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 소재 산업에선 이 기간이
더 길어 3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소재 산업의 흐름이
30년 주기로 변한다는 말이다. 올해 한국세라믹학회는 60년이라는 시간을 지나 새로운 1년을 맞이했다. 학회는 최근 흐름에 맞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올해 학회장으로 취임한 성균관대학교 김득중 교수에게 앞으로의 운영계획과
세라믹 산업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물었다.
정리·사진_여현진 기자 smyczang@naver.com
지난해 수석부회장으로 역임하면서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 학회장으로서 각오와 운영계획에 대하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희 학회가 벌써 60년이 지나가고 새해가 밝았습니다. 동양에서 환갑의 의미는 또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저희 학회의 전반 30년은 도자기, 내화물, 유리와 시멘트로 대표되는 고전세라믹이 주도하였고 후반 30년은 구조용 세라믹과 전자세라믹으로 대표되는 파인세라믹 또는 Advanced 세라믹이 이끌고 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세라믹분야는 신소재라는 이름하에 다양한 소재를 포용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한국세라믹학회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졸업한 전공과 학회가 연계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이에 대한 학문적 경계가 없어졌습니다. 최근에 활발하게 연구되는 반도체, 에너지 환경소재와 그래핀 등 2차원 소재에 대한 혁신적인 연구가 모두 세라믹재료임에도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타전공의 분야에서도 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들을 세라믹학회로 끌어들여 명실공히 세라믹학회가 신소재분야의 가장 큰 학회로 거듭나야겠습니다.
학회장님은 평소 실질적 회원지원 강화를 강조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복안이나 운영방침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학회의 가장 큰 역할은 관련된 연구자들이 모여 서로 정보교환을 위한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학회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세라믹공학과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을 학회에 끌어들이기 위해 기존의 세라믹공학에 치우쳐 있는 폐쇄적인 운영에서 벗어나 모든 문호를 개방할 생각입니다. 특히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이 자유로운 교류를 할 수 있도록 공간제공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새롭게 부각되는 학문분야의 소모임 또는 부회를 신설하고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학회 회의실을 모임의 장소로 개방하겠습니다. 또한 부회 신설 또는 소규모의 워크숍이나 포럼행사 시에 학회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학회의 숙원사업이기도 한 SCI 등재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한국세라믹학회지가 ESCI에 등재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습니다. 향후 학회지의 SCI 등재를 위해 학회가 많은 노력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학회장님의 학회 운영계획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세라믹학회지의 국제적인 입지를 높이기 위하여 SCI 등재를 위한 노력도 가능한 앞당겨야 하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한국세라믹학회지 논문의 인용도를 늘리는 문제입니다. 이를 위하여 금년부터는 기존의 세라미스트학회지를 등재지로 만들고 여기에 국문의 논문이나 인용도가 낮은 논문을 수용하고 한국세라믹학회지는 영문지로 독립하여 인용도가 높은 논문을 선별하여 수용할 예정입니다. 세라미스트지를 등재지로 만드는데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그동안 한국세라믹학회지의 인용도를 높이는 작업으로 국내 저명 연구자의 논문을 실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글로벌 소재부품 시장에서 첨단산업의 핵심소재이며 친환경소재인 세라믹소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정부도 세라믹소재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많은 정책지원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세라믹계의 열악한 생태계에서 기대만큼 효과로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학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세라믹스 저변확대와 업계발전을 위한 학회의 운영계획이나 학회장님의 의견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소재부품사업의 가장 큰 어려운 점은 최종제품이 아니고 말 그대로 최종제품을 위한 부속물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제품개발 시에 같이 개발되지 않으면 소모성 부품의 대체물로서의 성능 보장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한국세라믹 부품의 경우 개발연구가 많이 진행되었지만 산업화로 연결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를 위해 소위 거론되는 first mover를 위한 전략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세라믹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정부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관련 종사자들의 모임을 학회 차원에서 활성화 하고 산·학·연 협동연구를 통해 에로기술의 해결과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학회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회 활동과 춘·추계학술대회에서 산업체와 프로그램 강화를 통하여 학회가 세라믹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학회장님께서 학회 발전을 위해 젊은 연구자들의 회원 수를 늘리고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학회차원에서 계획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앞에서 이야기 한대로 졸업한 전공보다는 지금 수행하고 있는 전공이 무엇이냐가 중요하다고 보고 모든 전공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그들과 교류를 위한 공간제공에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젊은 연구자를 위한 포상계획과 신규 분야에 대한 연구소모임을 더욱 확대할 예정입니다.
현재 ‘한국국제세라믹산업전’, ‘학회추계학술대회’, ‘세라믹의 날’ 행사를 연합회 등 다양한 세라믹 관련 협회·단체와 동시 진행하는 등 산·학·연 협력하는 모습에 세라믹 분야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추후 학회의 방침이나 학회장님 의견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근 정책적으로 다양한 산업에서의 소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섬유세라믹과가 신설되었고 한국세라믹총협회가 한국세라믹연합회로 개편되는 등 세라믹스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환경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추어 이런 큰 산·학·연 교류의 장소가 마련될 수 있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비록 아직은 큰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만 이런 자리를 통해 학회도 산·학 협동을 위한 기업체들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될 것입니다.
학회장님은 40여 년을 세라믹과 함께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세라믹에 대한 철학과 애정이 남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비 세라미스트와 세라믹을 전공하고 있는 후학들에 대한 조언을 부탁합니다.
소재산업은 모든 산업의 핵심입니다. 소재 없이는 물건을 만들 수 없고 신소재의 개발에 의한 뒷받침 없이는 산업의 혁신이 있을 수 없습니다. 세라믹 신소재의 개발은 산업의 첨단을 이끌어 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세라믹전공을 이해해야 합니다. 최근 젊은 분 들의 취향은 hardware 보다는 software를 더 선호하고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는 연구개발의 결실을 볼 수 없습니다. 직접 몸으로 경험하고 익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분야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포기하지 말고 좀더 공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 도중 미진했던 부문이나 세라믹계 또는 세라믹코리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70년대 말 석유파동과 더불어 세라믹 엔진개발이라는 국제적 이슈와 고온초전고체의 개발은 80년대 중반 세라믹 재료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였고 그 당시 무기재료공학과가 대학입시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적이 있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와 비슷한 환경조성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에너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의 개발이나 그래핀과 같은 2D 신소재의 개발은 세라믹 분야가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세라믹 분야가 크게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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