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청자의 재조명 - 청자의 과학적 우수성
  • 편집부
  • 등록 2006-08-01 16:44:02
기사수정

특집
청자의 재조명 - 청자의 과학적 우수성

글 박철원 _ 한양여자대학 도예과 교수

고려청자가 고려시대의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최고의 걸작품이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면 왜 고려청자가 당시의 송 청자를 제치고 단연 천하제일로 손꼽혀 불릴 정도의 최고의 청자로 인정받았을까 하는 점이다.
고려청자의 우수성은 사학적, 미학적 측면에서는 많이 다루어졌으나, 과학적 측면에서는 많이 다루어지지 않은 실정이다.
맨 처음 개발한 중국청자보다 고려청자가 중국청자의 모방을 벗어나 독창적이고 우수하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것은 역시 청자가 발현하는 오묘한 색상, 즉 비취색과 세계적으로 유일한 상감기법기술에 있다고 본다.
청자의 이러한 우수성을 사학적 또는 미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기 힘든 부분, 즉 기술부분은 과학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분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청자 기술에 관한 기록이 고고학적 자료나 문헌기록도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현실에서 그 당시의 기술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의 기물(도편)을 현대 과학적 방법으로 분석 해석하여 추론할 수밖에 없다.

우선 비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태토조성, 유약의 조성, 투광도, 시유두께, 태토와 유약의 경계면에서의 반응, 번조방법, 가마구조, 가마재료 등이며 상감기법에 필요한 기술은 음각, 백상감조성, 백상감과 태토의 수축과 팽창율, 상감넣기, 상감긁어내기, 시유시 태토와 상감의 흡수율과 같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청자 제조과정은 기물성형, 기물표면에 음각, 양각문양 또는 상감 등의 장식, 건조, 1차 번조, 시유, 번조 순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때 유약은 1차 번조 기물표면에 장식된 문양 위에 시유하게 되면 번조시 유약이 용융하여 태토 표면에 융착하게 되는 것으로 융착된 유약이 투명하여야만 기물표면에 장식된 문양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청자유약의 기본조성은 투명유이어야 한다.
투명유라 하는 것은 유리상이 단일상으로 되어 있어 입사광선이 굴절되거나 산란되지 않고 태토표면에 도달, 반사되어 태토 표면의 질감이 유리상을 통하여 잘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청자유약의 투명도는 유약의 조성에 의하여 결정되어지며, 유약조성에 맞는 적합한 원료를 선정 발굴하는 기술이 필요하며, 최고의 청자를 만든 12C경에는 양질의 원료를 발굴 사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때의 기본 유약은 석회유로 재를 주로 사용하였으며 태토와 초목재를 일정한 혼합비로 섞어서 유약을 제조 사용한 것으로 대단한 기술이었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청자 도편 및 재의 화학조성은 표1, 제겔Seger식은 표2와 같다.

   
 

 

 

 

 

 

 

 

 

 

 

 


(표2) 발굴청자 도자기편 유약 제겔식
강진사당리
  0.064K2O
  0.025Na2O   0.31Al2O3   2.13SiO2
  0.815CaO
  0.095MgO

당대 (중국)
  0.065K2O
  0.031Na2O   0.23Al2O3   2.07SiO2
  0.79 CaO
  0.11 MgO
표1, 2에서 알 수 있듯이 강진 사당리와 중국 당대의 청자유약 화학조성은 거의 같음을 알 수 있으나 Fe2O3, TiO2, P2O5는 중국 청자에 많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P2O5의 0.5%정도 첨가만으로도 유탁작용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P2O5 때문에 중국청자가 유약이 탁하고 불투명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때문에 중국청자는 태토 표면의 질감이 잘 나타나지 않아 문양장식의 효과를 나타내기 위하여 장식을 붙이거나 양각을 깊게, 형태를 과장하였다.
반면 고려청자는 유약이 맑고 투명하며 유층이 얇아 태토의 질감이 아주 선명하게 나타나 장식효과가 양호하였으며 고려창자가 우아하고 세련된 조형을 완성하게된 데에는 이러한 개성적인 유약의 상태가 절대조건이 되었다. 청자유약의 발색은 색유의 일종이다. 색유란 기본 유약에 발색 산화물을 첨가함으로서 만들어진다.
청자유약색의 발색은 유약성분 중에 들어 있는 발색산화물 산화제2철(Fe2O3)이 환원번조 중에 생기는 연소가스인 일산화탄소에게 산소를 빼앗겨 산화제2철(FeO)로 되어 발현하는 색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투명유약에 첨가되는 착색산화물에 의한 색유의 발색기구는 착색금속이 균질한 유리상에 완전히 녹아 들어가 이온화해 발색하는 이온발색이다. 그러나 투명유에 착색금속이 과포화 상태일 경우는 냉각 중에 결정이 석출하여 이온발색이 아닌 미립자나 콜로이드 발색 기구로 될 수 있어 이온화 발색일 경우에 비색(청색)으로 발색한 것이 미립자나 콜로이드 발색일 때는 갈색으로 색이 변화 하므로 대게 청자유에서는 산화철은 약 2~3%일 때 청자색을 발현하며 그 이상인 약 5% 정도가 되면 환원이 곤란하여 갈색을 나타낸다.
청자유약의 채도는 유약 두께에 따라 달라져 얇게 시유하면 백자유와 같은 효과를 나타내므로 양호한 청자색을 얻기 위해서는 백자유보다 훨씬 두껍게 시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태토의 조성도 유약의 발색에 영향을 주므로 중요한 요소라 하겠다. 청자색은 유약색과 태토와 유약이 접한 면의 색이 어우러져 발색하기 때문에 태토의 조성중 Fe2O3의 함량이 중요하다. 태토를 구성하는 원료로는 점토질과 도석질을 주로 사용하였다고 생각되어지며, 발색의 변화가 심한 Fe2O3형태를 사용하기 보다는 규화철 형태로 되어있는 원료에서 얻는 것이 안정된 발색을 나타내므로 점토질, 도석질 원료의 철분함량이 중요하므로 단미로 태토로 사용하기 보다는 몇 가지 원료를 혼합하여 사용하였다고 생각된다.
청자색은 이온발색에 의한 것으로 이온발색이란 균질한 유리상에 완전히 녹아 들어가 금속 산화물이 이온화하여 발색하므로 산화, 환원번조 분위기에 대한 영향이 크다.
번조에 필요한 요소로는 2차 공기유입을 차단하여 산화를 방지할 수 있는 가마구조로 가마를 땅속에 묻는 방법과 같은 가마구조, 고온에 잘 견디는 내화재료 발굴, 땔감재료관리, 산화 환원번조분위기 조절, 승온속도, 냉각속도, 번조시간 등을 완벽하게 조절할 때 고려청자와 같은 것을 제작할 수 있다.

