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소 초전도연구실
상위 품질의 초전도체 제작
전력용 선재와 전기저장용·전력한류기용 초전도 소재 제작, 산업화 앞장
초전도 튜브와 단결정 초전도체 세계 수준, 니켈합금 테이프 상용화 단계
고온초전도 발견 이후 전세계적으로 초전도 연구에 대한 붐이 일어났다. 우리나라 역시 과학 선진국과 동시에 연구를 시작하는 최초의 연구과제로 주목받으며 초전도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투자를 실시했다. 그 후 20년, 보통 다른 연구라면 벌써 산업화에 진입해 일반 생활에 접목되고 남을 시간이지만, 초전도체는 아직도 산업화 진입을 바라보고만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초전도에 대한 연구 열기와 관심은 예전 같지 않아졌으며, 미래의 연구자인 학생들조차 초전도 연구에 대한 관심은 식어있는 상태다. 하지만 소수 국내 연구소와 대학에서의 꾸준한 연구로 지난 20년간 적지 않은 성과들을 이뤄냈으며, 국내 연구진들은 초전도 산업화에 한발한발 나아가고 있다. 그중 한곳이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초전도연구실이다.
한국원자력연구소 초전도연구실은 고온초전도 발견과 더불어 비슷한 시기에 연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고온초전도와 그 역사를 함께 하고 있다. 이곳에서 하고 있는 연구는 박막공정을 통한 초전도 선재개발과 전기 저장용 초전도체, 전력 한류기용 초전도 소재 개발이다.
초전도 박막 선재를 상용하려면 긴 금속 모재위에 초전도 층을 입혀야 하는데, 금속 모재로 사용되는 것이 접합조직이 발달되고 산화가 잘 안되는 니켈이다. 하지만 니켈은 자석에 잘 달라붙기 때문에 초전도 선을 만들었을 때 전류의 손실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이점을 보완하기 위해 구리나 텅스텐 같은 금속으로 합금을 하게 된다. 이같은 원리를 이용해 고려제강과 공동으로 니켈과 니켈테이프를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는 상업화 수준까지 도달했다.
또한 단결정형 고온초전도체는 세계 최고 수준인 4cm 정도의 크기를 만들고 있으며, 화학증착공정(CVD:Chemical vapor deposition)으로 초전도 층을 증착시켜 1cm 면적에 약 100만 암페어 정도의 전류가 흐를 수 있는 초전도 박막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단결정 초전도체는 아직도 물성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많아 더 높은 수준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이 연구실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전류차단기 한류기형 초전도체를 튜브형태로 제작하고 있다. 한류기는 전력사고를 방지해 주는 전력기기 보호장치로서 과도한 전류가 흐를 경우 이를 제어해 주는 장치이다. 초전도체는 감당할 만한 전류가 흐를 경우 저항이 없지만 자신의 용량보다 많은 전류가 흐를 때 저항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같은 원리를 이용해 한류기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또한 초전도체를 이용해 한류기를 제작하면 장치 크기도 작을 뿐 아니라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원자력연구소 초전도연구실은 3000 암페어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현재 1500~2000 암페어 수준까지 도달했다.
초전도연구실은 3000 암페어까지 도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잘 깨지지 않는 튜브를 제작하는 것이 또 하나의 과제라고 밝혔다. 초전도연구실 연구책임자인 김찬중 박사는 “실험시 전류가 흐를 경우 잘 깨져 구현하는데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금속과 세라믹을 복합해 강도를 향상시키고 있다”며 “이렇게 만들면 강도향상 뿐만 아니라 전류량도 늘어나 좋은 품질의 초전도체를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전체가 돌면서 에너지를 저장하는 에너지 저장장치 플라이 휠(Fly wheel)의 베어링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는 한국전력연구원과 공동으로 진행 중이며, 원자력발전소에서 소재를 만들고 전력연구원이 장치를 만드는 협조 체계를 갖추고 있다.
고온초전도 재료적인 문제 극복해야
이렇게 원자력연구소 초전도연구실은 꾸준히 초전도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1988년 연구실이 생긴 이후 지속적으로 고온초전도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는 김찬중 박사는 “20년 가까이 한가지 연구를 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좋아 보일 수도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 산업화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아직 초전도 분야가 산업화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초전도의 재료적인 부분에 많은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재료적인 부분에 대한 문제만 해결된다면 초전도에 대한 연구진행은 급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 김찬중 박사의 생각이다. “초전도에 대한 좋은 재료가 나온다면 그동안 시스템 및 응용기반 연구가 많이 되어 있기 때문에 초전도에 대한 응용은 빠르게 변화되며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연구소의 초전도연구실은 빠른 연구 응용연구를 위해 좋은 재료를 만들려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한편, 오랜 기간동안 지속해온 연구와 더불어 저온초전도 중에서 가장 특성이 좋으며, 병원장비인 MRI에 응용되는 MgB2의 연구를 새롭게 시작할 계획이다. 김찬중 박사는 “점차 좋은 성과들이 눈에 보이고 있고, 국제적인 수준에 올라있는 연구도 있어 새롭게 시작하는 연구 또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의 042-868-8908
류호성 기자
단결정형 초전도체
초전도 자기 부상 원리
한류기형 tube 초전도체
한국원자력연구소 초전도연구실 연구책임자 김찬중 박사
김찬중 박사는 “고온초전도체가 발견된 지 20년이 지난 현재, 아직도 고온초전도에 대한 연구는 재료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매달리고 있다”며 현재의 초전도 연구 동향을 이렇게 설명한다. “초전도에 대한 연구는 20년 동안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지만 원하는 성과가 나오지 않아 활발했던 연구가 많이 시들어 있다”며 “초전도체가 상용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하는 재료적인 문제가 많기 때문에 아직도 산업화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산업화의 더딘 진입은 초전도를 연구하는 학생들에게도 취업할 기회를 제공하지 못해 점차 초전도는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 못하다. 김 박사는 “실질적으로 초전도라는 타이틀로 취업을 하기 어렵고, 박막 증착 같은 관련 연구를 통해서 취업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것은 아직까지 학계와 산업계가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초전도체는 미래 에너지 산업을 주도할 소재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연구가 다시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초전도에 대한 연구는 시스템과 응용 등 많은 부분 연구되었기 때문에 좋은 재료만 개발된다면 초전도 연구는 급진전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 역시 이러한 좋은 재료를 개발하기 위해 꾸준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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