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와 유망기술
스마트 팩토리, 생산에서 노동력의 비중이 없어진다
인간과 기계,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무너진다
미래는 예측이 가능하다. 감이나 미신이 아닌, 과거의 데이터와 합리적인 추론은 미래를 예측 가능하게 한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데이터의 증가와 통계학의 발전은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더욱 높여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미래사회연구실은 현재 과학기술과 사회적 동향, 그리고 인간의 성향을 비교해 30년 후의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미래사회연구실의 정지형 선임연구원를 초대해 미래사회의 과학기술과 사회에 대해 함께 토론하는 포럼을 기획했다.
양대규기자 daegyu_yang@naver.com
과학기술정책연구원(원장 송종국)은 지난달 6일 ‘기술·인문·사회가 함께하는 미래사회와 유망기술’이라는 주제로 제 371회 과학기술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국민 삶의 질 향상과 경제·사회적 성장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과학기술, 특히 미래유망기술 예측은 국민과 국가의 지속 성장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이번 포럼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정지형 선임연구원의 발표를 중심으로 미래 기술의 예측에 관해 심층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는 산·학·연·관 및 과학기술계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기술·인문·사회가 함게 바라보는 미래사회와 유망기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미래사회연구실 정지형 선임연구원은 이번 발표를 통해 기술·인문·사회의 특징을 아우르는 미래사회의 변화와 그에 따른 유망기술을 예측했다.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의 욕구는 아주 느리게 몇 십년에 걸쳐서 천천히 변한다. 이러한 기술의 변화와 사람의 욕구의 사이에서 사회는 3~5년의 주기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ETRI 미래사회연구실은 이러한 변화와 욕구의 차이에서 30년 뒤의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해 설명한다. 그 포인트는 ‘미래사회의 3대 충격과 10대 변화’의 예측에 있다. 그리고 거기서 파생된 메가트렌드 기반의 미래기술과 마이크로트렌드 기반의 미래기술을 이야기하며, 마지막으로 우리가 주목할 7대 기술 분야를 알려준다.
미래사회 3대 충격과 10대 변화
앞으로 미래에는 로봇다리, 인공장기 등이 보편화되고, 공장이 직접 로봇처럼 생산량을 조절 자동 생산을 하고, 크라우드 비즈니스와 IoT의 발달로 인간의 관계가 확대·변화된다. 이러한 미래사회의 변화는 인간-기계, 현실-가상, 인간-인간의 세 가지 큰 이슈로 나눌 수 있다. 미래사회연구실은 이러한 큰 세가지 이슈를 ‘미래사회의 3대 충격’이라고 말한다.
-미래사회 3대 충격
먼저, 인간과 기계의 간극이 좁아진다. 인간의 몸에 로봇을 장착해 신체를 대신하는 사이보그, 인간과 닮은 용모와 생각을 지닌 안드로이드의 개발이 가속화 될 예정이다. 두 번째는 현실과 가상이 서로 스며든다. 증강현실·가상현실이 개발되고, 로봇이 스스로 생산을 주도하는 상황이 눈앞에 다가왔다. 마지막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 IoT의 발달로 인한 물리적 연결과 소셜네트워크로 인한 개인화·원자화가 심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정지형 박사는 이러한 세 가지 사회적인 충격은 기술적인 10가지 큰 변화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바로 미래사회의 10대 변화이다.
-미래사회 10대 변화
1) 인간의 신체적 능력 확장 : 이미 갤럭시 기어와 구글 글라스가 대중의 영역에서 인간의 신체적 향상을 보여주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비침습 건강센서 등이 더욱 발전될 것이다. 여기에 ICT기반의 바이오메카트로닉스는 손실된 신체를 이상 없이 복구시키거나 향상된 능력을 부가할 것이다. 바로 인간의 몸에 기계의 장착, 사이보그의 현실화이다. 이미 MIT의 휴 허 교수는 자신의 절단된 두 다리 대신 첨단의족을 제작·연결해서, 71m 높이의 암벽 등반을 성공했다.
2) 인간의 지적 능력 확장 :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에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지식의 저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식의 검색·활용이 중요하다. 인터넷상의 정보의 흐름을 분류하고, 그것을 사용하는 빅데이터의 기술이 발전할 예정이다. 이러한 빅데이터의 활용으로 인간의 머리는 저장을 버리고, 활용에 더욱 가치를 두게 될 것이다. 미국 야후Yahoo사는 영국의 17세 소년이 개발한 ‘썸리Summly’를 3000만불에 인수했다. 이 썸리는 장문의 기사를 요약해주고, 관심 있는 기사를 발견하게 해주는 어플리케이션이다.
