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과학기술인상, 한국과학기술원 심흥선 교수 선정
- 스핀 구름의 이론적 규명(’20.3월)으로 국내 양자물리의 학문적 위상 강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 이하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 이하 ‘연구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7월 수상자로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심흥선 교수를 선정했다고 지난달 1일 밝혔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하여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1천만 원을 수여하는 시상이다.
과기정통부와 연구재단은 심흥선 교수가 금속과 반도체 내 불순물의 자성을 가리는 스핀 구름의 존재를 세계 최초로 입증하여 미래 정보 통신과 안보기술의 토대인 양자 기술 발전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국내 양자물리의 학문적 위상을 강화한 공로를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양자 기술에 대한 대국민 인식 확산과 국내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해 ‘2021 양자정보주간(6.28~7.2)’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응집상 양자 결맞음 연구센터(연구재단 지정 선도연구센터(SRC))’ 센터장으로 활동하며 양자물리 기초연구에 매진해온 심흥선 교수의 연구 성과가 조명받고 있다.
도체나 반도체 내 불순물이 스핀을 가질 때, 이 스핀이 주위의 자유 전자들에 의해 생성된 스핀 구름에 의해 가려지는 콘도 효과(Kondo effect)는 1930년대 처음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50년 간 많은 연구진이 이론적 규명 및 실험적 입증에 나섰지만 모두 스핀 구름 관측에 실패하여 그 존재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심흥선 교수는 2013년 전기장을 콘도 스핀 구름 내부에 가한 경우와 외부에 가한 경우 각각 서로 다른 전류가 발생함을 예측하고, 이를 이용해 콘도 스핀 구름을 관측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공동연구에 나선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연구팀은 심 교수의 이론 제안에 따라 불순물 스핀 주변에 서로 다른 여러 곳에 전기장을 인가할 수 있는 반도체 양자 소자를 제작하였으며, 심 교수팀은 매우 낮은 온도(-273.05℃)에서 관측된 소자의 전기 신호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스핀 구름의 크기와 공간 분포 확인을 통해 마이크로미터(10-6미터) 크기의 스핀 구름 존재를 최초로 증명했다. 관련 연구 결과는 2020년 3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지에 게재됐다.
심흥선 교수는 “이 연구는 그동안 논란이었던 스핀 구름의 존재를 입증하고, 반도체 양자 소자를 이용하여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스핀 구름을 생성하여 확인한 것에 의의가 있다”라며, “연구 결과가 미래 반도체 기술 개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요 연구성과 설명]
< 스핀 구름의 이론적 규명 및 존재 입증 >
1. 도체나 반도체 내 자성 불순물 가리는 양자 스핀 구름의 존재 최초 입증
(좌)스핀 구름: 불순물 스핀 붉은색, 자유전자 스핀 노란색 화살표 (우)스핀 구름 측정 소자
도체 내 잉여 전하는 자유 전자들의 전하 구름에 의해 가려진다. 이와 근본 원리는 다르지만, 도체 내 불순물이 양자역학적 스핀을 가질 때, 이 스핀은 주위의 자유 전자들에 의해 생성된 스핀 구름에 의해 가려질 것으로 예측되었다(그림 좌). 이는 콘도 효과(Kondo effect)라 불리며, 양자역학적 다체 상호작용의 대표 현상이다. 1930년대 이 현상이 발견된 후 1970년대부터 스핀 구름을 관측하려는 시도가 계속 있었지만 최근까지 발견되지 않아 스핀 구름 존재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심흥선 교수 연구팀은 2013년 이론연구를 통해 전기장을 스핀 구름 내부에 인가한 경우와 외부에 인가한 경우 서로 다른 전류가 발생함을 예측하고, 전류 신호의 공간 의존성으로부터 스핀 구름 크기를 측정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 제안에 따라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실험연구팀(Dr. Michihisa Yamamoto)이 제작한 양자 소자(우)에서는 2차원 전자계에 인가된 게이트 전압에 의해 불순물 양자 스핀이 인위적으로 생성되며, 불순물 주변의 서로 다른 곳에 전기장을 인가할 수 있다. 심 교수팀과 이화학연구소 실험팀의 공동연구 결과, 측정된 전류 신호가 이론 예측과 일치하여 스핀 구름 존재가 최초로 입증되었다.
2. 양자 스핀 구름의 파동성에 대한 이론 개발
(좌)스핀 구름의 양자 얽힘 측정 방법 (우)스핀 구름에 기반한 분수 전하 입자(애니온) 생성 방법
양자역학의 기묘함은 파동-입자 이중성에 있다. 발견된 스핀 구름은 매우 많은 전자들로 구성되며, 구름 크기는 수 마이크로미터(10-6미터)에 달한다. 이 거시적 크기의 스핀 구름은 놀랍게도 파동성을 갖는데, 이 파동성은 양자 정보 및 양자 컴퓨터의 근간이 되는 개념인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이라 불린다. 심흥선 교수팀은 지난 10여 년 동안 스핀 구름의 양자 얽힘을 연구하는 이론을 개발해왔으며, 이를 이용해 스핀 구름의 공간 분포를 보는 방법을 제시하고, 스핀 구름에서 발현되는 특이 입자 애니온(anyon)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들은 거시적 양자 다체 현상에 대한 근본적 이해를 주고, 나아가 스핀 구름을 제어하여 고전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구동을 보여주는 양자 정보 소자(quantum information device) 구현의 기반이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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