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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산화물을 알면 세라믹이 보인다?
  • 편집부
  • 등록 2010-04-14 17:33:41
  • 수정 2010-04-14 17: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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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량 수입, 10배 이상 고가에 반제품 형태로 수입
기초인프라 전무, 원료배합 비율 경쟁국에 무방비 노출

 


비산화물. 대한민국 세라믹산업을 이해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키워드가 있을까? 세계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일본과 희토류라는 자원을 무기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틈새에서 힘겨워하는 대한민국 세라믹산업의 감추고 싶은 치부는 물론 나아가야 할 길도 어찌 보면 이 비산화물소재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수출효자인 IT산업의 발목을 왜 세라믹소재가 잡고 있는지, 또 원자력, 우주항공 등 거대기초과학의 핵심소재가 세라믹인지도 비산화물과 접하면서 조금은 이해가 됐기 때문이다.

세라믹의 사전적인 의미는 비금속 무기재료의 총칭이다. 그렇지만 금속과는 떼려야 땔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세라믹. 모든 금속은 산소와 결합하면 금속고유의 성분을 잃고 세라믹으로 새로운 기능을 부여 받는다.
일례로 철이 산소와 결합한 것을 흔히 녹슨 철이라고 쓸모없는 존재로 여기지만 이 FeO, Fe2O3, Fe3O4가 세라믹에서는 정밀모터에 사용되는 초강력 자성체, 스텔스 기능을 부여하는 전파흡수체,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MRI 조영제 등 아주 재능있는 소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희유금속이 주목받는 이유도 다 세라믹소재로 거듭날 때 이야기. 그래서 종종 세라믹이라는 명칭대신 금속산화물, 산화물반도체 등으로 혼용해서 불리우며 비산화물이라는 명칭은 이같은 산화물의 반대개념으로 통용되는 명칭 중 하나다.

