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네트워크, 전통산업의 신산업화 제안
사뭇 다른 분위기. 상생협력회의가 달라졌다. 행사내용도 참가자들의 눈빛도 달라졌다. 세라믹산업 상생협력회의가 진행될수록 새 구두의 어색함과 불편함은 사라지고, 축구화의 스파이크처럼 세라믹산업의 새로운 도전에 강력한 추진력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일 전남 목포시 세라믹산업종합지원센터에서는 80여명의 세라믹계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2009 세라믹산업 상생협력 간담회’가 개최됐다. 한국파인세라믹스협회(회장 정무수)와 전남테크노파크 세라믹산업종합지원센터(센터장 김원효)가 공동주최한 이번 간담회는 지식경제부, 전라남도, 목포시,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상생협력을 주제로 세라믹계 브레인 총출동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국세라믹기술원 김종희 본부장의 ▲첨단 세라믹산업 발전 및 상생협력을 위한 정부정책 방안을 시작으로 ▲세라믹 원료분야의 생산기업과 수요기업간의 Networking을 통한 상생협력 방안(대한세라믹스 박춘주 대표이사) ▲구조세라믹스 분야의 수요기업과의 공동 R&D를 위한 상생방안(한국기계연구원 김해두 박사) ▲세라믹산업 유관기관(지역별 센터)과 업체 역할분담을 통한 상생협력 방안(한국세라믹기술원 김광진 센터장) ▲전통세라믹산업의 신산업 진출기반을 위한 상생협력방안(한국세라믹기술원 최의석 수석위원) ▲정부의 상생협력정책 /업종별 상생협력사업(지식경제부 박재흥 사무관) ▲세라믹산업종합지원센터 소개(전남TP 세라믹지원센터 김원효 센터장)에 대한 발표와 종합토론, 그리고 센터견학의 순서로 행사진행이 이뤄졌다.
최신버전의 수준높은 강연자료와 현장감 넘치는 산업계의 의견개진으로 가득했던 이번 간담회에서 특히 김광진 센터장의 ‘세라믹 네트워크 운영 제안’과 최의석 수석위원의 ‘전통산업의 신산업 진출분석’은 향후 세라믹산업의 새로운 변화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으로 다가왔다. 김광진 센터장은 상생협력, 산업정책, 시장조사, 기술조사 4개 분과로 구성된 ‘세라믹산업 발전위원회’의 운영을 제안했다. 세라믹계의 소통강화와 기획강화를 위해 월, 분기 등 정례화된 운영을 통해 공동기획 과제를 도출하는 등 세라믹계 전문기관과 협회, 조합, 기업등이 참여하는 ‘세라믹네트워크’를 강화하자는 것. 또 최의석 수석위원은 전통세라믹산업의 신산업 진출시 SWOT분석을 통해 권역별 세라믹지원센터구축과 첨단세라믹산업 육성전략 등의 기회를 활용 21세기 상품 패러다임의 변화속에 새로운 변신을 준비해야 하는 전통세라믹산업의 신산업화를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세라믹산업의 발전전략과 이를 위한 다양한 제안들이 도출되고 또 전파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이뤄냈다.
뜨거운 참여열기가 세라믹산업을 소결
하지만 무엇보다 이날 행사가 지금까지의 상생협력회의와 차별화되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행사 주체인 세라믹기업들의 참여열기. 지난해 간담회가 개최됐던 대구, 강릉이 지역기업인들 위주로 진행됐던 만큼 전남 목포에서 개최된 이번 간담회 역시 지역기업인들 위주의 행사가 예상됐었다. 하지만 간담회 당일 행사장은 전국 각지의 세라믹기업인들로 발 딛을 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 참여 동기와 행사내용은 둘째 치고라도 전국 각지의 세라믹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번 간담회는 이미 세라믹산업의 발전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최근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구경북 파인세라믹스협의회’ 역시 지난해 대구에서 개최됐던 상생협력회의를 통해 구체됐기 때문. 당시만 해도 한자리에 모일 기회가 없던 대구경북 세라믹기업들이 상생협력회의를 기폭제로 하나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듯, 이번 목포 간담회를 통해 대한민국 세라믹산업의 전국적인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할지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지식경제부와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의 지원을 받아 한국파인세라믹스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상생협력회의의 가장 큰 성과이자 숙제인 셈이다.
유럽연합을 뛰어넘는 세라믹연합이 탄생해야
지식경제부의 상생협력프로그램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협력을 모토로 하고 있다. 하지만 소재산업 그 중에서도 임가공업체들이 대다수인 세라믹업계가 협회나 단체를 중심으로 단일화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대기업과 마주한 들 의미없는 선언문만 발표하고 돌아서기 십상이다. 한-EU간 FTA협상에서 볼 수 있듯 27개 유럽연합 회원국을 대신할 단일화된 집행기구가 없었다면 유럽연합은 그저 의미없는 수식어에 불가했을 것이다.
이번 상생협력회의를 통해 전국적인 세라믹네트워크 즉, 세라믹연합의 출범이 기대되는 것은 바로 그 길만이 거대 시스템산업과 세라믹산업이 진정한 상생협력의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그늘에 가려있던 독일, 영국, 프랑스가 어떻게 지구촌의 강력한 리더로 재부상했으며, 헝가리, 체코와 같은 동유럽 국가들 역시 세계경제의 변방이 아닌 EU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를 수 있었는지 대한민국 세라믹산업이 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안광석 기자 dora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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