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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도로서 바라본 작가 안재영
  • 편집부
  • 등록 2006-07-14 17: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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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도로서 바라본 작가 안재영

글 김재석 _ 사회학박사, 이탈리아 파르마대학 교환교수

필자는 예술이 힘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감동시키고 삶을 변화시킨다. 이러한 인식은 지식으로 얻어지는 일이 아니며 작업을 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예술이 지닌 힘을 깨닫게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필자는 사회철학자로서 이 작가의 성향과 과정이 작품에 묻어나는 것을 보아왔다. 본 글은 안재영이 갖는 기본적인 사고과정과 작품에 대해서 블루오션을 찾는 기분으로 쓰고자 한다.
후배로서 작가 안재영을 만난것은 20년이 되어가지만, 하나의 투사와 같은 요소를 지니고 있어 그를 한마디로 표현하기 쉽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첫 만남은 명륜동에서 대학을 다닐때다. 대학 후배였던 그는 입학해 놓고 바로 휴학하고 그림과 도예를 배운다고, 자기 고향에서 미술공부를 한다고 다시 미대에 입학한다. 그 당시도 간혹 내게 입체나 평면작업을 모두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먼저 미술공부를 하는 것은 아무래도 그림 그리는 아버지의 영향도 전혀 없지 않을 듯하다.
고향에서 미대를 마치고 작가의 의지대로 복학가능기간이 지났지만 허가가 되어 다시 명륜동에 복학했다. 사회과학부에서 행정학, 정치학, 사회학을 복수전공해 모두 이수하고 졸업했다. 조용히, 꾸준히 과정들을 거치고 활동해 온 과정들을 보면 선배로서 참으로 대견하다. 때로는 같이 공부하고 가르치는 동지로써, 사뭇 느끼는 것이 있다. 예술은 단시간이 아니라 과정에 충실하고 긴 시간을 두고 해오는 것이라는 것을, 필자에게 암시하는 것 같다. 유비쿼터스 시대에 맞는 바람직한 생각을 갖고 꾸준히 준비를 계속해 오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대로 전철돼 온 만연하고, 구태 의연한 그런 예술이 아니라고…