모든 금속의 산화물이 바로 세라믹
산소대신 질소나 탄소를 치환하면 비산화물
이런 비산화물이 최근 들어 그 노출 빈도수가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WPM. 이번 WPM 프로그램에 대한 기업의 요구 중 유독 탄화규소(SiC), 질화알루미늄(AlN)와 같은 비산화물을 자주 언급됐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이같은 요구는 바로 현재 보다는 미래의 시장성에 맞춰진 WPM의 취지와도 무관치 않다. 산화물이 주도해온 현재의 세라믹시장에 비해 시장 규모는 현저히 적지만 성장가능성 만큼은 가장 두드러진 소재가 바로 비산화물소재이기 때문이다. 우선 차세대 원전의 핵심구조재로 주목받고 있는 탄화규소가 단연 돋보인다. 기존의 원자력발전에서는 200~300℃의 열로 물을 가열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얻고 있지만 차세대 원전에서는 1,000℃ 내외의 열을 직접 뽑아 천연가스가 혼합된 수증기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 극한 상황을 견딜 수 있는 유일한 소재가 바로 세라믹으로 탄화규소가 가장 주목받는 소재. 또 반도체 장비용 구조재나 디젤엔진용 매연저감필터(DPF), 정밀성과 안정성을 요하는 정밀 발열체로서도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또 섬유형태로 만들어 복합소재 및 방화복이나 우주국방용 소재로 사용하거나 단결정으로 만들면 LED용 기판 등 전자재료로서도 시장성이 주목받고 있는 소재가 바로 비산화물의 대명사격인 탄화규소이기 때문이다.     
고온에서 산소차단, 생산장비 산화물의 10배
고기능성으로 잠재성장성 높아도 장비인프라는 국내 전무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비산화물소재의 현주소는 어떨까? 그야말로 참담한 수준. 산화물 소재인 티탄산바륨을 소재로 하는 삼성전기의 MLCC(적층세라믹콘덴서)가 20년간의 적자 끝에 최근에서야 효자노릇을 하듯 대한민국 세라믹산업은 산화물, 비산화물을 떠나 이제 겨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실정. 그만큼 세라믹 전문가들조차 고개를 흔들 정도로 까다로운 비산화물은 전 세계 몇몇 기업만이 특정 소재별로 독점을 하고 있을 정도로 세라믹소재 중에서도 가장 시장진입이 어려운 분야. 국내 비산화물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역시 반제품 형태로 수입해 2차 가공을 하거나 R&D 수준에 머무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국내 비산화물 인프라 현황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선진국, 고순도 비산화물 소재 전략물자 지정
반제품 형태로 가공 수출시 10배 이상 고가
산화물은 말 그대로 산소와 금속의 결합체로 대기중에서 소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비산화물은 고온에서 산소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해야 하는 만큼 비슷한 처리용량에도 불구하고 생산장비의 단가는 산화물용에 비해 10배 이상 고가. 그나마 소성용 장비는 일부지만 국내 생산과 판매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프레스 공정을 위한 과립화장비는 국내에 전무한 실정이다. 이는 장비가 워낙에 고가이기도 하지만 비산화물 원료의 국내 생산이 전무한 상황에서 일본 등 선진국은 고순도의 비산화물 소재를 전략물자로 지정 국외반출을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순도를 높이거나 공정을 한번 거칠 때마다 가격도 10배씩 증가하는 소재산업의 특성상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면 전략물자 지정 등을 통해 자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일례로 과립화 공정을 거친 고순도 탄화규소(SiC)의 경우 일본은 전략물자로 지정 국외 반출을 금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본의 야쿠시마덴코나 이비덴 같은 탄화규소 생산기업은 자국내 기업에는 성형 직전의 과립을 공급하고, 국외기업에는 반제품으로 가공해 10배가 넘는 고가에 수출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내 경쟁기업의 10배가 넘는 금액에도 이를 수입해 부품과 완제품을 생산하는 주요고객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IT산업의 수출이 늘수록 대일무역적자가 증가하고 대한민국이 일본 소재산업의 대리점 노릇을 한다는 가슴아픈 우스갯소리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수산화알루미늄 → 고순도 알루미나 → 질화알루미늄
폴리실리콘 생산라인의 사염화실란도 탄화규소의 기초원료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비산화물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한 걸까? 세라믹분야 전문가들 조차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이 비산화물의 가능성은 의외로 산화물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달 3월 준공식을 개최할 예정인 전남 목포의 한국알루미나(주)는 1991년 공기업인 한국종합화학공업(주)이 민영화한 KC주식회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가 각각 51:49의 지분으로 출자해 전자세라믹용 고순도 알루미나(Al2O3)를 양산할 예정이다. 이미 KC주식회사의 수산화알루미늄(Al2(OH)3)으로 (주)대한세라믹스가 내화물용 알루미나를 생산하고 있지만 이보다 순도가 높은 전자세라믹용 알루미나의 양산은 또 다른 의미. 이로인해 대한민국은 세라믹의 기초소재인 실리카(SiO2), MLCC의 원료소재인 티탄산바륨(BaTiO3)에 이어 알루미나까지 기초원료에서 출발한 고순도 세라믹소재를 양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산화물인 알루미나 양산이 비산화물의 가능성으로 거론하는 이유는 바로 이 고순도 알루미나를 질소분위기에서 가열하면 비산화물인 질화알루미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고순도의 질화알루미늄을 양산하기 위해서는 순도가 높은 금속알루미늄을 질화하는 방식이 유리하지만 알루미나 자체의 순도가 높을 경우는 금속알루미늄을 이용 했을때와 유사한 순도를 기대할 수 있는 것. 수천억원이 투입된 KC주식회사의 수산화알루미늄 생산설비가 있었기에 300억원 규모로도 고순도 알루미나를 생산할 수 있게 됐고, 또 이 고순도 알루미나 라인에 질소화반응 설비를 추가하면 국내 최초로 비산화물 소재의 양산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뿐이 아니다 태양전지 시장이 급성장 하면서 OCI에 이어 KCC, 한국폴리실리콘, 웅진폴리실리콘 등이 고순도 폴리실리콘 양산이 임박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 폴리실리콘 생산라인에서 부산물로 생산되는 사염화실란이 바로 탄화규소의 기본원료로도 사용될 수 있는 것. 현재로는 폴리실리콘 생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여건이 조성될 경우 이 폴리실리콘 생산라인이 대한민국 세라믹소재산업 발전에 중요한 자산으로 활용될 여지는 충분하다.  

