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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세라믹학회 김형준 학회장 인터뷰
  • 편집부
  • 등록 2015-02-02 08:58:35
  • 수정 2016-03-15 17: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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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회가 산학협력을 위한 구심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 만들겠습니다”

2015년 한국세라믹학회를 이끌어나갈 신임 학회장인 김형준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학회의 임원으로 활동해 온 덕분인지 그가 제시한 올 한해 세라믹학회의 발전방향과 목표는 당위성과 구체성을 갖추고 있었다.
요 근래 학회의 규모와 활동영역이 눈에 띄게 넓어졌고 그만큼 학회장의 역할과 대표성도 커졌다. 김형준 신임 학회장은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래도 세라믹학계의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마음으로 봉사하겠습니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해 김형준 학회장이 학회운영에 있어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연결성’과 ‘산학협력’이다. 학회가 계획해온 사업의 일관성 유지, 산학협력을 통한 교류 활성화로 세라믹계에서 학회의 역할과 대표성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때마침 정부의 산업발전전략 중 소재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업계 역시 첨단신소재, 복합재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일관된 사업방향, 산학협력을 도모하는 데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형준 학회장을 필두로 2015년 세라믹학회가 세라믹분야의 대형 전문가 그룹으로 어떻게 성장해 나갈 것인지 그 계획을 들어 봤다.

40여 년간 세라믹과 맺은 시간을 생각해볼 때 국내 세라믹분야 대표 학회의 장이 된다는 것, 회장님께 어떤 의미로 다가 오실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세라믹학회는 60년에 가까운 긴 역사를 가진 학회입니다. 공학 분야 학회 중 이렇게 오랜 전통을 가진 학회는 보기 드뭅니다. 평생을 세라믹과 함께해온 만큼 개인적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며 그만큼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선배들이 그동안 학회의 기반을 잘 닦아놓은 것처럼, 앞으로도 세라믹학회가 전통을 이어가고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정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나이지만 청춘 못지않은 마음가짐으로 올 한해 학회운영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합니다.

 

올 해 새롭게 계획 중이거나 추진 중인 일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교육이든 정책이든 사업이든 운영하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점은 ‘연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법안이라도 방향을 잃게 되면 유야무야 되는 것처럼 학회 사업 또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전임회장님들 역시 이를 염두에 두고 활동하셨고 저 또한 마찬가지로 기존에 수립된 계획을 크게 바꾸지 않고 디테일하게 살을 붙여 실행에 옮기는, 활동성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또한 사업의 연속성을 이어가기 위해선 기존 사업에 대한 이해와 변동사항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 전임회장단으로 구성된 자문기구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입니다. 전・현직 회장, 예비 회장들의 교류를 통해 연속성 있고 효율적으로 사업하는 학회로 만들고자 합니다.


최근 산업부에서 소재부품산업육성안을 내놓으며 소재와 부품에 대한 지원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각종 R&D와 지원사업들을 잘 활용한다면 세라믹 분야에도 도움이 될 만한 요소들이 많은데, 이런 움직임이 학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 같습니다.
요즘은 산업과 관련되거나 응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연구개발 하지 않으면 정부 지원 과제를 따낼 수가 없습니다. 공학은 기원부터가 산업에서 써먹기 위해 시작된 것이 학문으로 발전된 것입니다. 순수하게 학문적인 부분, 연구적인 부분만 생각해서는 큰 발전이 없는 것이죠.
학회는 유능한 인적인프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을 끌어들이는 매력도는 충분합니다. 정부와 기업들이 고기능성 복합재에 관심이 많은 지금, 세라믹과 융합할 수 있는 타 분야의 관계자들이 학회에 모일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와 교류자리를 마련할 생각입니다.

