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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쟁을 이겨내기 위한 대학원 교육이란
-10년간의 유학경험을 토대로-
사사키 가즈나리 / 九州大學 大學院 綜合理工學硏究院 助敎授
1. 첫머리에
국제화의 중요성이 인식된지 이미 오래이다. 국제화가 당연해진 21세기를 맞아, 그 시대를 짊어질 젊은 세대에 대한 최고학부에서의 교육이란 과연 어떠해야 하는가? 유학을 했다는 것과 어느정도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국제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일본과 해외에서 각각 배우는 입장과 가르치는 입장을 경험하고, 현재 변혁기에 있는 일본의 대학원과 대학에서 교육활동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솔직히 객관적으로 그러나 때로는 독단과 편견도 섞어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사회 시스템의 피로도가 명확해져, 구조개혁을 위한 커다란 첫 걸음을 내디딘 지금, 전국시대나 메이지유신, 그리고 세계 제 2차대전 후가 그러했듯이, 젊고 능력 있는 사람이 활약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찾아왔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승리 팀과 패배 팀이 확연하게 분리되는 양극화 현상은 일본에서도 자유경쟁이 정착하고 있다는 증거이고, 노력해서 경쟁을 이겨낸 사람이 진실로 보상을 받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대학원은 일본의 장래를 리드할 인재 육성에 대한 책임을 담당하는 최고학부이다. 진정한 국제화가 진행될 21세기에 졸업생은 일본 그리고 세계에 대한 지도자가 되어야 할 의무도 지게 된다.
2. 국제화의 본질이란 ?
그러면 진정한 국제화란 어떤 것일까? 각국의 사회 시스템은 오랜 역사와 문화, 생활풍토로 정해진 것으로, 일본에 비해 해외가 우수하다는 일원적인 논의에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일본 vs 해외’라는 대비 속에서 외국의 좋은 것을 되도록 많이 받아들이려고 하는 20세기적인 국제화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화의 가속과 교통수단의 발달, 규제완화, 적지생산시스템의 도입 등으로 국경이나 언어, 지역, 조직, 출신 대학, 출신 연구실 등의 개인을 둘러싼 많은 벽은 필연적으로 사라질 것이고, 다양한 인간이 하나의 커다란 토대 위에서 경쟁하는 ‘융합’된 사회가 국제화의 궁극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 국제경쟁 시대를 살아나가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조직이든, 개인이든 보호해 주던 벽이 없어져 버린 경우, 살아남을 유일한 길은 「그 사람(조직)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와 「어떤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 「사회에 어떤 공헌이 가능한가?」등의 질문에 대해, 확고한 존재의의를 어필할 수 있는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것이 아닐까. 이것은 특히 과학세계에서 보다 현저하다. 연구성과인 ‘지(知)’에는 국경은 원래 존재하지 않으며, 노벨상이 그러하듯이 연구성과의 과실을 향수할 수 있는 것은 항상 극히 소수의 승리 팀뿐이다. 연구자 개인으로서는 그 사람의 일, 능력, 성과가 세계 무대에서 통용되는 것 자체가 국제성이라고 할 수 있으며, 벽이나 누군가의 비호가 없어도 세계에 통용될 연구자와 교육자 지망생을 키우는 것이 대학원의 사명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우선 가르치는 쪽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앞으로 세계 속으로 날개짓 해 나가야 할 학생을 가르치는 자가, 자기(들)의 좁은 세계에 안주하고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렇게 되면 학생에게 전혀 설득력이 없다. 과학의 역사가 일본에 비해 훨씬 긴 유럽이나 미국의 대학과 연구소에서는 아래에서 에스컬레이터처럼 승진하는 일이 없다는 불문율이 존재한다. 가장 유망한 연구자나 교육자를 국내외에서 널리 공모하여 채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젊은 연구자/교육자는 자기가 지금 있는 위치에서 성과를 올려서, 세계경쟁에서 이겨야 비로소 다음 승진으로의 길이 열리게 된다. 확실하게 교육에 비중이 놓인 조직에서는, 그 지속성이 중요하므로 ‘농경민족적’인 육성시스템이 어느 정도 적용되고 있다. 실제로 독일어권에도 Habilitation이라는 교육훈련을 포함한 교육자격제도가 남아 있다. 그러나 연구활동을 간판으로 내세운 조직에서는 완전 공모제나 임기제 등 구미의 ‘수렵민족적’시스템의 도입은 어느 정도 피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3. 대학(원)에서는 어느 정도 국제화가 가능한가?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모든 것이 일원적으로 국제화하기란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자국 문화의 결정인 모국어에 의한 고등교육의 중요성과 효율성, 자국민과 그 조직 내의 젊고 우수한 연구자에의 승진 지위의 확보, 또한 지방 대학이나 연구센터에 부과된 지역밀착형 고등교육과 연구도 중요하다. 그러나 일본 국내에서 모든 것이 동등한 것이 아니고, 각각이 세계에 통용할 특색을 갖는 것이 진짜 국제화라고 생각한다.
