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유물을 비롯해 골프 패션, 골프 공예품에 이르기까지. 골프와 관련된 방대한 자료와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고자 골프 박물관을 설립한 회사가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골프웨어 브랜드를 런칭한 (주)슈페리어라는 회사이다. 골프 스포츠의 저변 확대를 위한 행보를 걷고 있는 이 회사는 김귀열 회장의 골프에 관한 남다른 애정에서 시작됐다.
월간도예 곽수경 기자
Q. ㈜슈페리어는 골프웨어를 취급하는 브랜드로 알고 있는데요. 국내 최초로 골프 박물관을 설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귀열 회장(이하 김) ㈜슈페리어는 국내 최초 골프웨어 브랜드를 만든 회사입니다. 반세기 동안 골프웨어로 성장한 회사인 만큼 골프와의 인연도 깊은 회사이지요. 그런 연유로 ㈜슈페리어는 골프를 단순한 비즈니스를 넘어 일종의 사명使命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골프로 성장한 회사인 만큼 골프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있습니다. 더불어 한국은 골프가 미국이나 유럽처럼 대중스포츠로 많이 자리를 잡았고 세계 여자골프는 한국을 빼고 이야기 할 수 없을 만큼 골프 강국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이러한 때에 골프가 다양한 문화 영역으로 확장되었으면 좋겠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박물관이라는 문화공간이자 교육공간으로 골프 꿈나무들이 골프에 대한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Q. 골프웨어 브랜드인 만큼 다양한 골프 문화를 접했을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특히 창업주 김귀열 회장님이 많은 골프 문화 중 골프 공예품에 주목하여 수집하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김 오랜 시간 동안 골프 업계에 몸을 담다 보니, 자연스레 골프를 사랑하게 되었고 작은 관심이 점차 커져 박물관을 설립하게 될 정도로 골프 관련 자료를 수집하게 됐습니다. 골프의 역사는 당대의 역사와 유기적으로 흘러갑니다. 예컨대, 영국 산업혁명과 세계 1,2차 대전의 영향으로 세계적인 스포츠로 발돋움하는 역사적인 계기가 마련되기도 하고, 과학의 발달로 골프공 및 골프클럽들의 모양과 소재가 바뀌기도 합니다. 스포츠라고 해서 스포츠 문화로만 영역이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하기 때문에 다양한 영역의 문화에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골프 공예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골프와 미술이 얼핏 연관성이 없는 듯하나, 예술가 중에 골프애호가가 존재하고 골프선수 중에도 미술애호가가 존재합니다. 골프가 귀족스포츠라 불렸던 15~17세기에는 귀족의 미술품에서 골프의 영향이 나타나기도 했고, 대중스포츠로 자리 잡은 20세기에는 다양한 공예 작품에서 골프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골프 공예품만을 수집하지는 않습니다만, 영역을 뛰어넘어 영향을 주고받는 점들이 흥미로워 골프 공예품을 수집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Q. 김귀열 회장님이 소장하고 있는 골프 공예품 중 특히 애착이 가거나, 골프 공예품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을 위해 소개해주고 싶은 소장품이 있다면.
김 저희 회사는 고객의 니즈를 먼저 파악하여 상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골프웨어를 제작하는 회사여서 도자브랜드에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에디션으로 제작한 골프 공예품에 관심이 갑니다. 야드로 특유의 부드러운 파스텔 색조가 돋보이는 골프 에디션은 그 자체의 예술성이 돋보여 애착이 가는 작품이고, 스코틀랜드 주류브랜드 맥기본McGIBBON’S이나 일본 명품 생활도자브랜드 노리타케, 프랑스 크리스탈 브랜드 바카라Baccarat 등 얼핏 골프와 큰 상관이 없어 보이는 회사에서 출시한 골프 공예품들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각각의 브랜드 라인에서 출시된 골프 공예품의 작품성 또한 훌륭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닮은 물건을 갖고자 하는 인간의 수집 욕구와 기업이 주요 고객의 니즈를 겨냥한 사업적 전략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Q. <</span>당신이 알지 못했던 골프이야기>란 전시를 통해 골프공예란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전시의 제목에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김 골프의 역사는 삶의 역사로 당대當代의 다양한 문화의 영향을 주고받으며 유기적으로 발전해왔고 공예 또한 당대의 생활문화와 유기적으로 접합되어 다양한 인간 군상의 생활의식과 삶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골프와 관련된 공예 작품이 많은 것은 이러한 연장선상이 아닐까 합니다.
모든 역사가 그러하지만 골프의 역사 또한 주류主流 즉 중심부 역사 중심의 서술인 것이 사실입니다. 저희는 연구교육기관인 박물관으로써 골프역사와 관련된 중요한 부분을 알려드리려 노력해왔으나 공간적 한계로 인해 골프역사의 모든 부분의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작년부터 시작한 ‘작은 전시’ 컨셉의 기획전 시리즈를 진행하게 되면서 현재 상설전시로 전시되어 있는 역사의 대흐름이 아닌 일반인이 알지 못했던 소소하지만 흥미로운 골프 역사 이야기를 주제별로 다뤄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처음 기획한 주제가 ‘골프와 공예’였어요
. 공예는 ‘실용성’으로부터 시작된 삶의 예술입니다. 인류가 생활 속에서 점차 필요가 아닌 풍요를 갈구하게 되면서 공예는 실용성과 예술성 양자의 성격이 훌륭하게 조합된 예술장르로 발전해왔습니다. 전부터 기획전 아이템으로 생각해둔 분야이기도 했으나, 공예가 가지고 있는 삶의 이야기들이 저희가 기획한 ‘작은 전시’의 의도에 가장 적합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span>당신이 알지 못했던 골프이야기>라는 전시명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span>당신이 알지 못했던 골프이야기>를 시작으로 향후 특별 기획전이 진행 될 예정이며, 현재 올림픽을 기념하여 골프 우승의 순간과 그 이야기를 담은 <</span>환희의 순간, 우승의 영광>전이 3월 말까지 진행 중입니다.