틈틈이, 작가의 반포집에서 작업실로 오고가며 많은 대화의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가까이서 본 필자는 그의 사상과 가치관, 무엇을 위해 노력하는지 등을 헤아릴 수 있었고 그러한 것 들은 그의 작품 속에서 간간히 찾아볼 때 아는자로서 희열을 느낀다. 작가와의 대화에서 그는 “예술은 대학을 잘 나온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설령 대학을 다니지 않아도 손수 홀로 훌륭한 작품을 하는 이가 참으로 많다. 세상은 급속도로 변하고 공부도 할 일도 전철 방식으로 안된다. “여러가지가 있는데 예술을 하나의 전철 방식으로 되물림 하듯 한평생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일이다.”라고 항상 칭얼댄다. 그는 아는 것이다. 작가들이 새롭게 작업을 한다지만 미술사회현황은 60-70년대 구태의연한 방법으로 단절되지 않고 고리고리 연결되어 손수 애를 쓰고 작업하는 많은 작가들이 힘들어하고 배고파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속내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 민주화를 위해 바른 소리를 외쳐 감옥을 가고 기득권에게 피박을 받았던 젊은이들이 지금은 사회에서 훌륭한 일들을 많이 하고 있다.그러나 미술계는 참으로 그 연을 깨기 힘든 것 같다. 필자가 보더라도 기존전철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안재영은 이런 사고의 과정을 가지고 결과보다는 과정과 인간의 아픔을, 아름다움을 공공히 작품에 보여준다.
필자는 그가 한 말들이 옳고 바른말이라 생각되지만, 가정이 있고 자신의 자식들이 있으면 몸사릴만도 하고 나이가 먹어가며 바뀌겠지, 하지만 그는 모든 것을 잃어도 목숨을 잃어도 틀린 것은 틀렸다고 하는 그런 기개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항상 그리 작업해 왔다. 어찌보면 바른말 하고 모날 수도 있는데 이런 기개 때문에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곁에 있는 것 같다. 작가의 이런 기개가 ‘농부의 삽에 크고 작은 아픔을 헤아리는 콘들을 수 없이 달아’라는 <흙 삽전>을 열 수 있게 했고 ‘동물들에 수많은 뿔들을 달아 뿔 달린 짐승들을 만들어 동물의 아픔을 헤아렸다는 것’을 그의 예전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다.
안재영은 이태리에서 함께 학교 다니고 스위스 이태리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의 유럽에서 같이 동고동락하며 작업했던 작가 손준호에게 입체작업에서 갖는 공간감과 섬세함, 감각과 기술적인 도움을 참 많이 배웠다고 한 적이 있다.
작가 안재영의 예전 작품을 보면 2회 개인전의 <흙 삽전>, 3회의 <뿔 달린 짐승들전>, 4회의    <건축도예전>, 5회의 캐스팅작업과 회화작품, 6회의 <도자회화전>, 7회의 <건축도자 실크전>, 8회의 도자조각과 회화작품 등을 거론할 수 있는데, 올해 가진 10회 개인전은 지금까지 작업해왔던 작업들 중 도자조각 작품의 연작으로 입체작품과 회화적요소가 많은 평면건축도자 실크 작업 등을 선보였다.
그의 금번 작품성향은 평면과 입체 두가지 형태로 파악 될 수 있는데, 작가의 평면작업을 보면 실제의 회화도 있고 흙판을 이용해 판화에서 주로 사용되는 실크작업과 수작업 등의 기술적인 요소들도 눈여겨 볼 수 있다. 그의 평면작업은 그 무엇보다도 회화적이고 엄격한 구성속에 자신을 집어 넣는다.
그의 작품은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출시키는 표면적 경향이 있고 그 경향은 단순성과 복합성을 결합시키는데 초점을 맞춘것들이다. 이제까지 터득해 온 복합적인 기술을 사용하여 그는 우아하리 만큼 단순한 형태안에서 제시되는 정교한 회화패턴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원컬러에 중색 컬러들을 뒤섞은 작품들은 단순하면서 다양하고 풍부한 요소들을 갖고 있다. 이는 세심한 관찰을 통해 그 맛의 우러남을 찾아 볼 수 있다.
또 하나는, 흙으로 형태를 만들어가는 입체 작업이다. 예전에는 흙삽, 뿔 달린 짐승들 등의 개념적 성향의 미술들을 보여 왔는데 이번 입체작업은 입체형태의 선을 더욱 살려 명쾌감을 준다. 하나의 형태속에 구체적인 형태들이 서로 교차하고 확장되며 충돌하거나 관통하고 위아래로 지나가는 선은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낸다. 그 현장에 실제로 참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해주는 조형의 라인을 만나게 한다.
그의 조형작업과 입체작업에서는 가능한 장식을 가미하지 않는다. 하나의 컬러로 다른 장식없이 조형미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평면작업에서는 철저하게 컬러를 연구하는 작업을 한다. 조형의 선을 강조한 것은 바로 그의 내밀함과 순수성을 함께 작품에 반영하고 있으며 이 작품의 생명을 구하는 요소 인 것이다.
현 사회는 멀티이고 아트디렉터다. 수학의 예를 들면 덧셈 뺄셈이나 인수분해에서 시작하지만 삼각함수나 미적분 등 어려운 영역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유비쿼터스시대에 수학을 잘한다고 자처하려면 일단 모든 영역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편한 자리에 연연하거나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멀티의 전개는 현재의 시대상황을 일컬으며, 이런 전개는 현 시대가 요구하는 열정이고 욕구인 것이다. 이런 멀티 개념을 갖은 예술인, 배우, 학자들이 현대사회를 풍부하게 하고 바람직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작가 안재영이 꾸준히 이와같은 일을 해나가길 바란다. 작가의 4회 개인전부터로 기억되는데, 그 시기부터 작가는 매번 입체작업에 평면색채작업을 한 두 작품씩 보여 왔다. 전시마다 평면작품이 많이 팔려서가 아니라, 주위의 영향과 함께 곁들어져 앞으로 평면작업 위주로 10년 정도는 해내야 할 것 같다고 계획한 한 구절을 유추해 작가의 미래를 점지 하고자 한다. 공부도 작업도 말은 쉽지만 20년전에 말한 그대로 조용히 묵묵히 잘 준비해 온 작가가 고맙고, 이제 사십이니 건강을 생각하며 글쓰는것도 작업도 모두 지금처럼 여전히 잘 해주길 바란다.
사실 예술계 아니 미술계의 고진 세파에 꿋꿋이 조용히 별 의미부여 없이 투사다운 정신을 갖고 블루오션에서 헤처나가는 안재영 작가에게 아름답게 잘하고 있다고 격려의 말로 글을 가다듬는다.

 

작가약력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예술철학 박사과정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동대학원 졸업 /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이태리국립도자예술학교 건축도예학과 졸업
이태리 시립오페라 아카데미 졸업 / 홍익대학교 대학원 졸업
개인전 10회 단체전 120회
1999~2003 월간한국미술 기자 / 이태리특파원 / 독립큐레이터 / 한국미술정책연구소 연구원
2000~현재 이탈리아 Riolo terme市 기획 아트디렉터 / 한국예술사회학회
한국미협 / 한국예술비평가회 / 문화전시기획연구회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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