고려청자의 또 하나의 자랑은 세계최초이자 유일한 장식기법인 상감기법이다. 금속, 목칠기, 토기 또는 유리 등에 상감하는 기법은 이미 선사시대부터 세계 각지에서 사용되어 온 보편적 기법이다. 그러나 고화도 자기질 유약층 밑에 상감기법을 시도한 것은 고려가 처음이며, 최근까지 이 기법을 사용했던 유일한 나라였다. 상감기법 발생은 10세기 말부터 11세기 초의 가마터에서 초보적 상감청자가 출토되기 시작하여 12세기 전반 청자가 맑은 투명유와 아름다운 색으로 최고의 수준에 오르면서 효과적인 장식기법으로 사용되었다고 생각된다.
상감기법은 조각칼로 음각한 후 백토나 흑토를 메꾸어 넣은 다음 반 건조 후 긁어내어 문양이 잘 나타나도록 한다. 조각칼로 음각하려면 태토의 입자가 곱고 수분이 적당하도록 숙성이 잘 되어야 정교하고 효과적으로 새길 수 있다. 그러므로 태토를 수비하는 기술이 뛰어나야 한다.
건조된 기물을 1차 번조하고 시유하여 번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고도의 상감기법 기술을 요하게 되는데 흑토, 백토, 태토의 각각 다른 재료들이 건조, 번조 수축의 팽창 수축율이 같아야 한다. 그 이유는 백토나 흑토의 수축이 태토보다 크면 백토와 태토사이가 벌어지게 되며 상감이 꽉 채워지지 않게 되고 반대로 백토나 흑토의 수축이 태토보다 적으면 상감문양이 튀어나오거나 부스러진다. 그러므로 각각재료들의 수축팽창율을 정확하게 맞추어 상감청자를 제조했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상감과 태토의 흡수율이 다르면 시유시 시유두께가 다르기 때문에 번조 후 상감부분과 태토 부분에 유약발색의 차이가 나게 되므로 이것을 조절하였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상감기법이 어려운 기술이기 때문에 아무나 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 독보적인 기술이었다.
지금까지 기술한 몇 가지의 기술 중 현대과학 기술로도 해결이 잘 되지 않는 부분도 있는 것이 있다. 모든 기술이 조합되어졌을 때 고려청자와 같은 명품제작이 가능하였다고 생각되며, 고려인의 과학적인 사고에 놀랄 뿐이다.


1 <청자팔능병 靑磁八稜甁 Octagonal Bottle> 당唐, 월주요, 중국북경고궁박물원 소장
2 <청자음각포류수금문정병靑磁陰刻蒲柳水禽文淨甁 Kundika> 고려12세기, 호림박물관 소장
3 <청자상감모란운학문베개靑磁象嵌牡丹雲鶴文枕 Pillow> 고려12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필자약력
한양대학 대학원 공학 박사
한양여자대학 도예과 교수
(재)세계도자기엑스포 기술자문위원

 

기사를 사용하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www.cerazine.net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monthly_cera
세로형 미코
03미코하이테크 large
02이삭이앤씨 large
오리엔트
미노
삼원종합기계
진산아이티
케이텍
해륭
대호CC_240905
01지난호보기
월간도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