Q. <</span>당신이 알지 못했던 골프이야기>란 전시를 통해 세계 각국의 골프문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눈에 띄는데요, 작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김 골프가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받고 생활 깊숙이 친숙하게 자리 잡은 나라일수록 골프를 테마로 한 공예품이 많은 편입니다. 골프의 종주국인 유럽이 그렇고, 20세기 골프의 역사인 미국이 그렇습니다. 아시아에서는 가장 큰 골프시장을 갖고 있는 일본 또한 다양한 골프 공예품이 제작되는 나라입니다.
미적으로 뛰어나지만 예술품과 공산품의 성격을 모두 가진 것이 공예품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티스트가 골프를 주제로 제작한 작품도 물론 좋아하지만, 회사 브랜드 차원에서 제작되는 공예품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런 경우 특정한 고객층의 니즈에 맞춰 제작이 되기 때문에 브랜드 라인에서 생산되지만 공산품 성격보다는 예술품 성격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스페인 야드로의 경우 1970년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1990년대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작품이 영구 전시되면서 예술작품의 하나로 인식하기 시작된 브랜드입니다. 이 야드로에서도 1970년대 이후로 꾸준히 골프를 주제로 한 골프 에디션이 출시되고 있고 골프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사랑받는 공예품입니다. 일본 노리타케ノリタケ의 골프 피겨린은 대량생산 라인이 아닌 예술성이 강조된 작품을 한정으로 생산하는 ‘노라타케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골프공예품에는 다양한 역사와 기억이 내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span>당신이 알지 못했던 골프이야기>란 전시에도 각 섹션을 나누어 골프 공예품을 분류했는데요. 어떤 기분으로 분류했는지 자세한 설명을 해주세요.
김 <</span>당신이 알지 못했던 골프이야기>는 세 섹션의 전시파트로 구성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아티스트들이 인간의 다양한 생활 모습을 포착하여 담은 예술품 중, 골프와 관련된 골프 공예품을 다루고자 하였고, 두 번째는 공산품을 생산해내는 브랜드 회사에서 기존 라인과 동 떨어져 예술성이 강조된 한정 라인으로 생산해낸 골프 공예품을 전시하였고 세 번째는 대중문화와 접목되어 대중에게 친근한 캐릭터 등으로 변주된 골프 공예품들이 소개되었습니다.
현대인을 바라보는 공예 아티스트의 애정 어린 시선, 대량생산의 아이콘 브랜드 라인에서 역설적으로 출시된 예술성이 강조된 공예품, 친근한 캐릭터를 통해 표현된 생활과 밀착된 공예의 특성 등 각각 섹션의 전시 구성을 통해 공예품에 대한 다양한 시점을 관람객들이 발견하기를 바랬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그를 통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골프의 위치와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와 골프의 또 다른 이야기를 발견하기를 기대하며 전시를 기획하였습니다.
Q. 세계를 오가면서 각국의 골프공예 문화에 대한 차이점을 몸소 느꼈을 것 같습니다. 세계 각국을 비교해보자면 어떤 것들에 차이점이 있을까요?
김 한국은 골프선수들의 전력戰力이 상당한 것에 비해, 골프 문화가 다종다양화 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것이 골프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스포츠로써 골프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영역과 연계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사랑하고 즐기게 되길 바랍니다.
Q. ㈜슈페리어에서는 골프공예의 저변확대를 위해 골프박물관을 개관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모색하고 있으신데요.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활동과 사업이 있나요?
김 세계골프역사박물관은 오롯이 골프문화의 저변확대를 위해 운영되는 공간입니다. 이 공간이 골프 후배들, 골프계 꿈나무들, 일반인 그리고 그들의 자녀에게 동기부여의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고 이곳이 그들의 동기부여의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전시관 중 한국관 부분을 좀 더 강조하여 개편하고자 기획 중인데 이런 연장선상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도 미국이나 영국처럼 골프가 역사로 이야기 되고 그것을 근간으로 삼아 이어나가지는 문화상품의 큰 줄기가 되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 또한,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되어지는 기관이기 때문에 언제나 일반인에게 열린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강남구청 등 공공기관과 연계한 전시연계프로그램을 비롯해 자유학기제 관련 중고등학교 대상으로 직업체험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이를 연계하여 골프와 관계된 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체험프로그램을 보다 다양한 연령대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현재 유아/초등 대상의 키즈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점차 체험을 기반으로 한 전시연계프로그램 또한 확대하여 키즈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강남·서초권역의 교원대상 프로그램, 성인대상 프로그램, 실버대상 프로그램 등 모든 연령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할 예정입니다. 이 같은 행보는 골프 문화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봐주시고, 많은 성원과 애정 어린 응원 부탁드립니다.
김귀열은 동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최고 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1967년 동원섬유를 창립현 ㈜슈페리어했고, 1984년 서울특별시 ‘우수상품 제조자’ 표창, 1998년 대통령 ‘철탑산업훈장’ 표창, 2003년 한국 골프라이터스협회 골프라이터스상 공로상, 2011년 대통령 ‘은탑산업훈장’ 등을 수상했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슈페리어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고 있다.
세계골프역사박물관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528(대치동) 슈페리어타워 B2
전화 02.2192.3005
관람안내 월~토요일 10:0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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