 

근래 학회 회원수가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세라믹 분야의 사람들은 거의 다 가입해, 더 크게 늘어날 것 같지 않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립니다. 학회의 규모를 좀 더 키우고, 회원 간의 교류를 증진하기 위해 올해 어떤 역할을 해 나갈 것인지 궁금합니다.
몇 년 사이 전임 회장님들과 임원진들의 노력덕분에 회원이 많이 증가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회원 수 정체에 대한 우려는 세라믹의 범위를 너무 좁게 보는 견해에서 시작된다고 봅니다. 세라믹 자체로는 크지 않지만 그 응용・활용범위가 매우 넓고 포괄적입니다. 때문에 전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학, 바이오 등 회원으로 들어올 만한 사람들을 찾아보면 무한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학회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내화물, 유리, 시멘트 등 전통 요업업체에 접촉을 시도할 생각입니다. 학회가 파인세라믹에 치중하면서 그동안 거리감을 느꼈던 전통 요업 관계자들이 학회에 발걸음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공을 들일 생각입니다. 유리와 시멘트, 내화물 협회에서 주관해 매년 두 차례씩 열리는 세미나와 심포지엄 등을 학회와 공동개최하고 함께 준비하며 네트워크 기반을 단단하게 만들려 합니다. 

 

작년부터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학생지부의 활동성이 강화됐다는 점입니다. 올 한해 세라믹학회에 존재하는 여러 부회와 지부들의 활동들을 어떻게 지원해 나가실 계획이신지요?
학생들의 규모와 활동성이 학회의 미래를 결정짓기 때문에 학생지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학생 임원진을 꾸리고 학술대회 행사 뿐 아니라 상시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또한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대구・경북지부를 롤 모델로 충청, 호남, 경남, 제주 등 지역 지부활동도 점차 활성화 시킬 계획입니다. 이 외에도 전통요업분야 부회에 역량을 더 쏟아 전자・파인세라믹스분야 부회만큼 활동성을 가진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 학회장님들의 공약에 매 해 빠지지 않고 등장한 것이 학회의 오랜 숙원사업인 SCI등재입니다. 이를 위해 학회가 가장 공을 들여야 할 부분은 무엇이고, 그것을 올해 동안 어떻게 실행해 나갈 계획이신지 궁금합니다.
그동안 SCI등재를 목표로 우리학회에서 주도적으로 발간했던 Journal of Asian Ceramic Societies(이하 아시안 저널)가 꽤 높은 위상을 가지게 됐습니다. 빠르면 2-3년 안에 SCI등재가 가능할 것으로 바라봤습니다. 그러나 아시안 저널이 SCI에 등재되더라도 우리학회 단독으로 펴내지 않으면 한국연구재단의 학술지 발간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내부적으로도 아시안 저널로 계속 갈 것이냐, 우리 학회지인 세라미스트를 영문으로 새롭게 만들 것이냐, 제너럴 토픽 외에 분야별로 구체화시켜 따로 만드느냐 등 많은 고민들이 있습니다. 올해 초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 문제에 대해 확실히 매듭을 짓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학계와 산업 간의 온도차, 이해와 소통 부족에 대한 지적에서 세라믹학회도 예외가 아닐 것 입니다. 업계와 학계, 연구계 모두 함께 공생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각자가 해야 할 일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관계 안에서 세라믹 학회가 맡은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2015년 올해 학회 운영에 있어서 ‘산학협력의 구심점 역할’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사실 산업과 학계의 괴리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었고, 내부적으로도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공학이라는 것은 기원부터가 산업에서 써먹기 위해 시작된 것이 학문으로 발전된 것입니다. 정부가 주도하는 연구과제사업도 산학연계가 아니면 선정되기 힘듭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처럼, 산업과 큰 괴리가 있는 연구주제는 이제 그 당위성과 목적을 잃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세라믹 최고의 전문가 집단인 학회가 연구자들과 업계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이제 그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하게 될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산업이 요구하는 기술의 애로점들을 해결하며, 학회는 이들을 연결하고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드는 일에 집중할 것입니다.

 

백진기자 baekjin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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