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연구소 소장 이 정 환
1992년 ‘한국기계연구원 재료분야 창원분원’으로 첫발을 내딛은 재료연구소는 소재기술과 관련된 분야의 연구개발, 시험평가, 기술지원을 수행하며 꾸준히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기여해 왔다. 또한 최근 도래한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소재기술의 도약을 위해 독립연구원으로 승격을 추진하고 있는 등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에 세라믹코리아는 지난 2월 재료연구소장으로 취임한 이정환 소장을 만나 소재산업의 미래와 재료연구소의 목표를 들어봤다.
이상호 기자 skykong235@gmail.com
조금 늦었지만 ‘세라믹코리아’ 독자를 대표해서 재료연구소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취임한지 약 5개월 정도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취임 소감 및 임기기간 동안의 목표 등에 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소재 기술은 국가의 근간이 되고 미래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산업입니다. 우리나라도 소재부품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소재부품산업에 대한 투자 증가와 소재부품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등 후발 주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선진국 반열에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소재부품의 R&D 프로세스 개선과 국내 소재부품 기업들의 역량 강화를 통해 경쟁력 확보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저는 제 임기기간 동안 다음과 같은 3가지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첫째는, 연구 성과 창출을 위해 연구 환경을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첫 발걸음으로 지난 4월 포항가속기연구소(PAL)와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습니다. 높은 분해능을 가진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해 금속, 세라믹, 분말, 나노 복합소재 등 소재 산업 분야의 협동 연구는 물론, 방사광 데이터 분석 전문 인력과의 기술 및 학술 정보 교류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연구소 브랜드로 내세울 수 있는 전문 연구팀을 육성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신소재 개발에 의한 대변혁을 이끌 수 있는 신소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둘째는, 인재 확충에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젊고 우수한 연구 인력의 지속적인 확충을 통해 신진연구자 주도의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시니어 연구원의 경력 관리는 물론 기술원 명장 제도 도입 등 연구소 구성원들의 퀄리티 향상에 노력할 것입니다.
셋째는, 소통과 화합에 최우선적으로 노력하겠다는 것입니다. 국민들의 공공기관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고 있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재료연구소는 투명하고 열린 경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연구소 주요 정책에 구성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신뢰와 화합을 통한 노사 관계 정립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창립 11주년을 맞은 재료연구소지만 아직 그 이름이 생소한 분들도 계십니다. 재료연구소는 어떤 곳이며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재료연구소는 1976년 12월 ‘한국기계금속시험연구소’로 시작해 이후 1981년 1월 창원에 기계·재료 분야 연구를 하는 ‘한국기계연구소’로 재출범했습니다. 1990년대 들어 ‘정부출연연구기관 기능 재정립 및 운영 효율화 방안’에 따라 1992년 ‘한국기계연구원’으로 승격되면서 기계분야 중심의 본원은 대덕연구단지로 이전하고, 창원은 재료분야 중심으로 분원으로 운영됐습니다.
이후 지역균형 발전과 동남권 산업체 지원을 위한 지역단체들의 요청을 반영해 창원 분원의 부설화가 정부에 건의됐으며, 2005년 산업기술연구회(現,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임시이사회에서 ‘전략진단위원회’가 독립을 전제로 한 부설 연구소 추진 등 여러 노력을 한 끝에 2007년 4월 27일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로 설립돼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재료연구소의 임무는 소재기술과 관련한 분야의 연구개발, 시험평가, 기술지원을 종합적으로 수행해 국가기술혁신 선도와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소재강국을 실현하는 글로벌 종합소재연구기관’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향후 3년 간 연구소를 이끌어 갈 경영목표 3가지를 정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목표이지만 하나씩 하나씩 앞을 향해 정진하겠다는 마음으로 ‘소재강국’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소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정부에서도 각종 지원정책을 적극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에 발 맞춰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을 계획이신가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미래 유망소재 개발 또한 절실한 편입니다. 재료연구소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First Mover형 첨단 소재 기술 개발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유망 소재를 발굴 및 기획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를 테면, 에너지 생산/저장 융복합 소재, 시냅틱 가소성 나노전자 소재, 자율전원용 이방성 압전섬유 복합소재 등이 그 대표적 예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국민들이 R&D에 요구하는 수요도 분명 무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안전을 비롯한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그 솔루션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 것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맡아야 할 중요한 책임과 역할일 것입니다. 재료연구소는 재난방재용 안전소재, 미세먼지 제거 필터, 미래국방용 소재 등에 대한 연구 개발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하루 빨리 성과를 얻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재료연구소 위치한 경남 창원은 대표적인 산업도시로 꼽히지만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창원뿐만 아니라 많은 지역산업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재료연구소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재료연구소는 국내 소재분야의 거점 기관 역할 뿐 아니라 지역 공공연구기관으로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기술개발과 지원 역할을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재료연구소 전체 기업고객의 약 55%는 동남권에 위치하고 있고, 동남권 지역에 소재한 대기업 및 중소기업과 밀접한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기도 합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6년 기준으로 전체 기업고객 중 동남권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구개발 39%, 기술이전 42%, 시험평가 78%, 기술지원 47%입니다.
말씀하신 바와 같이 현재 지역산업은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의 위기가 작금이 전통 주력기간 산업과 미래 첨단 산업이 맞물리는 격변의 시대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현재의 위기를 변화, 전환의 출발점으로 삼아서 함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재료연구소가 지역산업의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사항입니다. 고객인 기업이 없다면 재료연구소 또한 존재의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경남 주력산업인 조선해양, 기계산업 등의 경기 침체 타개 및 첨단기술 산단인 밀양 나노산단, 진주 항공산단의 육성을 위해서는 첨단소재 기술의 뒷받침이 필수적입니다.
