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이 높고 소·중·대용량 발전에 모두 사용이 가능해 3세대 연료전지로 불리는 SOFC는 미국과 유럽의 기술 수준이 높지만 최근 일본에서 활발한 연구개발과 산업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분야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 많은 대기업과 관련기업이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OFC는 셀을 겹친 스택을 실링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대개 유리질을 이용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데, 기술적 한계로 상용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가공이 어렵고 가격이 비싼 유리는 전문가들에게도 까다로운 물질이다. 때문에 유리업계는 진입장벽이 높으며, 오랜 세월동안 쌓은 기술・경험을 바탕으로 소수의 전문기업들이 유리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독일기업 쇼트는 130년간 특수유리 및 소재, 관련 기술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온 글로벌 기업이다. 지난 달 부산 벡스코에서열린 ‘2014 Asian SOFC 심포지엄’에 참가한 쇼트사의 SOFC용 유리솔더에 더욱 관심이 가는 이유다.
유럽을 넘어 아시아 마켓, 한국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쇼트를 부산에서 만났다.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제품”을 자신하던 전자부품패키징 사업부 젠스 슈프너 기술이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쇼트는 특수 유리 제작하는 기업으로 한국 가전분야에 많이 알려졌으나 국내 세라믹 업계에서는 낯선 이름인 것 같다. 기업에 대한 소개와 주 아이템 등이 궁금하다.
쇼트그룹은 가전・제약・광학・태양에너지・자동차・건자재 등 유리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산업군에 진출해 있다. 독일 마인츠에 본사를 두고 35개국 15000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고객사에 지원을 돕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쇼트의 전자패키징 사업부는 70년 넘게 축적한 기술로 다양한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는 유리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연료전지시장 확대를 예상하고 우리가 개발하기 시작한 SOFC용 밀봉재는 90년대 초부터 연구가 이뤄져왔다. 특히 유리를 금속과 세라믹에 안정적으로 결합시키는데 있어 독보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파우더, 페이스트, 규화프리폼, 그린시트 등 다양한 형태로 맞춤형 공급이 가능하다.
이번 아시안SOFC심포지엄에서 쇼트가 발표한 ‘바륨과 스트론튬을 조절한 밀봉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
SOFC에 사용되는 밀봉유리 솔더는 연료전지 스택에서 접합되는 금속과 세라믹의 열 팽장계수에 최대한 가까워야 하는데, 피 접착재와 밀봉접합(고접착성)이 이뤄져야 하고 열팽창계수, 내열성, 절연성, 내부식성 등 여러 물성을 만족시켜야 한다. 세라믹이나 메탈소재보다는 앞의 조건들을 충족하는 결정화 유리재질이 밀봉소재로 적합한 이유다. 그러나 금속과 세라믹 화합물로 구성된 전지와 스택을 완벽히 실링하기 위해선 기존의 특수유리만으론 한계점이 많았다. 쇼트는 유리 안에 존재하는 바륨과 스트론튬의 반응성에 의해 물성이 달라지는 점에 착안, 이들의 농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각각의 요소들을 제거하기보다는 SOFC운행온도에 알맞도록 열팽창계수(CTE) 차이와 연화점 내열성에 대응하도록 했다. 고객사의 요구에 맞게 농도를 맞춘 우리 제품은 크롬이 첨가된 금속합금에 사용하기 적합하다.
평판형이 원통형보다 유리밀봉 기술에 대한 요구조건이 까다로운데, 쇼트사가 보유한 유리파우더 기술로 그 요구조건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인가?
평판형의 경우 전극-전해질층이 세라믹 박판으로 만들어져 대형화가 어렵고, 공기면의 금속 분리판의 부식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상용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와 같은 고도의 유리 기술 전문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쇼트의 유리 밀봉기술은 거의 모든 종류의 평・비평판형 등 거의 모든 연료전지에 적용 가능하다. 반응성이 높은 특정 물질의 비율과 농도를 조절하면, 각각의 특성에 맞게 실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열 저항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고온에서 작동하는 SOFC에 사용하기 적합하고 무알칼리성으로 동작온도에서 전기절연효과도 높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SOFC 설치량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시장은 전망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일본은 원전사고 이후 연료전지 시장이 크게 성장했는데, 밀봉재보다는 내부 세라믹소재에 대한 요구조건이 높은 원통형이 빠르게 설치되는 중이다. 세라믹소재 강국인 일본의 특징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은 아직 기술발전의 초기단계로, 기술적 위치는 평균치 이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와 민간 기업에서 개발에 열중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 특히 평판형 스택을 취급하는 한국의 여러 기업들이 실링기술 부재로 어려움을 겪는 중인데, 쇼트의 특수유리 밀봉기술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의 부침이 심한 SOFC분야가 제대로 된 열효율을 내고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시점에 가기까지 얼마나 걸릴 것으로 예상중인가?
이미 유럽과 북미, 일본을 중심으로 시장이 점차 확대중이다. 한국에서도 여러 연구 활동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기술과 비용의 문제가 아니겠나. 특히 고도의 밀봉솔루션이 요구되는 SOFC분야는 그에 맞는 유리질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술발달과 제조단가 절감 측면에서 보자면 5년 후엔 그 문제점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근래엔 발전용과 건물용 외에 자동차 보조전원용으로 SOFC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유리질의 한계를 뛰어넘는 밀봉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앞으로의 연구개발 계획은 무엇인지 듣고 싶다.
쇼트는 모든 일반 금속 합금에 사용할 수 있는 표준유리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고객사와 함께 새로운 형태의 유리도 함께 개발할 것이다.
또한 이번 발표한 스트론튬과 바륨 불포함 유리 제품들처럼 다양한 금속합금에 적합한 맞춤형 유리솔더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연구개발에 매진할 생각이다. 시장변화에 맞춰 단순유리로 극복 불가능한 영역을 기술로서 극복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고객맞춤형 연구개발과 수요처 모니터링을 통해 신뢰할만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백진기자 baekjin24@naver.com
(왼쪽부터)강지연 차장, 젠스 슈프너 기술이사, 김수완 한국대표가 쇼트 부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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