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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jamin Schulman 일상─Domestic Life 전 2003. 6. 3 ~6. 10 서미아트갤러리
  • 편집부
  • 등록 2003-07-22 22:52:58
  • 수정 2016-04-15 04: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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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 글/김문정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소 연구원 벤쟈민 슐먼의 세 번째 개인전 ‘일상(Domestic Life)’은 타국에서 가진 첫 전시이다. 작가는 2002년 경희대학교 도예과의 교환교수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했고, 이번 6월말 임기를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 전시에서 그는 한국에서의 경험을 충실히 작품에 반영하여, 관람객은 마치 작가의 다이어리를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는 매우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보편적이다. ‘아파트’는 슐먼에게 가장 대표적인 한국적 이미지이다. 작가가 처음 우리나라에 도착했을 때 끝도 없이 이어져 있는 아파트들의 행렬에 매우 강한 인상을 받았다. 작품 <역사>와 <아파트>는 슬립캐스팅 기법으로 한국의 아파트가 지닌 동어반복적 조형형식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아파트>는 무개성적인 건축양식에 대한 작가의 감상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고, <역사>는 그 건축구조 위에 남대문의 이미지를 새겨 넣어 한국의 전통과 현대가 어떻게 접목되어 나타나는지에 대한 작가의 개인적 관심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였다. 슐먼은 항상 건축구조와 그것이 창조해내는 공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더 나아가 그 안에 존재하고 있는 사람들과 공동체들로 사고의 범위를 넓혀나갔다. 이전의 다른 두 전시는 모두 ‘home’을 주제로 한 것이었다. 다양한 건축 형식이 도상화되어 그의 작품에서 드러나고, 그것은 모두 ‘사람’과 ‘가정’이라는 개념을 상징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건축 구조 속에 담아내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번 ‘일상’전에서도 작가는 아파트 건축 형식을 빌어 미국의 가정과는 다른 형태로 드러나는 한국의 가정에 대한 나름대로의 이해를 형상화했다. 작가에게 인상적이었던 또 다른 것은 바로 음식문화였다. 그에게 한국의 음식문화는 공동체적인 행위였다. 한 상 가득 차려져 나오는 반찬들과 그릇들, 그리고 그것들을 함께 나누어 먹는 모습은 미국인의 눈에는 매우 신기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그는 이번 전시에서 그릇들을 내놓았다. 그 그릇들은 반찬 그릇정도의 크기로 작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작가가 한국 특유의 음식문화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바로 독특한 디스플레이였다. 많은 양의 그릇들을 촘촘하게 늘어놓고, 겹겹이 쌓아놓았다. 작가는 한국적인 느낌을 살려 기형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색상은 다양하고 화사한 파스텔톤으로 현대적 감각이 강조되었다. 이는 <역사>에서 드러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전통과 현대 사이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준다. 슐먼은 1년 동안의 타국 생활을 마치고 다시 집(home)으로 돌아가는 것을 매우 고대했다. 그리고 그가 얼마나 가정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고, 또한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강조했다. 이를 통해 작가가 지속적으로 ‘가정’에 대한 작업을 하게된 개인적 배경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방인으로서 비교적 짧은 기간 한국의 문화와 환경을 경험한 그는 이번 전시에서 우리들에게 재미있고 신선한 이야기거리를 제시하였다.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의 일상은 그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우리 경험과 비슷한 부분이 많지만, 그의 이야기에 전적으로 공감하기 또한 쉽지 않다. 그것은 작가가 잠시 머물다 떠나면서 남겨놓은 작품들을 대하는 우리도 이미 타인의 시선으로 그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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