일례지만, 아인슈타인의 모교로서도 유명한 스위스연방 공과대학 취리히교(ETH)에서는 국내 최고봉 국립대학으로서 자국민의 교육이라는 중요한 사명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여, 대학학부와 석사과정에서 외국인 학생은 12%인데, 박사과정에서는 48%가 외국인이다(2000년 시점). 대학에 있어 최고의 교육자를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 실제로 교수와 조교수 가운데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95년은 41%였는데, 2000년에는 50%를 넘었다(352명중 177명). 화학이나 정보학, 환경학, 건축학 등의 분야에서 일류 교수진을 전세계에서 모아 대학의 특색도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연구소의 경우도 현저하여, 내가 재적했던 독일의 막스프랑크 고체연구소에서도 9명의 Director 가운데 4명이 외국인이었다. 또 수년 전에 부임한 실험물리학 교수는 33세의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조교수를 발탁했다. 국제화는 당연하고, 교관의 나이나 타대학 출신자 충족률 따위도 화제가 되지 않았다. 소속하고 있는 조직 자체가 국제화하여 다양한 나라의 출신자가 책상을 나란히 하고 실제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직원이나 학생 사이에서 세계를 상대로 일을 하고 있다는 프라이드와 자신감, 사명감이 생겨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런 결과이다.
4. 국제 경쟁시대의 대학원 교육이란?
대학원에서 구체적인 교육방법이나 그 내용은, 학생이 희망하는 영역의 연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으로 할 필요가 있다. 또 내가 현재 담당하고 있는 대학원 종합이 공학부처럼 다양한 출신대학과 출신학과 학생에게 널리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하는 대학에서는 그에 따른 세심한 지원과 교육 프로그램이 더해지는 것은 말할 나위 없다. 여기에서는 내가 10년간 생활한 독일어권을 중심으로 해외의 대학(원)의 교육 시스템을 예로 들어, 참고가 될 사항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독일어권의 학위에는 Diplom(석사에 해당)과 Doktor(박사에 해당)이 있다. Diplom 취득에는 5~7년 정도가 걸리고, 대학이나 분야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일본의 학부교육과 석사교육을 종합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재료과학 관련 교육 프로그램의 내용에는 본질적으로 일본과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것은 학문의 본질에 차이가 없기 때문이며, 또 일본 대학의 재료관련 교육 프로그램이 그 시작부터(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무렵) 독일의 강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현재의 교육현장을 비교해 보면, 일본의 프로그램은 교관의 과대한 노력으로 다양성이 풍부하지만, 반대로 핵심이 되는 기반과목에 학생이 집중할 시간과 여유가 적은 상황이 이따금 눈에 띤다. 독일어권의 대학에서도 각론에 대한 강의는 있었지만, 오히려 재료과학 가운데 기초 중의 기초가 되는 과목에 대해 교관이 각자 오리지널 교과서를 작성하여, 여러 학기 동안 꼼꼼하게 교육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일본의 대학에서 교관이 잡무에 시달리는 현상이야말로 안정된 교육을 방해하는 최대의 원인인지도 모른다. 기말시험도 엄격하게 실시되며, 게으름이 용서되지 않으며, 그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몇 퍼센트의 학생은, 졸업예정임에도 불구하고 학점을 주지 않았다. 시험은 구두시험으로 이루어지는 일도 많아, 정말로 이해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15분 정도의 구두시험으로 곧 간파되어 버린다.
또한 교육이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일만은 아니므로, 강의의 선택은 일부 필수과목을 제외하고, 학생 본인에게 맡겨진다. 단 취직활동 시 등에, 무엇을 공부하고 어떤 학점을 취득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엄격한 질문을 받는 것은 학생 자신이다. 학생은 자력으로 취직활동을 해야 한다. 요령 없이 취득하기 쉬운 학점을 모아서 필요최소한의 노력으로 졸업하려는 수동적인 학생은 스스로 자기 목을 조르는 것이 된다.
박사 학위는 자립한 과학자 또는 엔지니어임을 인정받는 세계 공통의 자격이다. 외국에서 일을 할 경우, 박사학위가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그 사람에 대한 대우가 크게 달라지는 것이 사실이다.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기의 전문분야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일의 방향성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으로 간주되고, 당연히 그런 능력이 요구된다. 일본의 기업에서는 박사학위를 딴 학생을 채용하기보다 자기 부담으로 키우는 경향이 지금까지는 강했다. 지금까지의 박사과정교육에도 반성해야 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본의 공동화(空洞化)가 진행되는 가운데, 과학기술입국을 지향한다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립한 연구자와 엔지니어가 필요하게 된다. 경쟁의 가속과 함께 자기 부담으로 키울 여유도 없어지고, 또 인재의 유동화가 진행되면 애써 사내에서 교육시켜도 도망가 버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본의 기업이나 일본의 석사과정 학생이 이 시대의 흐름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경쟁이 심해지고 인재유동화와 국제화가 이루어지는 일본에서도 전문분야를 가진 박사학위 취득자를 많이 필요로 하는 시대가 가까운 장래에 도래할 것이다.
