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으로 세라믹을 빚는다
김동표 충남대학교 바이오응용화학부 교수
◈ 연구배경
각종 초소형 장치들은 현재 플라스틱, 금속, Si, glass 등의 재료로 제조되고 있으나 더욱 단단하고 튼튼하여 내구성이 우수한 세라믹으로 부품을 제조하기 위한 재료와 공정은 세계적으로 아직 보고된 바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인프라를 활용하여 성능이 우수한 각종 초소형 세라믹 정밀 부품을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립함으로서 새로운 세라믹 소자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반응은 항상 유리 용기 안에서 일어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반도체 기술을 이용해 머리카락 굵기(100~500㎛)의 터널을 반도 칩과 같은 작은 칩 위에 만들어 이 안에서 화학물질의 반응을 일으킨다면 폭발성이 크고 유독한 화합물을 안전하게 합성해서 사용할 수 있다. 즉 저장과 운반이 어렵기 때문에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만 만들어 쓸 수 있는데 대부분 Si, glass, 금속을 사용하여 값비싼 방법으로 제조되고 있어서 폭넓게 응용되지 못하고 있다.
◈ 강의내용
1. 기존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감광성 고분자)의 특성을 가진 무기고분자를 개발하여 KAIST 기계공학과 양동열 교수팀과 함께 초소형 무기고분자 소형 부품 형태를 만들고, 이를 질소 분위기에서 600도까지 열처리를 하면 SiC계 세라믹으로 변화가 일어난다. 세계 최초로 무기고분자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하여 세계에서 가장 작으면서 기계적 강도가 우수한 세라믹 3차원 미세구조물(woodfile, tube, screw 형태) 제조 공정을 확립하여 특허 출원을 완료하였다.
2. 무기고분자 포토레지스트와 패터닝 기술을 활용하여 전자 칩의 전기회로 대신 화학물질이 통과할 수 있는 초소형 채널(100~500μm 크기)을 제조하고, 자외선과 150도 열을 가하여 안정한 화학 칩을 개발하였다.
제조된 무기고분자 화학 칩은 투명성면에서 플라스틱 및 유리에 비하여 뒤지지 않으며 또한 플라스틱 칩 내에서 반응이 불가능한 다양한 유기용매 조건에서도 화학반응이 안정되게 일어남을 실험을 통하여 증명하였다. 즉 플라스틱 칩만큼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유리로 만든 칩만큼 안정한 무기고분자 소형화학반응기 제조 기술이 발전되어, 앞으로 컴퓨터 크기 화학공장(Desktop chemical factory)을 세워 정밀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 연구팀 및 연구 소개
충남대학교 바이오응용화학부 정밀응용화학과 김동표 교수 연구팀은 2004년부터 과학기술부가 지정하는 국가지정연구실 (NRL) 사업으로 ‘무기고분자를 이용한 미세화학 세라믹 MEMS모듈 제조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다. 이러한 연구사업 결과 각종 기능성 무기고분자를 개발하였고, 이를 이용한 미세 세라믹 구조물 제조 공정 및 미세화학반응기의 제조 및 응용공정도 개발하였다. 그동안 김동표 교수 연구실에서는 약 150여 편의 국제논문과 15건의 특허를 등록하였다.
빛과 물질의 조화: 빛의 반도체
양승만 한국 과학기술원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사진1. 카이스트 양승만 교수팀이 제작한 광자유체 플랫폼의 모식도 및 사진과 유체를 이용한 광도파로의 모식도 및 사진
◈ 연구배경
중남미에 주로 서식하는 몰포나비의 날개나 오팔보석을 보면 눈부시게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이 물감의 색처럼 한 가지 색을 내지 않고 보는 방향에 따라 색이 변하면서 아름답게 반짝이는 이유는 독특한 물리적 구조 때문이다. 일정한 공기구멍이 규칙적으로 뚫어져 있거나 동그란 입자가 규칙적으로 쌓여 있는 구조가 바로 보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색을 띄게 만드는 이유이며, 과학자들은 이러한 구조를 광자결정(光子結晶, photonic crystal)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자연의 구조를 잘 모방하면 보는 각도에 따라 우리가 원하는 색을 반사하는 물질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많은 과학자들은 광자결정을 이용하여 오늘날의 반도체를 대체할 미래의 새로운 정보처리의 수단으로서 ‘빛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에는 전자(電子, electron)가 돌아다니는 회로가 있어서 전자는 회로를 통해 정보를 실어 나른다. 앞서 언급한 ‘빛의 반도체’란, 정보를 나르는 수단으로서 전자대신에 빛의 입자라 부르는 광자(光子, photon)를 제어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광자회로의 제작이 필요한데, 특정한 색만을 선택적으로 반사시키는 광자결정은 광자회로를 만드는데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광자결정 사이사이에 길을 만들게 되면 빛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반사시키면서 회로를 따라 진행시킬 수 있다. 또한 광자는 전자와 달리 질량이 없어서 회로를 지나면서 마찰 등에 의한 불필요한 정보의 손실이 전혀 생기지 않고, 빛의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보다 빠른 정보처리가 가능하다. 따라서 ‘빛의 반도체’ 기술이 확립될 경우 오늘날의 컴퓨터보다 만 배 이상 빠른 양자(量子, quantum)컴퓨터가 구현되어 미래 정보사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 이다.