3) 감성 교류의 시작 : 로봇. 로봇의 개발이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빅데이터의 발달로 인해, AI의 기능이 한층더 발달 되고, 언어적 소통에 의한 감성 교류와 비언어적 소통과 감정인지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자폐증의 치료에 쓰이는 로봇이 연구중이다. 동공변화·땀샘·심박수로 환자의 상태를 체크·분석해 환자의 상황에 맞는 조치를 취하는 로봇이 개발중이다. 인간이 인간을 이해한다고 하지만, 미래에는 기계가 인간을 더 잘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4) 인간과 하나되는 디바이스 : 3D TV 등의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달과, UI·UX의 발달은 우리에게 증강현실·가상현실을 빠르게 실현시켜 줄 것이다. 홀로그램·실감방송 등의 다양한 3D 디스플레이의 개발이 눈앞에 있다. 이미 구글글라스나 고글스타일의 게임기 등이 우리에게 증강현실·가상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5) 기능화·지능화 되는 도시 : 앞으로 전체인구의 70%가 도시에 집중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범죄·환경의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다. 센서망·사물통신·스마트그리드 기술의 개발은 도시를 보다 기능화·지능화 시킬 수 있다. 지능화된 도시는 더욱더 친 인간적인 도시가 되어 편리함과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이다. IBM은 스마터 플래닛을 통해 도시를 제로베이스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시 재구축하는 프로그램을 연구중에 있다.
6) 가상화·유연화 되는 제조산업 : 공장에 노동자가 사라진다. 독일의 인더스트리4.0과 미국의 스마트 매뉴팩터링은 앞으로 완전 자동화 공장의 시대를 열 것이다. 단순히 생산라인의 자동화가 아니라. 기계 하나하나에 센서를 달아 모든 공정의 불량유무를 체크하고, 그것으로 정확한 생산량을 예측하는 시스템이 진행중이다. 앞으로는 설계 전에 이미 변수를 예측해서 스스로 알아서 공장을 만들고, 제품을 생산하는 로봇공장이 만들어질 것이다. 또다른 혁신으로 현재 3D프린터가 나오면서 플라스틱은 물론 금속·바이오 제품까지 설계도만으로 생산이 되고 있다.
7) ICT 융합이 가속화되는 서비스 산업 : 서비스 산업의 발전은 무궁무진하다.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되는 포인트제도는 더욱 발달했다. 얼마전 현물화폐와 거의 비슷하게 사용되는 ‘비트코인’이 이슈를 보였다. 또 화상 원격 진료, 증강현실 콘텐츠 등의 발달로 인류의 삶은 지금보다 더욱 안락해질 것이다.
8) 촘촘히 연결되는 기기와 인간 : 인터넷 시대 이후 네트워크의 연결은 더욱 고도화 되고 편리해졌다. 단순히 피씨로 연결하던 시절에서 지금은 전화기가 피씨와 같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 블루투스, NFC 등의 단거리 통신은 물론 WiFi, 4G 등의 다양한 중장거리 무선통신의 발달은 모든 기기의 네트워크화를 실현시킬 수 있다. 몇 년전부터 나오던 스마트 홈 사업이 실제 구현될 날 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구글은 얼마 전 네스트사를 32억불에 인수했다. 네스트는 스마트 온도조절 장치를 개발한 회사이다. 스마트 온도조절 장치는 난방기구와 연결하면 사용자의 평소 습관과 외부환경 등의 정보를 수집해 자동으로 온도를 최상의 상태로 만드는 기계이다.
9) 크라우드 비즈니스의 기회확대 : 크라우드 펀딩, 크라우드 소싱, 공유경제 등의 대중참여 서비스가 확대될 예정이다. 과거에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도 자본이나 파트너가 없어서 그것을 실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그것을 도와줄 자본과 그것을 실행할 기술자를 매칭 가능하다. 이미 킥스타터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세계적인 이슈를 만들었고, 국내에는 텀블벅이라는 사이트가 크라우드 펀딩을 도와주고 있다. 앞으로 크라우드 비즈니스의 확대로 기관과 국가의 영향력에 비해 개인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10) 개인화·원자화 되는 인간 : 산업화 초반부터,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개인화·원자화에 대한 문제제기는 계속 되어왔다. 그리고 그로인해 히키코모리 등의 새로운 사회적문제가 발생했다. 소셜네트워크·인터넷 쇼핑의 발달로 개인화·원자화가 심화되는 요즘, 스마트한 기술의 발달은 이러한 부작용을 더욱 가속화 시킬 것으로 예상돼, 그에 따른 해결책을 필요로 하고 있다.
메가·마이크로 트렌드 관점의 46대 미래기술
미래사회연구실은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특성을 중심으로 메가트렌드 관점의 기술을 선정했다. 다섯 가지는 ‘메가트렌드에 해당하는가’, ‘지속성을 지니고 있는가’, ‘신규시장을 창출할 것인가’, ‘타 영역과의 융합이 용이한가’, ‘타 영역으로의 파급효과가 큰가’로 시장규모를 가지며, 시장을 주도할 기술 16개를 선정했다. 마이크로트렌드는 메가트렌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새로운 메가트렌드로 성장, 2)기존 메가트렌드에 흡수·병합 3)기존 메가트렌드와 동반성장, 4)기존 메가트렌드와 경쟁·대립 등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30개의 기술을 선정했다.