재료연구소의 역할은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하기 위한 핵심소재를 개발해 기업에 기술이전하고 기업의 매출 발생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입니다. 재료연구소는 산학연 소재 협력연구의 중심기관으로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독립연구원으로 승격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경과와 앞으로의 방향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신가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재료연구소는 현재 한국기계연구원의 부설 연구기관입니다. 하지만 이미 재료연구소 독자적인 기관경영 역량과 연구 역량을 갖추었다고 판단해 부설기관을 벗어나 독립기관, 즉 ‘(가칭)한국재료연구원’으로 재탄생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역 지자체, 창원상공회의소를 비롯해 여러 국회의원님들의 많은 도움으로 재료연구소의 한국재료연구원 승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바 있습니다. 현재 제출 법안은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과방위) 소위심사를 거쳐 위원회에 계류 중이며, 정부는 부설기관의 원 승격 기준과 원칙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원 승격 기준 마련에 지역의 의견이 충실히 반영되고, 재료연구소의 원 승격 입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아낌없는 지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기타 추가 사항이나 재료연구소만의 특징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재료연구소의 역할과 방향 이외에도 재료연구소는 소재전문연구기관으로서 국민들이 소재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국민 과학 대중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경남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과학 상상 그리기 대회’와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표어, 웹툰, 인쇄광고, 사진부문 등을 공모하는 ‘소재빛나래, 재료연구소 대국민공모전’을 열고 있습니다. 특히 ‘과학 상상 그리기 대회’는 올해 11년째를 맞았는데, 지난해부터 학생들과 가족들이 함께 소재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소재과학 체험행사와 다양한 공연도 함께 준비해 매년 빠르게 참가접수가 마감되는 등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는 행사입니다.
또 지난해 말 리모델링한 홍보관은 연구소의 연구 성과를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해당 기술이 반영된 제품들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해 전시기능과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연구소를 방문하시는 정부, 기업, 기관 등 내방객들과 진로체험 및 견학을 신청하는 중고등학생 등으로부터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역을 넘어 소재과학의 중요성을 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온라인 홍보 또한 강화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포스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 채널을 확보하고 정기적으로 소재과학 콘텐츠를 제작해 게재하고 있으며, 국내 대표 포털 사이트와 협력해 콘텐츠를 여기에 게시하는 등 국민들에게 소재과학의 중요성을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라믹코리아’ 독자에게 알리고 싶은 내용이나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재료연구소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정부의 노력과 발맞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적 움직임에 대비하고자 합니다.
미세먼지 제거 필터, 질병 진단 키트, 원자력 가동 전/중 공인검사 등 국민의 삶 제고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회적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재료기술의 발전 방향을 세울 계획입니다.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대규모 재해로부터 국민들을 지키는 안전체계를 구축하고 국민 건강과 안전문제 해결을 위한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산업계와 학계 등 다양한 분야와 손을 잡고 꾸준한 소통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재료연구소는 ‘소재강국’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절대 연구만 잘해서는 안 됩니다. 산업체와 학교, 관계부처는 물론 지역의 경제계와 상공인 여러분, 더 나아가서 ‘소재’의 중요성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모든 국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성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입니다.
재료연구소의 이러한 모든 활동과 노력에 진심어린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재료연구소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항상 소통하는 자세로 대한민국을 ‘소재강국’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 여정에 세라믹 코리아 독자 여러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6월 ‘세라믹코리아’가 창간 3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세라믹코리아’ 창간 30주년 기념 축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세라믹코리아 창간 3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세라믹코리아는 그 동안 유익하고 풍부한 정보 전달로 세라믹 관련 산·학·연 관계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도 내실 있고 풍성한 내용으로 채워져 세라믹 분야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세라믹 소재가 국민들에게도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그 기회를 제공해주시기를 기대해봅니다.
세라믹은 열에 강하고 단단하며 잘 마모되지도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세라믹의 굳건한 성질처럼 세라믹코리아 또한 꾸준히 세라믹 관련 소식을 전하는 전령사로서 계속해서 힘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세라믹코리아의 창간 3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세라믹코리아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정환 재료연구소장 PROFILE
학력
1973.03-1976.02 배재고등학교 인문계열
1976.03-1980.02 한양대학교 정밀기계공학 학사
1980.03-1982.02 연세대학교 파괴역학 석사
1991.03-1995.02 홍익대학교 금속가공 박사
주요경력
1993.06.-2018.02. (사)한국산업기술인회 이사
1999.09.-2002.02. 경남대학교 기계자동화공학부 겸임교수
2014.01.-2014.12. 한국소성가공학회 회장
2015.01.-2016.12. 대한기계학회 경남지회 회장
2013.10.-2017.03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기계소재부품기업지원사업단 단장
2017.01.-2017.03 UST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캠퍼스 대표교수
2014.10.-현재 경남금형협동조합 자문위원장
2014.12.-현재 (사)한국엔지니어연합회 창원 회장
2016.09.-현재 창원시 첨단산업육성위원장
2018.02.-현재 (사)한국산업기술인회 회장
2007.07.-2008.12.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융합공정연구부 부장
2009.01.-2011.10.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산업기술지원본부 본부장
2011.10.-2012.01.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선임연구본부장(소장직무대행)
2015.01.-2017.02.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부소장
2018.02.-현재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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