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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선 Lee Kyu Sun - 질박한 한국적 정서의 형상화
  • 편집부
  • 등록 2007-02-06 15: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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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선 Lee Kyu Sun - 질박한 한국적 정서의 형상화

류재만 _ 서울교육대학교 미술 교육학 교수

이규선은 1946년 생으로 서울교육대학과 홍익대 공예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 석사,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학박사를 수여했다.
13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
<중국중앙미술학원 초대전>, <현대도예단면전>, <전통과 현대도예의 만남>,
<예술의 전당-현대미술초대전> 등 다수의 기획전에 참가했다.

이규선의 작품세계는 전통의 맥을 이어오며 끊임없는 새로운 조형성을 추구하고 소박하고, 질박한 한국적인 정서를 도예라는 조형언어를 통해 형상화해왔다.
오늘날 한국 현대도자는 5천년의 자랑스런 우리의 도자문화 맥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도예 역사는 고대의 토기, 고려시대의 비색청자, 조선시대의 분청사기, 백자와 같은 우리민족의 독자성을 가진 도자문화를 이룩해 왔다.
현대에 들어 와서 80년대 중반까지는 기器와 다양한 색채 유약을 중심으로 한 도예를 추구하다가, 80년대 중반 이후는 서양의 오브제적 도예가 물밀듯이 들어와서 어느 사이에 우리의 예술도예분야에서 안방을 자치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상황은 도예가들에게 우리의 현대도자문화는 어디로 가야하는가를 고민하고, 새로운 모색을 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이규선은 전통의 맥을 잇기 위해 부단히 고민하고 노력하는 구도자의 모습처럼 의연하게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옛 자기의 복사품을 제작하는 전승도자가 아니라, 전통의 정신을 이어가면서 현대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조형성을 추구하고 있다.
70년대 이후 미술계는 환원주의와 기능주의 같은 합리성에 바탕을 둔 단순계의 조형개념을 해체 내지 이탈해 왔다. 이런 경향은 도예분야에서도 영향을 미쳐 통합주의syntheticism의 기능성을 무시한 탈환원주의와 탈기능주의를 지향하고, 복잡계의 조형개념의 구조적인 특징인 부분과 전체의 상동성 또는 상호포용성을 구체화하는 포스트모던적 조형성을 추구하고 있다. 세계 도예의 경향이 포스트모던적 조형성을 추구하더라도 무조건 서구 도예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도예문화는 한국적인 정서와 정신을 담아내는 포스트모던적인 조형성을 형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대도자라는 이름으로 서구 현대도예를 단순히 숭배하고 따라하는 도자문화가 아니라 현대성을 띄면서도 한국적인 정신을 담아내는 도예의 작업이 우리 도예가들이 꼭 해내야 할 작업인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란 말이 있듯이 세계화 물결에 휩쓸려서 서양의 것을 흉내내고 따라하는 국적불명의 도자문화가 아니라, 다문화 시대에 우리만의 색깔을 표현해 내는 우리의 독자적인 도자문화를 이룩하여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이규선의 이번 개인전은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천년의 메아리」라는 주제로 소박하고 질박한 한국적인 정서를 도예라는 조형언어로 형상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형태적인 면에서 어머니의 정을 전통의 항아리 형태에 의인화하여 형상화한 「모정」시리즈, 낫가리 이미지를 갖고 있는 「두리봉의 꿈」, 옛 장승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자화상」 등에서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너그럽고 소박한 어머니의 마음을 형상화한 「모정」의 시리즈는 젊은 장정의 두 사람이 안아야 할 정도의 크고 넉넉한 항아리로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큰 항아리에서 어머니의 넓고 깊은 마음을 담고 있는 것을 형상화하고 있다. 표면처리는 상감기법과 분청, 투명유를 사용하여 작가의 어린 시절의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과 낙서를 이미지화하여 문양처리를 하고 있다.
가을걷이를 끝내고 논에 쌓아 논 낫가리의 형상을 연상케 하는 「두리봉의 꿈」은 가을걷이가 끝나고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낫가리들을 연상케 한다. 늦가을의 들판에서 한가롭고 평화로운 시골의 정겨운 풍경에서 넉넉한 시골사람들의 인심을  떠올리게 한다. 사람크기만한 「두리봉의 꿈」은 가마의 크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세 부분으로 제작하여 소성 후 결합하는 방법을 활용하였다.
옛 장승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자화상」시리즈에서 작가는 우리 도자문화를 이끌어 온 이름없는 도공들을 생각하면서 해학스러운 얼굴모습으로 형상화 하고 있다. 이 자화상은 보는 각도에 따라 얼굴 표정이 웃는 듯, 우는 듯, 초탈한 듯, 온화한 듯한 단순화된 얼굴에서 한국인 얼굴의 원형을 찾을 수 있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작가의 어린 시절의 낙서의 흔적을 새로운 조형언어로 이미지화하고 있다. 누구나 어릴 때 운동장이나 연습장에 낙서한 흔적들을 기억할 것이다. 그 어린 시절의 낙서가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 내면 속에 저장되었던 것을 이미지화하여 작가 이규선은 작품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수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어린 시절의 낙서행위를 새로운 조형적 이미지로 형상화함으로써, 작품을 통해 작가 자신을 발견하고 작품과 작가 정신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형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새로운 조형언어로 형상되는 과정에서 이미지는 구체화되면서 변용이 일어나게 된다. 이미지의 변용은 작가가 작업을 하는 과정 속에서 주관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작가가 그동안 살아온 삶 속에서의 경험이 작품에 그대로 투영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작품으로 이미지화 되어 나타나는 조형언어를 통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투박하면서도 소박하고 질박한 형태에 자유분방하고 화력이 넘치는 낙서의 흔적들을 대담하게 변형시켜 재구성한 이번 작업들은 그동안 작가 이규선이 추구해온 작품 세계를 모두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9년(나의 신화 속으로 시리즈) 이후 낙서들을 이미지한 작업을 계속해오고 있다. 이규선은 유년 시절의 낙서들의 기억을 더듬어 이미지화하여 “자신의 신화 속으로” 명명했었다. 작가 자신이 살아오면서 삶 속의 경험했던 미적 체험들이 시간이 많이 지난 이 시점에서 이미지화 된 것은 작가가 살아온 지난 날의 신화가 기표화되고 기의화하여 작품으로 형상화 된 것이다.
작업을 하는 과정 속에서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새로운 것이지만 실은 자기 내면 속에 저장되었던 정보를 꺼내어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저장된 정보에는 작가의 삶속에서의 경험을 통해서 축적된 것으로, 이러한 미적정보가 이미지화되어 작품으로 제작되었을 때 시간의 기억으로 상징화되는 것이다.

필자 류재만은 서울교육대학교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도예전공), 한양대학교 대학원(미술교육) 석사, 홍익대학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서울교육대학교 미술교육학 교수와 교육학 박사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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