주목해야 할 7대 분야
마지막으로 미래사회연구실은 미래산업의 선도를 위해 지금 우리나라가 주목해야할 7가지 분야를 ‘K’, ‘H’, ‘T’, ‘D’ 4개의 범주에 따라서 정했다.
1) Deep Learnig
첫 번째는 Deep Learning이다. 빅데이터 기반의 심층 신경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일상생활과 비즈니스 분야에서 인간 지능의 한계를 극복, 협업·보조자 역할을 해준다. 구글, IBM, 그리고 중국의 바이두 등이 현재 선두에 있다. 특히 수학 알고리즘 분야 전문가 대부분이 중국인 또는 중국계 인물들이라 중국이 매우 유리한 위치에서 선점할 가능성을 높게 친다. 예전부터 머신러닝의 알고리즘이 정체되어 있다가, 최근 자료의 양과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급격한 연구에 들어가고 있다.
2) 자유조직화 플랫폼
두번째는 자유조직화 플랫폼이다. 사물인터넷IoT의 발달을 부추기는 통합OS, 클라우드 OS 등의 플랫폼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생활기기를 시작으로 이기종 센서, 서비스기기를 포용하는 자유화 환경조성이 중요하다. 오히려 미래에는 망/주파수의 가치는 높아지지 않을 것이다. 현재 안드로이드 키캣에서는 주변에 호환디바이스가 있으면 바로 연결이 가능하게 한다. 스마트폰 기반의 안드로이드 OS가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에 있으나, 범용적이고 유저 친화적의 새로운 OS가 나온다면, 그 주도권이 바뀔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현재 삼성이 IoT용 OS로 타이젠을 개발중이다.
3) 언어처리 및 감정인지
세 번째는 언어처리 및 감정인지 기술이다. 언어처리는 미래형 인터페이스의 중심이다. 기술의 개발로 타언어 및 인간-기계 간의 깊이 있고 의미있는 언어적 소통이 가능하다. 또 미묘한 신체신호로 표정아래의 감정을 포착하는 감정인지의 기술도 언어와 함께 소통의 중요한 키워드이다. 현재 MIT 미디어 랩이 주도적으로 연구하고 있고, 2013년 Gartner Hyper Cycle에 추가되었다.
4) 인체 강화형 감각 제어
근력증강을 넘어 ICT와 뇌과학의 융합을 위한 인체 강화형 감각제어 기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현재 로봇 다리·눈 등 기술의 상용화가 눈앞에 있다. 특히 고령화 시대를 대비 감각제어 가능한 인체강화형 메카트로닉스가 앞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 ‘장애인을 위한 모든 기술은 모두를 위한 기술이다.’라는 말이 있듯, 삶과 항상 밀접한 기술이다.
5) 제조 가상화를 위한 스마트팩토리
제조기술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인류의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분야이다. 현재 하드웨어 중심의 자동화라면 미래에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화를 예상할 수 있다. 세계 제조생산 규모는 중국-미국-독일의 순이지만, 현재 인더스트리4.0의 기술을 지니는 독일이 앞으로 미래 생산의 중심이 될 가능성을 높게 예측한다. 인건비가 더 이상 제조업의 허들로서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되는 순간, 국내에 양질의 소재·부품·생산·완제품의 시설을 가지고 있는 독일이 생산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다. 미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도 독일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6) 학습 적응형 범용 로봇
학습 적응형 범용 로봇 기술은 서비스 분야의 혁명이다. 무인택시를 비롯해, 무인서비스 시스템 및 저가의 인력과 협업가능한 로봇은 인류의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현재 구글에서는 이미 무인자동차 12대를 2010년부터 가동 현재까지 80만km 무사고 운전을 기록하고 있다.
7) 데이터 기반 거버넌스
미래사회의 정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으로 정부 3.0 등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인터넷에 공개를 하고 있어, 많은 사업자나 연구자들이 쉽게 정책정보 및 통계수치를 접할 수 있다. 외국에서도 오래전부터 데이터 기반 국가미래전략을 수립하고 있고, IBM·구글 등이 초국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세라믹과 미래산업
세라믹은 미래산업의 중요한 소재이다. 친환경·친인체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고, 높은 강도와 높은 내마모성 등 극한에 대한 저항력이 높은 소재로 산업의 고도화와 함께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이다. 특히 세라믹계에서 주목할 만한 미래사회의 유망산업으로 스마트 팩토리와 바이오 메카트로닉스 분야라고 예상한다. 바이오 메카트로닉스는 세라믹 소재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리는 분야로 친인체적 성질과 높은 기계적 성질은 다른 소재가 범접할 수 없는 기능적 우월함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스마트 팩토리의 발전은 노동집약의 제조업이 기술 집약으로 바뀌게 되면서, 다른 선진국 대비 적은 인구수를 가지는 우리나라의 약점을 하나 없애줄 수 있다.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소재와 부품 산업에 집중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기술우위로 제조업의 선도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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