비산화물 국산화해도 원료처리 장비 국내 전무
경쟁국에 소재배합 비율 고스란히 노출
그러나 앞서도 언급했듯 비산화물 소재를 생산해도 이를 성형하기 위한 과립화장비 등 관련설비는 국내에 전무한 상황. 일부 소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비산화물이 반제품 형태로 수입해 사용하다보니 이를 처리할 관련 장비가 전무한 것은 당연지사. 더욱이 관련 장비는 산화물에 비해 10배 이상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수요자체는 대부분 신제품 개발을 위한 R&D용에 국한되다보니 기업 스스로가 고가의 장비를 구입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로인해 시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핵심노하우인 소재배합 비율을 고스란히 일본 등 선진국의 국가연구소나 관련 장비를 보유한 기업에 노출할 수밖에 없는 것. 이는 최근 논란이 되었던 해외 장비업체를 통한 삼성전자의 반도체기술 유출사건처럼처럼 대한민국의 첨단 IT산업이 추격자형에서 시장 주도형으로 탈바꿈하면서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선진국이 산업의 뿌리인 장비와 소재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동안 후발주자인 대한민국은 당장 돈이 되는 모듈 및 완제품 분야에 국가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재, 장비는 기술전쟁의 병참부대
모방형 산업구조에서는 초과비용
시장주도형 산업구조에서는 핵심비용 
다시 말해 대한민국의 IT산업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으로 단기간에 세계 정상의 자리에 등극할 수 있었지만, 그만큼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기초체력은 부실한 실정이다. 즉, 소재와 장비라는 무거운 병참을 내려놓고 기마병 위주의 군단을 구성하다보니 적의 방어진을 돌파하는 기동성과 공격력은 막강했지만, 그만큼 방어력은 허술할 수밖에 없는 상황. 더욱이 적진 한가운데서 식량과 무기관리 등 각종 병참업무를 현지인에게 의존하고 있는 기마군단의 안전은 결코 보장받을 수 없는 것이 자명한 이치가 아닐까?
특히 LED, 이차전지 등 막 개화하기 시작한 신성장동력산업은 그야말로 다양한 소재가 융복합된 최첨단 소재기술의 경연장으로 그만큼 소재분야의 기술력이 곧 시장지배력의 원천으로 평가받는 분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소재를 일본 등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IT기업이 세계 최초의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을 때 그 핵심기술을 얼마나 외국의 경쟁기업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을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세라믹소재 중에서도 취약한 비산화물
장기적인 포석위해 특화된 전략시급
세라믹은 금속, 고분자와 함께 3대 산업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위주의 열악한 산업구조로 인해 타 소재산업과의 동등한 경쟁자체가 불가능한 상황. 때문에 세라믹의 특수성을 감안한 정책지원이 시급한 상황. 다행히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첨단세라믹산업 발전전략을 공표하며 산업육성을 위한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비산화물은 세라믹소재 중에서도 더 열악하고 특수성이 존재하는 분야. 보다 특화된 전략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가 산화물을 기반으로 한 세라믹소재산업의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일임에는 부연의 여지가 없다. 단 이제부터라도 산학연관이 머리를 맞대고 비산화물 소재산업 육성을 위한 특화된 장기적인 포석은 놓아가야 하지 않을까? 
안광석 기자 dora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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