◈ 강의 내용
자연계에 존재하는 몰포나비의 날개나 공작새의 깃털, 오팔 보석 등은 구조적인 특징 때문에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색을 내면서 반짝인다. 이처럼 빛의 방향에 따라 특정한 색의 빛을 반사하는 물질을 광자결정이라 부른다. 많은 과학자들은 자연에 존재하는 광자결정 구조를 모방하여 인공 오팔 등을 제작하고 이를 이용하여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본 강연에서는 광자결정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 이를 응용하여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소개하면서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캡션2] 사진2. 나노입자로 구성된 구형 광자결정의 모습
인공 오팔은 일반적으로 머리카락 굵기의 천분의 일정도 되는 지름을 갖는 둥근 나노입자들이 담겨있는 용액을 서서히 증발시켜 만든다. 특히 나노입자들은 자신들을 가두고 있는 용액의 모양을 따라 광자결정을 이루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피라미드 모양이나 선 모양 등 원하는 광자결정을 제작할 수 있다. 특히 동그란 물방울 안에 나노입자를 가두고 서서히 증발 시킬 경우 구형 광자결정을 얻을 수 있는데 이러한 구형 광자결정은 보는 방향에 상관없이 한 가지 색만을 내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의 재료나 색소 등으로 사용가능하다.
최근에는 광자결정을 미세유체기술에 접목한 연구가 활발하다. 흐르는 물에 나노입자가 있는 기름방울을 떨어뜨리고 자외선을 쪼여주면 구형 광자결정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이 방법은 용액의 증발을 통해 광자결정을 제작하는 방법보다 빠른 시간 안에 대량으로 광자결정을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미세유체기술을 이용하여 한 가지 광자결정을 가지고 반사색을 조절하기도 한다. 광자결정을 유체가 지나가는 통로에 놓고 여기에 공기, 물, 에탄올, 아세톤 등 다양한 종류의 유체를 흘려주면 광자결정 내부에 유체들이 침투하게 되면서 서로 다른 색을 반사하는 특성을 나타낸다. 거꾸로 이 방법을 이용하면 광자결정이 반사하는 색을 통해서 흐르는 유체의 종류를 알아낼 수 있다.
위에 설명한 것 이 외에도 광자결정은 다양한 방법으로 특성이 조절된다. 광자결정은 화학, 생물학, 의학,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센서, 디스플레이 소자, 레이저 등으로 응용이 가능해 앞으로도 많은 연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까운 미래에는 차세대 반도체로 주목 받는 ‘빛의 반도체’를 만드는 데 응용될 것으로 기대되며 오늘날의 컴퓨터보다 만 배 이상 빠른 양자 컴퓨터의 제작을 통해 미래 정보사회에 혁신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 연구팀 및 연구 소개
한국과학기술원 양승만 교수팀은 2006년부터 국가에서 지정한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의 광자유체집적소자연구단으로 선정되어 유체의 흐름을 통해 광자구조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광자유체 집적 소자를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2006년부터 40여 편의 논문을 SCI저널에 게제하며 광자유체 분야를 선도하고 있으며 2006년과 2008년에는 자가 조립을 통한 이원 콜로이드 클러스터에 대한 논문과 굴절률이 조절 가능한 구형 광자결정에 대한 논문이 유명 과학 저널인 네이처와 네이처 포토닉스에 각각 하이라이트로 소개돼 학문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광자유체집적소자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빛의 반도체와 같은 미래기술의 핵심이 될 초고속 광 정보 처리를 위한 광자결정 집적회로소자와 방대한 생물화학정보의 효과적인 처리를 위한 미세종합분석소자가 구현되어 오늘날의 기술에서 한층 진일보된 차세대 정보처리기술로서 미래 산업 전반에 있어 중추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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