스위스나 독일에서는 박사연구는 보통, 프로젝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많다. 즉, 각 연구실이 취득한 연구 프로젝트에 대해 대학 내외에서 지망자를 모아, 가장 우수하다고 인정된 사람을 프로젝트의 최종 책임자이기도 한 교관이 채용한다. 이때 후보자 몇 명에게 석사논문에서의 연구성과를 20~30분 정도 강연하게 하여, 비교하여 선발한다. 즉, 학생은 박사과정에 진학했다면, 이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우수한 석사논문을 작성하는 일이 자기의 장래를 결정하는 일이 된다. 교관 쪽에서도 연구비가 나오는 프로젝트가 없으면 박사과정 학생조차도 확보할 수 없다. 반대로 앞으로의 취업이나 학문적 캐리어를 쌓기 위해 매력이 있는 연구실 프로젝트에는 희망자가 쇄도할 것이므로 보다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 즉, 이 과정에서 양쪽에 커다란 경쟁원리가 작용한다.
박사과정에서는 그 프로젝트 실행에 대한 책임이 학생에게 부과된다. 나의 경우, 스위스 에너지청의 연료전지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을 맡고 있었으므로 3개월에 한 번 이 분야의 연구자가 모이는 전체 회합에서 성과를 보고했다.
연구 프로젝트가 중단된다면 박사연구를 속행할 수 없으므로 이쪽도 필사적이 된다. 또 논문 등의 연구성과를 가지고 다음 지위를 구해야 하므로, 자기의 장래도 좌우된다. 그야말로 ‘Publish or Perish’(성과를 (논문)발표할 것이냐 연구 세계에서 사라질 것이냐)이다. 물론 투고논문에서는 그 연구에 가장 많이 공헌한 사람이 첫 번째 저자가 된다. 다른 사람이 연구한 논문의 첫 번째 저자로 졸업을 앞 둔 박사과정 학생의 이름을 써넣는, 과학에 대한 규칙위반도 없다. 박사학위는 자립한 프로 연구자로서 인정받는 자격이므로, 박사과정은 본인이 자기 힘으로 설 수 있기 되기 위한 준비기간이다. 이제 되돌아보면 이러한 경쟁 과정에서 연구자로서 살아남기 위한 ‘생명력’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르치는 쪽에서 보면, 프로임을 뒷받침하는 재료과학의 기초와 어학력, 국제사회에서의 연구발표 경험 등의 확고한 기초체력을 갖게 하는 것이, 국제 경쟁시대의 대학원 교육의 사명이 된다. 나라의 장래를 생각했을 때, 젊은이들이 그 잠재능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 아니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대학원이 담당할 책무와 사명의 중대함을 새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5. 젊은이들에게
일본은 세라믹스 분야뿐 아니라, 이공학의 많은 분야에서 분명 세계 최강국 가운데 하나이다. 각 연구분야에서 많은 교관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에 종사하고 있다. 이 지위를 발판으로 한다면, 나머지는 젊은 여러분이 좥우리들이 앞으로 세계를 리드할 것이다」라는 프라이드와 사명감을 가지고, 좥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이것으로 사회에서 이 분야에서 공헌할 수 있다」는 프로의식으로 가지고 확고한 경력을 쌓아나가면, 앞으로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기회는 충분히 있다고 확신한다. 국제화가 진행되면 국내에서든 소속해 있는 조직에서든 항상 국제경쟁에 노출되게 된다. 또 해외에 나가면 일본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 일정한 평가를 받게 됨과 동시에, 그 나름의 능력을 당연히 가지고 있으리라 간주되어, 외국인으로서의 핸디캡을 짊어지고서도 경쟁상대나 목표가 되는 입장이 된다. 최고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들의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과학뿐만의 일이 아니라 어느 세계에서나 마찬가지이다.
마지막으로, 스위스 알프스산맥을 보며 반드시 올라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오를 산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리고 위로 가면 갈수록 악천후의 연속으로, 언제나 한결같이 발 밑을 보며 한 걸음 한 걸음 지도를 따라나갈 수밖에 없다. 눈보라를 이겨내며 오르기 위한 기초체력을 다지는 것이 그야말로 대학원에서의 기간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상까지 다 올랐을 때, 구름 위로 보이는 정경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한 번뿐인 인생에서 이런 멋진 경치를 만끽하는 젊은이가 일본에서 한 사람이라도 많이 나올 것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Ceramics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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