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일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표준기술기반국장
최근 한 매체의 보도 자료에서 세라믹을 디스플레이·자동차·휴대폰·항공산업까지 ‘약방의 감초’, 제3의 산업혁명 가져올 ‘마법의 돌’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는 세라믹 산업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세라믹이란 용어는 열을 가해 만든 비금속 무기재료를 총괄하여 부르는 말로 알려져 있다.
세라믹스의 장점은 열에 잘 견디는 내열성, 표면이 딱딱한 경질성과 내마모성, 화학적 침식에 강한 내식성 등이 있으며, 최근에 각종 전자기적 특성을 나타내는 세라믹스가 많이 발견되어 응용되면서 전자기적 기능성을 또 하나의 장점으로 갖고 있다. 그러나 세라믹스는 깨어지기 쉬운 취성(脆性)과 이로 인하여 가공성이 나쁜 점 및 공정 제어가 어려운 단점도 갖고 있지만, 최근의 기술 발달로 인하여 이런 단점들을 거의 극복할 수 있는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세라믹스의 범위는 도자기, 내화물, 시멘트, 유리 등 일상생활에서 친숙하게 사용되는 제품이 있는가 하면, 최근에 새로운 관심을 끌고 있는 파인세라믹스가 있다. 파인세라믹스란 비금속 재료에 특정성분을 추가·정제하거나 정밀공정을 거쳐 원하는 특성을 극대화한 물질을 말한다.
이는 최근의 IT, BT, ET 등 첨단산업에 응용되면서 그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 실례로 현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핸드폰의 경우 70%정도가 세라믹 재료로 만들어진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디스플레이의 55%, Li 2차 전지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파인세라믹스의 중요성은 날로 증대되고 있다.
향후에도 신성장 동력산업의 급성장세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부품의 패키지화, 초소형화, 고정밀화 등 맞춤형 고기능성 소재의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며, 첨단 전자부품산업에서 인공 뼈, 환경·에너지 분야로 그 영역을 급속히 확대하여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질 전망이다.
파인세라믹스 발전을 위한 정부의 노력
세라믹스 세계시장규모는 2000년 877억불, 2003년 1,248억불, 2005년도 1,575억불, 2006년도 1,770억불로 2013년에는 3,898억불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어 연평균 12%씩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루고 있다. 범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세라믹의 수요신장세는 미미한 반면, 전기·전자,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 등에 응용되고 있는 파인세라믹스 시장은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에도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무선통산 사업과 동반성장하면서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파인세라믹스 산업도 무선통신 등의 발달에 기인하여 기존의 기간 세라믹 산업을 포함하여 신수요분야인 전자·정보통신산업의 발전과 함께 성장하여 2000년 이후 생산은 연평균 12 %, 수요는 연평균 13 %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파인세라믹스 세계 시장점유율은 초라한 실정이다. 세계 파인세라믹스 시장은 일본이 약 60%, 미국이 30%, 유럽이 10% 정도를 점유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국내 파인세라믹스 시장은 세계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6년도 한 해 동안에만 2조 6천억 원에 달하는 세라믹 소재 대일무역적자가 일어났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소재원천기술개발과제 및 15대 전략기술개발과제 등의 국가 R&D 지원을 통한 세라믹 소재, 부품 등을 개발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지식경제부에서 요업(세라믹)기술원(서울), 세라믹신소재산업화지원센터(강릉), 세라믹종합지원센터(목포)를 연결하는 삼각구도형태의 세라믹 인프라를 구축하고자하는 『첨단세라믹산업 발전 전략』을 수립 중에 있다. 이를 통하여 정부는 파인세라믹스 기술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파인세라믹스 표준화 추진전략
파인세라믹스 산업을 발전시키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국가차원의 R&D 기술개발 지원 등을 통한 산업화 지원이나 신소재 전문기업육성 지원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표준도 파인세라믹스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표준화(Standardization)란 ‘일상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거나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선의 상태로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표준화 작업에 참여한 기업은 관련 정보와 지식 등을 접하게 됨으로서 타 회사보다 경쟁력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기업들은 이를 이용하여 연구의 위험성과 개발의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되며, 이러한 표준의 영향은 전분야로 확대되어 개발, 생산, 유통, 판매, 서비스 등 전 분야에 걸쳐 작용하게 된다. 그래서 최근에는 “표준을 선점한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이 등장 할 정도다.
최근 설문지 조사에서 파인세라믹스 부품에 관한 선진국과의 기술력 비교에서 83%가 선진국 수준의 90%이하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이러한 기술력이 떨어지는 원인으로는 65%가 선진국 제품에 비하여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을 원인으로 뽑고 있다. 이러한 신뢰성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표준을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업이 제품을 개발하였을 경우 품질을 테스트할 때 표준화된 시험방법을 사용할 경우 그 결과는 신뢰성을 얻게 된다.
