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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전시─쓰기展’을 시작으로 문제 만들기 흔치않은 전시, 흔치않은 이야기
  • 편집부
  • 등록 2003-08-25 23: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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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전시─쓰기展’을 시작으로 문제 만들기 흔치않은 전시, 흔치않은 이야기 글/김문정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소 연구원 지난 6월에 열린 ‘흔한 전시─쓰기’전(2003. 6. 25 ~7. 1 한국공예문화진흥원)은 홍익대학교 도예과 석사과정 학생들의 과제 전시였다. 이 전시는 여타 다른 평가 전시와는 그 성격이 조금 다르다. 한 학기 수업의 과제만을 가지고 오로지 그 과목 담당 교수와 10명의 수강생들이 이루어 낸 전시이다. 이 전시를 주목하는 이유는 비단 이 전시 하나의 평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전시를 통해 드러나는 도예 교육의 오늘을 진단하고자 함이다. 2003년 1학기에 개설된 우관호 교수의 수업 ‘도예실기’는 그 시작부터 전시를 염두에 두고 시작하였다. 학생들은 전시 주제 ‘양산(量産)’과 전시물 품목 ‘티팟, 조명, 합’을 교수로부터 지정 받고 한 학기 동안 연구한 결과물을 지난 6월 한국공예문화진흥원 전시실에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이번 과제전은 교수나 학생들 모두에게 불만족스러운 것이었다. 교수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전시 준비 태도와 작품의 완성도가 문제였고, 학생들에게는 동료 간의 의사소통 부재와 그로 말미암은 전시 준비와 진행이 불만이었다. 이번 전시 대강의 줄거리는 이와 같다. 이것을 단순히 한 학교의 특수한 상황으로 치부하기에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이 과제전을 평가하기에 앞서 그 평가기준을 제시하도록 한다. 1. 교수 방법의 문제 2. 학생의 수업참여 자세의 문제 첫번째로 교수 방법에 대한 평가는 우선 교수가 지정한 전시의 주제와 품목 지정부터 살펴보는 것이 차례일 것이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원했던 것은 무엇인가? 우관호 교수가 1999년 본지에 실은 글을 참고하여, ‘무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왜 만드는 것이며,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하는 능동적인 사고력의 배양 없이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1)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그는 학생의 사고를 다듬는 훈련을 시도하였다. 또한 최병건 교수는 ‘도예전공 학생들에게 가장 약한 부분은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의 타당성 부족이다… 도예 교육에 있어서 상당 부분은 정의, 분석, 종합이라는 단계를 도외시한다… 이를 위해 프로세스를 탐구하는 교과목이 심도 있게 개설되고 진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2)라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우교수는 지정된 형식에 학생 자신만의 생각과 고민을 담아내고, 그것을 외부에 내어 놓아 자신의 작업에 책임감을 갖고, 다른 동료들과 함께 엄정하게 평가받는 과정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이는 건설적인 교수법이나 학생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우교수는 각기 다른 학부 교육환경을 거친 대학원생들의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았다. 같은 석사과정 학생이라 할지라도 개별적인 기술차이뿐만 아니라 몸에 배인 교습방식도 무척 다를 것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자율적, 능동적인 참여와 책임감 있는 태도만을 요구하였을 뿐 이에 따르는 방법론적인 부분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교육자는 뛰어난 학생뿐만 아니라 뒤쳐지는 학생들까지 함께 이끌어 줄 의무와 책임이 있다. 두 번째로 학생들의 수업참여 태도와 작품 제작태도에 관한 평가는 전적으로 학생들과의 인터뷰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전반적으로 학생들 스스로의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그것은 크게 자신감·책임감 부족, 동료 간의 대화 부재로 드러났다. 이에 따르는 구체적인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한다. 대부분의 미술대학 학과에서 주최하는 각종 평가 전시 진행과정에서 이와 같은 문제는 항상 발생되고 회자되는 것이기 때문에 다시 반복하여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학생들과 이번 전시를 평가하는 자리에서 얻어낸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학생들은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는 것에 대단히 많은 어려움을 느꼈다. 이것은 단순히 학생들의 자질 문제로만 남겨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학부 과정에서는 물론 석사 과정에서도 이론적인 내용을 다루는 수업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만 아니라, 실기 수업에서도 동료들의 작품을 올바르게 평가하는 방법도 배울 기회가 거의 없었던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학력 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한 석사 과정은 학부 과정과는 달리 자신의 프로근성을 발휘해야 할 시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은 힘겹고 무거운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앞에서 열거한 문제들이 이번 전시에 참가한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분명히 해둔다. 학생들 스스로가 석사과정을 단순한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학위취득만을 목적으로 삼게 된다면, 더 이상 대학교육기관에서 훌륭한 작가 배출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동방예의지국 한국에서 학생은 교수의 그늘을 벗어나기 힘들고, 교수의 의견에 솔직한 반응을 보이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이라는 입장은 언제나 불리하다. 사실 이번 전시에서 아쉬운 점이 보였던 만큼, 그 가능성 또한 읽어낼 수 있었다. 기술적인 문제를 제쳐두고라도 여전히 독창적인 디자인과 신선한 감각의 작품들, 그리고 자신들의 문제를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던 그들의 젊은 용기는 빛나 보였다. 필자는 이번 전시에서 드러난 문제들의 주된 원인이 학교 교육제도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한다. 모든 문제의 원인을 알게 되면 그 해결책도 알 수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계속 문제만 나열하고 그 원인 찾기에만 주력하였으므로 이번에는 대안으로 몇 가지 사항을 살펴보겠다. 이 대안은 원고의 원래 목적에 부합하도록 보다 발전적인 과제전을 위한 것으로 한정하도록 한다. 첫째, 우관호 교수의 교수 방법에 있어서 학생들의 개별차를 인정하여, 자율적·능동적 수업 방식과 함께 경우에 따라서는 적극적인 조율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당근과 채찍’의 효과를 상기하여 독려와 지도를 해 나간다면 다음 과제전은 질적·양적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둘째, 학생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적극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 적극적인 자세는 자신감·책임감 있는 자세와 연결되고, 작가적 프로정신을 기르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교수의 방식에 착실하게 길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교수를 자신의 소신과 논리로 설득하고 매 순간 자신에게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다음 과제전에서는 전시 주제와 품목 설정부터 적극적으로 교수와의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셋째, 학과에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학생들을 위한 과목을 적극적으로 개설해줘야 한다. 학생들의 의견을 참고하거나 교수들의 소견을 바탕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커리큘럼이 진행되어야만 학교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학생은 자신이 배울 수 있는 권리는 최대한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번과 같은 경우라면 학생들은 전시기획과 관련되는 과목이나 작품 비평과 관련된 과목 개설을 학과에 요구할 수 있고, 학과는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이는 학교와 학생이 질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필자약력 홍익대학교 예술학과·도예과 졸업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수료 현,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센터 연구원 1) 우관호,「한국도예의 정체성은 어떻게 정립되어 가고 있는가?」,『월간도예 11월호』, 1999, p.30 2) 최병건,「2002년 한국도예교육의 변화」,『월간도예 12월호』, 2002,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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