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터치
과학자와 일반인들과의 거리감을 없애고 유용한 과학지식의 전파를 위해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우수 연구자가 여러분 곁으로 다가가는 금요일의과학터치. 반복적이고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우수과학자들의 강연을 들으며 여러분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커뮤니티로 초대한다.
이번호에는 지난 11월과 12월에 광주와 서울에서 강연된 고려대학교 전기전자전파공학부 황성우 교수의 ‘재미있는 나노기술 - 한없이 작아지는 반도체’와 연세대학교 세라믹공학과 문주호 교수의 ‘잉크젯 프린팅, 그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소개한다. - 편집부 -
재미있는 나노기술
- 한없이 작아지는 반도체
황성우 고려대학교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
◈◈◈ 연구배경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항상 접하는 휴대전화, PC, TV, MP3, P2P 등 수많은 전자기기들은 모두 반도체 칩들이 핵심적인 두뇌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속에는 낮은 주파수의 음성 신호를 높은 주파수의 무선통신 신호로 바꾸어 주는 반도체 칩이 항상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 기능 외에도 카메라로 찍은 자신의 사진을 효율적으로 디지털 정보로 바꾸는 칩, 이들을 저장하는 메모리 칩 등 최소 3~4개의 반도체 칩들이 부지런히 동작하고 있다.
우리가 자주 구입하는 휴대전화를 관찰해 보면 매번 크기가 작아지면서도 그것이 가지는 기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PC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매년 새로 출시되는 PC들을 살펴보면 거의 같은 가격을 가지면서도 그 속도와 메모리의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짐을 알 수 있다. 이것은 PC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이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메모리칩의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많은 것들에 가려 있지만, 우리의 생활수준을 발전시키는 기술들과 새롭게 발견되는 과학적 사실들은 반도체가 가지는 엄청난 용량과 계산 기능에 그 핵심이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DNA의 염기 서열을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빨리 해독한 것은 빠른 반도체 칩으로 만들어진 대용량 컴퓨터의 도움을 얻었기 때문이다. 우주에서 오는 복잡한 전파신호로부터 은하계의 역사를 알아내는 것도 성능 좋은 반도체 칩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요즈음 화두가 되고 있는 에너지, 환경 문제도 반도체의 뒷받침이 없이는 획기적인 발전이 불가능할 것이다. 태양전지는 태양빛을 전기로 바꾸어 주는 반도체 트랜지스터이다.
따라서 이러한 반도체 칩의 동작원리와 성능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주는 그 무엇이 있다면 우리의 사회와 다른 과학의 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 강의내용
반도체 칩에 들어있는 각종 회로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트랜지스터이다. 트랜지스터는 마치 수도 밸브와 같이 전자들의 흐름을 제어하는 작은 스위치이다. 이들 스위치들을 여러 형태로 배열하고 연결하면 디지털 ‘1’과 ‘0’으로 표시되는 정보를 처리하는 모든 전자 회로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반도체 칩이 지난 수십 년간 세상을 크게 바꾸어 놓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작아져서 한 개의 칩에 들어갈 수 있는 트랜지스터의 개수가 급격히 증가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트랜지스터의 개수 증가로 인해 우리는 훨씬 더 복잡한 기능을 가지는 전자 시스템을 작은 공간에 만들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트랜지스터의 크기 감소를 체계적으로 이야기 한 것이 바로 무어의 법칙이다. 무어는 트랜지스터는 매년 그 크기가 두 배씩 감소해 왔고, 한 개의 칩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의 개수 또한 그 만큼씩 증가해 왔다는 것을 정량적으로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1970년대 초에 판매된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에 들어 있었던 트랜지스터의 수는 수천 개였으나, 최근의 펜티엄 프로세서 속에는 1억 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들어 있다. 손톱 크기의 공간에 들어 있는 이들 1억 개의 트랜지스터는 그 크기가 이미 60 나노미터 정도이며, 놀랍게도 모두 똑같은 모양과 크기를 가지고 있다. 나노 기술은 이러한 ‘반도체 칩’이라는 가장 고급스러운 형태로 우리 생활에 이미 아주 가까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50년 동안 성공적으로 지켜져 왔던 무어의 법칙은 얼마나 더 지켜질 수 있을까? 지금과 같은 트랜지스터의 크기 감소가 계속된다면 2025년경에는 트랜지스터 한 개의 크기가 원자 한 개의 크기가 되어야 한다. 메모리칩에 관련된 또 다른 무어의 법칙이 있다. 메모리는 전자들을 저장하는 작은 반도체 조각들로 만들어 지는데, 한 비트의 디지털 정보를 저장하는데 필요한 전자의 개수도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지금으로부터 약 10여년 후에는 전자 1개가 1비트를 표시하여야 한다.
이렇게 원자 1개, 전자 1개로 구성되는 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실험실 환경이기는 하지만 이미 증명되어 있다. 10년, 20년 뒤에 이러한 트랜지스터를 현재의 반도체 칩처럼 대량 생산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이러한 트랜지스터가 가지는 가능성은 항상 열어 두어야 한다.