또한 국제적인 표준시험방법을 활용하게 되면 국제적인 신뢰성을 얻게 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기술개발에 있어서 표준은 제품의 품질에 신뢰성을 줄 뿐만 아니라 시장으로의 진출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 같은 원리로 국제표준을 활용할 경우 국제시장으로의 진출도 원활하게 하는 중요한 도구 이다. 그러므로 기업에서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개발된 제품을 평가할 때 표준화된 시험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파인세라믹스 표준화 현황
세라믹부문의 한국산업규격(KS)은 내화물, 도자기, 세라믹용 특수기기, 세라믹재료, 시멘트·석회, 유리, 점토제품 등의 요업분야 309종과 파인세라믹스 분야 158종을 보유하고 있다. 파인세라믹스 분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자소재 분야 94종, 바이오소재 분야 27종, 기계·구조 소재분야 29종, 에너지·환경분야 8종 등 총 158종을 보유하고 있다. 타 분야와 비교해본다면 상당히 적은 양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는 ISO/TC 206(파인세라믹스)에서 총 30여개의 파인세라믹스 관련규격을 개발 중에 있으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이러한 국제표준의 중요성은 개발된 제품이 국제적인 신뢰성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되어 그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의 활동은 그 분야에서 그 나라의 기술력이 국제적으로 어느 정도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국제규격을 제정할 때 규격제정을 이끌어 가는 주역으로 컨비너(convener) 또는 프로젝트 리더 등을 들 수 있는데 ISO/TC206의 총 22개의 작업반 (working group) 중에서 일본은 13명의 컨비너를, 미국은 5명, 영국은 3명 등이 역임하고 있어 그 나라의 관련기술 분야 기술력이 발전할수록 국제표준화의 활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나노팩(주) 대표이사인 이태규 박사가 TC 206의장으로, 부산대학교 이희수 교수가 프로젝트 리더로 활동 중이다.
파인세라믹스 표준화 추진전략
세라믹 분야 표준화 전략은 파인세라믹스 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정부에서 추진 중인 파인세라믹스 종합발전전략에 표준화 부분을 추가하여 표준화 종합발전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를 위하여 요업기술원 등 세라믹분야에서 주도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기관과 긴밀히 협조하여 역할 분담 및 구체적인 추진방안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향후 우리나라도 일본 및 미국 등과 같이 민간중심의 표준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으로 민간중심의 표준화 기반 구축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조성을 이뤄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하여 우선 기존의 세라믹스 관련 KS 규격을 정리하여 소재정보은행 구축사업에 반영하여 누구나 쉽게 세라믹 분야 표준규격을 검토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이는 정부 R&D과제나 기업들이 신규 세라믹 소재를 개발할 경우 표준화된 시험방법을 쉽게 활용함으로써 개발된 제품이 신뢰성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향후 6년간 신규 세라믹분야 표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한국산업규격(KS) 50여종을 제정하고 이를 토대로 국제표준 규격으로 10여종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하여 파인세라믹스 분야를 전기·전자 세라믹, 기계·구조 세라믹, 바이오 세라믹 및 에너지·환경 세라믹으로 분류하여 분야별로 신규규격에 대한 표준화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연도별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국제표준화기구(ISO) 활동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파인세라믹스의 경우 ISO/TC 206의 의장을 한국이 맡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향후 5년 내에는 컨비너를 3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프로젝트 리더 등을 2명 이상 배출시킴으로서 파인세라믹스 국제표준화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2008년도에는 ISO/TC 206(파인 세라믹스) 회의가 국내에서 개최될 예정이어서 국내 세라믹 관련업계, 협회 및 학계 등에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국제표준화의 중요성을 알림으로서 향후 국제표준화에 더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파인세라믹스는 미래에 우리 인류생활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제품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전기·정보통신 산업이 점차적으로 발전되면서 세라믹소재가 무선 통신 기기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다. 이는 디지털기기의 소형화 경량화를 주도하여 미래의 고부가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 고유가로 인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2차전지, 연료전지, 태양전지 등의 핵심부품으로 활용되어 친환경에너지 개발에도 최첨단 파인세라믹스 소재가 응용될 것이다. 바이오분야에서는 우리에게 친숙한 인플란트 재료를 포함하여 인공관절, 인공신장 등에 응용됨으로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환경분야에서는 세라믹 담체나 필터 등에 활용됨으로서 환경보호에 큰 역할 을 할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도 이러한 첨단세라믹 소재를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경주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제품개발 초기 단계부터 표준을 응용하거나 활용함으로서 신뢰성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더 나아가 기업은 적극적으로 자사 제품을 표준화 하고 국제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기술표준원에서도 세라믹분야 표준개발을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경주해 나갈 방침이다. 미래 산업의 첨단부품이 될 파인세라믹스 산업의 발전을 통해 인류선진국가로의 진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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