 전시서울 삼청동 총리공관 진입로 건너편에 위치한 비움 삼청동 갤러리는 전통가옥을 리디자인해 기와지붕과 나무기둥 돌담은 그대로 살려두고 통유리창과 현대적인 내부마감으로 감각이 돋보이는 아담한 공간이다. 2004년 겨울 문을 연 이곳 삼청동 매장은 비움의 주력상품들을 전시판매하거나 기획전으로 운영된다. 판매보다는 전시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현재는 ‘비움갤러리’로 운영하고 있다.
이윤신씨의 도자기, 징광의 옹기들을 비롯해 나전칠기, 조각보와 천연염색, 금속 제품 등 소재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공예디자인품을 선보이고 있다.
비움의 제품들은 대부분 비움에서 디자인하고, 인간문화재와 명장 등의 전통공예인들의 손으로 만들어진다. 전통옹기 투박함보다는 현대적인 공간에 어울릴 법한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는 조형미의 항아리들과 꽂이들로 다듬어졌다. 이윤신 도예가의 디자인은 비움과 컨셉만 맞춰 작가가 직접 디자인 제작했다. 조각보도 일일이 디자인하는 것 보다는 만드는 이의 손과 감각에 의한 자연스러운 비례가 이미 아름답고 마감 또한 정교해 그대로 선보인다.우리 것이 알려지지 않은 현실개탄
좋은 디자인의 비움으로 한국이미지 상승기대
대부분의 삼청동 갤러리가 휴관하는월요일을 맞아 한가로운 삼청동 비움에서 은병수 대표를
만났다. 그는 “우리 것이
너무 좋은데 알려지지 않은 현실이 안타깝다”고 개탄한다. 그 자신 또한 학창시절과 젊은 디자이너 시절 내내 현대적인디자인을 따라가기 바빴으나,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알고 나니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응용할 수 있는 좋은 모티브들이 너무 많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젊은 후배나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것의 아름다움을 말하고, 박물관 등을 다니며 많이 보고 우리 것의 아름다움에 눈을 떠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움은 우
리디자인을 해외에 소개하는 데 주력하고, 좋은 디자인 브랜드로서 힘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좋은 디자인과 품질로 비움이 인정받으면 한국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국 것임을 강조하지 않아도, 비움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한국제품임을 알게 된다.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상품명을 그 지역에 맞게 해석된 뜻으로 붙이지 않고, Hangari, Bojagi 등 한국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올 6월 예술의 전당에서 아시아디자인전 개최
대중적인 신제품 발표도은병수 대표는 지난해 광주디자인비
엔날레
에 자신이 기획했던 아시아디자인전의 호황에 힘입어 올해 6월에 다시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아시아디자인전>을 개최한다. 이 전시에는 비움의 2차 디자인제품 발표도 함께 있을 계획이다. 은병수 대표는 저렴한 인력과 풍부한 재료들의 인프라가 갖춰진 동남아시아 지역의 공예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에게는 ‘싸구려’라는 인식이 강한 그 지역에서 세계 유수의 명품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들이 가진 좋은 디자인 제품을 국내에 다시 한번 소개할 예정이다. 종전의 비움 제품들이 대부분 고가인 것에 반에 새로 발표하게 될 비움의 2차 디자인들은 대중성을 띤 중저가 제품들로 선보여질 계획이다. 아시아지역의 주문생산방식으로 원가절감과 디자인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악세사리와 섬유류 쪽이 많이 보강되고, 나무쟁반 등 저렴한 가격대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제품을 기획하고 있다.
도자기의 디자인화로 대중성 모색 필요
비움이 야심차게 미국 뉴욕 맨하튼에 오픈한 첫 매장은 그해 911테러로 수개월 문을 닫게 됐다. 이듬해 재정비를 시도했지만 2002년 뉴욕경제 악화로 2003년 결국철수하기에 이른다. 운도 안따랐지만 현지 적응 마케팅이 약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이후 뮌헨 매장이나 일본 매장, 곧 문을 열 파리매장도 현지사정으로 잘 알고 있는 회사나 개인과 협업하고 있다. 특히 파리 매장은 파리디자인 에이전트와 함께 운영된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공예가 디자인과 접목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일품공예는 대중성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도자기를 비롯한 공예의 장점을 디자인화해서 해외생산도 적극적으로 도입해 보다 많은 사람이 지금보다 나은 공예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는 일견을 밝혔다.
서희영 기자 rikkii@naver.comVIUM
www.vium.co.kr
02-730-7258<사진설명>
1.2 삼청동 비움
3. 일본 비움
4.5 Jaki6. Seogak
7. Gunmoo8. Donggak
9. Soban
10. Eumsi11. Bojagi
12. Sahap13. 은병수 대표
기사를 사용하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www.cerazin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