◈◈◈ 연구팀 및 연구 소개
본 연구팀은 나노와이어라 불리 우는 길이 수십 나노미터 이하의 실모양의 실리콘 반도체로 트랜지스터를 만들고, 표면에 분자를 붙인 새로운 형태의 트랜지스터를 구현하고자 한다. 10억분의 1초 이하의 빠른 전기 신호를 이용하여 나노와이어 표면에 붙은 분자를 자극하고 그에 따른 분자 상태의 시간 변화를 전류의 변화로 모니터하는 개념의 트랜지스터이다.
이러한 트랜지스터는 분자 1개의 시간 거동을 컴퓨팅에 사용할 수 있어 무어의 법칙에서 가장 최종단계의 트랜지스터에 해당된다. 분자가 가지는 여러 가지 새로운 기능들을 트랜지스터와 회로의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반도체, DNA와 같은 여러 가지 생체 물질을 나노와이어 표면에 붙여 시간 모니터할 경우 생명공학 및 화학분야에서 중요한 화학 반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하는 것이 가능할 전망이다.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 칩 내부 모습
고려대학교 황성우 교수팀이 제작한 여러 나노트랜지스터
잉크젯 프린팅, 그 무한한 가능성
문주호 연세대학교 세라믹공학과 교수
◈◈◈ 연구배경
차세대 정보 디스플레이 및 전자 소자는 기존의 딱딱한 실리콘 또는 유리 기판이 아닌 유연성 플라스틱 필름을 사용하여 가볍고 얇고 충격에도 강한 유연성 소자 형태로 진화되어 현재의 정형적인 모습과 기능이 획기적으로 변화되어 모든 제품이 인간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인텔리젠트 기능이 부여되리라 예상된다.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핵심 소자 중 충격에 의해 깨지지 않고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는 유연성 박막 트랜지스터의 개발은 매우 중요한 차세대 연구 분야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박막 트랜지스터의 제조를 기존의 반도체 메모리 제작 공정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고비용의 진공 증착과 광학적 패턴을 사용하지 않고 마치 종이 위에 문서를 출력하듯이 유연성 플라스틱 기판 위에서 찍어 낼 수 있다면 고속 연속 생산방식으로 전자소자를 손쉽게 저비용으로 제조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소자를 제작하기 위한 새로운 공정 기법으로 액상 소재를 기반으로 한 첨단 인쇄기술이 대두되고 있으며, 그중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 잉크젯 프린팅 기술이다. 이러한 신공정을 적용하여 유연성 인쇄전자소자를 구현하기위한 필수적인 세 가지 소재는 전도체, 유전체, 반도체 특성을 발현할 수 있는 액상 형태의 기능성 잉크 소재가 되며 이를 사용하여 칼라 사진을 프린팅 하는 것과 유사한 잉크젯 프린팅 방식을 사용하여 플라스틱 기판 위에 전도체, 유전체, 반도체 잉크를 순차적으로 인쇄하여 소자의 스위치 역할을 할 수 있는 박막 트랜지스터 어레이를 제작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공정 및 신소재 개발은 전자종이, 유연성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정보 시대를 구현할 요소기술이 될 뿐만 아니라 전자 태그, 연성 인쇄회로기판, 초저가 센서, 태양전지, 차세대 조명 등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이 될 수 있다.
◈◈◈ 강의내용
잉크젯 프린팅 기술은 문서출력 목적으로 프린터 헤드 내의 노즐을 통하여 잉크 형태의 유체를 미세 액적 형상으로 분사하여 기판에 이미지를 형성하는 기술이다. 원하는 곳에 필요한 물질을 선택적 증착이 가능하고, 매우 단순한 공정으로 20~50 마이크론 미터 (10-6m) 크기의 미세패턴을 제작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고가의 재료 이용 효율이 100%에 가깝고, 폐기물이 없는 친환경 공정 실현이 가능하며, 고가의 진공장비가 소요되지 않아 비용 절감에 따른 제품 가격 경쟁력 창출에 매우 효과적이다. 이런 점에서 세계 유수 기업 및 연구소에서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여 정보디스플레이 및 전자 부품 제작 및 조립을 하는 인쇄전자소자 (Printed Electronics)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된 기능성 잉크 소재가 핵심 원천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 연구팀 및 연구 소개
연세대학교 나노기능재료 연구실 (Nano Functional Materials Laboratory) 문주호 교수 연구팀은 콜로이드 계면현상, 화학적 재료합성에 기반을 두고 독특한 미세구조 및 물성을 가지는 기능성 소재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나노 재료의 합성과 금속/세라믹 기반 재료를 이용한 소자 제작 공정 개발에 관한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다. 나노기능재료 연구실 책임자인 문주호 교수는 2000년에 연세대학교에 부임한 이래 에너지, 환경, 그리고 디스플레이 분야에 적용되는 핵심 소재 및 공정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해왔으며, MIT에서 3D printingTM 관련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잉크젯 프린팅 기술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국내에서 관련 분야의 연구를 선도하였다. 그 결과 본 연구실은 2005년부터 과학기술부국가지정 연구실 (NRL)로 선정되어 ‘잉크젯 프린팅 기반 플렉시블 전자소자의 제작’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다.
연세대 문주호 교수 연구팀이 전 공정 잉크젯 프린팅
공법으로 제작한 유연성 박막트랜지스터 제품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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